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삼국지 原文三國志

앞 회

第三十一回 曹操倉亭破本初 玄德荊州依劉表

제31회 조조가 창정에서 본초를 격파하고 현덕이 형주에서 유표에게 의탁한다

卻說曹操乘袁紹之敗,整頓軍馬,迤邐追襲。袁紹幅巾單衣,引八百餘騎,奔至黎陽北岸,大將蔣義渠出寨迎接。紹以前事訴與義渠,義 渠乃招諭離散之眾。眾聞紹 在,又皆蟻聚,軍勢復振,議還冀州。軍行之次,夜宿荒山。紹於帳中聞遠遠有哭聲,遂私往聽之。卻是敗軍 相聚,訴說喪兄失弟,棄伴亡親之苦,各各搥胸大哭; 皆曰:「若聽田豐之言,我等怎遭此禍!」紹大悔曰:「吾不聽田豐之言,兵敗將 亡,今回去,有何面目見之耶!」

한편, 조조가 원소의 패배를 틈타 군마들을 정돈해 계속 추격한다. 원소가 복건에 홑옷 차림으로 8백여 기를 이끌어 여양 북쪽 언덕까지 달아나자 대장 장의거가 영채를 나와 영접한다. 원소가 그전 일을 장의거에게 늘어놓자 장의거가 흩어진 병사들을 초유한다. 병사들이 원소의 소재를 듣고 개미떼처럼 몰려들어 군세를 다시 떨쳐 기주로 돌아갈 걸 의논한다. 행군하다 밤이 되어 어느 인적 드문 산 에 야영한다. 원소가 장막 안에 있다가 저멀리 들려오는 울음소리를 들어 몰래 가서 엿들어본다. 패잔병들이 모여 형제를 잃거나 친지를 잃은 아픔을 늘어놓으며 각각 가슴을 치며 크게 울고 있었다. 모두 말한다.

"전풍의 말을 귀담아들었다면 우리가 어찌 이런 재앙을 맞았겠소!"

원소가 크게 뉘우친다.

"내가 전풍의 말을 듣지 않아 싸움에 지고 장수들을 잃어 지금 돌아가니 무슨 면목으로 그를 만나겠는가?"

次日,上馬正行間,逢紀引軍來接。紹對逢紀曰:「吾不聽田豐之言,致有此敗。吾今歸去,羞見此人。」逢紀因譖曰:「豐在獄中聞主公 兵敗,撫掌大笑曰:『固不出吾之料!』」袁紹大怒曰:「豎儒怎敢笑我!我必殺之!」遂命使者齎寶劍先往冀州獄中殺田豐。

다음날 말을 타 가고 있는데 봉기가 병사들을 이끌고 영접한다. 원소가 봉기를 보고 말한다.

"내가 전풍의 말을 듣지 않아 이렇게 패했소. 이제 돌아가 그를 만나기 부끄럽소."

봉기가 모함한다.

"전풍이 옥중에서 주공의 패전을 듣고 손뼉을 치고 크게 웃으며, 참으로 내 헤아린 것을 벗어나지 못하구나! 라고 말했습니다."

원소가 크게 노한다.

"썩은 선비가 어찌 감히 나를 비웃냐! 죽이고 말테다!"

사자에게 보검을 줘 기주의 옥중으로 먼저 가서 전풍을 죽이라 한다.

卻說田豐在獄中。一日,獄吏來見豐曰:「與別駕賀喜。」豐曰:「何喜可賀?」獄吏曰:「袁將軍大敗而回,君必見重矣。」豐笑曰:「 吾今死矣!」獄吏問曰:「人皆為君喜,君何言死也?」豐曰:「袁將軍外寬而內忌,不念忠誠。若勝而喜,猶能赦我;今戰敗則羞,吾不 望生矣。」

한편, 전풍은 옥중에 있었다. 하루는, 옥리가 찾아와서 전풍에게 말한다.

"별가께 축하드리옵니다."

"뭐가 기쁘다고 축하하는가?"

"원장군께서 대패해 돌아오시니 선생께서 틀림없이 중용되시겠습니다."

전풍이 웃는다.

"나는 이제 죽게 될 것이네!"

"사람들 모두 선생을 위해 기뻐하는데 어찌 죽는다 말씀하십니까?"

"원 장군은 겉으로 용서해도 속으로 미워하고 충성을 생각해주지 않네. 만약 이겨 기쁘면 오히려 나를 사면해줄지도 모르네. 지금 패전해 치욕스러워 할테니 내가 살기를 바라지 못하네."

獄吏未信。忽使者齎劍至,傳袁紹命,欲取田豐之首,獄吏方驚。豐曰:「吾固知必死也。」獄吏皆流淚。豐曰:「大丈夫生於天地間,不 識其主而事之,是無智也!今日受死,夫何足惜!」乃自刎於獄中。後人有詩曰:

옥리가 믿지 못하다가 느닷없이 사자가 보검을 갖고 와 원소의 명령을 전하고 전풍의 머리를 자르려 해서야 옥리가 놀란다. 전풍이 말한다.

"내 틀림없이 죽을 줄 알았다."

옥리들이 모두 눈물흘린다. 전풍이 말한다.

"대장부가 천지간에 태어나 그 주공을 못 알아보고 섬겼으니 지혜롭지 못한 것이다. 오늘 죽은들 무엇이 애석하겠는가!"

이에 옥중에서 자살한다. 뒷날 누군가 시를 남겨 기렸다.

昨朝沮授軍中死,今日田豐獄內亡。
河北棟梁皆折斷,本初焉不喪家邦?

어제 아침 저수가 군중에서 죽고 오늘 전풍이 옥중에서 죽구나
하북의 동량들 모두 절단나니 원본초 어찌 나라를 잃지 않으리

田豐既死,聞者皆為歎惜。袁紹回冀州,心煩意亂,不理政事。其妻劉氏勸立後嗣。紹所生三子,長子袁譚 字顯忠,出守青州,次子袁熙 字顯奕,出守幽州,三子袁尚字顯甫,是紹後妻劉氏所出,生得形貌俊偉,紹甚愛之,因此留在身邊。自官渡兵敗之後,劉氏勸立尚為 後 嗣。紹乃與審配、逢紀、辛評、郭圖四人商議。原來審、逢二人,向輔袁尚;辛、郭二人,向輔袁譚。四人各為其主。

전풍이 죽은 걸 듣고 모두 탄식하고 슬퍼한다. 원소가 기주로 돌아와 마음이 번거롭고 뜻이 어지러워 정사를 처리하지 못한다. 그 아내 유 씨가 후사를 세울 걸 권한다. 원소에게 아들이 셋인데 맏아들 원담 '현충'은 청주를 지키고, 둘째 원희 '현혁'은 유주를 지켰다. 셋째 원상 '현보'는 원소의 후처 유씨가 낳아 생김새가 준수하고 영웅스러워 원소가 몹시 사랑해 곁에 두었다. 관도에서 패전하고 돌아와 유씨가 원상을 후사로 세울 걸 권한다. 원소가 심배, 봉기, 신평, 곽도 네 사람과 상의한다. 원래 심배, 봉기 두 사람은 원상을 보필하려 했고, 신평, 곽도 두 사람은 원담을 보필하려 했다. 네 사람 모두 각각 그들 주공을 위했다.

當下袁紹謂四人曰:「今外患未息,內事不可不早定,吾將議立後嗣。長子譚,為人性剛好殺;次子熙,為人柔懦難成;三子尚,有英雄 之表,禮賢敬士,吾欲立 之。公等之意若何?」郭圖曰:「三子之中,譚為長,今又居外;主公若廢長立幼,此亂萌也。目下軍威稍挫, 敵兵壓境,豈可復使父子兄弟自相爭亂耶?主公且理 會拒敵之策,立嗣之事,再容後議。」

그 자리에서 원소가 네 사람에게 말한다.

"지금 바깥으로 걱정거리가 남아 안으로 일을 어서 정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후사를 세울 걸 의논하려 하오. 맏아들 담은 사람됨이 성질이 거칠고 죽이기를 좋아하오. 둘째 희는 사람됨이 유약하고 성취하기 어렵소. 셋째 상은 영웅스러운 생김새에 현명한 사람들을 예우하고 선비들을 공경해 내가 그를 후사로 세우고 싶소. 그대들 뜻은 어떻소?"

곽도가 말한다.

"세 아드님 가운데 담이 맏이인데다 지금 오랫동안 밖에 나가 있습니다. 주공께서 맏이를 폐해 어린 아들을 세우면 이것은 난리를 싹 트게 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군대가 몹시 꺾여 적병들이 영토를 압박하는데 어찌 다시 부자형제 사이에 다퉈 어지럽게 하겠습니까? 주공께서 우선 적병들을 막을 방책을 처리하시고 후사를 세우는 것은 나중에 의논해도 됩니다."

袁紹躊躇未決。忽報袁熙引兵六萬,自幽州來,袁譚引兵五萬,自青州來,外甥高幹亦引兵五萬,自并州來,各至冀州助戰。紹喜,再整 人馬,來戰曹操。時操引得 勝之兵,陳列於河上,有土人簞食壺漿以迎之。操見父老數人,鬚髮盡白,乃命入帳中賜坐,問之曰: 「老丈 多少年紀?」答曰:「皆近百歲矣。」操曰:「吾軍士驚擾汝鄉,吾甚不安。」父老曰:「桓帝時,有黃星見於楚、宋之分,遼東人殷馗善 觀天文,夜宿於 此,對老漢等言:『黃星見於乾象,正照此間。後五十年,當有真人起於梁、沛之間。』今以年計之,整整五十年。袁本 初重斂於民,民皆怨之。丞相興仁義之師, 弔民伐罪,官渡一戰,破袁紹百萬之眾,正應當時殷馗之言,兆民可望太平矣。」操笑曰:「 何敢當老丈所言?」遂取酒食絹帛賜老人而遣之。號令三軍:如有下鄉 殺人家雞犬者,如殺人之罪。

원소가 망서려 매듭짓지 못하는데 보고가 올라온다. 원희가 병력 6만을 이끌어 유주에서 오고, 원담이 병력 5만을 이끌어 청주에서 오고 , 원소의 생질(누이의 아들) 고간이 병력 5만을 이끌어 병주에서 와서 각각 기주에 도착해 싸움을 도우려 한다는 것이다. 원소가 기뻐해 인마들을 재정비해 조조와 싸우러 간다.

그때 조조가 승전한 병력을 이끌어 하상 河上에 진을 펼치자 주민들이 음식을 싸들고 나와 맞이한다. 조조가 부로(노인의 존칭) 몇사람을 만나는데 다들 수염이며 머리카락이 새하야므로 조조가 안으로 불러 자리를 내어주고 묻는다.

"노인장은 연세가 몇이오?"

"모두 백살 가깝습니다."

"우리 병사들이 그대들 고을을 놀라게 했을까 몹시 불안하오."

"환제 시절, 황성 黃星이 초, 송 별자리에 있었습니다. 요동사람 은규 殷馗가 천문을 잘 봤는데 밤에 여기 머물어 이 늙은이들에게, '황성 이 천상에 나타나 여기를 바로 비추고 있소. 50년 뒤에 진인 真人이 양, 패 사이에 나타날 것이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햇수로 계산 해보니 꼭 50년째입니다. 본초가 백성들을 크게 수탈해 백성들 모두 원망합니다. 승상께서 인의의 군을 일으켜 백성들을 어루만지 시고 죄인을 토벌하러 관도에서 크게 싸워 원소 백만대군을 격파해 예전 은규가 한 말 그대로입니다. 만백성이 태평성대를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조조가 웃는다.

"노인장 말씀을 어찌 감당하겠소?"

술과 음식, 비단을 노인들에게 내려 떠나보낸다. 삼군에게 호령한다.

"촌락에 들어가 백성들 집에서 닭이나 개를 죽인 것도 살인죄와 같다."

於是軍民震服。操亦心中暗喜人報袁紹聚四州之兵,得二三十萬,前至倉亭下寨。操提兵前進,下寨已定。 次日,兩軍相對,各布成陣勢 。操引諸將出陣,紹亦引三子一甥及文官武將出到陣前。操曰:「本初計窮力盡,何尚不思投降?直待刀臨項上,悔無及矣!」紹大 怒, 回顧眾將曰:「誰敢出馬?」袁尚欲於父前逞能,便舞雙刀,揮馬出陣,來往奔馳。操指問眾將曰:「此何人?」有識者答曰:「此袁紹三 子袁尚也。」

이에 군민들이 두려워하며 복종한다. 원소가 4개 주의 병력 2, 3십만을 모아 먼저 창정 倉亭에 야영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조조가 속으 로 기뻐한다. 조조가 군대를 거느려 전진해 야영했다. 다음날 양쪽 군대가 대치해 포진을 마쳤다. 조조가 장수들을 이끌어 출진하고 원소 역시 세 아들, 생질 하나, 문관과 무장들을 이끌어 진앞에 나간다. 조조가 말한다.

"본초는 꾀도 힘도 다했거늘 어찌 투항할 생각을 하지 않는가? 머리에 칼 맞은 뒤에 후회하면 늦을 것이네!"

원소가 크게 노해 장수들을 돌아보며 말한다.

"누가 감히 출마하겠는가?"

원상이 아버지 앞에서 뽐내러 쌍칼을 춤추듯 휘두르며 말을 몰아 출진해 쏜살같이 달려든다. 조조가 그를 가리키며 장수들에게 묻는 다.

"저자는 누군가?"

아는 사람이 답한다.

"원소의 셋째 아들 원상입니다."

言未畢,一將挺槍早出。操視之,乃徐晃部將史渙也。兩騎相交,不三合,尚撥馬刺斜而走。史渙趕來,袁尚拈弓搭箭,翻身背射,正中 史渙左目,墜馬而死。袁紹 見子得勝,揮鞭一指,大隊人馬,擁將過來混戰。大殺一場,各鳴金收軍還寨。操與諸將商議破紹之策。程 昱 獻「十面埋伏」之計,勸操退軍於河上,伏兵十隊,誘紹追至河上;我軍無退路,必將死戰,可勝紹矣。

말을 미처 마치기도 전에 한 장수가 창을 꼬나잡고 벌써 나섰다. 조조가 바라보니 서황의 부하장수 사환이다. 둘이 맞붙어 3합이 못 돼 원상이 말머리를 옆으로 돌려 달아난다. 사환이 뒤쫓자 원상이 활을 들어 화살 매겨 몸 돌려 뒤로 쏜다. 사환이 왼눈을 바로맞아 낙마해 죽는다. 원소가 아들이 이긴 걸 보고 채찍을 휘둘러 지시하자 많은 인마들이 장수를 호위해 몰려와 혼전한다. 한바탕 크게 싸운 뒤 각각 징을 쳐 병사들을 거둬 영채로 돌아간다.

조조가 장수들과 함께 원소를 깰 계책을 상의한다. 정욱이 십면매복 十面埋伏(온통 복병을 두는 것. 겹겹이 에워싸는 것)의 계책을 바치 는데 조조에게 하상으로 퇴각하되 10개 부대를 매복해 원소를 하상까지 유인할 것을 권한다. 아군에게 퇴로가 없어지면 틀림없이 죽을 각오로 싸울테니 원소에게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操然其計。左右各分五隊:左一隊夏侯惇、二隊張遼、三隊李典、四隊樂進、五隊夏侯淵;右一隊曹洪、二隊張郃、三隊徐晃、四隊于禁 、五隊高覽。中軍許褚為先 鋒。次日,十隊先進,埋伏左右已定。至半夜,操令許褚引兵前進,偽作劫寨之勢。袁紹五寨人馬,一齊俱 起 。許褚回軍便走。袁紹引軍趕來,喊聲不絕;比及天明,趕至河上,曹軍無去路。操大呼曰:「前無去路,諸軍何不死戰?」眾軍回身奮力 向前。許褚飛馬當先, 力斬十數將。袁軍大亂。袁紹退軍急回,背後曹軍趕來。

조조가 그 계책을 그럴 듯하다 여긴다. 왼쪽 1대는 하후돈, 2대는 장요, 3대는 이전, 4대는 악진, 5대는 하후연이다. 오른쪽 1대는 조홍, 2 대는 장합, 3대는 서황, 4대는 우금, 5대는 고람이다. 다음날 10개 부대가 먼저 가서 좌우에 매복을 마친다. 한밤중에 조조가 허저에게 병력을 이끌어 전진해 거짓으로 적진을 공격하는 척했다. 원소의 다섯개 영채에서 인마들이 우르르 일어나자 허저가 회군하여 도주한다. 원소가 군을 이끌고 뒤쫓아 함성이 그치지 않는다. 새벽에 이르러 하상까지 뒤쫓아 조조군이 달아날 길이 없다. 조조가 크게 외친다.

"우리 앞에 달아날 길이 없다. 병사들아! 어찌 죽을 각오로 싸우지 않겠는가?"

병사들이 몸을 돌려 힘껏 전진한다. 허저가 말을 내달리며 앞장서 적장 열몇을 참한다. 원소군이 크게 흔들린다. 원소가 퇴각해 급히 돌아가는데 배후에서 조조군이 뒤쫓는다.

正行間,一聲鼓響,左邊夏侯淵、右邊高覽,兩軍衝出。袁紹聚三子一甥,死衝血路奔走。又行不到十里, 左邊樂進、右邊于禁殺出,殺 得袁軍屍橫遍野,血流成渠。又行不到數里,左邊李典、右邊徐晃,兩軍截殺一陣。袁紹父子膽喪心驚,奔入舊寨,令三軍造飯。方欲 待 食,左邊張遼、右邊張郃,逕來衝寨。紹慌上馬,前奔倉亭;人馬困乏,欲待歇息,後面曹操大軍趕來,袁紹捨命而走。

*捨命 /사명/ 목숨을 희생하다. 목숨을 잃을 각오를 하다.

달아나고 있는데 북소리 한바탕 울리더니 왼쪽에서 하후연, 오른쪽에서 고람이 이끄는 2군이 치고 들어온다. 원소가 세 아들, 생질과 함 께 죽기살기로 혈로 血路를 뚫어 달아난다. 다시 10리를 못 가 왼쪽에서 악진, 오른쪽에서 우금이 쏜살같이 튀어나와 원소 군대를 무찔 러 시체가 들판 가득하고 피가 흘러 도랑을 이룬다. 다시 몇리를 못 가 왼쪽에서 이전, 오른쪽에서 서황의 2군이 가로막고 한바탕 무찌른 다.

원소 부자가 간이 오그라들고 가슴이 놀라 영채로 도망쳐 들어가 삼군에게 밥을 지으라 한다. 밥을 기다리고 있는데 왼쪽에서 장요, 오 른쪽에서 장합이 내달려와 영채를 공격한다. 원소가 황급히 말에 올라 창정으로 먼저 달아난다. 인마들이 기진맥진해 쉬려 하는 참에 뒤 쪽에서 조조의 대군이 뒤쫓아와 원소가 죽기살기로 달아난다.

正行之間,左邊曹洪、右邊夏侯惇,擋住去路。紹大呼曰:「若不決死戰,必為所擒矣!」奮力衝突,得脫 重圍。袁熙、高幹皆被箭傷。 軍馬死亡殆盡。紹抱三子痛哭一場,不覺昏倒。眾人急救,紹口吐鮮血不止,歎曰:「吾自歷戰數十場,不意今日狼狽至此!此天喪吾 也 !汝等各回本州,誓與曹賊一決雌雄!」便教辛評、郭圖火急隨袁譚前往青州整頓,恐曹操犯境;令袁熙仍回幽州,高幹仍回并州,各去 收拾人馬,以備調用。袁 紹引袁尚等入冀州養病,令尚與審配、逢紀暫掌軍事。

한창 달아나고 있는데 왼쪽에서 조홍, 오른쪽에서 하후돈이 갈 길을 막아선다. 원소가 크게 외친다.

"죽은 각오로 싸우지 않으면 사로잡히고 말 것이다!"

힘을 떨쳐 충돌해 두터운 포위를 뚫어 탈출한다. 원희와 고간 둘다 화살을 맞아 다쳤다. 군마들이 거의 다 사망했다. 원소가 세 아들을 껴 안아 한바탕 통곡하다 어느새 혼절해 쓰러진다. 사람들이 급히 구하자 원소가 입에서 붉은 피를 토해 그치지 않는다. 원소가 탄식한다.

"내가 여태 수십차례 싸웠지만 오늘 이다지도 낭패를 볼 줄은 생각치 못했다! 이것은 하늘이 나를 버리는 것이다! 너희는 각각 근거지로 돌아가 맹세코 조조 도적놈과 자웅을 겨뤄라!"

신평, 곽도에게 화급히 원담을 따라 먼저 청주로 가서 정돈해 조조의 침공에 대비케 한다. 원희도 다시 유주로 돌아가고, 고간도 다시 병 주로 돌아가 각각 군마들을 수습해 대비하게 한다. 원소가 원상 등을 이끌어 기주로 들어가 요양하고 잠시 심배와 봉기에게 군대사무를 처리케 한다.

卻說曹操自倉亭大勝,重賞三軍,令人探察冀州虛實。細作回報:「紹臥病在。袁尚、審配緊守城池。袁譚、袁熙、高幹皆回本州。」眾皆 勸操急攻之。操曰:「冀 州糧食極廣,審配又有機謀,未可急拔。見今禾稼在田,恐廢民業,姑待秋成後取之未晚。」正議間,忽荀彧有 書到,報說:「劉備在汝南得劉辟、龔都數萬之眾。 聞丞相提軍出征河北,乃令劉辟守汝南,備親自引兵乘虛來攻許昌。丞相可速回軍禦 之。」操大驚,留曹 洪屯兵河上,虛張聲勢。操自提大兵往汝南來迎劉備。

*禾稼 /화가/ 농작물

한편, 조조가 창정에서 대승한 뒤 삼군을 크게 포상하고 사람을 시켜 기주의 허실을 알아보게 한다. 세작이 돌아와 알린다.

"원소는 와병 중이고, 원상, 심배가 성지(도시)를 굳게 지킵니다. 원담, 원희, 고간은 모두 근거지로 돌아갔습니다."

사람들 모두 조조에게 서둘러 공격하라 권한다. 조조가 말한다.

"기주는 식량이 극히 많고 심배 또한 기모(책략)가 있어 아직 급히 함락할 수 없소. 지금 살펴보면, 곡식이 자라고 있어 백성들의 생업을 해칠까 두려우니 잠시 가을걷이까지 기다려 공격해도 늦지 않소."

의논하고 있는데 순욱의 서찰이 도착한다. 내용은 이렇다.

"유비가 여남에서 유벽과 공도의 무리 수만명을 얻었습니다. 승상께서 군을 거느려 하북으로 출정한 것을 들은 유비가 유벽에게 여남을 지키게 하는 한편, 스스로 병력을 이끌어 빈틈을 타서 허창을 공격하려 합니다. 승상께서 어서 회군해 막으십시오."

조조가 크게 놀라 조홍을 남겨 하상에 주둔해 허장성세를 부리게 한다. 조조 스스로 대병력을 이끌어 여남으로 유비를 맞으러 간다.

卻說玄德與關、張、趙雲等,引兵欲襲許都。行近穰山地面,正遇曹兵殺來,玄德便於穰山下寨。軍分三隊:雲長屯兵於東南角上,張飛 屯兵於西南角上,玄德與趙 雲於正南立寨。曹操兵至,玄德鼓譟而出。操布成陣勢,叫玄德打話。玄德出馬於門旗下。操以鞭指罵 曰:「 吾待汝為上賓,汝何背義忘恩?」玄德曰:「汝託名漢相,實為國賊!吾乃漢室宗親,奉天子密詔,來討反賊!」遂於馬上朗誦衣帶詔。

한편, 현덕이 관, 장, 조운 등과 함께 병력을 이끌어 허도를 습격하려 한다. 양산 가까이 이르러 조조군이 들이닥쳐 현덕이 양산에 야영한다. 병사들을 3개 부대로 나눠 운장이 동남쪽에 주둔하고 장비가 서남쪽에 주둔하고 현덕과 조운이 정남쪽에 진지를 세운다. 조조군이 이르자 현덕이 북소리 울리며 출격한다. 조조가 포진하자 현덕을 불러내어 이야기한다. 현덕이 군문의 깃발 아래에서 출마한다. 조조가 채찍으로 가리켜며 욕한다.

"내 너를 상빈으로 대했거늘 너는 어찌 의리를 저버리고 은혜를 잊었냐?"

"네가 이름은 한나라 승상이나 참으로 국가역적이다! 내가 한실종친으로 천자의 밀조를 받들어 반적을 토벌하러 왔다!"

말 위에서 의대의 밀조(천자가 동승에게 내린 허리띠 속의 비밀조서)를 낭송한다.

操大怒,教許褚出戰。玄德背後趙雲,挺槍出馬。二將相交,三十合不分勝負。忽然喊聲大震,東南角上,雲長衝突而來;西南角上,張 飛引軍衝突而來。三處一齊掩殺。曹軍遠來疲困,不能抵當,大敗而走。玄德得勝回營。

조조가 크게 노해 허저더러 싸우러 나가라 한다. 현덕 뒤에서 조운이 창을 꼬나잡아 출마한다. 두 장수가 붙어 30합이 되도록 승부가 나지 않는다. 홀연히 함성이 크게 일더니 동남쪽에서 운장이 충돌해온다. 서남쪽에서는 장비가 병사들을 이끌어 충돌해온다. 세 군데에서 우르르 덮친다. 조조군이 멀리 와서 피곤해 막아내지 못해 대패해 달아난다. 현덕이 이겨 진지로 돌아온다.

次日,又使趙雲搦戰。操兵旬日不出。玄德再使張飛搦戰,操兵亦不出。玄德愈疑。忽報龔都運糧至,被曹軍圍住,玄德急令張飛去救。 忽又報夏侯惇引軍抄背後逕取汝南,玄德大驚曰:「若如此,吾前後受敵,無所歸矣!」急遣雲長救之。兩軍皆去。

다음날 다시 조운을 내보내 싸움을 건다. 조조군이 열흘간 나오지 않는다. 현덕이 다시 장비를 보내 싸움을 걸지만 조조군이 역시 나오지 않는다. 현덕이 더욱 의심한다. 공도가 군량을 운반하다 조조군에게 포위됐다는 급보가 들어와 현덕이 장비더러 급히 구원하라 명한다. 또한 하후돈이 군을 이끌고 배후를 공격해 곧장 여남을 취한다는 급보가 전해져 현덕이 크게 놀라 말한다.'

"이렇다면 우리 앞뒤로 적병을 맞아 돌아갈 곳이 없게 된다!"

급히 운장더러 구원하게 한다. 양쪽 부대가 모두 떠났다.

不一日,飛馬來報夏侯惇已打破汝南,劉辟棄城而走,雲長現今被圍。玄德大驚。又報張飛去救龔都,也被圍住了。玄德急欲回兵,又恐 操兵後襲。忽報寨外許褚搦戰,玄德不敢出馬。候至天明,教軍士飽餐,步軍先起,馬軍後隨,寨中虛傳更點。玄德等離寨約行數里, 轉 過土山,火把齊明,山頭上大呼曰:「休教走了劉備!丞相在此專等!」玄德慌尋路走。趙雲曰:「主公勿憂,但跟某來。」趙雲挺槍躍馬 ,殺開條路,玄德掣雙 股劍後隨。

*更點 /경점, 갱점/ 경점은 고대 시각을 표시하던 방법. 그러나 본문에선 점호를 다시 한다는 뜻으로 보임

하루가 안 지나 말을 내달려 급보를 전하는데, 하후돈이 벌써 여남에서 격파해 유벽이 성을 버려 달아나고 운장은 지금 포위돼 있다는 것이다. 현덕이 크게 놀란다. 다시 공도를 구하러 간 장비 역시 포위돼 있다는 급보가 전해진다. 현덕이 서둘러 군대를 돌리려 하지만 조조군이 배후를 습격할까 두렵다. 영채 밖에 허저가 와서 싸움을 걸지만 현덕이 감히 출마하지 못한다. 새벽이 되기를 기다려 병사들을 배불리 먹인 뒤 보병을 앞서 가게 해 기병을 뒤따르게 하고 영채 안에서는 거짓으로 점호하는 척한다. 현덕 등이 영채를 떠나 몇리 를 가서 흙산을 돌아지나는데 횃불이 한꺼번에 타오르고 산꼭대기에서 크게 외친다.

"유비는 거기 멈춰라! 승상께서 여기서 기다리고 계셨다!"

유비가 황급히 달아날 길을 찾는다. 조운이 말한다.

"주공! 걱정 마십시오! 제게 바짝 붙으십시오!"

조운이 창을 꼬나쥐어 말을 내달려 쳐나가며 한줄기 길을 뚫고 현덕이 쌍고검을 쥐어 뒤따른다.

正戰間,許褚追至,與趙雲力戰。背後于禁、李典又到。玄德見勢危,落荒而走。聽得背後喊聲漸遠,玄德望深山僻路,單馬逃生。捱到 天明,側首一彪軍衝出。玄 德大驚,視之,乃劉辟引敗軍千餘騎,護送玄德家小前來;孫乾、簡雍、糜芳亦至,訴說:「夏侯惇軍勢甚 銳 ,因此棄城而走。曹兵趕來,幸得雲長當住,因此得脫。玄德曰:「不知雲長今在何處?」劉辟曰:「將軍且行,卻再理會。」

싸우는데 허저가 따라붙어 조운과 한바탕 싸운다. 뒤에서 우금과 악전도 당도한다. 사세가 위급하자 현덕이 황망히 달아난다. 뒤에서 들 리는 함성이 점점 멀어지고 현덕은 깊은 산속 외딴 길로 달아나 홀로 말을 몰아 목숨을 건지려 한다. 간신히 새벽이 되었는데 옆에서 1군이 튀어나온다. 현덕이 크게 놀라 바라보니 다름아닌 유벽이 패잔군 1천여 기를 이끌고 현덕의 식구를 호송해 오고 있다. 손건, 간옹, 미방도 도착해 이야기한다.

"하후돈의 군세가 매우 날카로워 저희가 성을 버려 달아났습니다. 조조 병력이 뒤쫓는 걸 다행히 운장이 가로막아 벗어나게 됐습니다."

"운장이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르오?"

유벽이 말한다.

"장군께서 우선 출발하십시오. 그건 다시 알아보겠습니다."

行到數里,一棒鼓響,前面擁出一彪人馬。當先大將,乃是張郃,大叫:「劉備快下馬受降!」玄德方欲退後,只見山頭上紅旗麾動,一 軍從山塢內擁出,為首大將,乃高覽也。玄德兩頭無路,仰天大呼曰:「天何使我受此窘極耶!事勢至此,不如就死!」欲拔劍自刎。 劉 辟急止之曰:「容某死戰,奪路救君。」言訖,便來與高覽交鋒。戰不三合,被高覽一刀砍於馬下。

몇리를 가자 북소리 한차례 울리더니 앞쪽에 한떼의 인마가 밀어닥친다. 앞장선 대장은 바로 장합, 크게 외친다.

"유비! 어서 말에서 내려 투항하라!"

유비가 뒤로 물러서려는데 산꼭대기 위에서 붉은 깃발이 나부끼고 1군이 산속 으슥한 데에서 들이닥친다. 앞장선 대장은 바로 고람이다. 현덕이 양쪽 모두 막히자 하늘을 우러러 크게 외친다.

"하늘은 어찌해 이다지도 나를 궁지에 몰아넣는가? 사세가 이렇다면 죽는 것만 못하리라!"

검을 뽑아 자살하려 한다. 유벽이 급히 말려 말한다.

"제가 죽기로 싸워 길을 뚫어 사군을 구하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달려가 고람과 창칼을 섞는다. 3합을 못 넘겨 고람에게 한칼에 베여 낙마한다.

玄德正慌,方欲自戰,高覽後軍忽然自亂,一將衝陣而來,槍起處,高覽翻身落馬。視之,乃趙雲也。玄德大喜。雲縱馬挺槍,殺散後隊 ,又來前軍獨戰張郃。郃與雲戰三十餘合,撥馬敗走。雲乘勢衝殺,卻被郃兵守住山隘,路窄不得出。

현덕이 황급해 직접 싸우려는데 고람의 후군이 갑자기 어지러워진다. 한 장수가 쳐들어오는데 창을 휘두르자 고람이 고꾸라져 낙마한다. 바라보니 바로 조운이다. 현덕이 크게 기뻐한다. 조운이 말을 내달려 창을 꼬나쥐어 후군을 무찌르고 앞으로 내달려 홀로 장합과 싸운다. 장합이 조운과 30합 남짓 싸워 말머리를 돌려 패주한다. 조운이 기세를 타서 쳐부수다가 장합군이 산속 길목을 가로막는데 길이 좁아 탈출할 수 없다.

正奪路間,只見雲長、關平、周倉引三百軍到。兩下夾攻,殺退張郃。各出隘口,占住山險下寨。玄德使雲長尋覓張飛。原來張飛去救龔 都,龔都已被夏侯淵所殺。飛奮力殺退夏侯淵,迤邐趕去,卻被樂進引軍圍住。雲長路逢敗軍,尋蹤而去,殺退樂進,與飛同回見玄德。

길을 뚫고 있는데 운장, 관평, 주창이 3백 군마를 이끌어 도착한다. 양쪽에서 협공해 장합을 무찔러 쫓아버린다. 각각 애구(산을 오가는 좁고 거친 입구)를 빠져나와 산험(산세가 험난한 곳)에 자리잡아 야영한다. 현덕이 운장에게 장비를 찾아보게 한다. 원래 장비는 공도 를 구하러 갔지만 공도를 하후연이 이미 죽인 뒤였다. 장비가 힘을 떨쳐 하후연을 무찔러 계속 뒤쫓다가 도리어 악진군에게 포위당 했다. 운장이 길에서 패잔병들을 만나 그곳을 물어 찾아가 악진을 무찔러 내쫓고 장비와 함께 돌아와 현덕을 만난다.

人報曹軍大隊趕來,玄德教孫乾等保護老小先行。玄德與關、張、趙雲在後,且戰且走。操見玄德去遠,收軍不趕。玄德敗軍不滿一千, 狼狽而奔。前至一江,喚土 人問之,乃漢江也。玄德權且安營。土人知玄德,奉獻羊酒,乃聚飲於沙灘之上。玄德歎曰諸:「諸君皆有 王 佐之才,不幸跟隨劉備。備之命窘,累及諸君。今日身無立錐,誠恐有誤諸君。君等何不棄備而投明主,以取功名乎?」

조조 대군이 뒤쫓는다는 보고가 들어오므로 현덕이 손건 등에게 식구를 데리고 선행하게 한다. 현덕이 관, 장, 조운과 함께 뒤를 맡아 싸 우다 달아나다를 되풀이한다. 현덕이 멀리 달아난 걸 보고 조조가 군을 거둬 더 이상 뒤쫓지 않는다. 현덕의 패잔병이 1천이 못 돼 허겁지겁 달아난다. 어느 강에 이르러 토인(지역주민)을 불러 물으니 바로 한강이다. 현덕이 잠시 주둔한다. 토인들이 현덕을 알아봐 양고기와 술을 바쳐 강가 모래밭에서 모여 음주한다. 현덕이 탄식해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대들 모두 왕좌지재(왕을 모실 큰 벼슬을 할 재주)인데 불행히 이 사람 유비를 따라다니고 있소. 내 운명이 군색해 그대들에게도 누를 끼치오. 오늘날 송곳 하나 꽂을 땅이 없어 참으로 그대들을 그르칠까 두렵소. 그대들은 어찌 나를 버려 밝은 주공을 찾아 공명을 세우려 하지 않소?"

眾皆掩面而哭。雲長曰:「兄言差矣。昔日高祖與項羽爭天下,數敗於羽,後九里山一戰成功,而開四百年 基業。勝負兵家之常,何可自 隳其志?」孫乾曰:「成敗有時,不必傷心。此離荊州不遠。劉景升坐鎮九州,兵強糧足,更且與公皆漢室宗親,何不往投之?」玄德 曰 :「但恐不容耳。」乾曰:「某願先往說之,使景升出境而迎主公。」

모두 얼굴을 가리고 운다. 운장이 말한다.

"형장 말씀이 틀렸소. 옛날 고조 황제께서 항우와 천하를 다퉈 몇번이나 항우에게 패하지만 뒷날 구리산 싸움에서 한번 성공해 사백년 토대를 여셨소. 이기고 지는 건 병가에서 흔한 일인데 어찌 스스로 뜻을 꺾겠소?"

손건이 말한다.

"성공과 실패에 때가 있으니 상심하실 필요 없습니다. 여기서 형주까지 멀지 않습니다. 유경승께서 9주를 장악해 병력이 강하고 식량이 넉넉한데다 주공과 함께 한실종친인데 어찌 그를 찾아가시지 않습니까?"

"받아들이지 않을까 걱정이오."

"제가 먼저 가서 유세해 유경승으로 하여금 출경(나라, 고을 등의 경계를 넘음)해 주공을 영접하게 하겠습니다."

玄德大喜,便令孫乾星夜往荊州。到郡入見劉表。禮畢,劉表問曰:「公從玄德,何故至此?」乾曰:「劉使君天下英雄,雖兵微將寡,而 志欲匡扶社稷。汝南劉 辟、龔都素無親故,亦以死報之。明公與使君,同為漢室之冑;今使君新敗,欲往江東投孫仲謀。乾諫言曰: 『不 可背親而向疏。荊州劉將軍禮賢下士,士歸之如水之投東,何況同宗乎?』因此使君特使乾先來拜白,惟明公命之。」

현덕이 크게 기뻐해 손건에게 그날밤 형주로 가게 한다. 손건이 고을에 도착해 유표를 만나 인사를 마쳐 유표가 묻는다.

"그대는 현덕을 따르는데 무슨 까닭으로 여기 왔소?"

"유사군께서 천하영웅이십니다. 비록 병력은 미미하고 따르는 장수는 적더라도 그 뜻은 종묘사직을 바로잡는 데 있습니다. 여남의 유벽과 공도가 평소 친하지 않았는데도 죽음으로써 그에게 보답하였습니다. 명공과 사군 모두 한실의 후예이십니다. 지금 사군께서 방금 패하시고 강동의 손중모를 찾아가려 하였습니다. 제가 '친지를 버리고 남을 찾아가는 건 옳지 않습니다. 형주의 유장군께서 어진 이를 예 우하고 몸을 낮춰 선비들을 사귀어 선비들이 물이 동쪽으로 흐르듯 그에게 의지하고 있는데 하물며 같은 종친을 어찌 대우하지 않겠습 니까?'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사군께서 특별히 저를 먼저 보내 인사드리오니 명공께서 명을 내려주십시오."

表大喜曰:「玄德,吾弟也。久欲相會,而不可得。今肯惠顧,實為幸甚。」蔡瑁譖曰:「不可。劉備先從呂布,後事曹操,近投袁紹,皆 不克終,足可見其為人。 今若納之,曹操必加兵於我,枉動干戈;不如斬孫乾之首,以獻曹操,操必重待主公也。」孫乾正色曰: 「乾非 懼死之人也。劉使君忠心為國,非曹操、袁紹、呂布等比。前此相從,不得已也。今聞劉將軍漢朝苗裔,誼切同宗,故千里相投。爾何獻 讒而妒賢如此耶!」

*惠顧 /혜고/ 은혜를 베풀어 돌보아줌. 남이 자기를 찾아오는 걸 높여서 이르는 말.

유표가 크게 기뻐한다.

"현덕은 내 아우 같소. 오래전부터 만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소. 지금 왕림한다니 참으로 행심(매우 행운)이오."

채모가 모함한다.

"옳지 않습니다. 유비는 먼저 여포를 따르다 그뒤 조조를 따랐고 요새 원소에게 갔지만 모두 끝까지 있지 않았으니 그 사람됨을 알고도 남습니다. 지금 그를 받아들이면 조조가 우리에게 병력을 동원해 부질없이 전쟁이 벌어집니다. 손건의 머리를 베어 조조에게 바쳐 조 조가 주공을 무겁게 대우하게 만드는 것만 못합니다."

손건이 정색해 말한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 하는 사람이 아니다. 유사군께서 충심으로 나라를 위하시니 조조, 원소, 여포 같은 무리가 아니다. 예전에 그들과 상 종한 건 부득이해서다. 지금 유장군을 한나라 묘예(후손)라 듣고 같은 종친이라 여기는 마음이 절실해 천릿길을 찾아왔다. 너는 어찌 이다지도 어진이를 모함하고 시기하냐!"

劉表聞言,乃叱蔡瑁曰:「吾主意已定,汝勿多言。」蔡瑁慚恨而出。劉表遂命孫乾先往報玄德,一面親自出郭三十里迎接。玄德見表, 執禮甚恭。表亦相待甚厚。玄德引關、張等拜見劉表,表遂與玄德同入荊州,分撥院宅居住。

유표가 듣고 채모를 꾸짖는다.

"내 뜻은 정해졌으니 여러말 하지마라."

채모가 부끄럽고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 나간다. 유표가 손건더러 먼저 가서 현덕에게 알리게 하는 한편, 스스로 성곽 밖으로 30리를 나 가 영접한다. 현덕이 유표를 만나 예절을 갖춰 몹시 공손하다. 유표 역시 대우가 몹시 두텁다. 현덕이 관, 장 등을 이끌어 유표에게 인사 시킨다. 유표가 현덕과 함께 형주로 들어가 집을 내어줘 살게 한다.

卻說曹操探知玄德已往荊州,投奔劉表,便欲引兵攻之。程昱曰���「袁紹未除,而遽攻荊、襄,倘袁紹從北而起,勝負未可知矣。不如還 兵許都,養軍蓄銳,待來年春煖,然後引兵先破袁紹,後取荊、襄。南北之利,一舉可收也。」

한편, 현덕이 형주로 가서 유표에게 의탁한 것을 탐지한 조조가 병력을 이끌어 공격하려 한다. 정욱이 말한다.

"원소를 아직 없애지 못한 채 서둘러 형양을 치다가 만약 원소가 북쪽에서 군을 일으키면 승부를 알 수 없게 됩니다. 허도로 철군 해 병력을 기르고 갈고닦아 내년 봄날, 병력을 이끌어 먼저 원소를 격파한 뒤 형양을 취하는 것만 못합니다. 남북에서 승리를 한번에 거둘 수 있습니다."

操然其言,遂提兵回許都。至建安八年,春正月,操復商議興兵。先差夏侯惇、滿寵鎮守汝南,以拒劉表;留曹仁、荀彧守許都;親統大 軍前赴官渡屯紮。

조조가 그렇게 여겨 허도로 철군한다. 건안 8년 봄, 음력 정월, 조조가 다시 출병을 상의한다. 먼저 하후돈과 만총을 보내 여남을 수비해 유표를 막게 한다. 조인과 순욱을 남겨 허도를 지키게 한다. 조조 스스로 대군을 통솔해 관도로 가서 주둔한다.

且說袁紹自舊歲感冒吐血症候,今方稍愈,商議欲攻許都。審配諫曰:「舊歲官渡、倉亭之敗,軍心未振,尚當深溝高壘,以養軍民之力 。」

한편, 원소가 지난해 감모(감기증상), 토혈 등의 증후에서 이제 조금씩 낫자 상의해서 허도를 공격하려 한다. 심배가 간언한다.

"지난해 관도와 창정에서 패해 아직 군심 軍心이 부진하니 지금은 마땅히 해자를 깊게 파고 보루를 높여 군대와 백성의 힘을 길러야 합니다."

正議間,忽報曹操進兵官渡,來攻冀州。紹曰:「若候兵臨城下,將至河邊,然後拒敵,事已遲矣。吾當自領大軍出迎。」袁尚曰:「父親 病體未痊,不可遠征。兒 願提兵前去迎敵。」紹許之,遂使人往青州取袁譚,幽州取袁熙,并州取高幹,四路同破曹操。正是:纔向汝南 鳴戰鼓,又從冀北動征鼙。未知勝負如何,且看下文 分解。

*冀北 /기북/ 지명. 기주 북부. 지금의 하북성.
*鼙 /비/ 말 위에 올려놓고 두드리는 작은 북.

의논하고 있는데 급보가 날아든다. 조조가 관도로 진군해 익주를 치러 온다는 것이다. 원소가 말한다.

"만약 적병을 성밑에 오도록 기다려 적병이 황하 강가에 다다른 뒤 막으려 한다면, 일이 이미 늦게 될 것이오. 내 몸소 대군을 거느려 나 가서 맞이해야겠소."

원상이 말한다.

"부친께서 병든 몸이 아직 낫지 않으셔 멀리 출정하시면 안 됩니다. 제가 병력을 거느려 먼저 가서 적병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원소가 허락해 사람을 보내 청주에서 원담, 유주에서 원희, 병주에서 고간을 취해 4로에서 동시에 조조를 격파하려 한다.

방금 여남에서 전쟁의 북소리 그치자 다시 기북에서 싸움의 북소리 울리구나

승부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에 풀리리다.

다음 회

"무릇 천리마 하루 천리를 가지만 느린 말도 열흘이면 역시 간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 則亦及之矣" (순자 荀子)
나관중 羅貫中이 쓰고 모종강 毛宗崗이 개수한 삼국연의 三國演義 원본을 한문-한글 대역 對譯으로 번역해봤습니다.
2009년부터 7년간 번역해 제 블로그에 올린 걸 홈페이지로 만들었습니다.

정만국(daramzu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