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삼국지 原文三國志

앞 회

第百零四回 隕大星漢丞相歸天 見木像魏都督喪膽

제104회 한나라 승상이 큰별이 떨어지자 하늘로 돌아가고 위나라 도독이 나무인형을 보고 간담이 떨어진다

卻說姜維見魏延踏滅了燈,心中忿怒,拔劍欲殺之。孔明止之曰:「此吾命當絕,非文長之過也。」維乃收劍。孔明吐血數口,臥倒床 上,謂魏延曰:「此是司馬懿料吾有病,故令人來試探虛實。汝可急出迎敵。」魏延領命,出帳上馬,引兵殺出寨來。夏侯霸見了魏延, 慌忙引軍退走。延追趕二十餘里方回。孔明令魏延自回本寨把守。

한편, 강유는 위연이 등불을 밟아서 꺼트리자, 마음 속으로 분노해, 검을 뽑아 죽이려 한다. 공명이 막으며 말한다.

“내 목숨이 끊어질 운명이지, 문장( 위연의 자 )의 잘못이 아니오.”

이에 강유가 검을 거둔다. 공명이 피를 수차례 토하더니, 침대 위에 쓰러져 누워, 위연에게 말한다.

“이것( 사마의가 군대를 보낸 것 )은 사마의가 내게 병이 있는 줄 알고, 사람들을 시켜 허실을 캐어보려 온 것이오. 어서 나가서 대적하시 오.”

위연이 명령을 받고, 장막을 나가 말에 올라 군을 이끌고 영채 밖으로 달려간다. 하후패가 위연을 보고, 황망히 군을 이끌고 퇴각한 다. 위연이 2십 리 남짓 추격하고서야 돌아온다. 공명이 위연에게 본진으로 돌아와 파수把守( 호위/ 경비 )하라 한다.

姜維入帳,直至孔明榻前問安。孔明曰:「吾本欲竭忠盡力,恢復中原,重興漢室;奈天意如此,吾旦夕將死。吾平生所學,已著書二 十四篇,計十萬四千一百一十二字,內有八務、七戒、六恐、五懼之法。吾遍觀諸將,無人可授,獨汝可傳我書。切勿輕忽!」維哭拜而 受。孔明又曰:「吾有『連弩』之法,不曾用得。其法矢長八寸,一弩可發十矢,皆畫成圖本。汝可依法造用。」維亦拜受。孔明又曰:「 蜀中諸道,皆不必多憂;惟陰平之地,切須仔細。此地雖險峻,久必有失。」又喚馬岱入帳,附耳低言,授以密計;囑曰:「我死之後,汝 可依計行之。」岱領計而出。

강유가 군막으로 들어가, 공명의 침상 앞으로 바로 가서 문안한다. 공명이 말한다.

“내가 본래 충성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중원을 회복하고, 한실( 한나라 황실 )을 중흥하려 했소. 그러나 하늘의 뜻이 이와 같으니, 내가 단석( 아침저녁 / 짧은 시간 / 곧 )에 죽을 것이오. 내가 평생에 배운 것을 이미 24편의 책, 14112 자字로 그 안에 팔무八務( 여덟 가지 필 요 사항 ), 칠계七戒( 일곱 가지 주의 사항 ), 육공六恐( 여섯 가지 공포 ), 오구五懼( 다섯 가지 두려움 )를 저술했소. 내가 여러 장수를 두루 살폈지만, 아무도 이 책을 받을 수 없고, 오로지 그대에게만 내 책을 전할 수 있겠소. 절대 소홀하지 마시오!”

강유가 소리내어 울며 절을 올리고 받는다. 공명이 다시 말한다.

“내게 ‘연노법( 연발로 쏘는 쇠뇌의 사용법 )'이 있지만 아직 사용하지 못했소. 그 연노법에서 화살 길이는 8촌이고 연노 하나로 화살 열 개를 쏘는데, 모든 도본( 설계도 )을 완성했소. 그대가 그 법에 따라 만들어 쓰시오.”

강유가 역시 절을 올리고 받는다. 공명이 다시 말한다.

“촉나라 안의 여러 도로는 모두 크게 걱정할 것이 없소. 오로지 음평을 반드시 자세히 살펴야 하니, 이 땅은 비록 험준하지만, 먼훗날 틀림없이 위험이 닥칠 것이오.”

다시 마대를 군막 안으로 불러 귓속말로 비밀 계책을 전하며, 부탁한다.

“내가 죽은 뒤, 이 계책을 실행하시오.”

마대가 계책을 받고 나간다.

少頃,楊儀入。孔明喚至榻前,授與一錦囊,密囑曰:「我死,魏延必反;待其反時,汝與臨陣,方開此囊。那時自有斬魏延之人也。」孔 明一一調度已畢,便昏然而倒,至晚方蘇,便連夜表奏後主。後主聞奏大驚,急命尚書李福,星夜至軍中問安,兼詢後事。李福領命,趲 程赴五丈原,入見孔明,傳後主之命,問安畢。孔明流涕曰:「吾不幸中道喪亡,虛廢國家大事,得罪於天下。我死後,公等宜竭忠輔主 。國家舊制,不可改易;吾所用之人,亦不可輕廢。吾兵法皆授與姜維,他自能繼吾之志,為國家出力。吾命已在旦夕,當即有遺表上奏 天子也。」李福領了言語,匆匆辭去。

*調度 /조도/ 배치, 안배
*趲程 /찬정/ 길을 재촉함. 서두름.
*改易 /개역/ 변경.

잠시 뒤, 양의가 들어온다. 공명이 침상 앞까지 불러서, 비단 주머니 하나를 주며, 은밀히 부탁한다.

“내가 죽으면 위연이 틀림없이 반역할 것이오. 반란이 일어나기를 기다려, 이 주머니를 열어보시오. 그때 위연을 벨 사람이 저절로 나타 날 것이오.”

공명이 하나하나 지시를 마치더니, 곧 혼절해 쓰러져, 저녁이 돼서야 깨어나, 그날 밤 후주에게 표를 올려 아뢴다. 후주가 표를 듣고 크게 놀라, 급히 상서 이복에게 한밤중에 군중으로 가서 문안하고 아울러 뒷일을 묻게 한다. 이복이 어명을 받고 길을 재촉해 오장원으로 가 서 공명을 만나러 들어가 후주의 명을 전하고 문안을 마친다. 공명이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내가 불행히 중도에 사망해, 국가대사를 저버리니, 천하에 죄를 짓는 것이오. 내 사후에 공들께서 마땅히 충성을 다해 주상을 보필하시 고 국가의 옛 제도는 변경하지 마시오. 내가 등용한 사람들도 함부로 폐하지 마시오. 내 병법은 모두 강유에게 전수하니, 그는 스스로 능 히 내 뜻을 이어, 국가를 위해 힘을 다할 것이오. 내 목숨이 이미 단석에 걸렸으니, 즉시 표를 보내 천자께 아뢰야겠소.”

이복이 그 언어言語를 받들어, 총총히 작별하고 떠난다.

孔明強支病體,令左右扶上小車,出寨遍觀各營;自覺秋風吹面,徹骨生寒,乃長嘆曰:「再不能臨陣討賊矣!悠悠蒼天,曷此其極! 」嘆息良久。回到帳中,病轉沉重,乃喚楊儀分付曰:「王平、廖化、張嶷、張翼、吳懿等,皆忠義之士,久經戰陣,多負勤勞,堪可委用 。我死之後,凡事俱依舊法而行。緩緩退兵,不可急驟。汝深通謀略,不必多囑。姜伯約智勇足備,可以斷後。」楊儀泣拜受命。孔明令 取文房四寶,於榻上手書遺表,以達後主。表略曰:

*急驟 /급취/ 급속. 급하게 서두름.

공명이 병든 몸을 억지로 끌고, 좌우 사람들에게 그를 작은 수레로 부축해 태우게 하더니, 영채를 나가서 각각의 영채를 두루 살핀다. 가 을바람이 얼굴에 불어오고, 뼛속까지 한기가 느껴지자, 장탄식한다.

“다시는 전장에서 역적을 토벌하지 못하겠구나! 유유한 푸른 하늘아, 언제나 이 슬픔이 끝나랴!”

한참을 탄식하다가 군막 안으로 돌아오니, 병세가 더욱 위중해져, 양의를 불러 분부한다.

“왕평, 요화, 장의, 장익, 오의 들은 모두 충의지사忠義之士로서, 오랫동안 전쟁을 경험하고, 부지런히 많은 일을 했으니, 믿고 쓸 수 있 소. 내가 죽은 뒤 무릇 모든 일은 옛 법에 따라 행하시오. 천천히 군대를 물려야지, 급하게 서두르지 마시오. 그대는 모략에 통달하니, 그 대에게 이것저것 많은 것을 부탁할 필요는 없겠소. 강백약( 강유 )은 지혜와 용기를 족히 갖추어, 능히 단후斷後( 군대 철수 시 후방의 엄 호 )를 할 수 있을 것이오.”

양의가 눈물 흘리며 절을 올리고 명령을 받는다. 공명이 문방사보文房四寶( 종이, 붓, 묵, 벼루 )를 가져 오게 하여, 침대 위에서 표를 써 서 후주에게 전하게 한다. 그 내용은 대략 이렇다.

伏聞生死有常,難逃定數;死之將至,愿盡愚忠:臣亮賦性愚拙,遭時艱難,分符擁節,專掌鈞衡,興師北伐,未獲成功;何期病入膏肓 ,命垂旦夕,不及終事陛下,飲恨無窮!伏愿陛下:清心寡欲,約己愛民;達孝道於先皇,布仁恩於宇下;提拔幽隱,以進賢良;屏斥奸 邪,以厚風俗。

*賦性 /부성/ 천성, 품성. 운명.
*分符 /분부/ ‘부절’을 잘라서 나눔. 임금이 신하에게 벼슬을 내리며, 부절을 잘라서 신의의 증표로 준 것. 벼슬을 내림.
*鈞衡 /균형/ 국가의 중책. 국가에서 중대한 임무를 맡은 사람.
*膏肓 /고황/ 심장과 횡격막 사이의 부분. 고대 의학에서 약물이 도달하기 어렵다고 본 부위.
*宇下 /우하/ 어떤 사람이 관장하거나 다스리는 영역.
*提拔 /제발/ 촉진, 증진. 선발.
*幽隱 /유은/ 은거하며 벼슬길에 나가지 않은 선비.
*屏斥 /병척/ 제거.

‘제가 듣기에, 생사유상生死有常( 죽고 사는 것은 정해져 있음 )이니, 정해진 운수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저의 죽음이 곧 닥쳐올 것이니, 바라옵건대 저의 충정을 다할까 합니다. 신 ‘량’은 천성이 어리석고 못난데, 어려운 시대를 만나, 벼슬을 받아 부절을 쥐고, 국가의 중책을 장악해, 군대를 일으켜 북쪽을 정벌하려 했으나, 아직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어찌 질병이 고황까지 들어가 목숨이 단석 에 걸릴 줄 알았겠습니까? 폐하를 끝까지 모시지 못하게 됐으니 한을 머금음이 무궁합니다! 바라옵건대 폐하께서는 마음을 맑게 하고 욕 심을 적게 하시며,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백성을 사랑하십시오. 선황先皇( 선대 황제 즉 유현덕 )께 효도를 다하시고 폐하께서 다스리는 사람들에게 인애와 은덕을 베푸십시오. 숨은 선비를 선발함으로써 덕성과 재능이 있는 이들을 등용하십시오. 간사한 무리를 제거함으 로써 풍속을 아름답게 하십시오.’

臣家成都,有桑八百株,薄田十五頃,子弟衣食,自有餘饒。至於臣在外任,別無調度,隨身衣食,悉仰於官,不別治生,以長尺寸。臣 死之日,不使內有餘帛,外有贏財,以負陛下也。

*餘饒 /여요/ 풍요, 부유.
*治生 /치생/ 가업을 경영함. 생계를 도모함.
*贏財 /영재/ 남은 재산.

‘신의 집이 성도에 있사온데, 뽕나무 8백 그루, 박전薄田( 곡물이 잘 자라지 않는 밭 )이 15 경頃( 100묘畝 또는 6.7 헥타르의 넓이 )이라, 자제子弟가 입고 먹는 것은 넉넉합니다. 신이 외지에서 근무하게 되어, 따로 가져오는 것 없이, 제 신변의 옷과 음식은 모두 관청에 의뢰 하였으나 따로 생계에 한 치도 보태지 않았습니다. 신이 죽는 날에 안으로 착복한 비단이나 밖으로 축적한 재산이 드러나서 폐하의 신 의를 저버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孔明寫畢,又囑楊儀曰:「吾死之後,不可發喪。可作一大龕,將吾尸坐於龕中;以米七粒,放吾口內;腳下用明燈一盞;軍中安靜如 常,切勿舉哀:則將星不墜。吾陰魂更自起鎮之。司馬懿見將星不墜,必然驚疑。吾軍可令後寨先行,然後一營一營緩緩而退。若司馬懿 來追,汝可布成陣勢,回旗返鼓。等他來到,卻將我先時所雕木像,安於車上,推出軍前,令大小將士,分列左右。懿見之必驚走矣。」 楊儀一一領諾。是夜,孔明令人扶出,仰觀北斗,遙指一星曰:「此吾之將星也。」

*切勿 /절물/ 절대 ~ 하지 마라.
*回旗 /회기/ 군대를 되돌림.

공명이 쓰기를 마치고, 다시 양의에게 부탁한다.

“내가 죽은 뒤 발상發喪하지 마시오. 큰 감龕( 신주를 모시는 장이나 작은 방 / 승려 등의 시신을 넣는 관 )을 하나 만들어, 내 시신을 그 속에 앉히시오. 쌀 일곱 알을 내 입 안에 넣고, 다리 아래에 밝은 등잔을 하나 켜시오. 군중에서 평소와 같이 안정安靜하고, 절대 거애舉 哀( 큰 소리로 통곡하며 애도를 표시함 )하지 마시오. 그러면 내 장성將星( 장군별 / 대장의 별자리 )이 떨어지지 않소. 사마의는 장성이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 틀림없이 놀라고 의심할 것이오. 아군에게 명을 내려, 뒷쪽 영채부터 먼저 가게 하고, 그 뒤에 영채 하나하나 천천히 퇴각하시오. 사마의가 뒤쫓으면 그대가 진세陣勢( 전투 대형 )를 갖추어 군대를 돌려 반격反鼓하시오. 그가 오기를 기다려, 내 가 미리 깎아둔 목상木像을 수레 위에 앉혀 병사들 앞으로 끌고 나오고, 대소장사大小將士( 지위가 높고 낮은 여러 장졸 )에게 그 좌우로 나눠 서게 하시오. 사마의가 이를 보고 틀림없이 놀라서 달아날 것이오.”

양의가 모두 따르겠다 한다. 이날밤 공명이 사람들의 부축을 받고 나와서 북두北斗( 북두칠성 )를 우러러 보더니, 멀리 별 하나를 가리키 며 말한다.

“저것이 나의 장성이오.”

眾視之,見其色昏暗,搖搖欲墜。孔明以劍指之,口中念咒。咒畢急回帳時,不省人事。眾將正慌亂間,忽尚書李福又至;見孔明昏絕, 口不能言,乃大哭曰:「我誤國家之大事也!」須臾,孔明復醒,開目遍視,見李福立於榻前。孔明曰:「吾已知公復來之意。」

뭇 사람이 바라보니 그 별의 색이 흐려지고 흔들흔들하며 떨어지려 한다. 공명이 검으로 가리키며 입 속으로 주문을 외운다. 주문을 마 치고 급히 군막으로 돌아가지만 불성인사不省人事( 인사불성 / 의식을 잃음 )에 빠진다. 뭇 장수가 두려워 어쩔 줄 모르는데, 상서 이복 이 다시 온다. 이복이 공명이 혼절한 것을 보고 아무 말도 못하다가 크게 소리내어 울며 말한다.

“내가 국가의 대사를 그르쳤구나!”

잠시 뒤 공명이 다시 깨어나 눈을 뜨고 둘러보더니, 침대 앞에 서 있는 이복을 본다. 공명이 말한다.

“내 이미 공께서 다시 온 이유를 알고 있소.”

福謝曰:「福奉天子命,問丞相百年之後,誰可任大事者。適因匆遽,失於諮請,故復來耳。」孔明曰:「吾死之後,可任大事者:蔣公琰 其宜也。」福曰:「公琰之後,誰可繼之?」孔明曰:「費文偉可繼之。」福又問:「文偉之後,誰當繼者?」孔明不答。眾將近前視之, 已薨矣。時建興十二年秋八月二十三日也,壽五十四歲。後杜工部有詩嘆曰:

이복이 고마워하며 말한다.

“제가 천자의 명을 받들고, 승상께 앞으로 백년 동안 누가 국가의 대사를 맡아야 하는지 묻고자 했습니다. 제가 바삐 서두는 바람에, 승 상께 여쭈어보는 것을 잊었기에, 다시 왔을 뿐입니다.”

“내가 죽은 뒤 대사를 맡을 만한 이는 장공염蔣公琰( 장완 )이 적임이오.”

“공담의 뒤에는 누가 계승해야 합니까?”

“비문위費文偉( 비위 )가 계승해야 하오.”

이복이 다시 묻는다.

“문위의 뒤에는 누가 마땅히 계승해야 합니까?”

공명이 대답하지 않는다. 뭇 장수가 가까이 가서 보니, 이미 훙서薨逝( 고귀한 이가 죽음 )했다. 이때가 건흥 12년 가을 8월 23일이고, 그의 나이 54세다. 뒷날 두공부( 두보 )가 시를 지어 탄식했다.

長星昨夜墜前營,訃報先生此日傾。
虎帳不聞施號令,麟臺誰復著勳名。
空餘門下三千客,辜負胸中十萬兵。
好看綠陰清晝里,於今無復雅歌聲!

*長星 /장성/ 혜성. 큰 별.
*虎帳 /호장/ 장군의 군막.
*麟臺 /린대/ ‘기린대', ‘기린각'. 한나라 시대에 최고의 공훈을 세운 사람들의 초상을 모신 전각.
*勳名 /훈명/ 공명功名.
*辜負 /고부/ 잘못 대우하다. 저버리다. 호의를 저버리다. 위배하다.
*胸中十萬兵 /흉중십만병/ 가슴 속에 품은 지략이 십만대군에 필적함.

큰 별이 어젯밤 앞 군영에 떨어져 선생께서 이날 돌아가심을 알리네.
호장虎帳에서 내리던 호령 들리지 않으니 기린대에 누가 다시 훈명勳名을 떨치리오.
문하에 3천 객客을 공허히 남겨놓고, 흉중의 십만 대군 같은 지략을 쓰지 못하네.
푸른 수풀 그늘지고 맑은 낮은 아름답건만, 이제 다시는 그 맑은 노래 들을 수 없구나!

白樂天亦有詩曰:

백낙천도 시를 지었다.

先生晦跡臥山林,三顧那逢聖主尋。
魚到南陽方得水,龍飛天漢便為霖。
托孤既盡殷勤禮,報國還傾忠義心。
前後出師遺表在,令人一覽淚沾襟。

*晦跡 /회적/ 행방을 숨기고 사람들과 왕래하지 않음.
*天漢 /천한/ 은하수.
*殷勤 /은근/ 뜻이 깊음. 근면함.

선생이 행적을 숨기고 산림에 누웠으나 성군이 삼고초려하며 찾았구나.
물고기가 남양에서 물을 얻고 용이 은하수로 날아올라 비를 뿌렸네.
고아를 맡기며 두터운 예를 다하니 나라에 보답하며 충성을 바쳤구나.
앞뒤로 군대를 일으키며 표를 남기니 읽는 사람마다 눈물로 소매 적시네.

初,蜀長水校尉廖立,自謂才名宜為孔明之副,嘗以職位閑散,怏怏不平,怨謗不已。於是孔明廢之為庶人,徙之汶山。及聞孔明亡 ,乃垂泣曰:「吾終為左衽矣!」李嚴聞之,亦大哭病死。蓋嚴嘗望孔明復收己,得自補前過;度孔明死後,人不能用之故也。後元微之 有贊孔明詩曰:

*怨謗 /원방/ 원한을 품고 비방함.
*左衽 /좌임/ 옷소매가 왼쪽으로 열린 것. 오랑캐 복장의 특징. 이민족으로 동화되는 것을 은유하기도. 오랑캐.

처음에, 촉나라 장수의 교위 요립閑散이 스스로 재주와 명성이 공명에 버금간다고 일컬었는데, 일찍이 그 직위가 보잘것없는지라, 불만을 품고 불평하며, 원망하고 비방해 마지않았다. 이에 공명이 그를 폐하고, 서인庶人( 평민 )으로 만들어, 문산에 귀양 보냈다. 그런데 공명의 죽음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나는 끝내 좌임左衽( 오랑캐 / 변방에서 삶 )으로 남겠구나!”

이엄도 이를 듣고, 크게 소리내어 울더니 병이 들어 죽는다. 원래, 이엄이 일찍이 공명이 자신을 다시 거둬들여 지난날의 잘못을 고치기를 원했다. 공명이 죽은 뒤에 다른 사람들이 그를 쓰지 못할 것을 헤아린 까닭이다. 후세에 원미지元微之가 공명을 기리는 시를 지었다.

撥亂扶危主,殷勤受托孤。
英才過管樂,妙策勝孫吳。
凜凜《出師表》,堂堂八陣圖。
如公全盛德,應嘆古今無!

*撥亂 /발란/ 반란을 다스림. 반란을 평정함.
*托孤 /탁고/ 세상을 뜨며, 홀로 남겨진 자식을 부탁함. 유현덕이 죽으며 제갈공명에게 유선을 맡긴 것을 말함.

군주가 위기에 빠지자 반란을 평정해 구하고, 충성을 다해 탁고*의 중책을 받았네.
뛰어난 재주는 관중과 악의를 넘어서고 절묘한 계책은 손자와 오자를 능가하네.
늠름한 출사표! 당당한 팔진도!
공께서 성덕盛德을 갖추었으니, 고금에 다시 없음을 한탄하노라!

是夜,天愁地慘,月色無光,孔明奄然歸天。姜維、楊儀遵孔明遺命,不敢舉哀,依法成殮,安置龕中,令心腹將卒三百人守護;隨傳 密令,使魏延斷後,各處營寨一一退去。

이날 밤, 하늘도 슬퍼하고 땅도 비통하고, 달빛도 빛나지 않는데, 공명이 암연奄然히( 갑작스럽게 ) 귀천歸天( 하늘로 돌아감/ 죽음 )한 다. 강유와 양의가 공명의 유명을 지켜, 장례를 치르지 않고, 법도에 따라 염을 하고, 감龕 안에 안치해, 심복 장졸 3백 인에게 명해 수 호하게 한다. 이어서 비밀 명령을 전하여, 위연에게 후미를 엄호하게 하고, 곳곳의 영채에서 하나하나 퇴각한다.

卻說司馬懿夜觀天文,見一大星,赤色,光芒有角,自東北方流於西南方,墜於蜀營內,三投再起,隱隱有聲。懿驚喜曰:「孔明死矣 !」即傳令起大兵追之。方出寨門,忽又疑慮曰:「孔明善會六丁六甲之法,今見我久不出戰,故以此朮詐死,誘我出耳。今若追之,必 中其計。」遂復勒馬回寨不出,只令夏侯霸暗引數十騎,往五丈原山僻哨探消息。

*光芒 /광망/ 광선, 빛살.

한편, 사마의는 밤에 천문을 살피는데, 큰 별 하나가 붉은 색을 띠고 날카로운 빛을 뿜으며, 동북쪽에서 남서쪽으로 흐른다. 촉나라 영채 안으로 떨어져 세 차례에 걸쳐 튀어오르고 은은하게 소리가 들린다. 사마의가 기뻐하며 말한다.

“공명이 죽었구나!”

즉시 명령을 전해, 대군을 일으켜 뒤쫓는다. 영채 문을 나오며, 문득 의심이 들어 말한다.

“공명은 육정육갑六丁六甲의 술법에 능한데, 이제 내가 오래도록 출전하지 않자, 이러한 술법으로 죽은 척하여, 나를 유인해 끌어낼 따 름이다. 이제 뒤쫓는다면, 틀림없이 그 계략에 빠질 것이다.”

곧 다시 말고삐를 잡고 영채로 돌아가 나오지 않으며, 다만 하후패에게 몰래 수십 기( 기병 )를 이끌고 오장원의 외진 산 속으로 가서 정 탐하게 한다.

卻說魏延在本寨中,夜作一夢,夢見頭上忽生二角,醒來甚是疑異。次日,行軍司馬趙直至,延請入問曰:「久知足下深明《易》理。 吾夜夢頭生二角,不知主何凶吉?煩足下為我決之。」趙直想了半晌,答曰:「此大吉之兆:麒麟頭上有角,蒼龍頭上有角,乃變化飛騰 之象也。」延大喜曰:「如應公言,當有重謝!」直辭去,行不數里,正遇尚書費禕。禕問何來。直曰:「適至魏文長營中,文長夢頭生角 ,令我決其吉凶。此本非吉兆,但恐直言見怪,因以麒麟蒼龍解之。」

*見怪 /견괴/ 책망을 받음, 원망을 받음.

한편, 위연은 자신의 영채에서 어젯밤 꿈을 하나 꾸니, 꿈 속에서 머리에 갑자기 뿔이 두 개 생기는지라, 깨어난 뒤 몹시 괴이하게 여긴다 . 다음 날, 행군사마 조직이 오자, 위연이 불러들여 묻는다.

“족하께서 역리를 잘 아신다고 들은지 오래요. 내가 밤에 꿈 속에서 머리에 뿔이 두 개 생겼는데, 무슨 길흉의 징조인지 모르겠소. 수고 롭겠지만 족하께서 나를 위해 판단해주시오.”

조직이 한참 생각하다가 답한다.

“이것은 크게 길할 징조입니다. 기린의 머리에 뿔이 있고, 창룡蒼龍( 청룡 )의 머리에 뿔이 있으니, 이는 곧 변화해 날아오를 형상입니 다.”

위연이 크게 기뻐하며 말한다.

“공의 말씀대로 된다면 당연히 크게 사례하겠소!”

조직이 작별하고 불과 몇 리를 못 가서 상서 비위와 마주친다. 비위가 어떻게 오는 길인지 묻자 조직이 말한다.

“위문장( 위연 )의 영채로 갔다가, 문장의 꿈 속에서 머리에 뿔이 생겼다며, 제게 그 길흉을 판단하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본래 길조가 아 니지만 바른 말을 했다가 원망을 살까봐, 기린과 창룡으로써 예를 들어 해몽했습니다.”

禕曰:「足下何以知非吉兆?」直曰:「角之字形,乃『刀』下『用』也。今頭上用刀,其凶甚矣!」禕曰:「君且勿泄漏。」直別去。費 禕至魏延寨中,屏退左右,告曰:「昨夜三更,丞相已辭世矣。臨終再三囑付,令將軍斷後以當司馬懿,緩緩而退,不可發喪。今兵符在 此,便可起兵。」延曰:「何人代理丞相之大事?」禕曰:「丞相一應大事,盡托與楊儀;用兵密法,皆授與姜伯約。此兵符乃楊儀之令也 。」

“족하는 어떻게 길조가 아닌지 아시오?”

“뿔 각角의 글꼴은 칼 도刀 아래 쓸 용用이 있는 것입니다. 이제 머리 위에 칼을 사용하니, 몹시 흉합니다!”

“일단, 군께서 절대 누설하지 마시오.”

조직이 떠나고, 비위가 위연의 영채로 가서 좌우의 사람들을 물리친 뒤 고한다.

“어젯밤 3경에 승상께서 별세하셨습니다. 임종하시며 거듭 부탁하시기를, 장군으로 하여금 후미를 엄호해 사마의를 막고, 서서히 퇴각 하며, 발상發喪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제 병부兵符( 군사지휘권을 나타내는 증표의 일종/ 병권 / 군사지휘권 )가 여기 있으니, 어 서 군대를 일으키시오.”

“누가 승상의 대사를 대리하오?”

“승상께서 일체의 대사를 모조리 양의에게 맡기셨소. 용병과 밀법密法( 비밀리에 전수하는 방법 )은 모두 강백약( 강유 )에게 전수하셨 소. 이 병부는 곧 양의의 명령이오.”

延曰:「丞相雖亡,吾今現在。楊儀不過一長史,安能當此大任?他只宜扶柩入川安葬。我自率大兵攻司馬懿,務要成功。豈可因丞相一 人而廢國家大事耶?」禕曰:「丞相遺令,教且暫退,不可有違。」延怒曰:「丞相當時若依我計,取長安久矣!吾今官任前將軍、征西大 將軍、南鄭侯,安肯與長史斷後!」禕曰「將軍之言雖是,然不可輕動,令敵人恥笑。待吾往見楊儀,以利害說之,令彼將兵權讓與將軍 ,何如?」延依其言。

*務要 /무요/ 반드시 ~ 해야 한다.
*恥笑 /치소/ 비웃음, 조롱.

위연이 말한다.

“승상께서 비록 돌아가셨지만, 나는 지금 이곳에 있소. 양의는 일개 장사長史( 승상 등 고위관리의 보좌관 )에 불과하거늘 어찌 이런 대 임을 맡겠소? 그는 서천까지 운구해 안장하면 되는 것이오. 내 직접 대군을 이끌고 사마의를 공격해, 공을 세우고야 말겠소. 어찌 승상 한 사람 때문에 국가대사를 폐하겠소?”

“승상께서 군령을 남기며, 잠시 물러나라 지시하셨으니, 어겨선 안 되오.”

위연이 크게 노해 말한다.

“승상이 그때 내 계책을 따랐다면 장안을 오래 전에 점령했소! 내 이제 관직이 전장군, 정서대장군, 남정후이거늘 어찌 장사 따위와 더불 어 후미를 지키는 일이나 하겠소!”

“장군의 말씀이 비록 맞다 하더라도, 함부로 움직여서 적인들의 비웃음을 사서는 안 되오. 내가 양의를 찾아가 이해득실로써 설득해, 그 로 하여금 장군에게 병권을 양도하게 하는 것이 어떻겠소?”

위연이 그 말을 따른다.

禕辭延出寨,急到大寨見楊儀,具述魏延之語。儀曰:「丞相臨終,曾密囑我曰:『魏延必有異志。』今我以兵符往,實欲探其心耳。 今果應丞相之言。吾自令伯約斷後可也。」於是楊儀領兵扶柩先行,令姜維斷後;依孔明遺令,徐徐而退。魏延在寨中,不見費禕來回覆 ,心中疑惑,乃令馬岱引十數騎往探消息。 回報曰:「後軍乃姜維總督,前軍大半退入谷中去了。」延大怒曰:「豎儒安敢欺我!我必殺 之!」因顧謂岱曰:「公肯相助否?」岱曰:「某亦素恨楊儀,今愿助將軍攻之。」延大喜,即拔寨引本部兵望南而行。

*豎儒 /수유/ 유생을 멸시해 부르는 말.

비위가 위연에게 작별하고 영채를 나와, 서둘러 본진으로 가서 양의를 만나 위연의 말을 낱낱이 전한다. 양의가 말한다.

“승상께서 임종하며, 일찍이 비밀리에 저에게, 위연은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고 하셨소. 이제 병부兵符를 그에게 가져가게 한 것은, 실 은 그 마음을 떠보기 위해서였소. 이제 과연 승상의 말씀대로요. 내 직접 백약( 강유 )에게 명해 후미를 엄호하게 하겠소.”

이에 양의가 군대를 거느리고 운구하며 앞서 가고, 강유에게 후미를 엄호하라고 한다. 공명의 남긴 명령에 따라 서서히 퇴각한다. 위연 이 영채 안에 있다가, 비위가 다시 오지 않자 마음 속에 의혹이 일어, 마대에게 명하여, 십수 기를 이끌고 정탐하러 가게 한다. 마대가 돌 아와 보고한다.

“후군後軍은 강유가 총독하고, 전군前軍은 태반이 골짜기 안으로 들어간 뒤입니다.”

위연이 크게 노해 말한다.

“유생 놈이 어찌 감히 나를 속이냐! 내 그를 죽이고야 말겠다!”

이에 고개돌려 마대에게 말한다.

“공께서 나를 도와주지 않겠소?”

“저도 평소 양의에게 원한을 품어, 이제 장군을 도와 그를 치겠습니다.”

위연이 크게 기뻐하며 영채를 거둬 휘하 병력을 이끌고 남쪽으로 간다.

卻說夏侯霸引軍至五丈原看時,不見一人,急回報司馬懿曰:「蜀兵已盡退矣。」懿跌足曰:「孔明真死矣!可速追之!」夏侯霸曰: 「都督不可輕追。當令偏將先往。」懿曰:「此番須吾自行。」遂引兵同二子一齊殺奔五丈原來;吶喊搖旗,殺入蜀寨時,果無一人。懿顧 二子曰:「汝急催兵趕來,吾先引軍前進。」

한편, 하후패가 군을 이끌고 오장원으로 가서 살피니,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아, 급히 사마의에게 돌아가 알린다.

“촉군이 이미 모조리 물러갔습니다.”

사마의가 발을 구르며 말한다.

“공명이 정말 죽었구나! 어서 추격하라!”

하후패가 말한다.

“도독께서 함부로 추격하지 마십시오. 마땅히 편장( 하급 장수 )에게 명해 먼저 가게 하십시오.”

“이번에는 내가 직접 가야겠소.”

곧 군을 이끌고 두 아들을 데리고 일제히 오장원으로 달려간다. 함성을 지르고 깃발을 흔들며 촉나라 영채 안으로 뛰어드는데 한 사람 도 보이지 않는다. 사마의가 두 아들을 돌아보며 말한다.

“너희가 병사들을 재촉해 뒤따라 오게 하라. 내가 먼저 군을 이끌고 전진하겠다.”

於是司馬師、司馬昭在後催軍;懿自引軍當先,追到山腳下,望見蜀兵不遠,乃奮力追趕。忽然山後一聲炮響,喊聲大震,只見蜀兵俱回 旗返鼓,樹影中飄出中軍大旗,上書一行大字曰:「漢丞相武鄉侯諸葛亮」。懿大驚失色。定睛看時,只見中軍數十員上將,擁出一輛四 輪車來;車上端坐孔明:綸巾羽扇,鶴氅皂絛。懿大驚曰:「孔明尚在!吾輕入重地,墮其計矣!」

*定睛 /정정/ 시선을 집중하다.

이에 사마사와 사마소가 뒤에서 병사들을 다그친다. 사마의가 직접 군을 이끌고 앞장서서 산기슭 아래까지 다다르니 촉군이 멀지 않은 거리에 보이는지라 힘을 내어 쫓아간다. 갑자기 산 뒤에서 한 차례 포성이 울리고 함성이 크게 진동하며 촉군이 모두 깃발을 돌려 세우고 북을 두드린다. 나무 그늘 속에서 중군의 큰 깃발이 펄럭이며 나오고, 그 위에 한 줄 큰 글자로 ‘한나라 승상 무향후 제갈량'이라고 적혀 있다. 사마의가 크게 놀라 낯빛이 하얗게 질린다. 뚫어져라 쳐다보니, 중군에서 수십 명의 상장이 사륜거( 네발 수 레 ) 한 량을 호위해서 나온다. 사륜거 위에 공명이 단좌해 있다. 윤건을 쓰고 우선( 깃털부채 )을 흔들며, 학창의를 입고 검은 띠를 둘렀 다. 사마의가 크게 놀라 말한다.

“공명이 아직 살아 있다! 내가 함부로 중지重地( 요충지 / 방비가 삼엄한 지역 )로 들어와서 그 계략에 빠졌구나!”

急勒回馬便走。背後姜維大叫:「賊將休走!你中了我丞相之計也!」魏兵魂飛魄散,棄甲丟盔,拋戈撇戟,各逃性命,自相踐踏,死者 無數。司馬懿奔走了五十餘里,背後兩員魏將趕上,扯住馬嚼環叫曰:「都督勿驚。」
*嚼環 /작환/ 말의 굴레.

급히 말고삐를 잡고 말머리를 돌려 달아난다. 배후에서 강유가 크게 외친다.

“적장아 게 섰거라! 네 놈이 승상의 계책에 걸려들었구나!”

위나라 병사들이 혼비백산하여, 갑옷과 투구를 내버리고, 무기를 내던지고, 제각기 목숨을 구하고자 달아나다가 서로 짓밟아 죽은 이가 무수하다. 사마의가 5십 리 남짓 달아나니 배후에서 위나라 장수 두 사람이 쫓아와서 말 굴레를 잡으며 외친다.

“도독! 진정하십시오!”

懿用手摸頭曰:「我有頭否?」二將曰:「都督休怕,蜀兵去遠了。」懿喘息半晌,神色方定;睜目視之,乃夏侯霸、夏侯惠也;乃徐徐按 轡,與二將尋小路奔歸本寨,使眾將引兵四散哨探。

사마의가 손으로 머리를 더듬으며 말한다.

“내 머리가 붙어 있냐?”

두 장수가 말한다.

“도독, 그만 두려워하십시오. 촉군은 멀리 떠났습니다.”

사마의가 한참 숨을 헐떡이다가 겨우 얼굴빛이 돌아온다. 눈을 뜨고 바라보니, 바로 하후패와 하후혜다. 이에 서서히 말고삐를 잡고 두 장수와 더불어 지름길을 찾아 그들의 영채로 달려가서, 뭇 장수에게 군을 이끌고 사방으로 흩어져 정찰하라고 한다.

過了兩日,鄉民奔告曰:「蜀兵退入谷中時,哀聲震地,軍中揚起白旗:孔明果然死了,止留姜維引一千兵斷後。──前日車上之孔明 ,乃木人也。」懿嘆曰:「吾能料其生,不能料其死也!」因此蜀中人諺曰:「死諸葛能走生仲達。」後人有詩嘆曰:

*吾能料其生,不能料其死也 /오능료기생, 불능료기사야/ ‘내가 그가 살아 있을 때 그의 계책을 헤아릴 수 있었지만 오히려 그가 죽은 뒤 계책을 헤아리지 못했구나.’ 정도의 의미.

이틀이 지나, 향민鄉民( 지역 토착민 )이 달려와서 고한다.

“촉군이 골짜기로 들어올 때 곡하는 소리가 땅을 뒤흔들고, 군중에 백기를 내걸었습니다. 공명이 정말 죽었고, 강유를 남겨 병사 1천을 이끌고 후미를 엄호하게 했습니다. 전날 수레 위의 공명은 나무 인형이었습니다.”

사마의가 탄식한다.

“내가 그가 살아 있을 때는 그의 계책을 헤아릴 수 있었는데, 그가 죽은 뒤에 도리어 헤아리지 못했구나!”

이 때문에 촉나라 사람들 사이에 ‘죽은 제갈공명이 산 중달을 달아나게 만들었다.’ 라는 속담이 생겼다. 훗날 누군가 시를 지어 찬탄했다 .

長星半夜落天樞,
奔走還疑亮未殂。
關外至今人冷笑,
頭顱猶問有和無!

*天樞 /천추/ 북두칠성의 첫번째 별.
*關外 /관외/ 산해관 밖의 동쪽 혹은 가곡관 밖의 서쪽. 서울 이외의 지방.
*頭顱 /두로/ 사람의 머리.

한밤에 혜성이 북두칠성에서 떨어졌건만,
사마의는 달아나며 제갈량의 죽음을 의심했네.
관외關外*에서 지금도 사람들이 비웃으며,
머리가 아직도 붙어 있냐 없냐 묻는다네.

司馬懿知孔明死信已確,乃復引兵追趕。行到赤岸坡,見蜀兵已去遠,乃引還,顧謂眾將曰:「孔明已死,我等皆高枕無憂矣!」遂班 師回。一路上見孔明安營下寨之處,前後左右,整整有法,懿嘆曰:「此天下奇才也!」於是引兵回長安,分調眾將,各守隘口。懿自回 洛陽面君去了。

사마의는 공명이 죽은 것이 확실하자, 다시 군을 이끌고 뒤쫓는다. 적안파에 이르니 촉군이 이미 멀리 가버린 뒤라 군대를 이 끌고 되돌아가며 뭇 장수를 돌아보며 말한다.

“공명이 죽었으니 우리는 베개를 높이 베고 자더라도 아무 걱정이 없게 됐소이다!”

마침내 군대를 거둬 돌아간다. 가는 도중에 공명의 영채를 세운 곳을 보니, 전후좌우 모두 질서정연한지라, 사마의가 탄식한다.

“참으로 천하의 기재奇才(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 )로다!”

이에 군을 이끌고 장안으로 돌아가 뭇 장수를 곳곳에 나눠서 배치해, 제각기 요충지를 지키게 한다. 사마의가 직접 낙양으로 돌아가 군주를 만나러 간다.

卻說楊儀、姜維排成陣勢,緩緩退入棧閣道口,然後更衣發喪,揚幡舉哀。蜀軍皆撞跌而哭,至有哭死者。蜀兵前隊正回到棧閣道口 ,忽見前面火光沖天,喊聲震地,一彪軍攔路。眾將大驚,急報楊儀。正是:

*撞跌 /당질/ ( 너무 비통해서 ) 머리를 치고 발을 동동 구름.

한편, 양의와 강유는 전투 대형을 갖춰 천천히 잔각棧閣( 잔도栈道 / 험중한 산악의 측면에 나무로 만든 통로 )의 입구로 후퇴해 들어간 다. 그런 뒤 옷을 갑아입고 초상을 알리고, 깃발을 내걸고 장례를 거행한다. 촉나라 병사 모두가 머리를 치고 발을 구르며 통곡하고, 심지어 통곡하다가 죽는 이도 생긴다. 그런데 촉나라 군의 선두 대열이 막 잔각 입구에 다다르자, 갑자기 앞에서 불빛이 하늘을 찌르고 함성이 땅을 뒤흔들며 1군이 길을 가로막는다. 뭇 장수가 크게 놀라, 급히 양의에게 알린다.

已見魏營諸將去,
不知蜀地甚兵來。

위나라 진영의 장수들은 떠났는데
촉나라에 무슨 병사들인지 모르겠네

未知來者是何處軍馬,且看下文分解。

어디에서 오는 군대인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에 풀리리다.

다음 회

"무릇 천리마 하루 천리를 가지만 느린 말도 열흘이면 역시 간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 則亦及之矣" (순자 荀子)
나관중 羅貫中이 쓰고 모종강 毛宗崗이 개수한 삼국연의 三國演義 원본을 한문-한글 대역 對譯으로 번역해봤습니다.
2009년부터 7년간 번역해 제 블로그에 올린 걸 홈페이지로 만들었습니다.

정만국(daramzu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