원문삼국지 原文三國志

앞 회

第十六回 呂奉先射戟轅門 曹孟德敗師淯水

제16회 여봉선이 원문에서 활을 쏴서 극을 명중하고 조맹덕이 육수에서 패전한다

卻說楊大將獻計欲攻劉備。袁術曰:「計將安出?」大將曰:「劉備軍屯小沛,雖然易取,奈呂布虎踞徐州,前次許他金帛糧馬,至今未 與,恐其助備;今當令人送與糧食,以結其心,使其按兵不動,則劉備可擒。先擒劉備,後圖呂布,徐州可得也。」術喜,便具粟二十萬 斛,令韓胤齎密書往見呂布。呂布甚喜,重待韓胤。胤回告袁術,術遂遣紀靈為大將,雷簿、陳蘭為副將,統兵數萬,進攻小沛。

*虎踞/호거/호랑이처럼 웅크리고 앉음

양대장이 유비를 칠 계책을 바치려 하자 원술이 묻는다.

"어떤 계책이야?"

"유비가 주둔한 소패는 쉽게 함락할 수 있으나, 여포가 서주에 호랑이처럼 융크리고 있지요. 지난번 그에게 금백양마金帛糧馬(황금, 비단, 양곡, 말)를 주겠다 하고서 여태 주지 않았으니 그가 유비를 도울까 걱정이군요. 이제 마땅히 식량을 보내 그 마음을 묶고 진군하지 않고 관망하게 만든다면 유비를 잡을 수 있지요. 유비를 잡은 뒤 여포를 도모하면, 서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원술이 기뻐하고 식량 20만곡을 가지고 한윤에게 밀서를 줘서 여포를 찾아가게 한다. 여포가 심히 기뻐하며 한윤을 후대한다. 한윤이 돌아가 원술에게 보고하자 원술이 기령을 대장으로, 뇌박과 진란을 부장으로 수만대군을 일으켜 소패로 진공한다.

玄德聞知此信,聚眾商議。張飛要出戰。孫乾曰:「今小沛糧寡兵微,如何抵敵?可修書告急於呂布。」張飛曰:「那廝如何肯來!」玄德 曰:「乾之言善。」送修書與呂布。書略曰:伏自將軍垂念,今備於小沛容身,實拜雲天之德。今袁術欲報私讎,遣紀靈領兵到縣,亡在 旦夕,非將軍莫能救。望驅一旅之師,以救倒懸之急,幸甚幸甚!

현덕이 소식을 듣고 무리를 모아 상의한다. 장비가 출전하려는데 손건이 말한다.

"지금 소패는 식량도 적고 병력도 미미하니 어찌 적을 막겠습니까? 글을 써서 서둘러 여포에게 고하세요."

장비가 벌컥한다.

"그 종놈이 잘도 와주겠구먼!"

"손건의 말이 옳지."

유비가 말하고 글을 다듬어 여포에게 보낸다. 글은 대략 이렇다.

"장군께서 살펴주셔서 감사하네요. 이제 제가 소패에서 거처하니, 참으로 하늘에 닿을 은덕을 입었지요. 그런데 원술이 사사로운 복수를 하고자 기령에게 병력을 줘서 쳐들어오니 위급하기 그지 없네요. 장군이 아니시면 아무도 구할 수 없습니다. 1군을 보내 저희 고을이 뒤집힐 위급을 구해주시면 행심幸甚(매우 다행)! 행심 幸甚입니다!"

呂布看了書,與陳宮計議曰:「前者袁術送糧致書,蓋欲使我不救玄德也。今玄德又來求救,吾想玄德屯軍小沛,未必遂能為我害;若袁 術併了玄德,則北連泰山諸將以圖我,我不能安枕矣;不若救玄德。」遂點兵啟程。

여표가 서찰을 보고서 진궁과 토의한다.

"지난번 원술이 식량을 보내고 서찰을 보낸 것은 현덕을 구하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구먼. 현덕이 구원을 청하는데, 현덕이 소패에 주둔한들 내게 해로울 게 없어. 만약 원술이 현덕을 집어삼키면 북쪽으로 태산의 장수들과 연합해 나를 도모할 것이니 내가 불안해 잠이나 자겠어? 현덕을 구해야겠네."

병력을 뽑아서 출발한다.

卻說紀靈起兵長驅大進,已到沛縣東南,劄下營寨。晝列旌旗,遮映山川;夜設火鼓,震崩天地,玄德縣中,止有五千餘人,也只得勉強 領兵出縣,布陣安營。忽報呂布引軍離縣一里,西南上劄下營寨。紀靈知呂布領兵來救劉備,急令人致書於呂布,責其無信。布笑曰:「 我有一計,使袁、劉兩家都不怨我。」乃發使往紀靈、劉備寨中,請二人飲宴。

한편, 기령이 출병하여 거침없이 진격하여 벌써 패현 동남쪽에 영채를 세운다. 낮에는 수많은 깃발의 그림자가 산천을 덮고, 밤에는 불을 피우고 북소리가 천지를 무너뜨리는 듯하다. 현덕이 겨우 5천여 병력을 이끌고 어쩔 수 없이 패현에 진지를 구축한다. 그런가 누군가 여포가 군을 이끌고 패현에서 서남쪽으로 1리 떨어진 곳에 포진한 것을 알린다. 여포가 유비를 구원하는 것을 들은 기령이 여포에게 서찰을 보내 신의가 없음을 항의한다. 여포가 웃는다.

"내게 계책이 있어. 원술과 유비 모두 원망할 수 없을 것이구먼."

기령과 유비 진영으로 사람을 보내 두 사람을 술자리에 청한다.

玄德聞布相請,即便欲往。關、張曰:「兄長不可去。呂布必有異心。」玄德曰:「我待彼不薄,彼必不害我。」遂上馬而行。關、張隨往 。到呂布寨中,入見。布曰:「吾今特解公之危,異日得志,不可相忘。」玄德稱謝。布請玄德坐。關、張按劍於立於背後。人報紀靈到, 玄德大驚,欲避之。布曰:「吾特請你二人來會議,勿得生疑。」

초청을 듣고 현덕이 즉시 가려 한다.

"형장, 가지 마요. 여포가 틀림없이 딴마음을 먹었네요."

관, 장이 말린다.

"내가 박대하지 않았으니 그도 해치지 않을 것이야."

결국 말을 타고 간다. 관, 장이 뒤따른다. 여포 진영에 당도하자 여포가 말한다.

"내가 오늘 오로지 자네의 위기를 풀고자 하는 일이니 훗날 뜻을 이루거든 은혜를 잊지 말아주게."

현덕이 사례한다. 여포가 현덕에게 앉도록 청한다. 관, 장은 검에 손을 얹고 배후에 선다. 그런데 기령이 왔다고 하니 현덕이 화들짝 놀라서 피하려 한다. 여포가 말한다.

"자네들과 회의를 갖고자 불렀을 뿐이니 의심치 말게나."

玄德未知其意,心下不安。紀靈下馬入寨,卻見玄德在帳上坐,大驚,抽身便回,左右留之不住。呂布向前一把扯回,如提童稚。靈曰: 「將軍欲殺紀靈耶?」布曰:「非也。」靈曰:「莫非殺大耳兒乎?」布曰:「亦非也」。靈曰:「然則為何?」布曰:「玄德與布乃兄弟 也,今為將軍所困,故而救之。」靈曰:「若此則殺靈也?」布曰:「無有此理。布平生不好鬥,惟好解鬥。吾今為兩家解之。」靈曰:「 請問今日解之之法。」布曰:「吾有一法,從天所決。」乃拉靈入帳與玄德相見。二人各懷疑忌,布乃居中坐,使靈居左,備居右,且教設 宴行酒。

현덕이 의도를 몰라 불안하다. 기령이 말에서 내려 진지에 들어오다 현덕이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라 몸을 빼서 돌아가려는 걸 좌우에서 가로막는다. 여포가 앞으로 나와 어린애 다루듯이 잡아당긴다.

"장군께서 이, 기령을 죽일 셈입니까?"

"아니구먼요."

"그런 저 귀 큰 녀석을?"

"역시 아니구먼요."

"그럼 뭡니까?"

"현덕과 나는 형제인데, 이제 장군이 곤란하게 하므로 구하려 왔습니다."

"그러면 나를 죽일 겁니까?"

"그럴 리 있겠습니까? 나는 평생 싸움을 싫어하고, 오로지 싸움을 말리길 좋아했어요. 내 이제 양쪽을 화해시키겠어요."

"오늘 그 방법을 듣고 싶군요."

"방법이 하나 있는데 하늘의 뜻에 달렸구먼요."

기령을 끌고 장막으로 들어가 현덕을 만난다. 둘 다 의심하고 꺼리는데, 여포가 가운데 앉고 기령을 좌측에 유비를 우측에 앉히고 주연을 베풀어 술을 돌린다.

酒行數巡,布曰:「你兩家看我面上,俱各罷兵。」玄德無語。靈曰:「吾奉主公之命,提十萬之兵,專捉劉備,如何罷得?」張飛大怒, 拔劍在手,叱曰:「吾雖兵少,覷汝輩如兒戲耳!你比百萬黃巾何如?你敢傷我哥哥!」關公急止之曰:「且看呂將軍如何主意,那時各 回營寨廝殺未遲。」呂布曰:「我請你兩家解鬥,須不教你廝殺。」

술이 몇차례 돌자 여포가 말한다.

"너희 양가兩家는 내 면상 面上을 봐서 각각 병력을 거두지."

유비는 말이 없는데 기령이 말한다.

"내 주공의 명을 받들고 10만 병력을 이끌고 오로지 유비를 잡으려 왔데 어찌 그만둬요?"

장비가 대로해 칼을 뽑아들고 꾸짖는다.

"우리가 비록 병력이 적지만 너희쯤 애들 장난 같을 뿐이야! 네가 황건적 100만과 비교되냐? 감히 우리 형을 해치겠다고!"

관공이 급히 말린다.

"여 장군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나서 서로 돌아간 뒤 죽여도 늦지 않구먼."

여포가 말한다.

"내 뜻은 너희 양가가 싸움을 풀라 하는 것이지 죽이라는 게 아니야."

這邊紀靈不忿,那邊張飛只要廝殺,布大怒,教「左右!取我戟來!」布提畫戟在手。紀靈、玄德、盡皆失色。布曰:「我勸你兩家不要廝 殺,盡在天命。」令左右接過畫戟,去轅門外遠遠插定,乃回顧紀靈、玄德曰:「轅門離中軍一百五十步,吾若一箭射中戟上小枝,你兩 家罷兵;如射不中時,各自回營,安排廝殺。有不從吾言者,併力拒之。」紀靈私忖:「戟在一百五十步之外,安能便中?且落得應允,待 其不中,那時憑我廝殺。」便一口許諾。玄德自無不允。布都教坐,再各飲一杯酒。

이쪽 기령이 성내지 않는데, 저쪽 장비가 죽일 생각만 하자 여포가 대로한다.

"여봐라! 내 극을 가져와라!"

여포가 화극畫戟을 손에 쥔다. 기령과 현덕 모두 아연실색한다.

"내가 너희에게 싸우라 말라 할 것 없이, 모두 천명天命에 달렸어."

좌우에게 명해 화극을 잡고 원문轅門(군영의 문) 밖으로 멀리멀리 가서 땅에 꽂게 한다. 그리고 기령과 현덕을 돌아보며 말한다.

"원문에서 여기 중군까지 1백5십 보인데, 내가 화살을 쏴서 화극의 작은 가지를 명중하면, 양가兩家는 병력을 거둬라. 만약에 명중되지 않으면 그때는 각자 진지로 돌아가서 치고박고 싸워라. 내 말을 안 듣는자는 힘을 합쳐서 싸울 것이구먼."

기령이 속으로 헤아린다.

'1백5십 보 밖을 무슨 수로 명중할까? 일단 응락하고 명중되지 않기를 기다려 그 핑계로 때려잡으면 되겠구먼.'

한마디로 허락한다. 현덕이 허락하지 않을 리 없다. 여포가 모두 앉아 다시 한잔씩 마시게 한다.

酒畢。布教取弓箭來。玄德暗祝曰:「只願他射得中便好!」只見呂布挽起袍袖,搭上箭,扯滿弓,叫一聲「著!」正是: 弓開如秋月行天,箭去似流星落地。

*秋月行天 /추월행천/ 가을 8월 보름의 달처럼 크고 둥글게 활이 휜 것을 묘사.

술을 마시고 여포가 활과 화살을 갖고 오게 한다. 현덕이 속으로 빈다.

'제발 명중하면 참 좋겠구먼!'

현덕은 여포가 소매를 걷어올리고, 화살을 올리고, 활을 잔뜩 당겨서 한소리 외치는 걸 바라볼 뿐이다.

"맞아랏!"

활을 잔뜩 당기니 가을 보름달처럼 둥글게 휘고, 화살은 떨어지는 별똥별처럼 빠르게 날아간다.

一箭正中畫戟小枝。帳上帳下將校,齊聲喝采。後人有詩讚之曰: 溫侯神射世間稀,曾向轅門獨解危。落日果然欺后羿,號猿直欲勝由基 。虎觔弦響弓開處,雕羽翎飛箭到時。豹子尾搖穿畫戟,雄兵十萬脫征衣。

믿기지 않게도 화살이 화극의 작은 가지에 명중한다. 상하의 장교들 모두가 일제히 갈채喝采를 보낸다. 훗날 누군가 시를 지어서 찬한다.

溫侯神射世間稀,온후의 신묘한 활솜씨 세상에 드물어
曾向轅門獨解危。일찍이 원문 앞에서 홀로 위급을 풀었네
落日果然欺后羿,과연 해도 떨어뜨린 후예도 우습고
號猿直欲勝由基。원숭이도 떨어 울게 한 양유기보다 낫구나
虎觔弦響弓開處,호랑이 힘줄로 만든 활 시위 울리고
雕羽翎飛箭到時。독수리 깃털로 깃을 단 화살 날아가서
豹子尾搖穿畫戟,표범 새끼 꼬리 단 화극 맞춰 흔들자
雄兵十萬脫征衣。굳센 군사 십만도 갑옷을 벗네

*후예 后羿, 양유기 養由基 : 전설적 명궁

當下呂布射中畫戟小枝,呵呵大笑,擲弓於地,執紀靈、玄德之手曰:「此天令你兩家罷兵也!」喝教軍士斟酒來,各飲一大觥。玄德暗 稱慚愧。紀靈默然半晌,告布曰:「將軍之言,不敢不聽;奈紀靈回去,主人如何肯信?」布曰:「吾自作書覆之便了。」酒又數巡,紀靈 求書先回。布謂玄德曰:「非我則公危矣。」玄德拜謝,與關、張回。次日,三處軍馬都散。

그 자리에서 여포가 화극의 작은 가지를 쏴아 맞히더니, 껄껄 웃으며 활을 집어던지고, 기령과 현덕의 손을 잡는다.

"하늘이 양가에게 병력을 거두라 명하는구먼!"

소리쳐서 병사들에게 술을 퍼오도록 하고, 큰 뿔잔으로 한잔씩 마시게 한다. 현덕이 속으로 칭송하며, 부끄러워한다. 기령이 한참 침묵하다가 여포에게 고한다.

"장군의 말씀을 아무래도 못 받아들이겠구먼요. 이 기령이 이렇게 돌아가면, 주공께서 어찌 믿어주시겠습니까?"

"내가 글을 써줄테니 가져가게나."

술이 몇차례 돌자, 기령이 서찰을 받아 먼저 돌아간다. 여포가 현덕에게 말한다.

"내가 아니었으면 자네가 위험했어."

현덕이 절을 올려 사례하고 관, 장과 더불어 돌아간다. 이튿날, 세 곳의 군마가 모두 돌아간다.

不說玄德入小沛,呂布歸徐州。卻說紀靈回淮南見袁術,說呂布轅門射戟解和之事,呈上書信。袁術大怒曰:「呂布受吾許多糧米,反以 此兒戲之事,偏護劉備;吾當自提重兵,親征劉備,兼討呂布!」紀靈曰:「主公不可造次。呂布勇力過人,兼有徐州之地;若布與備首 尾相連,不易圖也。靈聞布妻嚴氏有一女,年已及笄。主公有一子,可令人求親於布。布若嫁女於主公,必殺劉備。此乃『疏不間親之計 』也。」

말할 것도 없이, 현덕은 소패로 들어가고, 여포는 서주로 돌아갔다. 한편, 기령이 회남으로 돌아가서 원술을 만나 여포가 원문에서 극을 맞혀서 화해시킨 걸 말하며 서신을 바친다. 원술이 대로한다.

"여포 놈이 내게 허다한 군량미를 받고도, 이런 애들 장난을 하고, 유비를 편들었냐! 내 마땅히 대군을 일으켜 친히 유비를 정벌하고 아울러 여포를 토벌할 것이구먼!"

기령이 말한다.

"주공, 조차造次(경솔히 행동함)하지 마세요. 여포의 용력勇力이 과인過人(보통 사람을 뛰어넘음)하고 아울러 서주를 가졌으니, 여포가 유비와 더불어 수미상련首尾相連(머리와 꼬리가 서로 연결함)의 형세를 취한다면 쉽게 도모할 수 없지요. 제가 듣자니, 여포의 처 엄 씨에게 딸이 하나 있는데, 나이가 벌써 급계及笄(비녀를 꽂음/ 성년이 됨)할 때라네요. 주공께 아드 님이 한분 계시니, 여포에게 청혼하세요. 여포가 그 딸을 며느리로 보낸다면, 틀림없이 유비를 죽이겠지요. 이것이야말로 소불간친疏不間親(소원하게 지내는 사람이 친한 사람들을 이간질할 수 없음)의 계책이구먼요."

袁術從之,即日遣韓胤為媒,齎禮物往徐州求親。胤到徐州見布,稱說:「主公仰慕將軍,欲求令嬡為兒婦,永結『秦晉之好』。」布入謀 於妻嚴氏。原來呂布有二妻一妾:先娶嚴氏為正妻,後娶貂蟬為妾;及居小沛時,又娶曹豹之女為次妻。曹氏先亡無出,貂蟬亦無所出, 惟嚴氏生一女,布最鍾愛。

원술이 그말을 따라 그날 바로 한윤을 중매쟁이로 삼아 예물을 가지고 서주로 가서 청혼토록 한다. 한윤이 서주로 가서 여포를 만나 여포를 추켜세운다.

"주공께서 장군을 앙모하며 장군의 따님을 며느리로 삼아 진진지호秦晉之好(두 왕실이 혼인을 맺어 지냄)를 영원히 맺고자 하네요."

여포가 들어가서 아내 엄 씨와 상의한다. 원래 여포에게 아내 두 사람과 첩 하나가 있는데, 먼저 엄 씨를 정처正妻로 맞이하고 그뒤에 초선貂蟬을 첩으로 들이고, 소패에 있을 때 조표의 딸을 차처次妻로 들였다. 조 씨가 먼저 죽으며 자식을 낳지 못했고, 초선도 자식이 없는데 오로지 엄 씨가 낳은 딸 하나를 여포가 애지중지했다.

當下嚴氏謂布曰:「吾聞袁公路久鎮淮南,兵多糧廣,早晚將為天子。若成大事,則吾女有后妃之望;─只不知他有幾子?」布曰:「止有 一子。」妻曰:「既如此,即當許之。縱不為皇后,吾徐州亦無憂矣。」布意遂決,厚款韓胤,許了親事。韓胤回報袁術。術即備聘禮,仍 令韓胤送至徐州。呂布受了,設席相待,留於館驛安歇。

그 자리에서 엄 씨가 여포에게 말한다.

"원공로가 회남에서 오래 자리잡고, 병력도 많고 식량도 풍부해 조만간 천자가 될 것이라네요. 대사를 이루면, 우리 딸이 후비가 될 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아들이 몇명이지요?"

"한 명뿐이라오."

"그렇다면 당장 허락하세요. 황후가 못 되더라도, 서주가 든든하겠구먼요. "

여포가 결심하고 한윤을 환대하고 혼인을 허락한다. 한윤이 돌아가서 원술에게 보고하자 원술이 즉시 빙례 聘禮 (혼인 예물) 를 준비하게 하고서, 다시 한윤을 서주로 보낸다. 여포가 예물을 받고, 한윤에게 주연을 베풀어 대접하고, 역관에 머물러 쉬게 한다.

次日,陳宮竟往館驛內拜望韓胤,講禮畢,坐定。宮乃叱退左右,對胤曰:「誰獻此計?教袁公與奉先聯姻,意在取劉玄德之頭乎?胤失 驚,起謝曰:「乞公臺勿洩!」宮曰:吾自不洩,只恐其事若遲,必被他人識破,事將中變。」胤曰:「然則奈何?願公教之。」宮曰:「 吾見奉先,使其即日送女就親,何如?」胤大喜,稱謝曰:「若如此,袁公感佩明德不淺矣!」

이튿날 진궁이 역관으로 들어가서 한윤에게 절하고 좌정坐定한다. 진궁이 좌우를 물리고 묻는다.

"누가 이런 꾀를 바쳤습니까? 원공에게 봉선과 먼저 혼인으로 연결하고 결국 현덕의 목을 취하도록 하였습니까?"

한윤이 대경실색해 일어나서 부탁한다.

"공대께서 제발 누설하지 마세요!"

"나야 누설치 않을 것이나 일이 늦어지면, 남이 알아채 변고가 있을까 걱정이구먼요."

"그렇게 되면 어찌하지요? 가르쳐 주세요."

"내가 봉선을 만나, 즉시 딸을 보내 혼례를 치르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한윤이 크게 기뻐하며 칭송한다.

"그렇게만 해주면, 원공께서 공의 은혜에 깊이 보답할 것입니다!"

宮遂辭別韓胤,入見呂布曰:「聞公女許嫁袁公路,甚喜。但不知於何日結親?」布曰:「尚容徐議。」宮曰:「古者自受聘至成婚之期, 各有定例:天子一年,諸侯半年,大夫一季,庶民一月。」布曰:「袁公路天賜國寶,早晚當為帝,今從天子例,可乎?」宮曰:「不可。 」布曰:「然則仍從諸侯例?」宮曰:「亦不可。」布曰:「然則將從卿大夫例矣?」宮曰:「亦不可。」布笑曰:「公豈欲吾依庶民例耶 ?」宮曰:「非也」布曰:「然則公意欲如何?」

진궁이 한윤과 작별하고 여포를 만나러 들어간다.

"공의 따님을 원공로 집안에 시집 보낸다니 정말 기쁜 일입니다. 그런데 언제 혼례를 올리실 겁니까?"

"천천히 의논해봐야겠지요."

"예로부터 빙례를 받고 성혼하는 시기는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천자는 1년, 제후는 반년, 대부는 한 철, 서민은 한 달이지요."

"하늘이 원공로에게 하늘에서 국보를 내려, 조만간 천자가 될테니 천자의 예를 따라야 옳겠소?"

"불가하지요."

"그럼, 제후의 예를?"

"역시 불가."

"그럼 경대부의 예를?"

"역시 불가."

여포가 웃는다.

"서민의 예를 따르란 말이오?"

"아니지요."

"그럼, 어떤 생각이오?"

宮曰:「方今天下諸侯,互相爭雄;今公與袁公路結親,諸侯保無有嫉妒者乎?若復遠擇吉期,或竟乘我良辰,伏兵半路以奪之,如之奈 何?為今之計,不許便休;既已許之,當趁諸侯未知之時,即便送女到壽春,另居別館,然後擇吉成親,萬無一失也。」布喜曰:「公臺之 言甚當。」遂入告嚴氏。連夜具辦妝奩,收拾寶馬香車,令宋憲、魏續一同韓胤送女前去。鼓樂喧天,送出城外。

"지금 천하의 제후가 서로 자웅을 다투지요. 이제 공께서 원공로와 결친하면 제후 중에 질투하는 자가 있을지 알 수가 없어요. 만약에 멀리 좋은 시기를 정했다가 누군 우리의 택일을 노려, 복병을 써서 빼앗는다면, 어찌하렵니까? 이제 상책은 머뭇거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미 허락했다면, 다른 제후가 아직 모르는 틈에 즉시 따님을 수춘으로 보내 별관에 머물게 하고, 그뒤 길일을 골라 혼례를 올리면 아무 걱정이 없겠지요."

여포가 기뻐하며 말한다.

"심히 합당한 말이구먼."

엄 씨에게 고하러 들어간다. 그날밤 화장품 등을 구비하고 보물을 싣는 수레를 준비해, 송헌과 위속에게 한윤과 함께 딸을 데려가라 한다. 고악을 울리며 성밖으로 행렬을 보낸다.

時陳元龍之父陳珪,養老在家,聞鼓樂之聲,遂問左右。左右告以故。珪曰:「此乃『疏不間親之計』也。玄德危矣。」遂扶病來見呂布。 布曰:「大人何來?」珪曰:「聞將軍死,故特來弔喪。」布驚曰:「何出此言?」

이 때 진원룡의 부친 진규陳珪가 집에서 요양하다가 고악鼓樂(취타악/ 음악) 소리를 듣고 좌우에게 묻는다. 좌우에서 사연을 고하니 진규가 말한다.

"이건 바로 소불간친疏不間親의 계책이야. 현덕이 위험하구먼."

병든 몸을 끌고 여포를 만난다.

"대인께서 어쩐 일이세요?"

"장군께서 돌아가셨다 듣고서, 조문하러 왔지요."

여포가 놀란다.

"무슨 까닭으로 그런 말을 하세요?"

珪曰:「前者袁公路以金帛送公,欲殺劉玄德,而公以射戟解之;今忽來求親,其意蓋欲以公女為質,隨後就來攻玄德而取小沛。小沛亡 ,徐州危矣。且彼或來借糧,或來借兵。公若應之,是疲於奔命,而又結怨於人;若其不允,是棄親而啟兵端也。況聞袁術已有稱帝之意 ,是造反也。彼若造反,則公乃反賊親屬矣,得無為天下所不容乎?」

"앞서 원공로가 금백을 공께 보내 현덕을 죽이고자 하였으나, 공께서 극을 쏴 맞혀서 풀었지요. 이제 갑자기 혼인을 청한 뜻은 아무래도 따님을 인질로 삼아 훗날 현덕을 쳐서 소패를 빼앗으려는 것입니다. 소패가 망하면 서주도 위급해집니다. 그뒤 그가 식량을 빌려달라든가 병력을 빌려달라든가 할 것인데, 공께서 응락하면 그의 명를 따르느라 지치고 다른 이에게 원한을 살 것이고, 응락하지 않으면 혼인을 파기하고 전쟁을 벌일 단서가 되지요. 게다가 원술이 황제를 칭할 의도를 가졌으니 반역입니다. 그가 반역하면, 공은 반적의 친속親屬이 되니 천하가 용서 못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布大驚曰:「陳宮誤我!」急令張遼引兵追趕之。三十里之外將女搶歸;連韓胤都拏回監禁,不放歸去;卻令人回復袁術,只說女兒妝奩 未備,俟備畢便自送來。陳珪又說呂布,使解韓胤赴許都。布猶豫未決。忽人報:「玄德在小沛招軍買馬,不知何意?」布曰:「此為將者 本分事,何足為怪?」

여포가 크게 놀란다.

"진궁이 나를 그르쳤구먼!"

서둘러 장요에게 병력을 이끌고 뒤쫓도록 한다. 30리 밖에서 딸을 빼앗아 돌아오고 한윤 일행도 모조리 잡아와서 감금한다. 원술에게 사람을 보내 딸아이의 물품이 준비가 안 됐을 뿐이니 준비가 끝나면 보내겠다고 한다. 진규가 여포에게 한윤을 허도로 압송하라 말한다. 여포가 주저해 결정을 못내리는데, 누군가 알린다.

"현덕이 소패에서 병력을 모으고 말을 사들입니다.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네요."

"그런 일이야 장수된 자가 원래 하는 일이거늘 뭐가 이상해?"

正話間,宋憲、魏續至,告布曰:「我二人奉明公之命,往山東買馬,買得好馬三百餘匹;回至沛縣界首,被強寇劫去一半,打聽得是劉 備之弟張飛,詐裝山賊,搶劫馬匹去了。」呂布聽了大怒,隨即點兵往小沛,來攻張飛。玄德聞之大驚,慌忙引軍出迎。

이야기 도중에 송헌과 위속이 들어와서 여포에게 고한다.

"저희 두 사람이 명공의 명을 받들고 산동으로 가서 좋은 말 3백 필을 샀지요. 돌아오다가 패현 경계를 지나는데 강도를 만나 절반을 잃었구먼요. 듣자 하니, 유비의 아우 장비가 산적으로 위장해 마필을 빼앗아 갔다네요."

여포가 듣고 대로해 즉시 병력을 뽑아 소패로 가서 장비를 치려 한다. 현덕이 듣고 크게 놀라 황망히 출병하여 맞이한다.

兩陣圓處,玄德出馬曰:「兄長何故領兵到此?」布指罵曰:「我轅門射戟,救你大難,你何故奪我馬匹?」玄德曰:「備因缺馬,令人四 下收買。安敢奪兄馬匹?」布曰:「你便使張飛奪了我好馬一百五十匹,尚自抵賴!」張飛挺鎗出馬曰:「是我奪了你好馬!你今待怎麼? 」布罵曰:「環眼賊!你累次藐視我!」飛曰:「我奪你馬你便惱,你奪我哥哥的徐州便不說了!」

*抵賴 /저뢰/ 발뺌하다.

양쪽이 포진하자 현덕이 출마한다.

"형장께서 무슨 까닭으로 병력을 이끌고 오셨습니까?"

여포가 손가락질하며 욕한다.

"내가 원문에서 극을 쏴맞혀 큰 어려움을 구해줬거늘 어째서 내 마필을 빼앗는가?"

"마필이 모자라 사방으로 가서 사오도록 하였지만, 어찌 감히 형님의 마필을 빼앗겠습니까?"

"네가 장비를 시켜 150 필의 좋은 말들을 빼앗고 도리어 발뺌하구나!"

장비가 창을 꼬나잡고 출마해 욕한다.

"내가 네놈의 말을 빼앗았다. 이제 어쩔테냐?"

"고리 눈을 한 도둑놈아! 나를 자꾸 무시할래?"

"말을 빼앗아서 화가 났다면 네놈이 우리 형님의 서주를 빼앗은 것은 어찌 말로 다하겠냐!"

布挺戟出馬來戰張飛,飛亦挺鎗來迎。兩個酣戰一百餘合,未見勝負。玄德恐有疏失,急鳴金收軍入城。呂布分軍四面圍定。玄德喚張飛 責之曰:「都是你奪他馬匹,惹起事端!如今馬匹在何處?」飛曰:「都寄在各寺院內。」玄德隨令人出城,至呂布營中說情,願送還馬匹 ,兩相罷兵。布欲從之。陳宮曰:「今不殺劉備,久後必為所害。」

여포가 극을 쥐고 장비와 싸우러 출마하자 장비도 창을 쥐고 맞이한다. 두 사람이 1백 합을 넘게 감전酣戰(격전)하나 승부가 나지 않는다. 현덕이 장비를 잃을까봐 서둘러 징을 쳐서 성으로 퇴군한다. 여포가 군을 나눠 사방을 에워싼다. 현덕이 장비를 불러 꾸짖는다.

"이게 다 네가 그의 말을 빼앗아서 사단을 야기했구나! 지금 그 말들은 어딨냐?"

"모두 사원들에 나눠두었소."

현덕이 사람을 성밖으로 보내 여포 진영으로 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마필을 송환할테니 서로 병력을 거두자고 한다. 여포가 따르려 하자 진궁이 말한다.

"지금 유비를 죽이지 않으면 먼 훗날 반드시 해를 입습니다."

布聽之,不從所請,攻城愈急。玄德與麋竺、孫乾商議。孫乾曰:「曹操所恨者,呂布也。不若棄城走許都,投奔曹操,借軍破布,此為上 策。」玄德曰:「誰可當先破圍而出?」飛曰:「小弟情願死戰。」玄德令飛在前;雲長在後;自居其中,保護老少。當夜三更,乘著月明 出北門而走,正遇宋憲、魏續,被翼德一陣殺退,得出重圍。後面張遼趕來,關公敵住。呂布見玄德去了,也不來趕,隨即入城安民,令 高順守小沛,自己仍回徐州去了。

여포가 이 말을 듣고, 현덕의 요청을 따르지 않고 더욱 거세게 공성한다. 현덕이 미축과 손건과 상의하니 손건이 말한다.

"조조가 평소 원한을 품은 자는 여포입니다. 성을 포기하고 허도로 피신해 조조에게 몸을 맡긴 후 병력을 빌려 여포를 치는 것만 못합니다. 이게 상책입니다."

"누가 앞장서서 포위를 뚫고 나가겠소?"

장비가 나선다.

"못난 아우 죽을 각오로 싸우겠소."

장비가 앞장서고 운장이 뒤를 맡도록 현덕이 명한다. 스스로는 가운데 위치해 노약자를 보호한다. 그날 밤 3경, 밝은 달빛에 의지해, 북문을 나와 달아나다가 송헌과 위속과 마주친다. 익덕이 한바탕 물리쳐 두꺼운 포위를 뚫는다. 배후에서 장요가 뒤쫓자 운장이 가서 대적한다. 현덕이 가는데도 여포가 뒤쫓지 않고 입성해 백성을 안심시키고, 고순에게 소패를 지키게 하고 서주로 돌아간다.

卻說玄德前奔許都,到城外下寨,先使孫乾來見曹操,言被呂布追迫,特來相投。操曰:「玄德與吾兄弟也。」便請入城相見。次日,玄 德留關、張在城外,自帶孫乾、糜竺入見操。操待以上賓之禮。玄德備訴呂布之事。操曰:「布乃無義之輩,吾與賢弟併力誅之。」玄德 稱謝。操設宴相待,至晚送出。荀彧入見曰:「劉備英雄也,今不早圖,後必為患。」

한편 현덕이 허도로 달아나 성밖에 야영하고 손건을 조조에게 보내 여포에게 쫓긴 사정을 말하도록 한다.

"현덕은 나와 형제이구먼."

조조가 성으로 불러들여 만나자 한다. 이튿날 현덕이 관운장과 장익덕을 성밖에 머물게 하고 손건과 미축을 거느리고 들어가 조조를 만난다. 조조가 상빈上賓의 예로써 대한다. 현덕이 여포가 저지른 일을 낱낱이 이야기한다.

"여포는 의리 없는 인간이니 내가 아우님과 함께 힘을 합쳐 처단하겠소."

조조의 이 말에 현덕이 칭송하고 사례한다. 조조가 주연을 베풀어 대접하고 저녁이 되자 배웅한다. 순욱이 들어와서 말한다.

"유비는 영웅이니, 이때 어서 도모하시지 않으면 후환이 됩니다."

操不答。彧出,郭嘉入。操曰:「荀彧勸我殺玄德,當如何?」嘉曰:「不可。主公興義兵,為百姓除暴,惟仗信義以招俊傑,猶懼其不來 也;今玄德素有英雄之名,以困窮而來投,若殺之,是害賢也。天下智謀之士,聞而自疑,將裹足不前,主公與誰定天下乎?夫除一人之 患,以阻四海之望,安危之機,不可不察。」

조조가 답하지 않는다. 순욱이 나가고 곽가가 들어온다.

"순욱이 내게 유비를 죽이라 권하는데 어찌해야 하겠소?"

"불가하구먼요. 주공께서 의병을 일으켜 백성을 위해 악당을 제거할 때, 오로지 신의에 의지해 준걸을 모으고 행여나 그들이 오지 않을까 두려워 하셨지요. 이제 현덕은 평소 영웅으로 이름났는데 잠시 곤궁해 찾아온 것을 죽이신다면 어진 이를 해치는 것입니다. 천하의 지모 있는 선비들이 듣는다면 저절로 의심하고 장차 과족裹足(두려워 나아가지 못함)하고 주공께 오지 않을 것이니, 주공께서 누구와 함께 천하를 평정하렵니까? 무릇 한 사람의 화근을 없애고자 사해四海의 소망을 저버리신다면, 어찌 위태롭지 않겠습니까? 부디 살펴주세요."

操大喜曰:「君言正合吾心。」次日,即表薦劉備領豫州牧。程昱諫曰:「劉備終不為人之下,不如早圖之。」操曰:「方今正用英雄之時 ,不可殺一人而失天下之心,此郭奉孝與吾有同見也。」遂不聽昱言,以兵三千,糧萬斛,送與玄德,使往豫州到任,進兵屯小沛,招集 原散之兵,攻呂布。玄德至豫州,令人約會曹操。

조조가 크게 기뻐한다.

"그대 말씀이 내 마음과 꼭 맞는구먼."

이튿날, 표를 올려 유비를 예주목에 천거한다. 정욱이 간언한다.

"유비는 결코 남의 밑에 있을 이가 아니니, 어서 도모하세요."

"지금 당장은 바로 영웅을 쓸 때이니 한 사람을 죽여 천하의 인심을 잃을 수 없소. 이것이 곽봉효와 내가 견해를 같이 하는 것이오."

결국 정욱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병력 3천과 양곡 1만곡을 현덕에게 주어 예주목사로 부임하고, 소패로 진격해 주둔한 뒤 멀리 흩어진 병력을 불러모아 여포를 치게 한다. 현덕이 예주에 도착한 뒤 사람을 보내 조조와 만날 약속을 정한다.

操正欲起兵,自往征呂布,忽流星馬報說張濟自關中引兵攻南陽,為流矢所中而死;濟姪張繡統其眾,用賈詡為謀士,結連劉表,屯兵宛 城,欲興兵犯闕奪駕。操大怒,欲興兵討之,又恐呂布來攻許都,乃問計於荀彧。彧曰:「此易事耳。呂布無謀之輩,見利必喜;明公可 遣使往徐州,加官賜賞,令與玄德解和。布喜,則不思遠圖矣。」操曰:「善。」遂差奉軍都尉王則,齎官誥併和解書,往徐州去訖;一面 起兵五十萬,親討張繡。分軍三路而行,以夏侯惇為先鋒。軍馬至淯水下寨。

조조가 병력을 일으켜서 직접 여포를 정벌하려는데 유성마가 달려와 알리기를, 장제가 관중을 떠나 병력을 이끌고 남양을 치다가 눈먼화살에 맞아죽자, 조카 장수가 이어서 무리를 통솔하고 가후를 모사로 삼더니, 유표와 연결해 완성에 주둔하고, 장차 출병하여 대궐을 침범해 천자를 탈취하려 한다고 한다.조조가 대로하여 병력을 일으켜 토벌하려 하지만, 여포가 허도를 기습할까 두려워 순욱에게 계책을 묻는다.

"쉬운 일이지요. 여포는 무모한 인간이니 이익을 보면 기뻐겠지요. 명공께서 사자를 서주로 보내 벼슬을 더하고 포상하며 현덕과 화해토록 하세요. 여포는 기뻐하며 멀리 도모할 생각을 품지 않을 겁니다."

"훌륭하군요."

봉군도위 왕칙에게 임금의 교지와 화해의 서찰을 주고 서주로 찾아가도록 한다. 한편으로 병력 5십만대군을 일으켜 친히 장수를 토벌한다. 군을 3로로 나누고 하후돈을 선봉으로 삼는다. 군마가 육수에 이르러 야영한다.

賈詡勸張繡曰:「操兵勢大,不可與敵,不如舉城投降。」張繡從之,使賈詡至操寨通款。操見詡應對如流,甚愛之,欲用為謀士。詡曰: 「某昔從李榷,得罪天下;今從張繡,言聽計從,未忍棄之。」乃辭去。次日引繡來見操,操待之甚厚。引兵入宛城屯紮,餘軍分屯城外, 寨柵聯絡十餘里。一住數日。繡每日設宴請操。一日操醉,退入寢所,私問左右曰:「此城中有妓女否?」操之兄子曹安民,知操意,乃 密對曰:「昨晚小姪兒窺見館舍之側,有一婦人,生得十分美麗。問之,即繡叔張濟之妻也。」

*屯紮 /둔찰/ 주둔

가후가 장수에게 권한다.

"조조의 병세가 대단하니 대적할 수 없네요. 성을 바치고 투항함만 못하겠군요."

장수가 그말을 따라서 가후에게 조조의 진영으로 가서 자세한 사정을 말하게 한다. 가후의 응대가 물흐르듯하자 조조가 매우 아끼며 모사로 삼으려 한다. 가후가 말한다.

"예전에 이각을 따라다녀 천하에 죄를 지었다가 이제 장수를 섬깁니다. 제 말을 들어주고 제 계책을 ��라주니, 차마 그를 버릴 수 없습니다."

작별인사를 올리고 간다. 이튿날 가후가 장수를 데리고 조조를 만나니 조조가 매우 후대한다. 조조가 병력을 이끌고 둔성에 주둔하고 나머지 병력은 성 밖에 나눠 주둔한다. 조조군의 진지가 십여 리에 걸친다. 며칠 계속 머무니, 장수가 매일 잔치를 열어 조조를 초대한다. 하루는 조조가 취해 침소로 물러나 은밀히 좌우에게 묻는다.

"성 안에 기녀 妓女는 없냐?"

조조 형의 아들 조안민曹安民이 뜻을 알고 몰래 마주해 말한다.

"어제 저녁 관사의 옆을 엿보니 어느 부인이 있는데 정말 미려 美麗하더군요. 물어보니 장수의 숙부 장제의 처라고 하였습니다."

操聞言,便令安民領五十甲兵往取之。須臾,取到軍中。操見之,果然美麗。問其姓名,婦答曰:「妾乃張濟之妻鄒氏也。」操曰:「夫人 識吾否?」鄒氏曰:「久聞丞相威名,今夕幸得瞻拜。」操曰:「吾為夫人,故特納張繡之降;不然滅族矣。」鄒氏拜曰:「實感再生之恩 。」操曰:「今日得見夫人,乃天幸也。今宵願同枕席,隨吾還都,安享富貴,何如?」

조조가 듣고 조안민에게 병사 5십을 거느리고 가서 데려오게 한다. 잠시 뒤 군중으로 데려온 것을 조조가 보니 과연 미려하다. 성명을 묻자 부인이 답한다.

"소첩은 장제의 아내 추씨입니다."

"부인께서 나를 알아요?"

"승상의 위명은 들은 지 오랩니다. 오늘 저녁 다행히 뵙고 절을 드립니다."

"내가 부인을 위해 특별히 장수의 항복을 받아들여 멸족하지 않은 것이오."

추 씨가 절한다.

"실로 다시 살려주신 은혜네요."

"오늘 부인을 만나다니 하늘이 내린 복이오. 오늘밤 잠자리를 함께하고 나를 따라 서울로 가서 부귀를 누림이 어떻소?"

鄒氏拜謝。是夜共宿於帳中。鄒氏曰:「久住城中,繡必生疑,亦恐外人議論。」操曰:「明日同夫人寨中去住。」次日,移於城外安歇, 喚典韋就中軍帳房外宿衛。他人非奉呼喚,不許輒入,因此內外不通。操每日與鄒氏取樂,不想歸期。張繡家人密報繡。繡怒曰:「操賊 辱我太甚!」便請賈詡商議。詡曰:「此事不可洩漏。來日等操出帳議事,如此如此。」

추 씨가 절을 올려 사례한다. 이날 밤 장중에서 함께 잔다. 추 씨가 말한다.

"오래 성중에 머문다면 장수가 반드시 의심할테고 또한 다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까 두렵구먼요."

"내일 부인을 데리고 군영으로 가지요."

이튿날 성밖의 편안한 거처로 옮기고 전위典韋를 불러 중군中軍의 장방帳房 밖에서 숙위宿衛(숙직하며 지킴)하게 한다. 조조가 부른 경우가 아니면 아무도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내외에 비밀로 한다. 조조가 매일 추 씨와 놀아나느라 돌아갈 생각을 않는다. 장수의 집안 사람이 몰래 장수에게 알리자 장수가 노한다.

"조조 놈이 나를 아주 욕보이구나!"

가후가 말한다.

"이 일을 누설해서는 안 됩니다. 내일 조조가 장막을 나와 의사議事하기를 기다려 이렇게 하세요."

가후가 장수에게 계책을 일러준다.

次日,操在帳中,張繡入告曰:「新降兵多有逃亡者,乞移屯中軍。」操許之,繡乃移屯其軍,分為四寨,刻期舉事。因畏典韋勇猛,急切 難近,乃與偏將胡車兒商議。那胡車兒力能負五百斤,日行七百里,亦異人也。當下獻計於繡曰:「典韋之可畏者,雙鐵戟耳。主公明日 可請他來吃酒,使盡醉而歸。那時某便溷入他跟來軍士數內,偷入帳房,盜其戟,此人不足畏矣。」

이튿날, 조조가 장중에 있는데 장수가 들어가 고한다.

"얼마 전 항복한 병사 가운데 도망자가 많아 중군으로 옮겨 주둔하고자 하니 부디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조조가 허락하자 장수가 군을 옮겨 주둔하고, 네 곳의 진지로 나누고 거사를 기약한다. 그런데 전위가 용맹해 당장 접근하기 힘들자 편장 호거아와 상의한다. 호거아는 5백근도 들 수 있고, 하루에 7백 리도 가니, 역시 이인이다. 그 자리에서 장수에게 계책을 올린다.

"전위가 두려운 건 오로지 쌍철극 때문이지요. 주공께서 내일 그를 불러 술을 먹여 만취시켜 돌려보내세요. 그때 그의 병사들 사이에 제가 숨어들어 장방에 잠입해 그의 쌍철극을 훔친다면 두려울 것이 없지요."

繡甚喜,預先準備弓箭甲兵,告示各寨。至期令賈詡致意請典韋到寨,殷勤待酒。至晚醉歸,胡車兒雜在眾人隊裡,直入大寨。是夜曹操 於帳中,與鄒氏飲酒。忽聽帳外人言馬嘶,操使人觀之。回報是張繡軍夜巡,操乃不疑。時近二更,忽聞寨後吶喊。報說草車上火起。操 曰:「軍中失火,勿得驚動。」

*致意 /치의/ 호의를 보이다. 관심을 알리다.

장수가 크게 기뻐하고 미리 활과 화살, 갑병들을 준비하고 각 진영에 고시한다. 시간이 되자 가후를 시켜 전위를 구슬러 초대하고 은근히 술을 대접한다. 전위가 저녁에 취해 돌아가자가 호거아가 무리에 숨어들어 진지로 들어간다. 이날밤 조조가 장중에서 추씨와 술을 마시다가 밖에서 사람들이 떠들고 말들이 울부짖음이 들리므로 사람을 시켜 알아본다. 돌아와 보고하기를, 장수의 병사들이 야간순찰을 돈다고 하니 조조가 의심하지 않는다. 그런데 2경 무렵에 후방이 소란스워지며 함성이 인다. 풀을 실은 수레에 불이 붙었다고 알리니 조조가 말한다.

"군중에서 실화한 것이네. 경거망동하지 마라."

須臾,四下裏火起,操始著忙,急喚典韋。韋方醉臥,睡夢中聽得金鼓喊殺之聲,便跳起身來,卻尋不見了雙戟。時敵兵已到轅門,韋急 掣步卒腰刀在手。只見門首無數軍馬,各挺長鎗,搶入寨來。韋奮力向前,砍死二十餘人。軍馬方退,步軍又到,兩邊槍如葦列。韋身無 片甲,上下被數十鎗,兀自死戰。刀砍缺不堪用,韋即棄刀,雙手提著兩個軍人迎敵,擊死者八九人。群賊不敢近,只遠遠以箭射之。箭 如驟雨,韋猶死拒寨門。爭奈寨後賊軍以入,韋背上又中一槍,乃大叫數聲。血流滿地而死。死了半晌,還無一人敢從前門而入者。

잠시 뒤 사방이 불붙자 조조가 비로소 황망히 전위를 부른다. 전위가 방금 취해 누워 있다가 잠결에 징소리, 북소리, 함성이 들리니 튀어오르듯 일어나 쌍철극을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이때 적병이 이미 원문轅門까지 이르자 전위가 급히 보졸步卒이 허리에 차는 칼을 손에 쥔다. 문앞에 무수한 군마가 각각 장창長鎗을 쥐고 진지로 몰려든다. 전위가 힘껏 앞으로 나아가 스물 남짓을 벤다. 기병들이 물러나면 바로 보졸들이 달려들며 양쪽에서 겨누는 창들이 마치 갈대밭과 같다. 전위가 몸에 갑옷 한 조각 걸치지 않은 채라서 온몸을 수십 군데 찔리고도 버티며 죽기로 싸운다. 칼날이 무뎌져 쓸 수 없자 칼을 버리고 양 손에 적군 하나씩 잡아서 휘두르자 여기에 맞아죽은 이가 여덟, 아홉이다. 도적 무리가 감히 접근하지 못하고 다만 멀리서 화살을 날린다. 화살이 소나기처럼 쏟아져 전위가 이미 죽을 지경이지만 채문寨門 앞을 버티고 선다. 이런 와중에 어찌어찌해서 진지 배후로 적병이 돌입하여 전위의 등을 바로 찌르자 전위가 여러 차례 크게 외치고 피를 땅에 가득 흘리며 준는다. 전위가 죽고나서도 한참을 감히 한 사람도 문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卻說曹操賴典韋當住寨門,乃得從寨後上馬逃奔,只有曹安民步隨,操右臂中了一箭,馬亦中了三箭。虧得那馬是大宛良馬,熬得痛,走 得快。剛剛走到淯水河邊,賊兵追至,安民被砍為肉泥。操急驟馬衝波過河,纔上得岸,賊兵一箭射來,正中馬眼,那馬撲地倒了。操長 子曹昂,即以己所乘之馬奉操。操上馬急奔。曹昂卻被亂箭射死。操乃走脫。路逢諸將,收集殘兵。

한편, 조조는 전위가 영채의 문을 막아선 사이에 진지 후방에서 말 타고 달아나고 조안민은 걸어서 따라온다. 조조 왼팔에 화살이 하나 명중하고, 타는 말도 세 발을 맞았다. 이 말은 대원의 명마라서 아픈 것을 이기고 내달린다. 줄곧 달아나서 육수의 물가에 이르자 적병이 뒤쫓아 조안민을 베여 육젓으로 만든다. 조조가 급히 말을 몰아 강을 건너니 강둑을 따라서 적병이 추격하며 화살을 쏜 것이 날아와서 말 눈을 맞힌다. 말이 바닥에 꼬꾸라지자 조조의 맏아들 조앙이 자신이 타던 말에 조조를 모신다. 조조가 말을 바꿔 타고 서둘러 달아난다. 조앙은 화살을 어지럽게 맞고 숨진다. 조조가 겨우 탈출하다가 도중에 여러 장수를 만나 패잔병을 불러모은다.

時夏侯惇所領青州之兵,乘勢下鄉,劫掠民家;平虜校尉于禁,即將本部軍於路剿殺,安撫鄉民。青州兵走回,迎操泣拜於地,言于禁造 反,趕殺青州軍馬。操大驚。須臾,夏侯惇、許褚、李典樂進都到。操言于禁造反,可整兵迎之。

이때 하후돈이 거느린 청주병들이 혼란을 틈타서 시골로 내려가서 민가를 노략질했다. 평로교위 우금이 즉시 휘하병력을 거느리고 길을 따라가서 청주병들을 잡아죽이고 시골 사람들을 다독였다. 청주병들이 달아나다가 조조를 만나자 땅바닥에서 울며 절한다. 그들이 말하기를, 우금이 반역해서 청주의 군마를 뒤쫓아서 죽인다고 하나, 조조가 크게 놀란다. 잠시 뒤 하후돈, 허저, 이전, 악진이 모두 도착한다. 조조가 우금의 반역을 말하고 병력을 정비해 대적하도록 한다.

卻說于禁見操等俱到,乃引軍射住陣角,鑿塹安營。告之曰:「青州軍言將軍造反,今丞相已到,何不分辯,乃先立營寨耶?」于禁曰:「 今賊追兵在後,不時即至;若不先準備,何以拒敵?分辯小事,退敵大事。」安營方畢,張繡軍兩路殺至。于禁身先出寨迎敵。繡急退兵 。左右諸將,見于禁向前,各引兵擊之,繡軍大敗,追殺百餘里。繡勢窮力孤,引敗兵投劉表去了。

*陣角 /진각/ 싸우는 진영의 가장 앞부분. = 陣腳
*射住陣角 /사주진각/ 삼국연의 다른 회에 以弓箭射住陣角라는 구절이 있는 걸 봐서 화살을 쏴서 적의 전방 대열의 진격을 저지한다는 뜻.

한편, 우금은 조조 등이 몰려오자, 병력을 이끌고 화살을 쏴서 일단 진격을 막고, 해자를 파고 영채를 구축한다. 누군가 고한다.

"청주군青州軍이 장군이 반역한다고 모함하여 승상께서 오셨는데 어찌 누명부터 벗지 않으고 진지부터 세우십니까?"

"지금 적병이 추격하니 언제라도 들이닥칠 수 있구먼. 준비하지 않고 어찌 적을 막겠어?"

진지를 세우자마자 장수군이 2로로 몰려온다. 우금이 앞장서 출진해 대적을 하니 장수가 급히 퇴군한다. 좌우의 장수들이 우금이 나아감을 보고 각각 병력을 이끌고 치니 장수군이 대패하고 1백여 리를 쫓긴다. 장수가 결국 세력이 궁하자 패잔병을 이끌고 유표에게 가버린다.

曹操收軍點將,于禁入見,備言青州之兵,肆行劫掠,大失民望,某故殺之。操曰:「不告我,先下寨,何也?」禁以前言對。操曰:「將 軍在匆忙之中,能整兵堅壘,任謗任勞,使反敗為勝,雖古之名將,何以加茲!」乃賜以金器一副,封益壽亭侯;青夏侯惇治兵不嚴之過 ;又設祭,祭典韋。操親自哭而奠之,顧謂諸將曰:「吾折長子、愛姪,俱無深痛;獨號泣典韋也。」眾皆感歎。次日下令班師。

*肆行 /사행/ 멋대로 행동함

조조가 병력을 거두고 장수들을 호출하자 우금이 들어가 만나고, 청주병들이 제멋대로 노략해 백성의 신망을 크게 잃기에 스스로 물리친 것을 자세히 고한다.

"나한테 고하지 않고 진지를 세운 건 어찌된 일이오?"

이 물음에 우금이 앞에처럼 답하니 조조가 말한다.

"장군이 총망匆忙(바쁨)한데도 병력을 정비하고 보루를 견고히 하고, 누명을 쓰고도 노고를 마다하지 않아, 도리어 패전을 승리를 이끄니, 비록 옛 명장이라도 어찌 이보다 더하겠냐구!"

황금 그릇 한 부副(쌍)를 주고 익수정후에 봉한다. 하후돈이 부하를 엄격히 다스리지 못한 것을 조조가 꾸짖고 제사를 올려 전위의 넋을 달랜다. 조조가 몸소 곡하며 제사를 주관하고 고개돌려 여러 장수에게 말한다.

"내가 맏아들과 사랑하는 조카를 잃었으나 둘다 깊이 애통하진 않소. 내가 울부짖고 눈물흘림은 오로지 전위 때문이라오!"

모두가 감탄한다. 다음날 병력을 거둬 떠난다.

不說曹操還兵許都。且說王則齎詔至徐州,布迎接入府,開讀詔書,─封布為平東將軍,特賜印綬。─又出操私書。王則在呂布面前,極 道曹公相敬之意。布大喜。忽報袁術遣人至,布喚入問之。使言:「袁公早晚即皇帝位,立東宮,催取皇妃早到淮南。」布大怒曰:「反賊 焉敢如此!」遂殺來使,將韓胤用枷釘了,遣陳登齎謝表,解韓胤一同王則上許都來謝恩;且答書於操,欲求實授徐州牧。

조조가 병력을 이끌고 허도로 돌아간 건 더 말하지 않겠다.

한편, 왕칙이 조서를 지니고 서주로 가자 여포가 영접한다. 부중으로 들어가서 조서를 열어 읽으며, 여포를 평동장군에 봉하고 인수를 하사한다. 왕칙이 또한 조조의 편지를 꺼내고 여포 면전에서 조공이 여포를 공경하는 뜻을 극진히 말하자 여포가 크게 기뻐한다. 그런데 누군가 원술이 사자를 보냈다고 하므로 여포가 불러들여 묻자 사자가 말한다.

"원공께서 조만간 황제에 즉위하고 동궁을 세우겠다고 하시네요. 그러니 어서 황비를 회남에 데려오라고 재촉하십니다요."

여포가 대로한다.

"반적이 어찌 감히 이러냐!"

찾아온 사신을 죽이고 한윤에게 칼을 씌운다. 천자에게 사례하는 표문을 진등에게 주고, 한윤을 압송해 왕칙과 함께 허도로 가서 천자의 은혜에 감사를 전하도록 한다. 또한 조조에게도 답서를 전하여 정식으로 서주목에 임명 받고자 한다.

操知布絕婚袁術,大喜,遂斬韓胤於市曹。陳登密諫操曰:「呂布豺狼也,勇而無謀,輕於去就,宜早圖之。」操曰:「吾素知呂布狼子野 心,誠難久養。非公父子莫能究其情,公當與吾謀之。」登曰:「丞相若有舉動,某當為內應。」操大喜,表贈陳珪治中二千石,登為廣陵 太守。登辭回,操執登手曰:「東方之事,便以相付。」

여포와 원술의 파혼을 알고서 조조가 크게 기뻐하고 한윤을 저잣거리에서 벤다. 진등이 몰래 조조에게 간한다.

"여포는 시랑 같은 자라서 용맹하지만 무모하고 거취가 가벼우니 어서 도모하시지요."

"내 평소 여포가 늑대 같은 야심을 가져 진실로 오래 두기 어려움을 알고 있습니다. 그대 부자가 아니면 그쪽 사정을 자세히 알기 어려우니 그대가 함께 모의해주세요."

"승상께서 거동하신다면 마땅히 내응해야지요."

조조가 크게 기뻐하며 표를 올려 진규에게 2천 석의 봉록을 더해주고 진등을 광릉태수에 임명한다. 진등이 작별인사를 올리자 조조가 그의 손을 잡고 말한다.

"동쪽의 일은 그대만 믿겠소."

登點頭允諾,回徐州見呂布。布問之,登言父贈祿,某為太守。布大怒曰:「汝不為吾求徐州牧,而乃自求爵祿!汝父教我協同曹公,絕 婚公路,今吾所求,終無一獲,而汝父子俱各顯貴,吾為汝父子所賣耳!」遂拔劍欲斬之。登大笑曰:「將軍何其不明之甚也!」布曰:「 吾何不明?」登曰:「吾見曹公,言養將軍譬如養虎,當飽其肉;不飽則將噬人。」曹公笑曰:「不如卿言。吾待溫侯,如養鷹耳,狐兔未 息,不敢先飽。饑則為用,飽則颺去。」某問:「誰為狐兔?」曹公曰:「淮南袁術、江東孫策、冀州袁紹、荊州劉表、益州劉璋、漢中張 魯,皆狐兔也。」布擲劍笑曰:「曹公知我也!」正說話間,忽報袁術軍來取徐州。呂布聞言失驚。

*惹出 /야출/ 어떤 이야기나 일을 이끌어 냄

진등이 고개를 끄덕여 동의하고 서주로 돌아가 여포를 만난다. 여포가 묻자 진등이 부친은 봉록을 더하고 스스로는 태수가 되었다고 답한다. 여포가 대로한다.

"네가 나를 위해 서주목 徐州牧을 요구하지 않고 도리어 스스로 작록을 구했다고? 네 부친이 내게 조조와 협동하고 원공로와 파혼하라 하였는데, 이제 와서 내 요구는 결국 하나도 얻지 못하고 너희 부자는 모두 현귀 顯貴(지위가 높아짐)해졌으니 너희 부자에게 이용됐구먼!"

검을 뽑아 베려하는데 진등이 크게 웃는다.

"장군께서 어찌 이다지도 밝지 못하지요?"

"내가 어찌 밝지 못해?"

"제가 조공을 만나서 '장군을 기름은 호랑이를 기름과 같아 마땅히 고기를 배불리 먹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장차 사람을 물어뜯지요'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조공이 웃으며 '경의 말씀과 다르지요. 내가 온후溫侯(여포)를 대함은 매를 기름과 같으니 여우와 토끼를 잡지 못했는데 먼저 배불리 먹일 수는 없습니다. 매는 굶주려야 써 먹지 배부르면 날아가버려요 '라고 말하였습니다 . 제가 '누가 여우와 토끼입니까?' 물었더니 조공이 '회남 원술, 강동 손책, 기주 원소, 형주 유표, 익주 유장, 한중 장로가 모두 여우와 토끼지요'라고 하였습니다."

여포가 검을 집어던지며 웃는다.

"조공이 나를 아는구먼!"

이렇게 이야기 나누는데 원술 군이 서주를 취하러 온다고 급보하니 여포가 할말을 잃고 놀란다.

正是: 秦晉未諧吳越鬥,婚姻惹出甲兵來。

*秦晉 /진진/ 춘추시대 두 나라가 여러차례 혼인관계를 맺은 것에서 비롯돼 혼인관계를 일컫게 됐다.

진진秦晉의 관계를 맺지 않고 오월처럼 싸우니
혼인 이야기 오가다가 도리어 갑병甲兵이 몰려오네

畢竟後事如何。且看下文分解。

필경, 뒷일이 어찌될까? 다음 회에 풀리리다.

다음 회

"무릇 천리마 하루 천리를 가지만 느린 말도 열흘이면 역시 간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 則亦及之矣" (순자 荀子)
나관중 羅貫中이 쓰고 모종강 毛宗崗이 개수한 삼국연의 三國演義 원본을 한문-한글 대역 對譯으로 번역해봤습니다.
2009년부터 7년간 번역해 제 블로그에 올린 걸 홈페이지로 만들었습니다.

정만국(daramzu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