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삼국지 原文三國志

앞 회

第二十七回 美髯公千里走單騎 漢壽侯五關斬六將

제27회 미염공이 필마단기로 천리를 달리며 다섯 관문을 돌파하고 여섯 장수를 참한다

卻說曹操部下諸將中,自張遼而外,只有徐晃與雲長交厚,其餘亦皆敬服;獨蔡陽不服關公,故今日聞其去,欲住追之。操曰:「不忘故 主,來去明白,真丈夫也。汝等皆當效之。」遂叱退蔡陽,不令去趕。程昱曰:「丞相待關某甚厚,今彼不辭而去,亂言片楮,冒瀆鈞威, 其罪大矣。若縱之使歸袁紹,是與虎添翼也。不若追而殺之,以絕後患。」

*片楮 /편저/ 편지

한편, 조조의 부하 장수들 가운데 장요를 빼고도 서황이 운장과 교분이 두텁고, 나머지 모두도 존경하고 따랐다. 오로지 채양이 관공을 무시하다 이날 그가 떠난다 하자 추격하려 한 것이다. 조조가 말한다.

"옛 주공을 못 잊어 오고 감이 명백하니 참으로 대장부요. 그대들 모두 배워야 할 것이오."

채양을 꾸짖어 물리고, 추격 명령을 내리지 않는다. 정욱이 말한다.

"승상께서 관 아무개를 매우 두텁게 대우했는데 이제 작별인사 없이 가고 어지러운 편지로써 드높은 위엄을 모독하니 그 죄 큽니다. 만약 그를 원소에게 귀순케 내버려두면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입니다. 뒤쫓아 죽여 후환을 근절해야 합니다."

操曰:「吾昔已許之,豈可失信?彼各為其主,勿追也。」因謂張遼曰:「雲長封金掛印,財賄不足以動其心,爵祿不足以移其志,此等人 吾深敬之。想他去此不遠,我一發結識他做個人情。汝可先去請住他,待我與他送行,更以路費征袍贈之,使為後日記念。」張遼領命, 單騎先往。曹操引數十騎隨後而來。

*結識 /결식/ 친해지다, 얻다 등등

"내 이미 예전에 허락하고서 어찌 믿음을 저버리겠소? 그도 따로 그 주공을 위해서니 추격해선 안 되오."

그래서 장요에게 말한다.

"운장이 금은과 관인을 봉했다니 재물도 그 마음을 흔드는데 부족하고 벼슬도 그 뜻을 바꾸는데 부족했소. 이런 사람을 내가 매우 존경 하오. 그가 아직 멀리 가지 않았을테니, 그에게 내 마음을 한번 전하고 싶소. 그대가 먼저 가서 그에게 멈추라 해서 나를 기다리게 하시오 . 내가 그를 배웅하고 노잣돈과 정포 征袍(전포/군복)를 줘서 뒷날 기념으로 삼고 싶소."

장요가 명을 받들어 홀로 말 몰아 먼저 간다. 조조가 수십 기를 이끌고 뒤따른다.

卻說雲長所騎赤馬,日行千里,本是趕不上;因欲護送車仗,不敢縱馬,按轡徐行。忽聽背後有人大叫:「雲長且慢行!」回頭視之,見 張遼拍馬而至。關公教車仗從人,只管望大路緊行;自己勒住赤兔馬,按定青龍刀,問曰:「文遠莫非欲追我回乎?」遼曰:「非也。丞相 知兄遠行,欲來相送,特先使我請住台駕,別無他意。」關公曰:「便是丞相鐵騎來,吾願決一死戰!」遂立馬於橋上望之。見曹操引數 十騎,飛奔前來;背後乃是許褚,徐晃,于禁,李典之輩。

*台駕 /태가/ 귀하의 탈 것. 당신. 귀하 (존칭)

한편, 운장이 탄 적마(적토마)가 하루 천 리를 달려 원래 따라잡을 수 없다. 수레를 호송하느라 맘껏 내달리지 못하고 고삐를 늦춰 천천 히 간다. 갑자기 배후에서 누군가 크게 외친다.

"운장, 잠깐 걸음을 늦추십시오!"

머리 돌려 바라보니 장요가 박차를 가해 달려온다. 관공이 수레를 모는 종인에게 큰길 쪽만 보고 급행하도록 지시한다. 자기는 적토마를 세워 청룡도를 움켜쥐고 묻는다.

"문원이 설마 나를 뒤쫓는 것이오?"

"아닙니다. 형께서 먼 길을 떠나신다고 승상께서 오셔서 배웅하시고자 일부러 저더러 먼저 와서 태가 台駕 (귀하의 탈 것 또 귀하)를 멈 추기를 청하게 하셨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승상의 철기들이 몰려오는 즉시 죽기로 한바탕 싸울테요!"

다리 위에 말을 세우고 바라보니, 조조가 수십 기를 이끌고 나는듯이 앞으로 달려온다. 배후에는 허저, 서황, 우금, 이전의 무리다.

操見關公橫刀立馬於橋上,令諸將勒住馬匹,左右排開。關公見眾人手中皆無軍器,方始放心。操曰:「雲長行何太速?」關公於馬上欠 身答曰:「關某前曾稟過丞相,今故主在河北,不由某不急去。累次造府,不得參見,故拜書告辭,封金掛印,納還丞相。望丞相勿忘昔 日之言。」操曰:「吾欲取信於天下,安肯有負前言?恐將軍途中乏用,等具路資相送。」一將便從馬上托過黃金一盤。

관공이 다리 위에 칼을 비껴들고 서 있자 조조가 장수들에게 말고삐를 당겨 멈춰 좌우로 늘어서게 한다. 관공이 사람들이 무기를 들지 않은 걸 보고서야 방심(안심)한다. 조조가 말한다.

"운장은 왜 이리 급히 가시오?"

관공이 말 위에서 몸을 굽히며 답한다.

"제가 일찍이 승상께 아뢰었듯이 지금 옛 주공께서 하북에 계시기에 서둘러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누차 찾아갔으나 만나뵐 수 없어 글을 남겨 작별을 고하고 금은과 관인을 봉해 승상께 돌려드렸습니다. 승상께서 예전 약속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가 천하로부터 신망을 얻고자 하거늘 어찌 앞에 한 말을 저버리겠소? 장군이 도중에 모자랄까봐 노잣돈을 가지고 배웅하러 왔소."

장수 하나가 말 위에서 황금 한 뭉치를 건네준다.

關公曰:「累蒙恩賜,尚有餘資。留此黃金以賞將士。」操曰:「特以少酬大功於萬一,何必推辭?」關公曰:「區區微勞,何足掛齒。」 操笑曰:「雲長天下義士,恨吾福薄,不得相留。錦袍一領,略表寸心。」令一將下馬,雙手捧袍過來。雲長恐有他變,不敢下馬,用青龍 刀尖挑錦袍披於身上,勒馬回頭稱謝曰:「蒙丞相賜袍,異日更得相會。」遂下橋望北而去。

관공이 말한다.

"거듭 은사 恩賜를 받아 아직 재물이 남았습니다. 이 황금은 남겨서 장사들을 포상하십시오."

"단지 작은 보답으로 큰 공의 만분의 일이나 갚으려 하는데, 어찌 꼭 거절해야겠소?"

"제 보잘 것 없는 노고야 입에 올릴 게 못 됩니다."

조조가 웃는다.

"운장은 천하의 의로운 사람인데 내 박복해 머물게 하지 못하는 게 한스럽소. 비단 전포 한벌로써 작은 성의라도 보이고 싶소."

장수 하나를 말에서 내리게 하고 두손으로 전포를 바치게 한다. 운장이 혹시 변고가 있을까봐 말에서 내리지 않고 청룡도 끄트머리로 비 단 전포를 들어올려 걸치더니 말머리를 돌리며 고마움을 표한다.

"승상께서 하사하신 전포, 감사히 받겠습니다. 훗날 다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드디어 다리를 내려와 북쪽으로 떠난다.

許褚曰:「此人無禮太甚,何不擒之?」操曰:「彼一人一騎,吾數十餘人,安得不疑?吾言既出,不可追也。」曹操自引眾將回城,於路 歎想雲長不已。

허저가 말한다.

"저 자의 무례가 너무 심합니다. 어찌 잡아들이지 않으십니까?"

"그는 사람도 하나 말도 하나이고 우리는 수십여 사람인데 어찌 우리를 의심하지 않겠소? 내가 이미 말했듯이 뒤쫓아선 안 되오."

조조가 장수들을 이끌고 성으로 돌아오는 길에 운장을 생각하며 탄식을 멈추지 않는다.

不說曹操自回。且說關公來趕車仗,約行三十里,卻只不見。雲長心慌,縱馬四下尋之。忽見山頭一人,高叫:「關將軍且住!」雲長舉 目視之,只見一少年,黃巾錦衣,持槍跨馬,馬項下懸著首級一顆,引百餘步卒,飛奔前來。公問曰:「汝何人也?」

조조가 돌아간 것이야 더 이상 말할 게 없겠고, 관공은 수레를 따라잡고자 약 30 리를 가도 수레가 안 보인다. 운장이 당황해 사방을 말 달려 찾는다. 그런데 산 위에서 누군가 높이 외친다.

"관 장군 멈추십시오!"

운장이 고개 들어 바라보니 어느 소년이 누런 두건에 비단 옷을 입고 창 들고 말 탔는데 말목 아래 수급 (자른 머리) 하나 걸려 있다. 보졸(보병) 백여 명을 거느리고 쏜살같이 달려온다. 관공이 묻는다.

"자네는 누군가?"

少年棄鎗下馬,拜伏於地。雲長恐是詐,勒馬持刀問曰:「壯士,願通姓名。」答曰:「吾本襄陽人;姓廖,名化,字元儉。因世亂流落江 湖,聚眾五百餘人,劫掠為生。恰纔同伴杜遠下山巡哨,誤將兩夫人劫掠上山。吾問從者,知是大漢劉皇叔夫人。且聞將軍護送在此,吾 即欲送下山來。杜遠出言不遜,被某殺之。今獻頭與將軍請罪。」關公曰:「二夫人何在?」化曰:「現在山中。」關公教急取下山。不移 時,百餘人簇擁車仗前來。

소년이 창을 놓고 말에서 내려 땅에 엎드려 절한다. 운장이 속임수일까봐 말 위에서 칼을 잡고 묻는다.

"장사는 성명이 어찌되는가?"

"저는 원래 양양 출신의 요화 '원검'입니다. 세상이 어지러워져서 강호를 떠돌며 무리 오백여 인을 모아 도적질로 먹 고 살았습니다. 마침 제 동료 두원이란 자와 함께 하산해 순찰하다가 두 부인을 몰라뵙고 산으로 끌고왔습니다. 제가 종자들에게 물어 보고 바로 대한의 유황숙 어른의 부인이신 걸 알았습니다. 또한 장군께서 여기서 호송하신다기에 제가 즉시 하산시켜 드리려 했습니다만, 두원이 불손한 말을 내뱉어서 제가 죽였습니다. 지금 그 머리를 장군께 바쳐 죄를 청합니다."

"두 부인께서 어디 계신가?"

"지금 산중에 계십니다."

관공이 어서 산 밑으로 모셔 오라 한다. 얼마 뒤 백여 명이 수레를 빽빽히 호위해 온다.

關公下馬停刀,叉手於車前問候曰:「二嫂受驚否?」二夫人曰:「若非廖將軍保全,已被杜遠所辱。」關公問左右曰:「廖化怎生救夫人 ?」左右曰:「杜遠劫上山去,就要與廖化各分一人為妻。廖化問起根由,好生拜敬;杜遠不從,已被廖化殺了。」關公聽言,乃拜謝廖化 。廖化欲以部下人送關公。關公尋思此人終是黃巾餘黨,未可作伴,乃謝卻之。廖化又拜送金帛,關公亦不受。廖化拜別,自引人伴山谷 中去了。

관공이 말에서 내려 칼을 놓고 두 손 모아 인사하고 수레 앞에서 안부를 묻는다.

"두 형수께서 놀라지 않으셨습니까?"

"요장군이 보전하지 않았으면 벌써 두원에게 욕을 보았을 겁니다."

관공이 좌우에게 묻는다.

"요화가 어떻게 부인들을 구했는가?"

"두원이 끌고 가 산을 오른 뒤 요화에게 각각 한 명씩 아내로 삼자 하였습니다. 요화가 어떤 분들인지 묻고서 대단히 경배하였습니다. 두원이 따르지 않자 요화가 죽였습니다."

관공이 듣고서 요화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다. 요화가 부하가 되어서 관공을 따르려 한다. 관공이 깊이 생각하더니 그가 황건의 잔당이라 아직 같이 갈 수 없다 여기고 사절한다. 요화가 다시 재물을 바치려 하지만 역시 받지 않는다. 요화가 작별인사를 올리고 무리를 이끌고 산중으로 돌아간다.

雲長將曹操贈袍事,告知二嫂,催促車仗前行。至天晚,投一村莊安歇。莊主出迎,鬚髮皆白,問曰:「將軍姓甚名誰?關公施禮曰:「吾 乃劉玄德之弟關某也。」老人曰:「莫非斬顏良,文醜的關公否?」公曰:「便是。」老人大喜,便請入莊。關公曰:「車上還有二位夫人 。」老人便喚妻女出迎。

조조가 비단전포를 준 일을 운장이 두 형수에게 고하고 수레를 어서 몰도록 재촉한다. 저녁 무렵, 어느 장원에서 쉬게 된다. 주인이 나와서 맞이하는데 머리카락도 수염도 하얗다.

"장군의 성명이 어찌되십니까?"

관공이 예를 표하고 말한다.

"내 바로 유현덕의 아우 관아무개입니다."

"안량, 문추를 벤 관공 아니십니까?"

"그렇습니다."

노인이 크게 기뻐하고 장원에 불러들인다. 관공이 말한다.

"수레에 아직 부인 두 분께서 계십니다."

노인이 처와 딸을 시켜 맞이하게 한다.

二夫人至草堂上,關公叉手立於二夫人之側。老人請公坐,公曰:「尊嫂在上,安敢就坐?」老人乃令妻女請二夫人入內室款待,自於草 堂款待關公。關公問老人姓名。老人曰:「吾姓胡,名華。桓時曾為議郎,致仕歸鄉。今有小兒胡班,在滎陽太守王植部下為從事。將軍 若從此處經過,某有一書寄與小兒。」

*從事 /종사/ 관직명. 한나라 시대 자사 刺史의 보좌관. 별가 別駕, 치중 治中 등을 아우름.

두 부인이 당상에 오르자 관공이 두 부인 옆에 두 손 모아 선다. 노인이 관공에게 앉기를 청하자 관공이 말한다.

"형수들께서 계시는데 어찌 감히 앉겠습니까?"

그러자 노인이 처와 딸더러 두 부인을 내실로 모셔 환대하게 한다. 노인 스스로는 초당에서 관공을 환대한다. 관공이 노인의 성명을 묻 자 노인이 말한다.

"제 이름은 호화입니다. 환제 폐하 시절에 의랑을 지내다 사직하고 귀향했습니다. 지금 제 아들 호반은 영양태수 왕식의 부하로서 종사 벼슬을 하고 있습니다. 장군께서 여기에서 그곳을 통과하실 것이면 제가 서찰을 아들에게 보내겠습니다."

關公允諾。次日早膳畢,請二嫂上車,取了胡華書信,相別而行,取路投洛陽來。前至一關,名東嶺關。把關將姓孔,名秀,引五百軍兵 在土嶺上把守。當日關公押車仗上嶺,軍士報知孔秀,秀出關來迎。關公下馬,與孔秀施禮。秀曰:「將軍何往?」公曰:「某辭丞相,特 往河北尋兄。」秀曰:「河北袁紹,正是丞相對頭;將軍此去,必有丞相文憑。」公曰:「因行期忽迫,不曾討得。」秀曰:「既無文憑, 待我差人稟過丞相,方可放行。」關公曰:「待去稟時,須誤了我行程。」秀曰:「法度所拘,不得不如此。」關公曰:「汝不容我過關乎 ?」秀曰:「汝要過去,留下老小為質。」

관공이 응낙한다. 이튿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두 형수를 수레에 모시고 호화의 서찰을 얻어 작별하고 낙양 쪽으로 길을 잡아 떠난다. 먼 저 당도한 첫번째 관문은 동령관이다. 관문을 지키는 장수는 성이 공, 이름이 유다. 5백 군을 이끌고 고갯마루에서 지키고 있었다. 그 날 관공이 수레를 호위해 고개를 오르자 병사들이 공유에게 알려 공유가 관문을 나와 맞이한다. 관공이 말에서 내려 공유와 인사를 나눈다. 공유가 말한다.

"장군은 어디로 가시오?"

"승상께 작별하고 하북의 형을 찾아가오."

"하북의 원소는 바로 승상의 적수인데 이렇게 가시려면 승상의 증빙 서류가 꼭 있어야 하오."

"갑자기 서둘러 오느라 미처 얻지 못했소."

"증빙 서류가 없다면, 제가 사람을 보내 승상께 여쭌 뒤라야 갈 수 있소."

"그걸 기다리다 내 일정이 망가질 것이오."

"법도를 따라야 하니, 이럴 수밖에 없소."

"네가 나를 통관시킬 수 없단 말인가?"

"네가 정말 가려거든, 식구들을 인질로 삼든가!"

關公大怒,舉刀就殺孔秀。秀退入關去,鳴鼓聚軍,披掛上馬,殺下關來,大喝曰:「汝今敢過去麼!」關公約退車仗,縱馬提刀,竟不打 話,直取孔秀。秀挺鎗來迎。兩馬相交,只一合,鋼刀起處,孔秀屍橫馬下。眾軍便走。關公曰:「軍士休走。吾殺孔秀,不得已也,與汝 等無干。借汝眾軍之口,傳語曹丞相,言孔秀欲害我,我故殺之。」

관공이 크게 노해서 칼을 들어 공유를 죽이려 한다. 공유가 관문 안으로 물러나더니 북을 울려 병사들을 소집하고 갑옷을 걸쳐입고 말에 올라 관문 밖으로 쇄도하며 크게 꾸짖는다.

"네놈이 감히 통과할테냐!"

관공이 수레를 약간 물리고 칼을 움켜쥐고 말을 내달려 아무 말 없이 바로 공유에게 달려든다. 공유가 창을 꼬나쥐고 맞선다. 둘이 엇갈 리고 1합만에 무쇠칼을 휘두르자 공유가 죽어 말 아래 나뒹군다. 병사들이 급히 달아난다. 관공이 말한다.

"병사들은 멈추라! 공유를 어쩔 수 없이 죽였지만 너희는 상관 없다. 너희들이 내 대신 승상께, 공유가 나를 해치려 하기에 죽였다 전해드려라."

眾軍俱拜於馬前。關公即請二夫人車仗出關,望洛陽進發。早有軍士報知洛陽太守韓福。韓福急聚眾將商議。牙將孟坦曰:「既無丞相文 憑,即係私行;若不阻擋,必有罪責。」韓福曰:「關公勇猛,顏良,文醜,俱為所殺。今不可力敵,只須設計擒之。」孟坦曰:「吾有一 計:先將鹿角攔定關口,待他到時,小將引兵和他交鋒,佯敗誘他來追,公可用暗箭射之。若關某墜馬,即擒解許都,必得重賞。」

*係 = 如

병사들이 말 앞에서 절한다. 관공이 즉시 두 부인을 수레에 모시고 관문을 나와 낙양 쪽으로 출발한다. 어느 병사가 낙양태수 한복에게 알려준다. 한복이 급히 장수들을 소집해 상의한다. 아장 (부장) 맹탄이 말한다.

"승상의 증빙 서류가 없다면 멋대로 통행하는 것인데, 만약 막지 않으면 반드시 죄책(처벌과 질책)이 있을 겁니다."

한복이 말한다.

"관공은 용맹해서 안량, 문추 모두 죽였소. 지금 힘으로 맞설 수 없으니 반드시 계책을 세워 잡아야 하오."

맹탄이 말한다.

"제게 계책이 있는데 먼저 녹각 (성벽에 딸린 방어시설)에서 관문 입구를 틀어막고 그가 오면 제가 병력을 이끌고 교전하다 거짓으로 패해 달아날테니 공께서 암전(숨어서 날리는 화살)을 쏘십시오. 관 아무개가 낙마하는 대로 잡아서 허도에 보내면 반드시 큰 상을 받을 겁 니다."

商議停當,人報關公車仗已到。韓福彎弓插箭,引一千人馬,排列關口,問:「來者何人?」關公馬上欠身言曰:「吾漢壽亭侯關某,敢借 過路。」韓福曰:「有曹丞相文憑否?」關公曰:「事冗不曾討得。」韓福曰:「吾奉丞相鈞命,鎮守此地,專一盤詰往來奸細。若無文憑 ,即係逃竄。」關公怒曰:「東嶺孔秀,已被吾殺。汝亦欲尋死耶?」韓福曰:「誰人與我擒之?」

*彎弓 /만궁/ 활을 잡아 당김. 혹은 구부러진 모양의 활. 본문은 구부러진 활이겠다.

대책을 상의하는데 관공의 수레가 이미 도착했다 보고한다. 한복이 만궁 彎弓과 화살을 챙겨 1천 인마를 관문 입구에 배치하고서 묻는다 .

"오는 사람은 누구요?"

관공이 말 위에서 머리 숙여 말한다.

"나는 한수정후 관 아무개요. 길을 지나고자 하오."

"조 승상의 증빙 서류는 있소?"

"일을 서두르다 아직 얻지 못했소."

"내, 승상의 지엄한 명을 받들어 여기를 수비하고 있소. 왕래하는 간사한 세작(간첩)이 있을까 늘 자세히 검문하오. 증빙 서류가 없다면 도망가는 쥐새끼나 같소."

관공이 노한다.

"동령관의 공수가 이미 내게 죽었다. 너도 죽고 싶냐?"

한복이 말한다.

"누가 저놈을 잡아올테냐?"

孟坦出馬,輪雙刀來取關公。關公約退車仗,拍馬來迎。孟坦戰不三合,撥回馬便走。關公趕來。孟坦只指望引誘關公,不想關公馬快, 早已趕上,只一刀砍為兩段。關公勒馬回來,韓福閃在門首,盡力放了一箭,正射中關公左臂。公用口拔出箭,血流不住,飛馬逕奔韓福 ,衝散眾軍。韓福急閃不及,關公手起刀落,帶頭連肩,斬於馬下;殺散眾軍,保護車仗。

맹탄이 출마해서 쌍칼을 휘두르며 관공에게 달려든다. 관공이 수레를 약간 물리고 박차를 가해 맞이한다. 맹탄이 3합을 안 넘기고 말을 돌려 달아난다. 관공이 뒤쫓는다. 맹탄이 관공을 유인할 생각뿐, 관공의 말이 얼마나 빠른지 모르고 금세 따라잡힌다. 한칼에 두 동강난 다.

관공이 말고삐를 당겨 돌아오자 한복이 순간 문 앞에서 힘껏 활을 당겨 화살을 날리니 관공 왼팔에 명중한다.관공이 입으로 화살을 뽑고 피가 멈추지 않지만 쏜살같이 한복에게 달려들며 병사들을 쫓아버린다. 한복이 미처 피하기 전 관공이 칼로 내리찍어 머리부터 어깨까지 쪼개져 말 아래 뒹군다. 관공이 병사들을 무찔러 쫓아내고 수레를 보호한다.

關公割帛束住箭傷,於路恐人暗算,不敢久住,連夜投汜水關來。把關將乃并州人氏,姓卞,名喜,善使流星鎚;原是黃巾餘黨,後投曹 操,撥來守關。當下聞知關公將到,尋思一計;就關前鎮國寺中,埋伏下刀斧手二百餘人,誘關公至寺,約擊盞為號,欲圖相害。安排已 定,出關迎接關公。公見卞喜來迎,便下馬相見。喜曰:「將軍名震天下,誰不敬仰!今歸皇叔,足見忠義!」關公訴說斬孔秀,韓福之事 。卞喜曰:「將軍殺之是也。某見丞相,代稟衷曲。」關公甚喜,同上馬過了汜水關,到鎮國寺前下馬。眾僧鳴鐘出迎。原來那鎮國寺乃 漢明帝御前香火院,本寺有僧三十餘人。內有一僧,卻是關公同鄉人,法名普淨。

*香火院 /향화원/ 개인이 지은 사찰/사원

관공이 비단을 찢어 화살 맞은 상처를 싸매고 도중에 암산 暗算(몰래 사람을 해칠 흉계)이 두려워 오래 머물지 못하고 그날밤 사수관 쪽으로 간다. 사수관을 지키는 장수는 병주 사람으로 이름은 변희이다. 유성추(줄의 양쪽에 쇠덩이 등을 달아 던져서 공격하는 무기)를 잘 다루었다. 원래 황건적의 잔당으로 조조에게 귀순해서 관문 수비를 맡았다. 그날 관공이 올 것이라 듣고 계책을 깊이 생각한다. 관문 앞의 진국사에 도부수 2백여 인을 매복하고 관공을 진국사로 유인해서 술잔을 던지는 걸 신호로 덮치게 한다. 준비를 마치고 관문을 나와 관공을 영접한다. 변희가 나오자 관공이 말에서 내려 서로 인사한다. 변희가 말한다.

"장군의 명성, 천하를 흔드니 누군들 우러르지 않겠습니까? 이제 황숙을 찾아가신다니 충의를 알고도 남습니다."

관공이 공유, 한복을 참한 일을 이야기한다. 변희가 말한다.

"장군께서 그들을 죽여 마땅하십니다. 제가 승상께 대신 충곡 衷曲 (속사정, 속마음)을 아뢰겠습니다."

관공이 아주 기뻐하고 말을 타더니 함께 사수관을 지나서 진국사 앞에서 내린다. 중들이 종을 울리고 나와서 맞이한다. 원래 이곳 진국 사는 한나라 명제의 향화원 香火院 (개인이 지은 사찰)인데, 본사의 중들이 3천여 인이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관공과 같은 고향인데 법명이 보정이다.

當下普淨已知其意,向前與關公問訊,曰:「將軍離蒲東幾年矣?」關公曰:「將及二十年矣。」普淨曰:「還認得貧僧否?」公曰:「離 鄉多年,不能相識。」普淨曰:「貧僧家與將軍家只隔一條河。」卞喜見普淨敘出鄉里之情,恐有走泄,乃叱之曰:「吾欲請將軍赴宴,汝 僧人何得多言!」關公曰:「不然。鄉人相遇,安得不敘舊情耶?」

*問訊 /문신/ 불교도가 합장하며 안부를 묻는 것.

보정이 사정을 알고 나와서 관공에게 합장하고 말한다.

"장군께서 포동을 떠나신지 몇년쨉니까?"

" 20년이 되오."

"그런데 저를 알아보시겠습니까?"

"고향을 떠난지 오래라 못 알아보겠소."

"저와 장군의 집안은 겨우 냇물 하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보정이 고향 사람끼리의 정을 나누는 것을 보고 변희가 누설될까봐 꾸짖는다.

"내가 장군을 연회에 청하려는데 너는 중놈이 어찌 말이 많냐!"

관공이 말한다.

"그렇지 않소. 고향 사람끼리 만나 어찌 옛정을 나누지 않겠소?"

普淨請關公方丈待茶。關公曰:「二位夫人在車上,可先獻茶。」普淨教取茶先奉夫人,然後請關入方丈。普淨以手舉所佩戒刀,以目視 關公。公會意,命左右持刀緊隨。卞喜請關公於法堂筵席。關公曰:「卞君請關某,是好意?還是歹意?」卞喜未及回言,關公早望見壁 衣中有刀斧手,乃大喝卞喜曰:「吾以汝為好人,安敢如此!」

보정이 관공을 방장(여기선 주지승의 거처) 안으로 청해서 차를 대접하려 한다. 관공이 말한다.

"두 분 부인께서 수레에 계신데 먼저 차를 바쳐야겠소."

보정이 먼저 부인들에게 차를 드리도록 지시한 뒤 관공을 방장 안으로 청한다. 보정이 손으로 자신이 차고 있던 계도 戒刀(중들이 차던 칼)를 가리키고 눈으로 관공을 바라본다. 관공이 알아차리고 좌우에게 칼을 가지고 바짝 붙어 다니게 명한다. 변희가 법당에 마련한 술 자리로 관공을 청하자 관공이 말한다.

"변 군이 관 아무개를 청한 것, 좋은 뜻이오? 아니면 나쁜 뜻이오?"

변희가 미처 답하지 못하는데 관공이 금세 벽의 壁衣 (벽을 가리고자 두르는 천) 안에 도부수들이 숨어 있는 걸 발견하고 변희를 크게 꾸짖는다.

"네놈이 좋은 사람인줄 알았는데 어찌 이러냐!"

卞喜知事泄,大叫:「左右下手!」左右方欲動手,皆被關公拔劍砍之。卞喜下堂遶廊而走,關公棄劍執大刀來趕。卞喜暗取飛鎚擲打關 公。關公用刀隔開鎚,趕將入去,一刀劈卞喜為兩段,隨即回身來看二嫂。早有軍人圍住,見關公來,四下奔走。關公趕散,謝普淨曰: 「若非吾師,已被此賊害矣。」普淨曰:「貧僧此處難容,收拾衣缽,亦往他處雲游也。後會有期,將軍保重。」

변희가 누설된 걸 알고 크게 외친다.

"처치하라!"

좌우에서 미처 손을 쓰기 전에 관공이 검을 뽑아 모두 베어버린다. 변희가 마루를 내려가 행랑을 돌아서 달아나자 관공이 검을 버리고 큰 칼(청룡도)을 쥐고 뒤쫓는다. 변희가 갑자기 관공에게 유성추를 날린다. 관공이 칼로 유성추를 쳐서 떨어뜨리고 쫓아들어가 한칼에 변희를 두 동강 낸다. 이어서 바로 몸을 돌려 두 형수를 찾아간다. 앞서 군인들이 수레를 에워싸고 있다가 관공이 다가오자 사방으로 달 아난다. 관공이 쫓아 흩어버리고 보정에게 고마워한다.

"법사가 아니었으면 도적놈에게 당했을 것이오."

"저는 여기에서 용납받기 어려워졌습니다. 옷과 바리를 수습해서 저 역시 다른 곳으로 운유(구름처럼 떠돌아 다님)하겠습니다. 다시 만 날 날이 있을 겁니다. 장군께서 보�� 保重(몸을 보살핌)하십시오."

關公稱謝,護送車仗,住滎陽進發。滎陽太守王植,卻與韓福是兩親家;聞得關公殺了韓福,商議欲暗害關公,乃使人守住關口。待關公 到時,王植出關,喜笑相迎。關公訴說尋兄之事。植曰:「將軍於路驅馳,夫人車上勞困,且請入城,館驛中暫歇一宵,來日登途未遲。」

관공이 감사를 표하고 수레를 호송해서 영양 쪽으로 출발한다. 영양태수 왕식은 한복과 사돈 사이다. 관공이 한복을 죽인 걸 듣고 관공 암살을 모의하고 사람들에게 관문 입구를 지켜 서게 한다. 관공의 도착을 기다려 왕식이 관문을 나가 기쁘고 즐거운 얼굴로 맞이한다. 관공이 형을 찾아가는 일을 이야기하자 왕식이 말한다.

"장군께서 길에서 말을 몰고 부인들께서도 수레를 타시느라 노곤하실테니 입성하셔서 관역에서 잠시 쉬어가시고 내일 길을 나서도 늦지 않을 것이오."

關公見王植意甚殷勤,遂請二嫂入城。館驛中皆鋪陳了當。王植請公赴宴,公辭不往;植使人送筵席至館驛。關公因於路辛苦,請二嫂膳 畢,就正房歇定;令從者各自安歇,飽餵馬匹。關公亦解甲憩息。

왕식의 뜻이 매우 은근(여기서는 간절하다는 뜻)하자 관공이 두 형수를 모시고 입성한다. 관역 館驛에 모두 자리 잡는다. 왕식이 관공을 연회에 청하지만 관공이 사양하고 가지 않는다. 왕식이 사람을 시켜 관역에 술과 안주를 보낸다. 관공이 길을 가느라 힘드실테니 두 형 수에게 식사를 마치고 정방 正房 (전통가옥에서 정면에 위치한 방)에서 쉬시라 청한다. 종자들도 쉬게 하고 말들도 먹인다. 관공도 갑옷을 벗고 휴식한다.

卻說王植密喚從事胡班聽令曰:「關某背丞相而逃,又於路殺太守並守關將校,死罪不輕!此人武勇難敵。汝今晚點一千軍圍住館驛,一 人一個火把,待三更時分,一齊放火;不問是誰,盡皆燒死!吾亦自引軍接應。」胡班領命,便點起軍士,密將乾柴引火之物,搬於館驛 門首,約時舉事。胡班尋思:「我久聞關雲長之名,不識如何模樣,試往窺之。」乃至驛中,問驛吏曰:「關將軍在何處?」答曰:「正廳 上觀書者是也。」

한편, 왕식이 몰래 종사 호반을 불러 명령한다.

"관 아무개가 승상을 배반하고 달아나고 또한 도중에 태수와 관문 수비 장교들을 죽였으니 죽을 죄가 가볍지 않다! 그 자의 무예와 용맹, 맞서기 어렵다. 자네는 저녁에 1천 군을 뽑아 관역을 에워싸고 병사마다 횃불 하나씩 들고 3경까지 기다렸다 일제히 방화하라. 누구든 가리지 말고 모조리 불태워죽여라! 나 역시 스스로 군을 이끌고 접응하겠다."

호반이 명령대로 군을 뽑아 몰래 마른 섶 따위 인화물질을 관역 문 앞에 쌓아놓고 거사를 기다린다. 호반이 곰곰이 생각한다.

'내가 관공의 명성 들은지 오래나 어떤 모양인지 모르니 한번 가서 엿봐야겠다.'

관역 안을 가서 관역의 관리에게 묻는다.

"관장군께서 어디 계시오?"

"대청 위에서 책을 보시는 분이시오."

胡班潛至廳前,見關公左手綽髯,於燈下憑几看書。班見了,失聲歎曰:「真天人也!」公問何人。胡班入拜曰:「滎陽太守部下從事胡 班。」關公曰:「莫非許都城外胡華之子否?」班曰:「然也。」公喚從者於行李中取書付班。班看畢,歎曰:「險些誤殺忠良!」遂密告 曰:「王植心懷不仁,欲害將軍,暗令人四面圍住館驛,約於三更放火。今某當先去開了城門,將軍急收拾出城。」

호반이 몰래 대청 앞을 가서 보니, 관공이 왼손으로 수염을 매만지며 등불 아래 탁자에 기대어 책을 읽는다. 호반이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어 탄식한다.

"참으로 천인 天人이시구나!"

관공이 누구냐 묻는다. 호반이 들어가 절하며 말한다.

"영양태수의 부하, 종사 호반입니다."

"허도 성 밖에 사시는 호화의 아들 아니오?"

"그렇습니다."

관공이 종자더러 짐에서 서찰을 꺼내 호반에게 주도록 한다. 호반이 읽고 나서 탄식한다.

"하마터면 충량 忠良하신 분을 몰라뵙고 죽일 뻔했습니다."

곧 밀고한다.

"왕식이 나쁜 마음을 품고 장군을 해치려고 몰래 병사들로 관역의 사방을 포위하여 3경에 방화하려 합니다. 지금 제가 먼저 성문을 열어놓을테니, 장군께서 어서 챙겨서 출성하십시오."

關公大驚,忙披掛提刀上馬,請二嫂上車,盡出館驛,果見軍士各執火把聽候。關公急來到城邊,只見城門已開。關公催車仗急急出城。 胡班還去放火。關公行不到數里,背後火把照耀,人馬趕來。當先王植大叫:「關某休走!」關公勒馬,大罵:「匹夫!我與你無讎,如何 令人放火燒我?」王植拍馬挺鎗,逕奔關公;被關公攔腰一刀,砍為兩段。人馬都趕散。關公催車仗速行,於路感胡班不已。

*火把 /화파/ 횃불

관공이 크게 놀라 서둘러 갑옷과 칼을 챙겨 말을 타고 두 형수를 수레에 모신다. 일행 모두 관역을 나오니 과연 병사들이 각각 횃불을 들고 대기하고 있다. 관공이 급히 성 둘레로 가니, 벌써 성문이 열려 있다. 관공이 재촉해서 황급히 출성한다. 호반은 방화하러 되돌아간다. 관공의 행렬이 몇리 못 가, 배후에서 횃불로 비추며 병사들이 뒤쫓아온다. 선두의 왕식이 크게 외친다.

"관 아무개야! 거기 서라!"

관공이 말고삐를 돌려 크게 욕한다.

"필부놈아! 나와 원한이 없거늘 어째서 나를 불태워 죽이라고 했냐?"

왕식이 박차를 가해 관공에게 내닫지만 관공이 한칼에 허리를 베어 두 조각낸다. 병사들이 모두 달아난다. 관공이 재촉해서 수레를 급행시키며 호반에게 거듭 고마워한다.

行至滑州界首,有人報與劉延。延引數十騎,出郭而迎。關公馬上欠身而言曰:「太守別來無恙!」延曰:「公今欲何往?」公曰:「辭了 丞相,去尋吾兄。」延曰:「玄德在袁紹處,紹乃丞相讎人,如何容公去?」公曰:「昔日曾言定來。」延曰:「今黃河渡口關隘,夏侯惇 部將秦琪據守。恐不容將軍過去。」公曰:「太守應付船隻,若何?」延曰:「船隻雖有,不敢應付。」公曰:「我前者誅顏良,文醜,亦 曾與足下解厄。今日求一渡船而不與,何也?」延曰:「只恐夏侯惇知之,必然罪我。」

*言定 /언전/ 동의.
*界首 /계수/ 지금 중국에 계수란 지명이 있지만 본문에선 입구라는 뜻으로 보임.

행렬이 활주 滑州의 입구에 이르자 유연 劉延에게 보고된다. 유연이 수십 기를 이끌고 성곽을 나와 영접한다. 관공이 말 위에서 허리 숙 여 말한다.

"태수께서 그간 무양하셨소?"

"공께서 지금 어디로 가시려 하십니까?"

"승상께 작별하고 제 형을 찾아 가는 길이오."

"현덕이 원소 진영에 있고 원소는 승상의 원수인데 승상께서 어찌 공이 가시는 걸 용납하셨겠습니까?"

"지난번에 승상께서 좋다 하셨소."

"지금 황하의 나루터 입구를 하후돈의 부하 장수, 진기가 지키고 있습니다. 장군의 통과를 막을까 두렵습니다."

"태수께서 배를 내어주시는 건 어떻겠소?"

"배가 있더라도 내어드릴 수는 없습니다."

"내 예전에 안량, 문추를 베어서 족하께서 위기를 벗어났소. 이제 배 한 척 못 주겠다니 무슨 까닭이오?"

"하후돈이 알고 저를 틀림없이 처벌할까 두렵습니다."

關公知劉延無用之人,遂自催車仗前進。到黃河渡口,秦琪引軍出問:「來者何人?」關公曰:「漢壽亭侯關某也。」琪曰:「今欲何往? 」關公曰:「欲投河北去尋兄長劉玄德,敬來借渡。」琪曰:「丞相公文何在?」公曰:「吾不受丞相節制,有甚公文?」琪曰:「吾奉夏 侯將軍將令,守把關隘,你便插翅,也飛不過去!」關公大怒曰:「你知我於路斬戮攔截者乎?」琪曰:「你只殺得無名下將,敢殺我麼? 」關公怒曰:「汝比顏良,文醜,若何?」

유연을 보잘것 없는 인간이라 보고 관공이 스스로 수레를 재촉해 전진한다. 황하 나루터에 이르자 진기가 병사들을 이끌고 와서 묻는다.

"오는 사람은 누구요?"

"한수정후 관 아무개요."

"지금 어디로 가시오?"

"하북으로 가서 형장이신 유현덕을 찾으려 하니, 아무쪼록 건너게 해주시오."

"승상의 공문은 어디 있소?"

"승상의 승낙을 직접 받았는데 공문이라니?"

"내가 하후돈 장군의 군령을 받들어 관문을 지키고 있다. 네게 날개가 달렸을지라도 통과할 수 없다!"

관공이 크게 노한다.

"내가 길을 지나오다 가로막은 자들을 베어버린 것을 알고 있냐?"

"네가 이름없는 하급 장수들을 베었다고 감히 나를 죽이겠다고?"

관공이 노해서 말한다.

"너 따위를 안량, 문추에 비하겠냐?"

秦琪大怒,縱馬提刀,直取關公。二馬相交,只一合,關公刀起,秦琪頭落。關公曰:「當吾者已死,餘人不必驚走。速備船隻,送我渡河 。」軍士急撐舟傍岸。關公請二嫂上船渡河。渡過黃河,便是袁紹地方。關公所歷關隘五處,斬將六員。後人有詩歎曰:

진기가 크게 노해서 말을 내달려 칼을 쥐고 관공에게 곧장 덤빈다. 두 말이 엇갈려 단지 1합, 관공이 칼을 휘두르자 진기의 머리가 땅에 구른다. 관공이 말한다.

"내게 맞선 자는 이미 죽었으니 나머지는 놀라 달아날 것 없다. 어서 배를 준비해서 도하할 수 있게 하라."

병사들이 급히 배를 강가에 댄다. 관공이 두 형수를 배에 모시고 황하를 건넌다. 황하를 건너면 바로 원소 땅이다. 관공이 다섯 관문을 지 나며 여섯 장수를 벤 것이다. 훗날 누군가 시를 지어 기렸다.

掛印封金辭漢相,尋兄遙望遠途還。
馬騎赤兔行千里,刀偃青龍出五關。
忠義慨然沖宇宙,英雄從此震江山。
獨行斬將應無敵,今古留題翰墨間。

*翰墨 /한묵/ 한 翰은 붓을 만들 까마귀 깃털. 한묵은 붓과 먹. 문장을 비유.

관인 官印, 금은 모두 봉해 승상에게 돌려주고 형을 찾아 머나먼 길을 떠나가네
타고가는 적토마 하루 천 리를 달리고 청룡도 비껴들고 다섯 관문을 지난다
놀라운 충성과 의리 온 우주에 가득차고 영웅은 이로부터 강산을 뒤흔드네
홀로 나아가며 장수들을 참해 적수가 없으니 고금에 시와 글을 남겨 전하리라

關公於馬上自歎曰:「吾非欲沿途殺人,奈事不得已也。曹公知之,必以我為負恩之人矣。」正行間,忽見一騎自北而來,大叫:「雲長 少住!」關公勒馬視之,乃孫乾也。關公曰:「自汝南相別,一向消息若何?」

관공이 말 위에서 자탄한다.

"내가 지나오다 사람을 해치려 한 게 아니고 어쩌다 부득이했지만 조 공이 알면 반드시 나를 배은망덕한 사람이라 여기겠구나."

가고 있는데, 누군가 북쪽에서 말을 달려오며 크게 외친다.

"운장께서 잠시 멈추시오!"

관공이 말고삐를 잡고 바라보니 바로 손건이다.

"그대는 여남에서 헤어지고 여태 어찌 지냈는가?"

乾曰:「劉辟,龔都,自將軍回兵之後,復奪了汝南;遣某往河北結好袁紹,請玄德同謀破曹之計。不想河北將士,各相妒忌。田豐尚囚 獄中;沮授黜退不用;審配,郭圖,各自爭權;袁紹多疑,主持不定。某與劉皇叔商議,先求脫身之計。今皇叔已住汝南會合劉辟去了。 恐將軍不知,反到袁紹處,或為所害,特遣某於路迎接將來。幸於此得見。將軍可速往汝南與皇叔相會。」

"유벽, 공도가 장군께서 회군하신 뒤 다시 여남을 빼앗았습니다. 저를 하북으로 보내 원소와 우호를 맺고 함께 조조를 깰 계책을 현덕께 청했습니다. 뜻밖에 하북의 장수와 선비들이 서로 시기했습니다. 전풍은 아직 옥중에 있고, 저수는 쫓겨나서 쓰이지 않습니다. 심배, 곽 도는 각자 권력을 다툽니다. 원소는 의심이 많고 주장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제가 황숙과 상의해 먼저 탈출할 계책을 구했습니다.

지금 황숙께서 벌써 여남으로 유벽과 회합하러 떠나셨습니다. 장군께서 모르시고 원소에게 가셨다가 해를 입으실까 두려워 특별히 저를 보내 길에서 맞이해 데려오라 하셨습니다. 다행히 이렇게 만났습니다. 장군께서 어서 여남으로 가셔서 황숙을 만나십시오."

關公教孫乾拜見夫人。夫人問其動靜。孫乾備說:「袁紹二次欲斬皇叔,今幸脫身往汝南去了。夫人可與皇叔到此相會。」二夫人皆掩面 垂淚。關公依言,不投河北去,逕取汝南來。

관공이 손건더러 두 부인께 인사드리라 한다. 부인들이 동정을 묻자 손건이 자세히 이야기한다.

"원소가 두번이나 황숙을 베려 했으나 다행히 벗어나 여남으로 떠나셨습니다. 부인들께서 거기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두 부인 모두 얼굴을 가리고 눈물 흘린다. 관공이 손건의 말을 따라, 하북으로 가지 않고 곧장 여남으로 간다.

正行之間,背後塵埃起處,一彪人馬趕來。當先夏侯惇大叫「關某休走!」正是:六將阻關徒受死,一軍攔路復爭鋒。

가고 있는데 뒤에서 먼지가 자욱히 일어나고 한 무리 인마 人馬들이 뒤쫓아온다. 선두의 하후돈이 크게 외친다.

"관 아무개야! 거기 서라!"

여섯 장수가 막아서다 헛되이 죽었는데
1군이 길을 막고 다시 싸우려 하네

畢竟關公怎生脫身,且看下文分解。

과연 관공은 어찌 벗어날까? 다음 회에 풀리리다.

다음 회

"무릇 천리마 하루 천리를 가지만 느린 말도 열흘이면 역시 간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 則亦及之矣" (순자 荀子)
나관중 羅貫中이 쓰고 모종강 毛宗崗이 개수한 삼국연의 三國演義 원본을 한문-한글 대역 對譯으로 번역해봤습니다.
2009년부터 7년간 번역해 제 블로그에 올린 걸 홈페이지로 만들었습니다.

정만국(daramzu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