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삼국지 原文三國志

앞 회

第百零三回 上方谷司馬受困 五丈原諸葛禳星

제103회 사마의가 상방곡에서 곤경에 처하고 제갈이 오장원에서 별을 보고 기도를 드린다

*禳星 /양성/ 하늘의 별이 불길한 조짐을 보일 때 액운을 막기 위해 기도하는 것.

卻說司馬懿被張翼、廖化一陣殺敗,匹馬單鎗,望密林間而走,張翼收住後軍,廖化當先追趕。看看趕上,懿著慌遶樹而轉。化一刀 砍去,正砍在樹上,及拔出刀時,懿已走出林外。廖化隨後趕出,卻不知去向,但見樹林之東,落下金盔一個。廖化取盔捎在馬上,一直 望東追趕。原來司馬懿把金盔棄於林東,卻反向西走去了。

*著慌 /저황/ 몹시 급하고 당황함

한편, 사마의가 장익과 요화에게 한바탕 크게 지고, 필마단창匹馬單槍( 홀로 말을 몰고 창을 쥠 / 홀로 남아 싸움 )으로 밀림을 향해 달아 난다. 장익이 후군後軍( 후속 부대 )을 거두고, 요화가 앞장서 뒤쫓는다. 점점 따라붙자, 사마의가 황급히 나무 둘레를 따라서 돈다. 요 화가 단칼로 베려다가 나무를 베어서, 나무에 박힌 칼을 뽑는 사이에 사마의는 숲 밖으로 달아난다. 요화가 뒤쫓아 나가지만, 어디로 달 아났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수풀의 동쪽에 황금 투구 한 개가 떨어져 있다. 요화가 그 투구를 집어 말 위에 올려놓고, 곧바로 동쪽으로 추적한다. 알고보니, 사마의가 일부러 숲의 동쪽에 버리고, 도리어 서쪽으로 달아나버린 것이다.

廖化追了一程,不見蹤跡,奔出谷口,遇見姜維。同回寨見孔明。張嶷早驅木牛流馬到寨。交割已畢,獲糧萬餘石。廖化獻上金盔, 錄為頭功。魏延心中不悅,口出怨言,孔明只做不知。

요화가 한참을 쫓아도, 사마의의 종적을 찾을 수 없어, 골짜기 입구로 달려나오다가 강유와 마주친다. 함께 영채로 돌아가 공명을 만난 다. 장의도 일찌감치 목우유마을 몰고 영채에 도착했다. 교할交割( 거래 완래 / 주고 받음 )을 마치니, 노획한 식량만 1만 석을 넘는다. 요화가 황금 투구를 바쳐, 으뜸가는 공로로 인정 받는다. 위연이 마음 속으로 기쁘지 않아 원망 어린 말을 내뱉지만 공명은 모른 체한다.

且說司馬懿逃回寨中,心甚惱悶。忽使命齎詔至,言東吳三路入寇,朝廷正議命將抵敵,令懿等堅守勿戰。懿受命已畢,深溝高壘, 堅守不出。

한편, 사마의는 영채로 달아나 돌아오며, 마음 속으로 몹시 근심한다. 그런데, 사명( 사자 )이 천자의 조서를 가지고 왔다고 한다. 사명이 동오가 3로( 세 개 방면 )로 침입해 조정에서 장수들에게 명해 적병을 막게 한다고 말하며, 사마의 등에게 굳게 지킬 것이지 절대 싸 우러 나가지 말라고 한다. 사마의가 어명을 받고, 해자를 깊게 파고 보루를 높이 쌓아 굳게 지킬 뿐 싸우러 나가지 않는다.

卻說曹叡聞孫權分兵三路而來,亦起兵三路迎之:命劉劭引兵救江夏,田豫引兵救襄陽,叡自與滿寵率大軍救合淝。滿寵先引一軍至 巢湖口,望見東岸戰船無數,旌旗整肅。寵入軍中秦魏主曰:「吳人必輕我遠來,未曾隄備今夜可乘虛劫其水寨必得全勝。」魏主曰:「 汝言正合朕意。」即令驍將張球領五千兵,各帶火具,從湖口攻之;滿寵引兵五千,從東岸攻之。

한편, 조예는 손권이 병력을 3로로 나눠 침입하자, 역시 병력을 3로로 일으켜 맞선다. 유소에게 군을 이끌고 강하를 구원하게 하고, 전 예에게 군을 이끌고 양양을 구원하게 하고, 조예는 직접 만총과 더불어 대군을 통솔해 합비를 구원하러 간다. 만총이 먼저 1군을 이끌 고 소호巢湖( 중국 안휘성의 큰 호수 )의 어귀에 도착해, 멀리 바라보니 동쪽 강둑에 전선戰船( 군함 )들이 무수하고, 기치( 각종 깃발 )가 정숙整肅하다. 만총이 군중으로 들어와 위나라 군주에게 상주한다.

“오나라 사람들은 틀림없이 우리가 멀리 왔다고 방심하여, 아직 대비를 못했을 터이니, 오늘밤 빈틈을 노려 그들의 수군 영채를 공격하 면 완전한 승리를 거둘 것입니다.”

“그대의 말이 바로 짐의 뜻과 합치하오.”

즉시 효장( 용맹한 장수 ) 장구에게 병사 5천을 이끌고 제각각 화구火具( 폭발물 / 불붙이는 도구)를 휴대하고, 호수 어귀를 따라 공격 하게 한다. 만총이 병사 5천을 이끌고 동쪽 강둑을 따라 공격한다.

是夜二更時分,張球、滿寵,各引軍悄悄望湖口進發﹔將近水寨,一齊吶喊刷殺入。吳兵慌亂,不戰而走﹔被魏軍四下舉火,燒毀戰船 、糧草、器具不計其數。諸葛瑾率敗兵逃走沔口。魏兵大勝而回。

*悄悄 /초초/ 조용히.

이날밤 2경 무렵, 장구와 만총이 각각 군을 이끌고 조용히 소호 어귀로 출발한다. 수군 영채에 접근해, 일제히 고함지르며 쳐들어간다. 오군이 허둥지둥 혼란에 빠져, 싸우지도 않고 달아난다. 위군이 사방에서 불을 질러, 전선, 군량, 각종 기구 등을 불사르니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제갈근이 패잔병을 이끌고 면구沔口로 도주한다. 위군이 크게 이기고 돌아온다.

次日,哨軍報知陸遜。遜集諸將議曰:「吾當作表申奏主上,請撤新城之圍,以兵斷魏軍歸路,吾率眾攻其前,彼首尾不敵,一鼓可 破也。」

다음날, 초군( 정찰병 )이 육손에게 알리니, 육손이 여러 장수를 소집해 의논한다.

“내가 주상께 표를 올려 청해야겠소. 신성의 포위를 풀고, ( 포위에 동원된 ) 군대를 동원해 위나라 군의 퇴로를 끊고, 내가 대군을 이끌고 그 전방을 공격하면, 그들은 수미( 머리와 꼬리 )가 모두 맞서지 못할 테니, 일고一鼓( 북 한번 울리는 짧은 시간 / 한번의 결전 )에 격파할 수 있소.”

眾服其言。陸遜即具表,遺一小校密地齎往新城。小校領命,齎看表文,行至渡口,不期被魏軍伏路的捉住,解赴軍中見魏主曹叡。 叡搜出陸遜表文,覽畢,歎曰:「東吳陸遜,真妙算也!」遂命將吳卒監下,命劉劭謹防孫權後兵。

뭇 사람이 그 말을 따른다. 육손이 즉시 표를 써서, 소교小校( 하급 무관 / 병졸 ) 한 사람에게 주어 몰래 신성으로 보낸다. 소교가 명령을 받고 표문을 가지고 강나루에 도착하지만, 뜻밖에도 잠복하던 위나라 군에게 사로잡힌다. 위나라 군중으로 압송돼 위나라 군주 조예에게 끌려간다. 육손의 표문을 압수해 조예가 읽고나서, 탄식한다.

“동오의 육손은 참으로 신묘한 계책을 가졌구나!”

곧 명령을 내려 오나라 병졸을 옥에 가두고, 유소에게 손권의 배후 공격을 신중히 방비하라 한다.

卻說諸葛瑾大敗一陣,又值暑天,人馬多生疾病;乃修書一封,令人轉達陸遜,議欲撤兵還國。遜看書畢,謂來人曰:「拜上將軍;吾 自有主意。」使者回報諸葛瑾。瑾問:「陸將軍作何舉動?」使者曰:「但見陸將軍催督眾人於營外種荳菽,自與諸將在轅門射戲。」

한편, 제갈근은 한바탕 크게 지고, 게다가 여름이라서 인마人馬( 군대 / 병력 )에게 질병이 많이 발생하자, 서신 1봉을 써서 육손에게 전 달해, 군대를 거둬 오나라로 돌아갈 것을 의논한다. 육손이 서신을 읽고나서, 사자에게 이른다.

“장군께 인사를 전하시오. 내게 따로 생각이 있소.”

사자가 되돌아가 제갈근에게 알리니, 제갈근이 묻는다.

“육 장군이 무슨 거동舉動( 움직임 )을 보였소?”

“육 장군은 뭇 사람을 재촉해, 영채 밖에 콩을 심게 하고, 스스로 여러 장수와 더불어 원문轅門( 군영의 드나드는 문 / 영문 )에서 활쏘기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瑾大驚,親自往陸遜營中,與遜相見;問曰:「今曹叡親來,兵勢甚盛,都督何以禦之?」遜日:「吾前遣人奏表於主上,不料為敵人 所獲。機謀既洩,彼必知備;與戰無益,不如且退。己差人奉表約主上緩緩退兵矣。」瑾日:「都督既有此意,即宜速退,何又遲延?」遜 曰:「吾軍欲退,當徐徐而動。今若退兵,魏人必乘勢追趕;此取敗之道也。足下宜先督戰船詐為拒敵之意。吾悉以人軍向襄陽而進,為 疑敵之計,然後徐徐退歸江東,魏兵自不敢近耳。」瑾依其計,辭遜歸本營,整頓船隻,預備起行。陸遜整肅部伍,張揚聲勢,望襄陽進 發。

제갈근이 크게 놀라 직접 육손의 영채를 찾아가, 육손을 만나 묻는다.

“이제 조예가 직접 오니 그 병세兵勢( 군사력 )가 몹시 강성한데 도독께서 무엇으로 방어할 생각이오?”

“제가 예전에 사람을 보내 주상께 표를 올리려 했으나, 적군에게 붙잡힐 줄은 몰랐소. 기밀이 누설됐으니 저들이 틀림없이 대비할 것 이오. 싸워도 이익이 없으니 우선 퇴각하는 것만 못하오. 이미 사람을 주상께 보내 표를 올려 천천히 군대를 물리기로 했소.”

“도독께서 이미 그런 뜻을 가졌다면, 조속히 퇴각할 것이지 무슨 까닭에 지연하는 것이오?”

“아군은 퇴각하더라도 서서히 이동해야 할 것이오. 이제 퇴각하면, 위나라 사람들이 그 틈을 노려 추격할 것이오. 이것은 패전을 부르는 길이오. 족하께서 먼저 전선들을 동원해, 거적拒敵( 적군에게 대항함 )하는 척하시오. 나는 군대를 모두 양양으로 진군시켜, 적군을 현 혹하는 계책으로 삼은 뒤, 천천히 강동으로 돌아가겠소. 그러면 자연스럽게 위군은 감히 접근하지 못할 것이오.”

제갈근이 그 계책에 따라, 육손에게 고별하고 본영으로 돌아가, 배들을 정돈해 출병을 준비한다. 육손이 부오部伍( 군대 )를 정숙整肅 ( 정돈 )하고, 성세聲勢( 명성과 위세 )를 떨치며 양양으로 출발한다.

早有細作報知魏主,說吳兵已動,須用隄防。魏將聞之,皆要出戰。魏主素知陸遜之才,諭眾將曰:「陸遜有謀,莫非用誘敵之計,不 可輕動。」眾將乃止。數日後,哨卒來報說:「東吳三路兵馬皆退矣。」魏主未信,再令人探之,回報果然盡退。魏主嘆曰:「陸遜用兵, 不亞孫吳,東南未可平也。」遂飭諸將,各守險要,自引大軍屯合淝,以伺其變。

재빨리 세작이 위나라 군주에게 알리며, 오군이 벌써 움직이니 반드시 방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위나라 장수들이 이를 듣고 , 모두 출전하려 한다. 위나라 군주가 평소 육손의 재능을 알아, 뭇 장수에게 이른다.

“육손은 지모가 있으니, 적군을 유인하는 계책을 안 쓸 리가 없소. 함부로 움직여선 안 되오.”

뭇 장수가 그제서야 멈춘다. 며칠 뒤, 정찰을 나갔던 군졸이 와서 보고한다.

“동오의 3로 군대가 모두 퇴각했습니다.”

위나라 군주가 아직 믿지 못해, 다시 사람을 보내 정탐하게 하니, 그가 돌아와서 오라나 군이 과연 모조리 퇴각했다고 알린다. 위나라 군주가 탄식한다.

“육손의 용병은 손오( 고대 병법가 손자와 오자 )에 못지 않으니, 동남( 동오 )을 아직 평정할 수 없구나.”

곧 여러 장수에게 제각각 험요( 요충지 )를 지키라 지시하고, 위나라 군주 스스로 대군을 이글고 합비에 주둔해, 형세 변화에 대비한다.

卻說孔明在祁山,欲為久駐之計,乃令蜀兵與魏民相雜種田:軍一分,民二分,並不侵犯,魏民皆安心樂業。司馬師入告其父曰:「 蜀兵劫去我許多糧米,今又令蜀兵與我民相雜屯田於渭濱以為久計:似此真為國家大患。父親何不與孔明約期大戰一場,以決雌雄?」懿 曰:「吾奉旨堅守,不可輕動。」

*種田 /종전/ 농장, 농원. 밭에 씨를 뿌림. 농사를 지음.

한편, 공명은 기산에서 지구전을 벌일 계책으로 촉나라 병사들에게 위나라 백성들과 함께 뒤섞여 농사를 짓게 한다. 병사들이 3분의 1, 백성이 3분의 2인데다 백성들을 침범하지 않으니 위나라 백성이 모두 안심하고 생업을 즐긴다. 사마사가 들어와 부친에게 고한다.

“촉군이 우리의 군량미를 허다하게 빼앗아 가고, 게다가 이제 촉나라 병사와 우리 백성이 뒤섞여 위수 일대에서 둔전屯田( 군사 나 백성으로 황무지를 개간해 농사를 지음 )을 행해 구계久計( 장구한 계책 / 장기적 대책 )로 삼습니다. 이렇다면 진실로 국가의 큰 재 앙입니다. 부친께서 어찌 공명과 더불어 날을 골라 한바탕 대전을 치루어, 자웅을 겨루지 않으십니까?”

“나는 교지를 받들어 굳게 지키는 것이니, 함부로 움직일 수 없다.”

正議間,忽報魏延將著元帥前日所失金盃,前來罵戰。眾將忿怒,俱欲出戰。懿笑曰:「聖人云:『小不忍則亂大謀。』但堅守為上。 」諸將依令不出。魏延辱罵良久方回。

이렇게 의논하는데, 위연이 윈수元帥( 사마의 )가 지난 번에 잃어버린 황금 투구를 가져와 욕을 하며 싸움을 건다고 한다. 뭇 장수가 분 노해 출전하려는데 사마의가 웃으며 말한다.

“성인께서 이르시길, 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큰 일을 그르친다, 하셨소. 굳게 지키는 것만이 상책이오.”

여러 장수가 군령을 따라, 출전하지 않는다. 위연이 한참 욕하고서야 돌아간다.

孔明見司馬懿不肯出戰,乃密令馬岱造成木柵,營中掘下深塹,多積乾柴引火之物;周圍山上,多用柴草虛搭窩鋪,內外皆伏地雷。 置備停當,孔明附耳囑之曰:「可將葫蘆谷後路塞斷,暗伏兵於谷中。若司馬懿追到,任他入谷,便將地雷乾柴一齊放起火來。」又令軍 士晝舉七星號帶於谷口,夜設七盞明燈於山上,以為暗號。

*七星 /칠성/ 북두칠성

공명은 사마의에게 출전하려는 마음이 없는 것을 보고, 은밀히 마대에게 명하여, 목책을 조성하고 영채 안에 깊이 해자를 파고, 마른 장 작과 인화물을 쌓게 한다. 주위의 산 위에 많은 시초柴草( 땔감으로 쓰는 풀 )를 와포窩鋪( 임시 거처 )처럼 쌓고, 안팎으로 모두 지뢰를 매설한다. 준비를 마치자, 공명이 귓속말로 부탁한다.

“호로곡의 후로後路( 퇴로 / 후퇴로 / 탈출로 )를 차단하고, 복병을 골짜기 안에 두시오. 사마의가 뒤따라 오면 골짜기 안으로 들어오도 록 놔두고, 지뢰와 마른 시초를 써서 일제히 불을 붙이시오.”

다시 병사들을 시켜, 낮에는 칠성기七星旗( 북두칠성 깃발 )를 골짜기 입구에서 들고, 밤에는 밝은 등잔 일곱 개를 켜서 암호로 삼는 다.

馬岱受計引兵而去。孔明又喚魏延吩咐曰:「汝可引五百兵去魏寨討戰,務要誘司馬懿出戰。不可取勝,只可詐敗。懿必追趕,汝卻 望七星旗處而入;若是夜間,則望七盞燈處而走。只要引得司馬懿入葫蘆谷內,吾自有擒之之計。」

마대가 계책을 받고 군을 이끌고 간다. 공명이 다시 위연을 불러 분부한다.

“그대는 병사 5백을 이끌고 위나라 영채로 가서 토전討戰( 도전 / 싸움을 걺 )하며 사마의의 출전을 유도하시오. 이기려 하지 말고 다만 지는 척하시오. 사마의가 틀림없이 뒤쫓을 테니 칠성기가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시오. 야간이라면 등불 일곱 개가 보이는 곳으로 달아나 시오. 사마의를 호로곡 안으로 유인하기만 하면 그를 잡을 계책이 내게 있소.”

魏延受計,引兵而去。孔明又喚高翔吩咐曰:「汝將木牛流馬或二三十為一群,或四五十為一群,各裝米糧,於山路往來行走。如魏 兵搶去,便是汝之功。」

위연이 계책을 받고 군을 이끌고 간다. 공명이 다시 고상을 불러 분부한다.

“그대는 목우유마 2, 3십 개를 한 무리로 하거나 4, 5십 개를 한 무리로 해서, 각각 군량미를 싣고, 산길을 오가시오. 위군이 이것을 빼앗게 만들면 그대의 공이 될 것이오.”

高翔領計,驅駕木牛流馬去了。孔明將祁山兵一一調去,只推屯田;吩咐:「如別兵來戰,只許詐敗;若司馬懿自來,方併力只攻渭 南,斷其歸路。」孔明分撥已畢,自引一軍近上方谷下營。

고상이 명령을 받고 목우유마를 몰고 간다. 공명이 기산의 군대를 하나하나 배치하고, 오로지 둔전에 힘쓰며 분부한다.

“다른 군대가 싸우러 오면 지는 척하시오. 사마의가 직접 오면 비로소 힘을 모아 위수 남쪽을 공격해 그들의 귀로歸路( 돌아가는 길 / 퇴로 )를 끊으시오.”

공명이 분부를 마치고 스스로 1군을 이끌고 상방곡上方谷 가까이에 영채를 세운다.

且說夏侯惠、夏侯和二人入寨告司馬懿曰:「今蜀兵四散結營,各處屯田,以為久計;若不趁此時除之,縱令安居日久,深根固蒂, 難以搖動。」懿曰:「此必又是孔明之計。」二人曰:「都督若如此疑慮,寇敵何時得滅?我兄弟二人,當奮力決一死戰,以報國恩。」懿 曰:「既如此,汝二人可分頭出戰。」遂令夏侯惠、夏侯和各引五千兵去訖。懿坐待回音。

*深根固蒂 /심근고대/ 뿌리를 굳게 내려, 동요하지 않음.

한편, 하후혜, 하후화 두 사람이 영채로 들어가 사마의에게 고한다.

“이제 촉군이 사방으로 흩어져 영채를 세우고, 각처에서 둔전을 행하여, 장구한 계책으로 삼습니다. 이때를 틈타서 제거하지 않 고 오래 방치하면, 뿌리를 굳게 내릴 테니 그들을 흔들기 어렵습니다.”

“이것도 틀림없이 공명의 계책이오.”

“도독께서 이처럼 의심하고 걱정하시면, 구적寇敵( 침략한 적군 )을 어느 세월에 멸하겠습니까? 저희 형제 두 사람이 마땅히 힘껏 죽기 살기로 싸워, 나라의 은혜를 갚겠습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따로 출전하시오.”

곧 하후혜와 하후화에게 각각 병사 5천을 이끌고 가라고 한다. 사마의가 가만히 회음回音( 회답 / 회신 )을 기다린다.

卻說夏侯惠、夏侯和二人分兵兩路,正行之間,忽見蜀兵驅木牛流馬而來。二人一齊殺將過去,蜀兵敗奔走,木牛流馬被魏兵搶獲, 解送司馬懿營中。次日又劫擄得人馬百餘,亦解赴大寨。

한편, 하후혜, 하후화 두 사람이 군대를 두 갈래로 나누어 행군하는데, 촉나라 병사들이 목우유마를 몰고 오는 것이 보인다. 두 사람이 일 제히 달려드니, 촉군이 져서 달아나고, 목우유마를 위군이 빼앗아 사마의의 영채로 끌고 간다. 다음날 다시 인마人馬( 사 람과 말 곧 군대 ) 1백여를 포로로 잡아, 본진으로 압송한다.

懿將解到蜀兵,詰審虛實。蜀兵告曰:「孔明只料都督堅守不出,盡命我等四散屯田,以為久計;不想卻被擒獲。」懿即將蜀兵盡皆 放回。夏侯和曰:「何不殺之?」懿曰:「量此小卒,殺之無益。放歸本寨,令說魏將寬厚仁慈,釋彼戰心;此呂蒙取荊州之計也。」遂傳 令今後凡有擒到蜀兵,俱當善遣之,仍重賞有功將吏。諸將皆聽令而去。

사마의는 촉군이 끌려오자, 그들에게 혀실을 켜묻는다. 촉군이 고한다.

“공명은 도독께서 굳게 지킬 뿐 싸우러 나오지 않을 줄만 알고, 저희 모두에게 사방으로 흩어져 둔전을 행하게 하여, 장구한 계책으로 삼 고자 합니다. 이렇게 사로잡힐 줄 몰랐습니다.”

사마의가 즉시 촉군을 모두 풀어줘 돌아가게 한다. 하후화가 말한다.

“왜 죽이지 않으십니까?”

“이깟 소졸들을 죽인들 아무 이익이 없소. 본채( 본진 )로 놓아 보내, 위나라 장수가 관후하고 인자하다고 말하게 만들어 전심戰心( 전 투의지 )을 흐트러지게 만들 것이오. 이것이 오나라 여몽이 형주를 빼앗은 계책이오.”

곧 명령을 전하여, 앞으로 촉군을 사로잡으면, 모두 잘 대우해서 보내주도록 하고, 이렇게 하는 데에 공을 세운 장리將吏( 군관/ 장교 )들을 크게 포상하겠다고 한다. 장수들이 모두 명령을 듣고 간다.

卻說孔明令高翔佯佯作運糧,驅駕木牛流馬,往來於上方谷內;夏侯惠等不時截殺;半月之間,連勝數陣。司馬懿見蜀兵屢敗,心中 歡喜。一日,又擒到蜀兵數十人。懿喚至帳下問曰:「孔明今在何處?」眾告曰:「諸葛丞相不在祁山,在上方谷西十里下營安住。今每 日運糧屯於上方谷。」

한편, 공명이 고상에게 군량을 운반하는 척하며 목우유마를 몰고 상방곡 안을 왕래하게 하니, 하후혜 등이 불시에 가로막고 공격한다. 보름 사이에 잇달아 수차례 승리한다. 사마의는 촉군이 거듭 패하자 마음 속으로 몹시 기뻐한다. 어느 날, 다시 촉나라 병사 수십 인을사로잡는다. 사마의가 이들을 군막 안으로 불러들여 묻는다.

“공명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뭇 사람이 고한다.

“ 제갈 승상은 기산에 있지 않고, 상방곡 서쪽 십 리에 진을 치고 안주安住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매일 군량을 상방곡으로 운반해 쌓고 있습니다.”

懿備細問了,即將眾人放去;乃喚諸將吩咐曰:「孔明今不在祁山,在上方谷安營。汝等於明日,可一齊併力取祁山大寨。吾自引兵 來接應。」眾將領命,各各準備出戰。司馬師曰:「父親何故反欲攻其後?」懿曰:「祁山乃蜀人之根本,若見我兵攻之,各營必盡來救, 我卻取上方谷燒其糧草,使彼首尾不接,必大敗也。」司馬師拜服。懿即發兵起行,令張虎、樂綝各引五千兵,在後救應。

사마의가 자세히 묻고나서, 곧 사람들을 풀어주고, 여러 장수를 불러 부분한다.

“공명이 이제 기산에 없고, 상방곡에 진을 치고 있소. 그대들은 내일 일제히 힘을 합쳐 기산의 대채大寨( 큰 군영 )를 공격하시오. 내 직 접 군을 이끌고 접응接應( 호응 / 지원 )하겠소.”

뭇 장수가 군령을 받고 각각 출전을 준비한다. 사마사가 말한다.

“부친께서 무슨 까닭으로 도리어 적 후방을 치려 하십니까?”

“기산은 촉나라 사람들의 근본이니, 우리 군대가 공격하면 각 영채에서 모조리 구하러 올 것이다. 내가 그 틈에 상방곡을 공격해 군량을 불태워, 그들로 하여금 머리와 꼬리가 접응하지 못하게 만들면, 틀림없이 그들이 대패할 것이다.”

사마사가 탄복한다. 사마의가 즉시 군대를 일으켜 출발하고, 장호와 악림에게 각각 병사 5천을 이끌고 뒤에서 지원하라 한다.

且說孔明正在祁山望見魏兵或三五千一行,或一二千一行,隊伍紛紛,前後顧盼,料必來取祁山大寨,乃密傳今眾將:「若司馬懿自 來,汝等便往劫魏寨,奪了渭南。」眾將各各聽令。

*紛紛 /분분/ 많은 수가 어지럽게 / 줄줄이
*顧盼 /고분/ 주위를 돌아보다. 살펴보다.

한편, 때마침 공명이 기산에서 바라보니, 위나라 병사 3, 5천이 일행으로, 혹은 1, 2천이 일행으로 줄줄이 대오를 갖춰 앞뒤를 살펴보는 것이 틀림없이 기산의 대채를 공격하러 오는 것이다. 이에 뭇 장수에게 은밀히 군령을 전한다.

“사마의가 직접 오면 바로 위나라 영채를 습격해, 위수 남쪽을 빼앗으시오.”

뭇 장수가 각각 군령을 따른다.

卻說魏兵皆奔祁山寨來,蜀兵四下一齊吶喊奔走,虛作救應之勢。司馬懿見蜀兵都去救祁山寨,便引二子并中軍護衛人馬,殺奔上方 谷來。魏延在谷口,只盼司馬懿到來;忽見一枝魏兵殺到,延縱馬向前視之,正是司馬懿。延大喝曰:「司馬懿休走!」舞刀相迎。懿挺 鎗接戰。不上三合,延撥回馬便走,懿隨後趕來。延只望七星旗處而走。

한편, 위군이 모두 기산으로 몰려가자 촉군이 사방에서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달려가, 구원하는 척한다. 사마의는 촉나라 군이 모두 기산의 영채를 구원하러 가는 듯 보이자, 곧 두 아들과 중군中軍의 호위병을 이끌고 상방곡으로 달려간다. 위연이 골짜기 어귀에서 사마의가 오는 것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한무리 위군이 쇄도한다. 위연이 말을 몰아 앞으로 가서 바라보니, 바로 사마 의다. 위연이 크게 외친다.

“사마의는 거기 서라!”

위연이 칼을 휘두르며 맞이하니 사마의가 창을 꼬나쥐고 접전한다. 3합을 못 넘겨, 위연이 말머리를 돌려 달아나니, 사마의가 뒤쫓는다. 위연이 칠성기가 있는 곳으로 달아난다.

懿見魏延只一人,軍馬又少,放心追之;令司馬師在左,司馬昭在右,懿自居中,一齊攻殺將來。魏延引五百兵皆退入谷中去。懿追 到谷口,先令人入谷中哨探。回報谷內並無伏兵,山上皆是草房。懿曰:「此必是積糧之所也。」遂大驅士馬,盡入谷中。懿忽見草房上 盡是乾柴,前面魏延已不見了。懿心疑,謂二子曰:「倘有兵截斷谷口如之奈何?」言未已,只聽得喊聲大震,山上一齊丟下火把來,燒 斷谷口。魏兵奔逃無路。

*火把 /화파/ 화포의 속칭, 횃불

사마의는 촉나라 장수가 위연 겨우 한 사람인데다 그를 따르는 군마軍馬( 군대 )도 적어, 방심하고 뒤쫓는다. 사마사에게 왼쪽을, 사마소 에게 오른쪽을 맡기고, 사마의는 스스로 중앙에서 일제히 공격해 온다. 위연이 병사 5백을 모두 이끌고 상방곡 안으로 달아난다. 사마의 가 골짜기 어귀에 이르러, 먼저 사람을 시켜 골짜기 안으로 들어가 정탐하게 하니, 돌아와 보고하기를, 골짜기 안에 복병이 전혀 없고 산 위는 모두 초방草房( 지푸라기로 만든 움막 / 초가집 )이라고 한다. 사마의가 말한다.

“이것은 군량을 쌓아둔 곳이 틀림없다.”

곧 사마士馬( 병마 / 군대 )를 크게 몰아, 모조리 골짜기 안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사마의가 보니, 초방 위에는 모두 마른 땔나무이고, 앞 에 있던 위연도 보이지 않는다. 사마의가 의심하고, 두 아들에게 말한다.

“적병이 골짜기 입구를 차단하면 어찌 되겠냐?”

말을 미처 못 마쳐, 함성이 크게 진동하고, 산 위에서 일제히 횃불을 아래로 던져, 골짜기 입구에 불을 질러 차단한다. 위군이 달 아나려 해도, 갈 길이 없다.

山上火箭射下,地雷一齊突出,草房內乾柴都著,刮刮雜雜,火勢沖天。司馬懿驚得手足無措,乃下馬抱二子大哭曰:「我父子三人皆死 於此處矣!」正哭之間,忽然狂風大作,黑氣漫空,一聲霹靂響處,驟雨傾盆。滿谷之火,盡皆澆滅:地雷不震,火器無功。司馬懿大喜 曰:「不就此時殺出,便待何時!」即引兵奮力衝殺。張虎、樂綝亦引兵殺來接應。馬岱軍少,不敢追趕。司馬懿父子與張虎、樂綝合兵 一處,同歸渭南大寨。不想寨柵已被蜀兵奪了。郭淮、孫禮正在浮橋上與蜀兵接戰。司馬懿等引兵殺到,蜀兵退去。懿燒斷浮橋,據住北 岸。

*刮刮雜雜 /괄괄잡잡/ 불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

산 위에서 불화살을 아래로 쏘고, 지뢰도 일제히 돌출하고, 초방 안의 마른 땔나무도 모조리 불 붙어, 활활 타오르니, 불길이 하늘을 찌른 다. 사마의가 너무 놀라 손발을 허둥거리더니, 말에서 내려 두 아들을 껴안고 크게 통곡한다.

“우리 부자 세 사람이 모두 이곳에서 죽겠구나!”

이렇게 통곡하는데 홀연히 광풍이 크게 불고 먹구름이 하늘을 가득 채운다. 한차례 벼락 소리가 울리고 소나기가 세차게 내린다. 골짜 기를 가득 채웠던 불길이 모조리 비를 맞고 꺼진다. 지뢰도 더 이상 터지지 않고, 각종 화기들도 소용 없다. 사마의가 크게 기뻐한다.

“이 틈에 탈출하지 않으면 또 언제까지 기다리겠냐!”

즉시 군을 이끌고 힘을 떨쳐 돌격한다. 장호와 악림도 군을 이끌고 달려와서 접응한다. 마대의 병사들이 숫자가 적어서 감히 뒤쫓지 못한다. 사마의 부자와 장호, 악림이 군대를 한데 모아, 함께 위수 남쪽의 큰 영채로 돌아간다. 그런데 뜻밖에도, 영채를 촉군이 빼앗은 뒤다. 곽회와 손례가 그때 부교 위에서 촉나라 병사와 접전하고 있다. 사마의 등이 군을 이끌고 쇄도하자, 촉군이 퇴각 한다. 사마의가 부교를 불사라 끊어버리고, 북쪽 물가에 진 친다.

且說魏兵在祁山攻打蜀寨,聽知司馬懿大敗,失了渭南營寨,軍心慌亂;急退時,四面蜀兵衝殺將來,魏兵大敗,十傷八九,死者無 數,餘眾奔過渭北逃生。孔明在山上見魏延誘司馬懿入谷,一霎時火光大起,心中甚喜,以為司馬懿此番必死。不期天降大雨,火不能著 ,哨馬報說司馬懿父子俱逃去了。孔明歎曰:「『謀事在人,成事在天』。不可強也!」後人有詩歎曰:

한편, 위군이 기산에서 촉나라 영채를 공격하다가, 사마의가 대패하고 위수 남쪽의 영채를 잃은 것을 듣는다. 이에 위나라 군이 어쩔 줄 몰라 급히 퇴각하는데, 사면에서 촉군이 달려들어, 위군이 대패하여, 열에 여덟, 아홉은 죽거나 다쳐, 죽은 이가 무수하고, 나머지 무리는 위수 북쪽으로 건너가 달아난다. 공명이 산 위에서, 위연이 사마의 부자를 골짜기 안으로 유인하고 삽시 간에 불빛이 크게 치솟는 것을 보고, 마음 속으로 몹시 기뻐하며, 사마의가 이번에 틀림없이 죽으리라 여겼다. 그런데 뜻밖에도 하늘에 서 큰 비가 내려, 불이 꺼지고, 초마( 정찰기병 )가 사마의 부자가 모두 달아난 것을 보고한다. 공명이 탄식한다.

“일을 꾀하는 것은 사람이지만, 일을 이루는 것은 하늘에 달렸다더니, 억지로 할 수가 없구나!”

훗날 누군가 시를 지어 탄식했다.

谷口風狂烈燄飄,
何期驟雨降青霄。
武侯妙計如能就,
安得山河屬晉朝?

골짜기 입구에서 바람이 거세고 불꽃이 나부끼니,
어찌 소나기가 쏟아지고 진눈깨비가 떨어질 줄 알았으랴!
제갈 무후의 절묘한 계책이 이루어졌다면
어찌 산하山河가 진나라에 넘어갔으랴!

卻說司馬懿在渭北寨內傳令曰:「渭南寨柵,今已失了。諸將如再言出戰者斬。」眾將聽令,據守不出。郭淮入告曰:「近日孔明引兵 巡哨,必將擇地安營。」懿曰:「孔明若出武功山,依山而東,我等皆危矣;若出渭南,西止五丈原,方無事也。」令人探之,回報果屯五 丈原。司馬懿以手加額曰:「大魏皇帝之洪福也!」遂令諸將堅守勿出,彼久必自變。

한편, 사마의가 위수 북쪽의 영채에서 군령을 전한다.

“위수 남쪽의 영채를 이미 잃었다. 여러 장수 가운데 다시 출전을 말하는 이는 참하겠다.”

뭇 장수가 군령을 듣고, 거수據守( 일정 지역을 점거해 수비함 )하며 출전하지 않는다. 곽회가 들어와 고한다.

“요새 공명이 군을 이끌고 순찰하니, 틀림없이 곧 땅을 골라서 영채를 세울 것입니다.”

이에 사마의가 말한다.

“공명이 무공산으로 나와서 산의 동쪽에 진 치면 우리 모두가 위험해질 것이지만, 그가 위수 남쪽으로 가서 오장원에서 멈추면 우리가 무사할 것이오. “

사람을 시켜 정탐하게 하니, 돌아와 보고하기를, 과연 오장원에 둔병( 군대를 주둔함 )했다고 한다. 사마의가 손을 이마에 대며 말한다.

“대위大魏( 위나라 ) 황제의 홍복이구나!”

곧 여러 장수에게 굳게 지키며 절대 출전하지 못하게 하며, 시간이 흐르면 적군에게 틀림없이 저절로 변고가 생길 것이라 한다.

且說孔明自引一軍屯於五丈原,累今人搦戰,魏兵不出。孔明乃取巾幗並婦人縞素之服,盛於大盒之內,修書一封,遣人送至魏寨。 諸將不敢隱蔽,引來使入見司馬懿。懿對眾啟盒視之,內有巾幗婦人之衣,並書一封。懿拆視其書。略曰:仲達既為大將,統領中原之眾 ,不思披堅執銳,以決雌雄,乃甘窟守土巢,謹避刀箭,與婦人又何異哉!今遣人送巾幗素衣。至如不出戰,可再拜而受之;倘恥心未泯 ,猶有男子胸襟,早與批回,依期赴敵。

*甘 /감/ 스스로 자원해서, 달게,
*批回 /비회/ 관청 등에서 의견을 적어 보내는 답신
*赴敵 /부적/ 전장으로 가서 적병에 맞서 싸움

한편, 공명이 1군을 이글고 오장원에 주둔하고, 과연 사람을 시켜 싸움을 걸지만, 위군은 나오지 않는다. 이에 공명이 건괵巾幗( 부녀자들의 머리 장식의 일종 )과 부인들이 쓰는 호소縞素( 하얀 비단 )로 만든 옷을 가져오게 하고, 큰 합盒 속에 담아, 편지 1봉을 써서, 사람을 시켜 위나라 영채로 보낸다. 여러 장수가 감히 은폐하지 못하고, 촉나라 사자를 데리고 들어가 사마의를 만난다. 사마의가 뭇 사 람 앞에서 합을 열어서 보니, 안에는 부녀자들이 머리에 쓰는 건괵과 부녀자의 옷이 들어 있고, 아울러 서신 1봉이 있다. 사마의가 그 서 신을 뜯어서 읽어보니 대략 이렇다.

‘중달이 대장이 되어, 중원의 대군을 통령하면서도,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어 자웅을 겨룰 생각은 않고, 그저 흙둥지를 파고 앉아 지키며 , 칼과 화살을 삼가 피할 따름이니, 그대가 부인들과 무엇이 다르겠소! 이제 사람을 시켜 건괵과 흰옷을 보내오. 참으로 출전하지 않겠다 면, 거듭 절하고 받으시오. 수치심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남자의 흉금胸襟을 가졌다면, 어서 답신을 보내, 날을 골라 싸우러 나오시 오.”

司馬懿看畢,心中大怒;乃佯笑曰:「孔明視我為婦人耶?」即受之,令重待來使。懿問日:「孔明寢食及事之煩簡若何?」使者曰: 「丞相夙興夜寐,罰二十以上皆親覽焉。所啖之食,日不過數升。」懿顧謂諸將曰:「孔明食少事煩,其能久乎!」

*煩簡 /번간/ 번잡함과 간단함
*夙興 /숙흥/ 아침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남.

사마의가 읽고나서 마음 속으로 크게 노하지만 겉으로 웃으며 말한다.

“공명이 나를 부녀자로 여긴다는 것인가?”

즉시 공명의 선물을 받더니, 사자를 소중히 접대하게 하고, 사자에게 묻는다.

“공명이 먹고 자는 것은 어떻고, 처리하는 일이 많지는 않소?”

사자가 말한다.

“승상은 아침 일찍 일어나 밤 늦게 잠들고, 군중에서 스무 가지 이상의 벌을 직접 처리하십니다. 드시는 음식은 하루에 몇 되를 넘지 않 습니다.”

사마의가 여러 장수를 돌아보며 말한다.

“공명이 적게 먹으며 일은 많이 한다니, 어찌 오래 가겠소!”

使者辭去,回到五丈原,見了孔明,具說:「司馬懿受了巾幗女衣,看了書札,並不嗔怒,只問丞相寢食及事之煩簡,絕不提起軍旅 之事。某如此應對,彼言『食少事煩,豈能長久?』」孔明歎曰:「彼深知我也!」

사자가 인사를 하고 떠나, 오장원으로 돌아가, 공명을 만나 자세히 말한다.

“사마의가 건괵과 여자 옷을 받고 서찰을 읽고도 진노하지 않고, 다만 승상의 침식이 어떤지와 일이 많은지 적은지를 물었지, 군사 문제 는 전혀 꺼내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렇게저렇게 대답했더니, 그가 ‘식사를 적게 하는데 일은 많다니, 어찌 장구長久하겠는가?’라고 말했 습니다.”

공명이 탄식한다.

“그가 나를 잘 아는구나!”

主簿楊顒曰:「某見丞相常自校簿書,竊以為不必。夫為治有體,上下不可相侵。譬之治家之道,必使僕執耕,婢典爨, 私業無曠,所 求皆足,其家立從容自在,高枕飲食而已,若皆身親其事,將形疲神困,終無一成。豈其智之不如婢僕哉?失為家主之道也。是故古人稱 坐而論道,謂之『三公』;作而行之,謂之『士大夫』。昔丙吉憂牛喘,而不問橫道死人;陳平不知錢穀之數,曰:『自有主者。』今丞相 親理細事,汗流終日,豈不勞乎?司馬懿之言,真至言也。」孔明泣曰:「吾非不知,但受先帝託孤之重,惟恐他人不似我盡心也!」眾皆 垂淚。自此孔明自覺神思不寧,諸將因此未敢進兵。

*為治有體 /위치유체/ 통치하기 위해서는 체계가 서야 함.
*爨 /찬, 촌/ 부뚜막
*典爨 /전찬/ 부엌일을 전담함
*從容 /종용/ 조용함. 여유로움. 휴식.

주부主簿 양옹楊顒이 말한다.

“제가 보건대 승상께서 늘 장부와 서류를 직접 살피시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릇 다스리기 위해서는 체계가 서서, 위아 래가 서로 침범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을 비유컨대, 집안을 다스리는 방법은 반드시 종복( 남자 종 )을 시켜 땅을 경작하고, 여종을 시켜 부엌일을 맡게 하니, 사인의 일이 잘못됨이 없이, 구하는 것이 모두 충족되어, 그 집안이 바로 서서 여유롭고 편안합니다. 그러므로 베개 를 높이 베고 잘 수 있고 음식이 충족되는데, 만약 모두가 친히 그 일들을 한다면, 곧 몸과 마음이 피곤하여, 마침내 아무것도 이루지 못 할 것입니다. 어찌 그 지혜가 종들보다 못해서이겠습니까? 이렇다면 집주인의 법도를 잃는 것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옛사람은 앉아서 도 를 논하는 이들을 ‘삼공'이라 일컫고, 작업하고 실행하는 이들을 ‘사대부'라 일컬었습니다. 지난날 병길丙吉이 소들이 숨찬 것은 걱정했 으나 ( 자신의 직무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에 ) 길가에 사람이 쓰러져 죽은 것은 묻지 않았습니다. 진평陳平이 전곡錢穀( 돈과 곡식 )의 수량을 몰랐으나, ‘주관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승상께서 세세한 일을 직접 처리하며 하루종일 땀을 흘리시니 어찌 피로 하지 않겠습니까? 사마의의 말이 참으로 지당한 말입니다.”

공명이 눈물 흘리며 말한다.

“내가 몰라서가 아니라, 다만 선제 폐하에게서 탁고( 고아를 부탁함 / 유현덕이 유선을 맡긴 것 )의 중임을 받은지라, 다른 사람들이 나만 큼 마음을 다하지 않을까 걱정할 따름이오!”

뭇 사람이 모두 눈물을 흘린다. 이로부터 공명이 스스로 정신이 어지러운 것을 깨달으니, 장수들이 감히 진군하지 못한다.

卻說魏將皆知孔明以巾幗女衣辱司馬懿,懿受之不戰。眾將俱忿,入帳告曰:「我等皆大國名將,安忍受蜀人如此之辱?即請出戰, 以決雌雄。」懿曰:「吾非不敢出戰,而甘心受辱也:奈天子明詔,令堅守無動。今若輕出,有違君命矣。」眾將俱忿怒不平。懿曰:「汝 等既要出戰,待我奏准天子,同力赴敵,何如?」眾皆允諾。懿乃寫表遣使,直至合淝軍前,奏聞魏主曹叡。叡拆表覽之。表略曰:臣才 簿任重,伏蒙明旨,今臣堅守不戰,以待蜀人之自敝;奈今諸葛亮遺臣以巾幗,待臣如婦人,恥辱至甚!臣謹先達聖聰:旦夕將效死一戰 ,以報朝廷之恩,以雪三軍之恥。臣不勝激切之至!

*激切 /격절/ 격렬하고 거침없음

한편, 위나라 장수들 모두 공명이 건괵과 여자 옷으로 사마의를 욕보였지만 사마의가 이를 받고도 싸우지 않는 것을 알게 된다. 뭇 장수 가 모두 성이 나서 군막으로 들어가 고한다.

“저희 모두 대국의 명장들인데 촉나라 사람이 이처럼 욕보이는 것을 저희가 어찌 참겠습니까?”

“내가 감히 출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마음 속으로 치욕을 감내하는 것이오. 천자께서 조서를 내리시어, 견고히 지키며 움직이 지 말라 하셨소. 이제 함부로 나간다면 군주의 명을 어기는 것이오.”

그래도 뭇 장수가 모두 성이 나서, 가라앉지 않으니 사마의가 말한다.

“그대들이 꼭 출전하겠다면 내가 천자께 상주해 승인을 받은 뒤 힘을 모아 촉나라 군을 대적하는 것이 어떻겠소?”

뭇 장수가 모두 받아들인다. 사마의가 이에 천자에게 올리는 표를 써서 사자를 곧장 합비의 군전軍前( 전장 / 전초 기지 )으로 보내 위 나라 군주 조예에게 아뢴다. 조예가 표를 뜯어 읽으니 내용이 대략 이렇다.

“신의 재주가 얕고 임무는 무거운데 폐하의 밝은 교지를 받들어, 이제 굳게 지키고 싸우지 않으며 촉나라 사람들이 저절로 피폐해지기 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갈량이 신에게 건괵을 보내 신을 부녀자로 대하니 치욕이 극심합니다! 신은 삼가 먼저 성총聖聰을 받자와 단석旦夕( 곧 )에 목숨을 걸고 일전을 치룸으로써 조정의 은혜에 보답하고 삼군의 치욕을 씻겠습니다. 신은 지극히 격렬한 마 음을 주체할 수 없나이다!”

叡覽訖,乃謂多官曰:「司馬懿堅守不出,今何故又上表求戰?」衛尉辛毗曰:「司馬懿本無戰心,必因諸葛亮恥辱,眾將忿怒之故, 特上此表,欲更乞明旨,以遏諸將之心耳。」叡然其言,即令辛毗持節至渭北寨傳諭,令勿出戰。司馬懿接詔入帳,辛毗宣諭曰:「如再 有敢言出戰者,即以違旨論。」眾將只得奉詔。懿暗謂辛毗曰:「公真知我心也。」

조예가 읽고나서 관리들에게 말한다.

“사마의가 굳게 지키며 출전하지 않았는데 이제 무슨 까닭으로 다시 표를 올려 싸우기를 청하는 것이오?”

위위衛尉 벼슬의 신비辛毗가 말한다.

“사마의는 본래 싸울 마음이 없으나 제갈량에게서 치욕을 입어 뭇 장수가 분노한 까닭에 일부러 이렇게 표를 올려 다시금 폐하의 현명한 교지를 청해 여러 장수의 마음을 누르고자 할 따름입니다.”

조예가 그 말을 그럴 듯하게 여기고 즉시 신비에게 황제의 부절( 임금이 신하에게 주는 신임의 증표 )을 주어 위수 북쪽의 영채로 가서 황제의 칙유를 전하여, 절대 싸우러 나가지 말라고 한다. 사마의가 황제의 조서를 받고 군막으로 들어가니 신비가 선유한다.

“만약 다시 출전을 언급하는 이는 곧 교지의 뜻을 어기는 것이오.”

뭇 장수가 어쩔 수 없이 황제의 조서를 받들 뿐이다. 사마의가 몰래 신비에게 말한다.

“공께서 참으로 저의 마음을 아시는구려.”

於是令軍中傳說:魏主命辛毗持節,傳諭司馬懿勿得出戰。蜀將聞知此事,報與孔明。孔明笑曰:「此乃司馬懿安三軍之法也。」姜 維曰:「丞相何以知之?」孔明曰:「彼本無戰心;所以請戰者,以示武於眾耳。豈不聞:『將在外,君命有所不受』?安有千里而請戰者 乎?此乃司馬懿因將士忿怒,故借曹叡之意,以制眾人。今又播傳此言,欲懈我軍心也。」

이에 위나라 군중에 이야기를 전한다. 위나라 군주가 명해 신비가 부절을 지니고 와서 사마의에게 칙유를 전하며, 절대 출전하지 말 라고 했다는 것이다. 촉나라 장수가 이 일을 듣고 공명에게 보고하니, 공명이 웃는다.

“이것은 사마의가 삼군을 달래는 방법이오.”

강유가 말한다.

“승상께서 어떻게 아십니까?”

“그는 본래 싸울 마음이 없었소. 싸우기를 청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무위를 과시하고자 했을 따름이오. 어찌 듣지 못했소? ‘장수가 바깥에 있을 때는 임금의 명일지라도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소. 어찌 천리 먼 곳에 있으면서 임금에게 싸움을 허락 받겠소? 이는 곧 사마의 가 장사들의 분노 때문에 조예의 뜻을 빌려 사람들을 통제하고, 이제 다시 이런 말을 전하여, 우리의 군심軍心을 해이하게 하려는 것뿐 이오.”

正論間,忽報費褘到,孔明請入問之。褘曰:「魏主曹叡聞東吳三路進兵,乃自引大軍至合淝,令滿寵、田豫、劉劭分兵三路迎敵。滿 寵設計,盡燒東吳糧草戰具,吳兵多病。陸遜上表於吳王,約會前後夾攻,不意齎表人中途被魏兵所獲:因此機關洩漏,吳兵無功而還。 」孔明聽知此信,遂長歎一聲,不覺昏倒於地:眾將急救,半晌方甦。孔明歎曰:「吾心昏亂,舊病復發,恐不能生矣!」

*戰具 /전구/ 무기, 전쟁 도구.

이렇게 의논하는데, 갑자기 비위가 왔다고 한다. 공명이 불러들여 물으니 비위가 말한다.

“위주 조예는 동오가 3로로 진병하자, 직접 대군을 이끌고 합비로 가서, 만총, 전예, 유소에게 명하여, 3로로 병력을 나눠, 대적하게 했 습니다. 만총이 계책을 내어, 동오의 군량과 무기를 모조리 불태우고, 오나라 군에게 질병이 많이 생겼습니다. 육손이 오왕吳王에게 표를 올려, 앞뒤로 위나라 군을 협공하기로 했으나, 뜻밖에도 표를 가져가던 사람이 중도에 위나라 군에게 사로잡혔습니다. 이 때문에 기밀이 누설돼, 오군이 아무 전공도 없이 돌아갔습니다.”

공명이 이 말을 듣고 장탄식을 하더니, 갑자기 혼절해 바닥으로 쓰러진다. 뭇 장수가 급히 일으키자 한참 지나서야 깨어난다. 공명이 탄 식한다.

“내 마음이 어지럽고, 옛 병이 재발하니, 아무래도 살 수 있을지 걱정이오!”

是夜孔明扶病出帳,仰觀天文,十分驚慌:入帳謂姜維曰:「吾命在旦夕矣!」維曰:「丞相何出此言?」孔明曰:「吾見三台星中, 客星倍明,主星幽隱,相輔列曜,其光昏暗:天象如此,吾命可知!」維曰:「天象雖則如此,丞相何不用祈禳之法挽回之?」孔明曰:「 吾素諳祈禳之法,但未知天意如何。汝可引甲士四十九人,和執皂旗,穿皂衣,環繞帳外;我自於帳中祈禳北斗。若七日內主燈不滅,吾 壽可增一紀;如燈滅,吾必死矣。閒雜人等,休令放入。凡一應需用之物,只令二小童搬運。」

*相輔 /상보/ 서로 도움. 재상의 벼슬.
*列曜 /열요/ 늘어선 별들. 별자리.

이날 밤 공명이 병에 걸린 채 군막을 나가서 고개를 들어 천문을 살피더니, 몹시 경황驚慌( 공포에 빠짐 / 공황 )한다. 군막으로 들어가 강유에게 말한다.

“내 목숨이 단석旦夕( 아침저녁 / 짧은 시간 / 위급한 순간 )에 달렸소!”

“승상께서 어찌 이런 말씀을 하십니까?”

“내가 삼태성三台星( 자미성을 지키는 세 별 )을 살피니, 객성客星( 하늘에 새로 나타나는 ‘신성’과 ‘혜성’ 따위를 일컬음 / 항성이 아닌 별 )이 더욱 밝은데 주성主星(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 )이 흐려지고 주성을 둘러싼 별들도 그 빛이 어두워졌소. 천상( 천문현상 )이 이러 하니 내 명을 알 수 있소!”

“천상이 비록 이렇다 하더라도 승상께서 어찌 기양祈禳( 액운을 쫓고 복을 부르도록 기도함 )의 방법으로 만회하지 않으십니까?”

“내 평소 기양의 방법은 알고 있지만 다만 하늘의 뜻이 어떤지 모르겠소. 그대가 갑사( 갑옷을 갖춘 군사 ) 49 인을 이끌고 , 제각각 검은 깃발을 들고, 검은 옷을 입은 채 장막 밖에 둘러서게 하시오. 내가 직접 장막 안에서 북두성에게 기양을 올리겠소. 7일 안에 주등主燈이 꺼지지 않으면 내 수명이 1기一紀( 12년 )는 늘어날 것이오. 그 등불이 꺼지면 나는 틀림없이 죽을 것이오. 잡인들은 들어오지 못하게 하시오. 무릇 필요한 물품 일체는 소동小童( 어린이 / 소년 ) 둘을 시켜 운반하시오.”

姜維領命,自去準備。時值八月中秋,是夜銀河耿耿,玉露零零;旌旗不動,刁斗無聲。姜維在帳外引四十九人守護。孔明自於帳中 設香花祭物。地上分布七盞大燈,外布四十九盞小燈,內安本命燈一盞。孔明拜祝曰:「亮生於亂世,甘老林泉;承昭烈皇帝三顧之恩, 託孤之重,不敢不竭犬馬之勞,誓討國賊。不意將星欲墜,陽壽將終。謹書尺素,上告穹蒼。伏望天慈,俯垂鑒聽,曲延臣算,使得上報 君恩,下救民命,克復舊物,永延漢祀。非敢妄祈,實由情切。」拜祝畢,就帳中俯伏待旦。次日,扶病理事,吐血不止;日則計議軍機, 夜則步罡踏斗。

*零零 /영영/ 방울방울 떨어짐
*本命 /본명/ 사람의 출생 연도에 따른 ‘띠’.
*甘老林泉 /감로임천/ ‘감'은 ‘스스로 원함', ‘로'는 ‘늙어서 여생을 보냄', ‘임천'은 ‘수풀과 연못’ 곧 ‘산천', ‘산하'. 벼슬에 나가지 않고, 전 원생활을 하며 늙어가고 싶다는 뜻.
*尺素 /척소/ 한 자 정도의 흰색 비단으로 글을 적거나 그림을 그리는데 사용. 서신.
*步罡踏斗 /보강답두/ 도사가 북두칠성의 별자리 모양을 따라 걸으며 신령을 부르거나 보내는 의식 )

강유가 명령을 받들어, 직접 준비하러 간다. 이때가 8월 중추中秋인데 이날밤 은하수가 반짝반짝하고, 옥 같은 이슬이 방울방울 맺힌다. 깃발들도 펄럭이지 않고, 조두刁斗( 군대에서 야간 경비에 치던 구리로 만든 징 )도 울리지 않는다. 강유가 장막 밖에서 49 인을 이끌고 수호한다. 공명이 장막 안에 향기로운 꽃과 제물을 놓는다. 땅 위에 큰 등잔 일곱 개를 나누어 놓고, 장막 바깥에 작은 등 마흔아홉 개를 놓고, 장막 안에 본명등本命燈을 한 개 안치한다. 공명이 절하며 기도한다.

“저는 난세에 태어나, 감로임천甘老林泉( 스스로 속세를 벗어나 전원생활을 즐기며 늙어가고 싶음 )의 삶을 원했습니다. 그러나 소열황 제( 유현덕 )께서 삼고초려의 은혜를 베푸시고, 탁고( 고아를 맡김 곧 유현덕이 유선을 맡긴 것 )의 중책을 맡기시어, 감히 견마지로를 다 하지 않을 수 없어, 맹세코 국가의 역적을 토벌하고자 했습니다. 뜻밖에도 장성將星( 대장의 별자리 )이 떨어지려 하니, 제 목숨이 곧 끝 나려 합니다. 삼가 척소尺素( 글 / 서신 )를 적어, 위로 궁창穹蒼( 하늘 )에 고하나이다. 엎드려 하늘의 자비를 바라오니, 굽어 살펴주소서 . 신의 수명을 늘여서, 위로 임금의 은혜에 보답하고, 아래로 백성의 목숨을 구하고, 구물舊物( 선조의 유산 / 국가의 옛 영토 )을 되찾아, 한나라의 제사를 영원히 잇게 해주소서. 망녕되게 기도함이 아니오라 참으로 절실한 마음에서 비롯하옵니다.”

절하고 기도하기를 마치고, 장막 안으로 가서 고개 숙여 엎드린 채 아침을 기다린다. 다음날, 병든 몸으로 일을 처리하니, 입으로 피를 토 하는 것이 멈추지 않는다. 낮에는 군기軍機(군사 기밀)를 토의하고, 밤에는 보강답두步罡踏斗( 도사가 북두칠성의 별자리 모양을 따라 걸으며 신령을 부르거나 보내는 의식 )를 행한다.

卻說司馬懿在營中堅守,忽一夜仰觀天文,大喜,謂夏侯霸曰:「吾見將星失位,孔明必然有病,不久便死。你可引一千軍去五丈原 哨探。若蜀人攘亂不出接戰,孔明必然患病矣。吾當乘勢擊之。」霸引兵而去。

한편, 사마의는 영채 안에서 굳게 수비하는데, 어느날 밤에 천문을 관측하고, 크게 기뻐하며 하후패에게 말한다.

“장성將星이 제자리를 벗어나니, 공명이 틀림없이 병에 걸려, 머지않아 죽을 것이오. 그대는 병사 1천을 이끌고 오장원으로 가서 정탐하 시오. 촉나라 사람들이 혼란에 빠져, 접전하러 나오지 않는다면 공명이 틀림없이 병에 걸린 것이오. 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격해야 겠소.”

孔明在帳中祈禳已及六夜,見主燈明亮,心中甚嘉。姜維入帳,正見孔明披髮仗劍,踏罡步斗,壓鎮將星。忽聽得寨外吶喊,方欲令 人出問,魏延飛步入告曰:「魏兵至矣!」延腳步急,竟將主燈撲滅。孔明棄劍而歎曰:「死生有命,不可得而禳也!」魏延惶恐,伏地請 罪;姜維忿怒,拔劍欲殺魏延。正是:

공명이 장막 안에서 기도를 올린 지 엿새째 밤에 이르러도, 주등이 밝게 빛나니, 마음 속으로 몹시 기뻐한다. 강유가 장막 안으로 들어와 바라보니, 공명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검을 쥐고, 보강답두步罡踏斗( 도사가 북두칠성의 별자리 모양을 따라 걸으며 신령을 부르거나 보 내는 의식 )를 행하며, 장성將星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있다. 갑자기 영채 밖에서 고함 소리가 들리기에, 사람을 시켜 무슨 일인지 물으 려는데, 위연이 급히 걸어 들어와 고한다.

“위군이 왔습니다!”

위연이 급히 걷다가 다리로 주등을 쳐서 꺼트리고 만다. 공명이 검을 버리고 탄식한다.

“죽고 사는 것은 운명에 달렸으니, 기도해도 소용 없구나!”

위연이 황공해, 바닥에 엎드려 죄를 청한다. 강유가 분노해, 검을 뽑아 위연을 죽이려 한다.

萬事不由人做主,
一心難與命爭衡。

*做主 /주주/ 결정하다. 책임지고 결정하다.
*爭衡 /쟁형/ 높고 낮음을 비교함. 승부를 가름.

만사는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니
마음을 다해도 운명을 이기기 어렵구나

未知魏延性命如何,且看下文分解。

위연의 목숨이 어찌될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에 풀리리다.

다음 회

"무릇 천리마 하루 천리를 가지만 느린 말도 열흘이면 역시 간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 則亦及之矣" (순자 荀子)
나관중 羅貫中이 쓰고 모종강 毛宗崗이 개수한 삼국연의 三國演義 원본을 한문-한글 대역 對譯으로 번역해봤습니다.
2009년부터 7년간 번역해 제 블로그에 올린 걸 홈페이지로 만들었습니다.

정만국(daramzu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