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삼국지 原文三國志

앞 회

第五十六回 曹操大宴銅雀臺 孔明三氣周公瑾

제56회 조조가 동작대에서 대연회를 열고 공명이 세번째로 주공근을 도발한다

卻說周瑜被諸葛亮預先埋伏關公,黃忠,魏延三枝軍馬,一擊大敗。黃蓋、韓當急救下船,折卻水軍無數。遙觀玄德,孫夫人車馬僕從, 都停住於山頂之 上,瑜如何不氣?箭瘡未癒,因怒氣沖激,瘡口迸裂,昏絕於地;眾將救醒,開船逃去。孔明教休追趕,自和玄德歸荊州 慶喜,賞賜眾將。

*迸裂 /병렬/ 갑자기 터짐. '병'은 솟아남, 세차게 뿜음.

한편 주유는 제갈량이 미리 매복한 관공, 황충, 위연의 세 무리 군마에게 일격을 당해 대패한다. 황개와 한당이 급히 구해 배에 태우지만 꺾인 수군들이 무수하다. 멀리 현덕과 손부인의 거마 車馬와 복종(모시는 하인) 들이 모두 산 꼭대기에 머무는 게 보이는데, 주유가 어떻게 화나지 않겠는가? 화살 맞은 상처가 아직 낫지 않은 채 노기가 치솟으니 상처가 갑자기 터져 땅에 쓰러져 혼절하였다. 장수들이 구해 깨워, 배를 타고 달아난다. 공명이 뒤쫓지 말라 지시하고 현덕과 더불어 형주로 돌아가 축하하고 장수들에게 상을 내린다.

周瑜自回柴桑。蔣欽等一行人馬自歸南徐報孫權。權不勝忿怒,欲拜程普為都督,起兵取荊州。

주유는 시상으로 되돌아간다. 장흠 등 일행의 인마들은 남서로 돌아가 손권에게 알린다. 손권이 분노를 이기지 못해, 병력을 일으켜 형주를 취하고자 한다.

周諭又上書,請興兵雪恨。張昭諫曰:「不可。曹操日夜思報赤壁之恨,因恐孫、劉同心,故未敢興兵。今主公若以一時之忿,自相吞併 ,操必乘虛來 攻,國勢危矣。」顧雍曰:「許都豈無細作在此。若知孫、劉不睦,操必使人勾結劉備。備懼東吳,必投曹操。若此,則江 南何日得安?為今之計,莫若使人赴許 都,表劉備為荊州牧。曹操知之,則懼而不敢加兵於東南。且使劉備不恨於主公。然後使心腹用反 間之計,令曹劉相攻,吾乘隙而圖之,斯為得耳。」權曰:「元歎 之言甚善。但誰可為使?」雍曰:「此間有一人,乃曹操敬慕者,可以 為使。」權問何人。雍曰:「華歆在此,何不遣之?」權大喜,即遣齎表赴許都。歆領命起 程,逕到許都求見曹操。聞操會群臣於鄴郡, 慶賞銅雀臺,歆乃赴鄴郡侯見。

주유 또한 글을 올려 흥병(병력을 일으킴)해 원한을 풀기를 청한다. 장소 張昭가 간한다.

"불가합니다. 조조 曹操가 밤낮으로 적벽 赤壁의 한을 풀 것을 생각하나, 손 孫, 유 劉가 한 마음임이 두려워 아직 감히 흥병하지 못합니 다. 이제 주공께서 만약 한 때의 분노로써 저들을 탄병(침략해 약탈함)하려 하면, 조조가 반드시 빈 틈을 노려 쳐들어 올 테니, 국세( 국가의 형세)가 위급해집니다."

고옹 顧雍이 말한다.

"허도 許都에서 어찌 이곳에 세작(첩자)을 두지 않았겠습니까? 만약 손, 유가 화목하지 못함을 알면, 조조가 반드시 사람을 보내 유비와 구결 勾結 (몰래 결합함)할 테고, 유비는 동오가 두려워 조조에게 투항하고 맙니다. 만약 이러면, 강남이 하루라도 안정되겠습니까? 이제 필요한 계책이라면 사람을 허도로 보내 표를 올려 유비를 형주목으로 삼는 것이 제일입니다. 조조가 이를 알면, 무서워서 감히 병력을 동남쪽에 가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유비가 주공에게 원한을 품지 않게 만듭니다. 그런 뒤 심복을 써서 반간지계로써 조, 유가 서로 공격하게 하고 그 틈을 타서 도모하는 것이야말로 득이 됩니다."

손권이 말한다.

"원탄 元歎(고옹의 자)의 말씀이 몹시 훌륭하오. 다만 누구를 사자로 보내야겠소?"

"이곳에 있는 한 사람을 조조가 경모하니 그를 보내면 됩니다."

손권이 누구냐 묻자 고옹이 말한다.

"화흠 華歆이 여기 있는데 왜 안 보내겠습니까?"

손권이 크게 기뻐하며 즉시 표를 갖고 허도로 가게 한다. 화흠이 명을 받들어 길을 떠나 곧장 허도에 당도해 조조를 만나기를 청한다. 조조 가 업군 鄴郡에 신하들을 모아 동작대 銅雀臺 완공을 경하한다는 것을 화흠이 듣고 업군으로 가서 만나려 한다.

操自赤壁敗後,常思報仇;只疑孫劉併力,因此不敢輕進。時建安十五年春,造銅雀臺成。操乃大會文武於鄴郡,設宴慶賀。其臺正臨漳 河。中央乃銅雀 臺,左邊一座名玉龍臺,右邊一座名金鳳臺,各高十丈。上橫二橋相通,千門萬戶,金碧交輝。

조조가 적벽 패전 이후, 늘 복수를 생각하나, 다만 손, 유가 힘을 합치므로 감히 함부로 진군하지 못한다. 이때 건안 建安 15년 봄에 동작대를 완공한다. 조조가 문무 관리를 업군에서 크게 모아 연회를 베풀어 경하한다. 중앙은 동작대요 좌변의 일좌 一座는 옥룡대 玉龍臺, 우변의 일좌는 금봉대 金鳳臺인데 각각 높이가 10 장이다. 위로 다리 두 개를 가로질러 서로 통하게 하고, 천문만호 千門萬戶 (궁전이 규모가 크고 화려함)를 금벽 金碧 (금색과 파란 색 안료)으로 치장해 번쩍인다.

是日,曹操頭戴嵌寶金冠,身穿綠錦羅袍,玉帶珠履,憑高而坐。文武侍立臺下。

이날 조조가 머리는 보석을 박아 넣은 금관을 쓰고, 몸은 녹색 비단 도포를 입고, 옥대 玉帶를 두르고 진주로 꾸민 신발을 신고, 높은 곳 에 앉는다. 문무 관리들이 대 臺 아래 지켜선다.

操欲觀武官比試弓箭,乃使近侍將西川紅錦戰袍一領,掛於垂楊枝上,下設一箭垛,以百步為界。分武官為兩隊。曹氏宗族俱穿紅,其餘 將士俱穿綠。各 帶雕弓良箭,跨鞍勒馬,聽候指揮。操傳令曰:「有能射中箭垛紅心者,即以錦袍賜之。如射不中,罰水一良。」號令方 下,紅袍隊中,一個少年將軍驟馬而出。眾 視之,乃曹休也。休飛馬往來,奔馳三次,扣上箭,拽滿弓,一箭射去,正中紅心。金鼓齊鳴 ,眾皆喝冞。曹操於臺上望見大喜,曰:「此吾家千里駒也!」方欲使 人取錦袍與曹休,只見綠袍隊中,一騎飛出,叫曰:「丞相錦袍, 合讓俺外姓先取,宗族中不宜攙越。」

*比試 /비시/ 높고 낮음을 가려냄.
*箭垛 /전타/ 활쏘는 과녁
*扣 /구, 고/ 당기다. 감아매다.
*俺外 /암외/ '암'은 나, 자신, 우리. 그러므로 '암외'는 조조의 종족이 아닌 사람들.

조조가 무관들의 활쏘기 시합을 보고자 하여, 근시 近侍(좌우에서 시중 드는 사람)에게 시켜 서천 西川의 붉은 비단으로 만든 전포(군 복)를,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에 걸어, 그 밑에 과녁을 놓고 백보 떨어진 곳을 경계로 삼는다. 무관들을 두 대열로 나눠 조씨 종족들은 모 두 홍포 (붉은 전포)를 입고, 기타 장사들은 녹포 (푸른 전포)를 입는다. 각각 조궁 雕弓(장식한 활)과 좋은 화살을 지녀 안장에 걸터앉 아 말고삐를 잡고 서서 지휘를 기다린다. 조조가 전령한다.

"활을 쏴 과녁의 홍심 (과녁의 중심)을 맞히는 이는 즉시 금포 錦袍 (비단 전포)를 내리겠으나, 맞히지 못하면, 벌수 罰水 (벌물. 고문하 거나 벌 주기 위해 강제로 먹이는 술)를 한 잔 내리겠소."

호령이 바야흐로 떨어지자, 홍포 대열 가운데 한 소년 장군이 말을 몰아 나온다. 모두 바라보니 바로 조휴 曹休(조조의 조카)다. 조휴가 나는듯이 말을 몰아 왕래하며 3차례 분치 奔馳 (말을 빨리 달림)하는데 화살을 매겨 활을 잔뜩 당겨 1 전 箭 (화살)이 날아가 홍심을 명 중한다. 금고제명 金鼓齊鳴 (북소리 징소리 일제히 울림)하고 모두들 갈채한다. 조조가 대 위에서 내다보고 크게 기뻐, 말한다.

"이 아이가 우리집 천리구 千里駒 (천리를 달릴 망아지 곧 어린 나이에 매우 뛰어난 사람)로다!"

막 사람을 시켜 금포를 조휴에게 주려 하는 찰나, 녹포 대열에서 1 기가 나는듯 튀어나와 외친다.

"승상의 금포는 마땅히 종족 밖의 선생이 가져가게 양보해야 합니다. 종족 사람이 참월 攙越(새치기)해선 안 됩니다."

操視其人,乃文聘也。眾官曰:「且看文仲業射法。」文聘拈弓縱馬一箭,亦中紅心。眾皆喝采,金鼓亂鳴。聘大呼曰:「快取袍來!」只 見紅袍隊中, 又一將飛馬而出,厲聲曰:「文烈先射,汝何得爭奪?看我與你兩個解箭!」曳滿弓,一箭射去,也中紅心。眾人齊聲喝采 。視其人,乃曹洪也。洪方欲取袍,只見 綠袍隊裏又一將出,揚弓叫曰:「你三人射法,何足為奇!看我射來!」眾視之,乃張郃也。郃 飛馬翻身,背射一箭,也中紅心。四枝箭齊齊的攢在紅心裏。眾人俱道:「好射法!」郃曰:「錦袍須該是我的!」

*攢 /찬/ 모이다. 쌓이다.

조조가 바라보니 바로 문빙 文聘이다. 관리들이 말한다.

"우선 문중업 文仲業의 활솜씨를 봅시다."

문빙이 활을 집어들고 말을 내달려 1 전을 날리니, 역시 홍심을 맞힌다. 모두들 갈채하고 금고제명 金鼓齊鳴 한다. 문빙이 크게 외친다.

"어서 금포를 가져오라!"

그런데 홍포 대열 가운데 역시 한 장수가 말을 내달려 나오며, 성난 목소리로 말한다.

"문열 文烈 (조휴의 자)이 먼저 쐈거늘 그대가 어찌 빼앗으려 하시오? 내 그대 화살을 두 쪽으로 갈라주겠소!"

활을 잔뜩 잡아당겨 1 전을 쏘자 역시 홍심을 맞힌다. 사람들이 일제히 소리 지르며 갈채한다. 그 사람은 바로 조홍 曹洪이다. 조홍이 바 야흐로 금포를 취하려 하는데, 녹포 대열에서 다시 한 장수가 튀어나와 활을 쳐들며 외친다.

"세 사람의 활솜씨를 어찌 족히 기특하다 하겠소! 내 쏘는 것을 보시오!"

모두 바라보니 바로 장합 張郃이다. 장합이 말을 내달리며 몸을 뒤집어 뒤쪽으로 1 전을 쏘자 역시 홍심을 맞힌다. 네 발의 화살이 가지 런히 홍심에 모여 있다. 사람들이 모두 말한다.

"뛰어난 활솜씨요!"

장합이 말한다.

"금포는 모름지기 내 것이오!"

言未畢,紅袍隊中一將飛馬而出,大叫曰:「汝翻身背射,何足稱異!看我奪射紅心!」眾視之,乃夏侯淵也。淵驟馬至界口,紐回身一箭 射去,正在四箭當中。金鼓齊鳴。淵勒馬按弓大叫曰:「此箭可奪得錦袍麼?」只見綠袍隊裏,一將應聲而出,大叫:「且留下袍與我徐 晃!」淵曰:「汝更有何射法,可奪我 袍?」晃曰:「汝射紅心,不足為異。看吾單取錦袍!」拈弓搭箭,遙望柳條射去,恰好射斷柳條, 錦墜地。徐晃飛取錦袍,披於身上,驟馬至臺前聲喏曰:「謝丞 相袍!」曹操與眾官無不稱羨。晃纔勒馬要回,猛然臺邊躍出一個綠袍將 軍,大呼曰:「你將錦袍那裏去?早早留下與我!」眾視之,乃許褚也。晃曰:「袍已在 此,汝何敢強奪!」褚更不回答,竟飛馬來奪袍 。兩馬相近,徐晃便把弓打許褚。褚一手按住弓,把徐晃拖離鞍轎。晃急棄不了弓,翻身下馬,褚亦下馬,兩個揪住 廝打。操急使人解開 。那領錦袍己是扯得粉碎。操令二人都上臺。徐晃睜眉怒目,許褚切齒咬牙:各有相鬥之意。操笑曰:「孤特視公等之勇耳。豈惜一錦袍 哉?」 便教諸將盡都上臺,各賜蜀錦一疋。諸將各各稱謝。操命各依位次而坐。樂聲競奏,水陸並陳。文官武將輪次把盞,獻酬交錯。

*恰好 /흡호/ 마침. 잘. 바로.
*稱羨 /칭선/ 칭찬하고 부러워함
*水陸並陳 /수류병진/ 산해진미를 다 차림.
*獻酬交錯 /헌수교착/ 주인과 손님의 예를 갖춰 술잔을 주고 받음.

그 말이 미처 끝나지 못해 홍포 대열에서 한 장수가 나는듯이 말을 내달려 나와 크게 외친다.

"그대의 번신배사 翻身背射 (몸 뒤돌려 쏘기)를 어찌 족히 경이롭다 하겠소! 내가 홍심을 쏴맞히는 것을 보시오!"

모두 바라보니 바로 하후연 夏侯淵이다. 하후연이 말을 내달려 경계에 이르더니 몸을 돌려 1 전을 쏘자 화살 네 개 사이의 바로 가운데를 맞힌다. 금고제명 金鼓齊鳴한다. 하후연이 말고삐를 잡아 세워 활을 붙들고 크게 외친다.

"이 화살로 금포를 가져갈 만하지 않소?"

그런데 녹포 대열에서 한 장수가 그 소리 맞춰 튀어나와 크게 외친다.

"금포는 이 서황 徐晃 몫이오!"

"무슨 활솜씨로 내 금포를 빼앗겠단 말이오?"

"홍심을 명중한 것만으로는 뛰어나다기엔 부족하오. 내가 금포를 차지하는 걸 보시오!"

활을 들어 화살을 매겨 멀리 버들가지를 향해 쏘자 버들가지가 끊어져 금포가 땅에 떨어진다. 서황이 재빨리 금포를 취해 몸에 걸쳐 대 앞까지 말을 내달려 성야 聲喏(두손 모아 공손히 응대함)한다.

"승상의 전포, 감사합니다!"

조조와 관리들 모두 칭선 稱羨(칭찬하고 부러워함)하지 않는 이 없다. 서황이 말머리를 돌리려 하자 대 옆에서 녹포 장군 하나가 맹렬히 튀어나와 크게 외친다.

"금포를 어디로 가져갈 셈이냐? 어서 내게 내놓아라!"

사람들이 바라보니 바로 허저 許褚다. 서황이 말한다.

"금포는 여깄다! 감히 강탈할 셈이냐!"

허저가 대꾸없이 말을 내달려 금포를 탈취하려 한다. 둘의 말이 접근하자 서황이 활로 치는 것을 허저가 잡아채서 그것으로 서황을 안장 에서 끌어당긴다. 서황이 급히 활을 놓지 못해 몸이 뒤집혀 낙마하고 허저도 뒤따라 낙마한다. 조조가 서둘러 사람을 보내 뜯어말린다. 금포는 이미 갈기갈기 찢기졌다. 조조가 두 사람 모두 대 위로 부른다. 서황은 눈썹을 치켜올려 눈을 부릅뜨고, 허저는 이를 박박 간다. 각자 싸울 기세다. 조조가 웃으며 말한다.

"고 孤 (제후가 스스로를 일컫는 말)는 다만 그대들의 용맹을 보고자 했을 따름이오. 어찌 금포 한 벌이 아깝겠소?"

곧 장수들 모두 대 위로 불러 각각 촉에서 나는 비단 한 필씩 하사한다. 장수들이 각각 칭송하고 사례한다. 조조가 명해 각각 서열에 따라 앉는다. 악성 樂聲 (음악)을 크게 연주하고, 산해진미를 내놓는다. 문무 관리들이 곧 차례대로 술잔을 들고 예를 갖춰 술을 주고 받 는다.

操顧謂眾文官曰:「武將既以騎射為樂,足顯威勇矣。公等皆飽學之士,登此高臺,可不進佳章以紀一時之勝事乎?」眾官皆躬身而言曰 :「願從鈞命。」

조조가 문관들을 돌아보며 말한다.

"무장들은 이미 기사 騎射 (말 달리며 활쏘기)를 즐겨 용맹을 드러내고도 남았소. 공들은 모두 포학지사 飽學之士 (박학다식한 사람)로 서, 이 높은 대에 올라, 가히 아름다운 문장으로써 한 때의 승사 勝事 (아름답고 즐거운 일)를 기리지 않겠소?"

관리들 모두 몸을 숙여 말한다.

"바라건대 균명 鈞命(존귀한 명령)을 받들겠나이다."

時有王朗,鍾繇,王粲,陳琳一班文官,進獻詩章。詩中多有稱頌曹操功德巍巍,合當受命之意。曹操遂一覽畢,笑曰:「諸公佳作,過 譽甚矣。孤本愚陋,始舉孝廉。後值天下大亂,築精舍於譙東五十里,欲春夏讀書,秋冬射獵,以待天下清平,方出仕耳。不意朝廷徵孤 為點軍校尉,遂更其意,專欲為國家討賊立 功,圖死後得題墓道曰:『漢故征西將軍曹侯之墓』,平生願足矣。念自討董卓,剿黃巾以來 ,除袁術,破呂布,滅袁紹,定劉表遂平天下。身為宰相,人臣之貴 已,又復何望哉?如國家無孤一人,正不知幾人稱帝,幾人稱王。或 見孤權重,妄相忖度,疑孤有異心,此大謬也。孤常念孔子稱文王之至,此言耿耿在心。但欲孤 委捐兵眾,歸就所封武平侯之職,實不可 耳。誠恐一解兵柄,為人所害;孤敗則國家傾危,是以不得慕虛名而處實禍也。諸公必無知孤意者。」眾皆起拜曰:「雖伊尹、周公,不 及丞相矣。」後人有詩曰:

*忖度 /촌탁/ 추측하다. 헤아리다.

그때 왕랑 王朗, 종요 鍾繇, 왕찬 王粲, 진림 陳琳 등 한 무리 문관이 시와 문장을 바친다. 시 가운데 조조의 공덕이 외외 巍巍 (우뚝 높음 )하니 천명을 받음이 합당하다는 내용이 많다. 조조가 마침내 일람을 마치고 웃으며 말한다.

"공들이 아름답게 지었으나 지나치게 높임이 심하오. 고 孤는 본래 우매하고 고루한데, 효렴으로 천거되었소. 뒤에 천하대란을 만나 초 譙 동쪽 오십리에 정사 精舍를 지어, 봄, 여름에 독서하고 가을, 겨울에 사냥하며 천하가 청평 清平해지기를 기다려 출사 出仕 (벼슬 길에 나섬)하려 했을 뿐이오. 뜻하지 않게 조정에서 미천한 고 孤를 점군교위 點軍校尉로 삼으시니 결국 그 뜻을 바꿔 오로지 국가를 위 해 도적을 토벌해 공을 세우려 하고, 죽은 뒤 묘비에 적기를, '한나라 옛 정서장군 征西將軍 조후 曹侯의 무덤'이라 하는 것이 평생의 소원으로 족했소. 몸소 동탁을 토벌하려 마음먹고, 황건적을 섬멸한 이래, 원술을 제거하고, 여포를 격파하고, 원소를 멸망시키고, 유표 를 평정해 천하를 태평하게 했소. 이 몸은 재상의 지위에 올라, 인신 人臣(신하)으로서 귀하게 되었는데 무엇을 더 바라겠소? 만약 국 가에 고 孤 한 사람이 없었다면, 참으로 몇사람이나 황제를 칭하고 왕을 칭하였을지 모르오. 혹자는 고의 권한이 막중한 것을 보고, 망녕 되게 추측하여, 고에게 이심 異心이 있는가 의심하나, 이것은 크게 잘못 본 것이오. 고는 항상 공자 孔子께서 문왕 文王(문왕은 왕위에 오르지 않고 아들 무왕이 주왕을 몰아내고 천하를 거머쥐었다)을 지극히 여기신 것을 유념하여, 그 말씀을 경경재심 耿耿在心 (마음 속 깊이 새김)하고 있소. 다만 병사들을 다른 이에게 위임하고 내가 책봉 받은 무평후 武平侯의 직위로 돌아가는 것은 진실로 불가하오. 일 단 병병 兵柄(병권)을 놓아버리면 사람들에게 해로울까 참으로 걱정스럽소. 고가 패하면 곧 국가가 기울고 위태로우니 허명에 연연하다 실제 재앙에 처해서는 안 되는 까닭이오. 공들 가운데 고의 뜻을 아는 이가 정말 없구려."

모두들 일어나 절하며 말한다.

"비록 이윤 伊尹, 주공 周公일지라도 승상께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뒷날 누군가 시를 지었다.

周公恐懼流言日,王莽謙恭下士時。
假使當年身便死,一生真偽有誰知!

*謙恭下士 /겸공하사/ 겸허하고 예의 바르게 몸을 굽혀 선비를 우대함.
*一生 /일생/ 한평생. 이제껏.

주공이 유언비어를 두려워하고, 왕망이 겸허히 선비를 받들었었다.
그때 그 몸은 죽었다 하더라도 이제껏 그 진위를 누가 있어 알리오!

曹操連飲盃,不覺沈醉,喚左右捧過筆硯,亦欲作銅雀臺詩。剛纔下筆,忽報:「東吳使華歆表秦劉備為荊州牧,孫權以妹嫁劉備,漢上 九郡大半已屬備 矣。」操聞之,手腳慌亂,投筆於地。程昱曰:「丞相在萬軍之中,矢石交攻之際,未嘗動心;今聞劉備得了荊州,何故 如此失驚?」操曰:「劉備人中之龍也,生 平未嘗得水。今得荊州,是困龍入大海矣。孤安得不動心哉!」程昱曰:「丞相知華歆來意否 ?」操曰:「未知。」昱曰:「孫權本忌劉備,欲以兵攻之;但恐丞相 乘虛而擊,故今華歆為使,表薦劉備。以安備之心,以塞丞相之望 耳。」

조조가 잇달아 술잔을 들이켜 저도 모르게 깊이 취해 좌우를 불러 붓과 벼루를 바치게 해 역시 동작대 시를 지으려 한다. 막 붓을 내리는 순간 누군가 알린다.

"동오에서 화흠을 사자로 보내 표를 올려 유비를 형주목으로 삼기를 주청합니다. 손권은 누이를 유비에게 시집 보내 한상 漢上 지역 9 군의 태반이 이미 유비에게 넘어갔다 합니다."

조조가 이를 듣고 손발이 당황해 붓을 땅에 던진다. 정욱이 말한다.

"승상께서 만군 가운데 계시고 시석 矢石 (화살과 돌)이 교차해 공격하더라도 아직 마음이 흔들리신 적이 없습니다. 이제 유비가 형주 를 얻은 것을 듣고서 무슨 까닭으로 이토록 놀라십니까?"

"유비는 사람 가운데 용이지만 평생 물을 만나지 못했었소. 이제 형주를 얻은 것은 곤궁하던 용이 큰 바다에 들어감과 같소. 고가 어찌 마 음이 흔들리지 않겠소!"

"승상께서 화흠이 온 뜻을 알지 못하시겠습니까?"

"알지 못하오."

"손권은 본래 유비를 경계해 출병해 그를 공격하려 합니다. 다만 승상께서 그 빈 틈을 타고 쳐들어 올까 두려운지라 화흠을 사자로 보내 표를 올려 유비를 천거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유비를 안심시키고 승상의 소망을 막고자 할 따름입니다."

操點頭曰:「是也。」昱曰:「某有一計,使孫、劉自相吞併,丞相乘間圖之,一鼓而二敵俱破。」操大喜,遂問其計。程昱曰:「東吳所 倚者,周瑜 也。丞相今表奏周瑜為南郡太守、程普為江夏太守,留華歆在朝重用之,瑜必自與劉備為讎敵矣。我乘其相拚而圖之,不亦善 乎?」操曰:「仲德之言,正合孤 意。」遂召華歆上臺,重加賞賜。當日筵散,操即引文武回許昌,表奏周瑜為總領南郡太守,程普為江 夏太守。封華歆為大理寺卿,留在許都。使命至東吳,周瑜、 程普各受職訖。

조조가 고개를 끄덕여 말한다.

"그렇구려."

"제게 한 가지 계책이 있사오니 손권과 유비가 서로 다투게 만들고 승상께서 그 틈을 타서 도모하시면 일고 一鼓 (진격의 신호로 북을 한 차례 치는 것)에 두 적을 모두 격파하시게 됩니다."

조조가 크게 기뻐하며 곧 그 계책을 묻자 정욱이 말한다.

"동오에서 믿는 사람은 주유입니다. 승상께서 이제 표를 올려 주유를 남군 태수로, 정보를 강하 태수로 주청하시고 화흠을 조정에 남겨 중용하시면, 주유는 반드시 유비와 원수가 되고 맙니다. 우리가 그들의 결전을 틈타서 도모하는 것 역시 훌륭하지 않겠습니까?"

"중덕仲德의 말이 바로 고의 뜻과 합치하오."

곧 화흠을 대 위로 불러올려 상을 크게 내린다. 그날 연회를 마치고 조조가 문무 관리들을 이끌고 허창으로 돌아가 표를 올려, 주유는 남 군을 총괄하는 태수���, 정보는 강하 태수로 주청한다. 화흠을 대리사경 大理寺卿 (대리사는 형벌을 총괄하는 기구)으로 삼아 허도에 머 물게 한다. 사자가 동오에 이르러 주유와 정보가 각각 관직을 받는다.

周瑜既領南郡,愈思報讎,遂上書吳侯,乞命魯肅去討還荊州。孫權乃命肅曰:「汝昔保荊州與劉備,今備遷延不還,等待何時?」肅曰 :「文書上明白 寫著,得了西川便還。」權叱曰:「只說取西川,至今又不動兵,不等老了人!」肅曰:「某願往言之。」遂乘投荊州而 來。

주유가 남군을 다스리는 직위를 받자 더욱 복수를 생각해 곧 오후에게 글을 올리기를, 노숙과 더불어 형주를 탈환하도록 명을 내리기 를 간청한다. 손권이 이에 노숙을 불러 말한다.

"그대는 지난날 형주를 유비에게 주는 것을 보증했지만 이제 유비는 자꾸 미루며 돌려주지 않으니 언제까지 기다리겠소?"

"문서에 명백히 써놓았으니 서천을 얻는 대로 바로 돌려줄 것입니다."

손권이 꾸짖는다.

"서천을 취한다고 말만 했지 지금까지도 병력을 움직이지 않는데 이러다 늙어 죽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겠소!"

"바라건대 제가 가서 말해보겠습니다."

곧 형주로 찾아간다.

卻說玄德與孔明在荊州廣聚糧草,調練軍馬,遠近之士多歸之。忽報魯肅到,玄德問孔明曰:「子敬此來何意?」孔明曰:「昨者孫權表 主公為荊州牧, 此是懼曹操之計。操封周瑜為南郡太守,此欲令我兩家自相吞併,他好於中取事也。今魯肅此來,又是周瑜既受太守之職 ,要來索荊州之意。」玄德曰:「何以答 之?」孔明曰:「若肅提起荊州之事,主公便放聲大哭。哭到悲切之處,亮自出來解勸。」計會 已定,接魯肅入府,禮畢,敘坐。肅曰:「今日皇叔做了東吳女婿, 便是魯肅主人,如何敢坐?」玄德笑曰:「子敬與我舊交,何必太謙 ?」肅乃就坐。茶罷,肅曰:「今奉吳侯鈞命,專為荊州一事而來。皇叔已借住多時,未蒙見 還。今既兩家結親,當看親情面上,早早交 付。」

한편 현덕은 공명과 더불어 형주에서 널리 양초 糧草 (식량과 말먹이)를 모으고 군마를 조련하니 여기저기 선비들이 귀부한다. 그런데 노숙이 도착했다고 하니 현덕이 공명에게 묻는다.

"자경이 이렇게 오는 것은 무슨 까닭이겠습니까?"

"지난 번에 손권이 표를 올려 주공을 형주목으로 주청했으나 이것은 조조의 계책일까 걱정입니다. 조조가 주유를 남군 태수로 봉하니 이 것은 우리 두 쪽끼리 서로 싸우게 만들고 그는 중간에서 취하려는 것입니다. 이제 노숙이 이렇게 찾아오니 이 또한 주유가 기왕에 태수 의 직위를 받아, 형주의 사정을 탐색하고자 함입니다."

"어떻게 답해야겠습니까?"

"만약 노숙이 형주의 일을 제기하면 주공께서는 바로 목 놓아 크게 우십시오. 울음이 애절해지면 제가 나와 설명하고 달래겠습니다."

계책을 정해놓고 노숙을 맞이해 부중으로 불러 인사를 마쳐 자리를 권하자 노숙이 말한다.

"오늘날 황숙께서 동오에서 아내를 맞이하셨으니 바로 이 노숙의 주인이시거늘 어떻게 감히 앉겠습니까?"

현덕이 웃으며 말한다.

"자경은 나와 옛부터 사귀었는데 하필 지나치게 겸양하시오?"

노숙이 이에 바로 앉아 차를 마시고 나서 말한다.

"지금 오후의 균명을 받들어 오로지 형주의 일 때문에 찾아왔습니다. 황숙께서 빌리신 지 오래나 아직 돌려주지 않으십니다. 이제 양가 가 결친(결혼)하였으니 당연히 친정 親情 (친척 사이의 정리)과 체면을 봐서라도 어서 돌려주십시오."

玄德聞言,掩面大哭。肅驚曰:「皇叔何故如此?」玄德哭聲不絕。孔明從屏後出曰:「亮聽之久矣。子敬知吾主 人哭的緣故麼?」肅曰 :「某實不知。」孔明曰:「有何難見?當初我主人借荊州時,許下取得西川便還。仔細想來:益州劉璋是我主人之弟,一般都是漢朝骨 肉。 若要興兵去取他城池時,恐被外人唾罵;若要不取,還了荊州,何處安身?若不還時,於尊舅面上又不好看。事出兩難,因此淚出痛 腸。」孔明說罷,觸動玄德衷腸,真個搥胸頓足,放聲大哭。魯肅勸曰:「皇叔且休煩惱,與孔明從長計議。」孔明曰:「有煩子敬,回見 吳侯,勿惜一言之勞,將此煩惱情節,懇告吳侯,再容幾時。」肅曰:「倘吳侯不從,如之奈何?」孔明曰:「吳侯既以親妹聘嫁皇叔,安 得不從乎?望子敬善言回覆。」

*觸動 /촉동/ 손을 대어 두드림. 불러 일으킴.
*真個 /진개/ 확실히. 참으로.
*從長計議 /종장토의/ 천천히 자세히 상의함.
*幾時 /기시/ 어느 시기. 얼마간의 시간.

현덕이 그 말을 듣더니 낯을 가리고 크게 운다. 노숙이 놀라 말한다.

"황숙께서 무슨 까닭으로 이러십니까?"

현덕이 통곡을 그치지 않는데 공명이 병풍 뒤에서 나와 말한다.

"제가 들은 지 오래요. 자경은 주공께서 통곡하시는 까닭이 무엇인지 아시오?"

"정말 알지 못하겠소."

"무엇 때문에 알기 어렵단 말씀이오? 당초에 우리 주인께서 형주를 빌리셨을 때 서천 西川을 취득하면 바로 돌려주시겠다 허락하셨소. 잘 생각해보시오. 익주 益州의 유장 劉璋은 바로 우리 주인의 아우로서 하나 같이 모두 한조漢朝의 골육 骨肉이니, 만약 병력을 일으켜 그의 성지를 빼앗는다면 남들이 침을 뱉고 욕할까 두려운 것이오. 그렇다고 취하지 않고 형주를 돌려준다면 어디에 몸을 두겠소? 돌려주 지 않자니 사돈의 얼굴을 바로 볼 수 없겠지요. 일이 진퇴양난이라서 이렇게 누출통장 此淚出痛腸(눈물 흘리며 창자가 끊어지는 듯이 애 통함)하시는 것이오."

공명이 이야기를 마쳐 현덕의 충장 衷腸 (충정/ 속마음)을 자극하자 참으로 가슴을 치고 발을 구르며 목 놓아 크게 운다. 노숙이 권한다.

"황숙께서 일단 번뇌하지 마십시오. 제가 공명과 더불어 천천히 토의하겠습니다."

공명이 말한다.

"번거롭겠지만 자경께서 돌아가 오후를 만나 한 마디 수고를 아끼지 마시고 이러한 번뇌와 정절 情節 (사정의 변화)을 오후께 간절히 고 하시고 다시 한번 조금만 기다려 달라 하시오."

"만약 오후께서 따르지 않으시면 어찌하겠소?"

"오후께서 이미 친누이를 황숙께 시집보내셨는데 어찌 따르지 않으시겠소? 바라건대 자경께서 좋은 말로 대답해주시오."

魯肅是個寬仁長者,見玄德如此哀痛,只得應允。玄德、孔明拜謝。宴畢,送魯肅下船。逕到柴桑,見了周瑜,具言其事。周瑜頓足曰:「 子敬又中諸葛 亮之計也!當初劉備依劉表時,常有吞併之意,何況西川劉璋乎?似此推調,未免累及老兄矣。吾有一計,使諸葛亮不能出 吾算中。子敬便當一行。」肅曰:「願聞 妙策。」瑜曰:「子敬不必去見吳侯,再去荊州對劉備說:孫,劉兩家,既結為親,便是一家; 若劉氏不忍去取西川,我東吳起兵去取;取得西川時,以作嫁資,卻 把荊州交還東吳。」肅曰:「西川迢遞,取之非易。都督此計,莫非 不可?」瑜笑曰:「子敬真長者也。你道我真個去取西川與他?我只以此為名,實欲去取荊州, 且教他不做準備。東吳軍馬收川,路過荊 州,就問他索要錢糧,劉備必然出城勞軍。那時乘勢殺之,奪取荊州,雪吾之恨,解足下之禍。」魯肅大喜,便再往荊州 來。玄德與孔明 商議。

*迢遞 /초체/ 멀고 돌아가야 함.
*收川 /수천/ '수'는 빼앗다, 약탈하다. '천'은 서천.

노숙이 원래 너그럽고 인자한 장자 長者 (덕망 높은 어른)인지라 현덕이 이토록 애통한 것을 보고 응낙할 수 밖에 없다. 현덕과 공명이 고개 숙여 사례한다. 연회를 마치고 노숙을 배웅해 배를 태운다. 노숙이 곧장 시상으로 가서 주유를 만난다. 주유가 발을 구르며 말한 다.

"자경이 또다시 제갈량의 꾀에 빠진 것이오! 당초 유비가 유표에 의탁하던 시절에도 늘 집어삼킬 뜻이 있었는데 하물며 서천의 유장이겠 소? 이 같이 핑계를 대고 미루면, 노형께 누가 미치는 것을 막을 수 없소. 내게 한 가지 계책이 있어 제갈량으로 하여금 내 계산을 벗어나 지 못하게 만들 테니, 자경께서 함께 하셔야겠소."

"바라건대 그 묘책을 듣고 싶소."

"자경께서는 오후를 만나실 필요 없이 다시 형주로 가서 유비에게 이렇게 말하시오. '손, 유 양가가 이미 결친해 한 집안이 되었으니 만 약 유 씨가 차마 서천을 취하러 갈 수 없다면 우리 동오가 병력을 일으켜 취하러 가겠소. 서천을 취득하면 가자 嫁資 (신부의 혼수품)로 써 삼을테니 형주는 동오에게 돌려주시오.'"

"서천은 멀고 험해서 그곳을 취하기가 쉽지 않소. 도독의 이런 계책은 불가한 것이 아니오?"

주유가 웃으며 말한다.

"자경은 참으로 장자이시오. 그대는 내가 정말 서천을 취해 그에게 줄 것으로 아시오? 나는 다만 이것을 명분으로 실제로는 형주를 취 하러 가되 우선 그들로 하여금 준비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 뿐이오. 동오의 군마들이 서천을 빼앗으러 형주를 지나면서 그들에게 전량 錢 糧 (재물과 식량)을 요청하면 유비는 반드시 성을 나와 병사들을 위로할 것이오. 그틈을 타서 그를 죽여 형주를 탈취해 내 한을 씻고 족하의 재앙을 풀 수 있는 것이오."

노숙이 크게 기뻐해 다시 형주로 찾아간다. 현덕이 공명과 상의한다.

孔明曰:「魯肅必不曾見吳侯,只到柴桑和周瑜商量了甚計策,來誘我耳。但說的話,主公只看我點頭,便滿口應承。」計會已定,魯肅 入 見,禮畢,曰:「吳侯甚是稱讚皇叔盛德,遂與諸將商議,起兵替皇叔收川。取了西川,卻換荊州,以西川權當嫁資。但軍馬經過,卻 望應些錢糧。」孔明聽了,忙點頭曰:「難得吳侯好心!」玄德拱手稱謝曰:「此皆子敬善言之力。」孔明曰:「如雄師到日,即當遠接稿 勞。」魯肅暗喜,宴罷辭回。玄德問孔明曰:「此是何 意?」

*滿口 /만구/ 대화 내용을 고치지 않음.
*難得 /난득/ 얻기 어려움. 정말 다행.

공명이 말한다.

"노숙은 틀림없이 오후를 만나지도 않고, 다만 시상으로 가 주유와 무슨 계책을 상량해 우리를 꾀러 올 뿐입니다. 그가 말을 할 때 주공 께서는 다만 제가 고개를 끄덕이거든 바로 그대로 승인하십시오."

계책을 정해 놓자 노숙이 들어와 인사를 마쳐 말한다.

"오후께서 몹시 황숙의 성덕을 칭찬하시고 마침내 장수들과 상의해 병력을 일으켜 황숙을 대신해 서천을 빼앗고자 합니다. 서천을 취하 면 형주와 바꿔 서천을 혼수품으로 바치고자 합니다. 다만 군마들이 길을 지나면 바라건대 전량을 좀 얻고자 합니다."

공명이 듣고서 급히 고개를 끄덕여 말한다.

"정말 대단한 오후의 호심 好心 (좋은 뜻/ 선의)이구려!

현덕이 손을 모아 사례한다.

"이 모두 자경의 말씀 덕분이오."

공명이 말한다.

"웅사 雄師 (막강한 군대)가 도착하는 즉시 마땅히 멀리 영접해 호궤하고 위로해 드려야지요."

노숙이 속으로 기뻐해, 연회를 마치고 작별해 돌아가자 현덕이 공명에게 묻는다.

"이게 무슨 뜻입니까?"

孔明大笑曰:「周瑜死日近矣!這等計策,小兒也瞞不過!」玄德又問如何?孔明曰:「此乃『假途滅虢』之計也。虛名收川,實取荊州。 等主公出城勞軍, 乘勢拏下,殺入城來,攻其無備,出其不意也。」玄德曰:「如之奈何?」孔明曰:「主公寬心,只顧準備窩弓以擒猛 虎,安排香餌以釣鰲魚。等周瑜到來,他便不死,也九分無氣。」便喚趙雲聽計:「如此如此,其餘我自有擺布。」玄德大喜。後人有詩歎 曰:

*只顧 /지고/ 얼마든지. ~라 하더라도.
*九分 /구분/ 십중팔구. 10 분의 9.
*擺布 /파포/ 준비하다. 벌여놓다.

공명이 크게 웃는다.

"주유가 죽을 날이 가까워졌습니다! 이따위 계책이야 어린 아이도 속여넘기지 못합니다!"

현덕이 다시 무슨 뜻인가 묻자 공명이 말한다.

"이게 바로 가도멸괵 假途滅虢(춘추시대 진나라가 우나라에게 길을 빌려 괵나라를 멸하고 결국 우나라도 멸한 고사)의 계책입니다. 헛 된 명분은 서천을 빼앗는 것이나 실제는 형주를 취하는 것입니다. 주공께서 출성해 병사들을 호궤하기를 기다려 성으로 쇄도해 들어와 공기무비 攻其無備 (적의 무방비한 틈을 침)하고 출기불의 出其不意 (적이 예상치 못한 곳으로 출격함)하려는 것입니다."

"어찌해야겠습니까?"

"주공께서 마음 놓으십시오. 얼마든지 와궁 窩弓 (덫의 일종)을 준비해 맹수를 잡고, 좋은 미끼로써 별어 鰲魚 (자라와 물고기)를 낚을 수 있습니다. 주유가 오면, 그가 바로 죽지 않더라도 십중팔구 무기력해집니다."

곧 조운을 불러 계책을 듣게 한다.

"이렇게 저렇게 하시오. 나머지는 내 스스로 준비해 놓겠소."

현덕이 크게 기뻐한다. 뒷날 누군가 시를 지어 기렸다.

周瑜決策取荊州,諸葛先知第一籌。
指望長江香餌穩,不知暗裏釣魚鉤。

주유가 계책을 정해 형주를 취하러 하지만, 제갈량은 그 첫 수를 알아차렸네.
장강에 좋은 미끼가 드리워진 것만 봤지, 그 속에 숨은 낚시바늘을 못 봤구나.

卻說魯肅回見周瑜,說玄德,孔明歡喜不疑,準備出城勞軍。周瑜大笑曰:「原來今番也中了吾計!」便教魯肅稟報吳侯,並遣程普引兵 接應。周瑜此時 箭瘡已漸平愈,身軀無事,使甘寧為先鋒,自與徐盛,丁奉為第二;淩統,呂蒙為後隊。水陸大兵五萬,望荊州而來。周 瑜在船中,時復歡笑,以為孔明中計。前軍至夏口,周瑜問:「荊州有人在前面接否?」人報:「劉皇叔使糜竺來見都督。」瑜喚至,問勞 軍如何。糜竺曰:「主公皆準備安排下了。」瑜曰:「皇叔何 在?」竺曰:「在荊州城門相等,與都督把盞。」瑜曰:「今為汝家之事,出 兵遠征;勞軍之禮,休得輕易。」糜竺領了言語先回。

한편 노숙은 돌아가 주유를 만나, 현덕과 공명이 환희하며 의심치 않고 출성해 병사들을 위로할 준비를 한다고 말해준다. 주유가 크게 웃으며 말한다.

"이번에야말로 내 계책에 빠졌구나!"

곧 노숙더러 오후에게 아뢰라 지시하고, 아울러 정보를 보내 병력을 이끌고 접응하게 한다. 주유가 이때 전창(화살 맞은 상처)이 이미 점차 나아, 몸이 무사하니, 감녕을 선봉으로 삼고, 스스로는 서성, 정봉과 더불어 제2대가 된다. 능통, 여몽은 후대 後隊가 된다. 육군, 수 군 5만 대군이 형주를 향해 간다. 주유는 배 안에서 다시 한번 기뻐하며 웃으며 공명이 계략에 빠졌다 여긴다. 전군 前軍이 하구에 이르자 주 유가 묻는다.

"형주에서 사람을 보내 앞쪽에서 영접하지 않는가?"

보고가 올라온다.

"유황숙께서 미축을 보내 도독을 만나고자 합니다."

주유가 불러오게 하여, 군대를 위로하는 것에 대해 묻자 미축이 말한다.

"주공께서 모두 준비를 마치셨소."

"황숙은 어디 계시오?"

"형주 성문에서 기다리시며 도독과 더불어 술잔을 들고자 하시오."

"오늘 그대들을 위해 병력을 출동해 원정에 나섰소. 군대를 위로하는 예를 갖춤에 절대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오."

미축이 그 이야기를 듣고 먼저 돌아간다.

戰船密密排在江上,依次而進。 看看至公安,並無一雙軍船,又無一人遠接。周瑜催船速行。離荊州十餘里,只見江面上靜蕩蕩的。哨探 的回報:「荊州城上,插兩面白旗,並不見一人之影。」瑜 心疑,教把船傍岸,親自上岸,乘馬帶了甘寧,徐盛,丁奉一班軍官,引親隨 精軍三千人,逕望荊州來。既至城下,並不見動靜。瑜勒住馬,令軍士叫門。城上問是 誰人。吳軍答曰:「是東吳周都督親自此。」言未 畢,忽一聲梆子響,城上一齊都豎起鎗刀。敵樓上趙雲出曰:「都督此行,端的為何?」瑜曰:「吾替汝主取西 川,汝豈猶未知耶?」雲 曰:「孔明軍師已知都督『假途滅虢』之計,故留趙雲在此。吾主公有言:『孤與劉璋,皆漢室宗親,安忍背義而取西川?若汝東吳端的 取 蜀,吾當披髮入山,不失信於天下也。』」周瑜聞之,勒馬便回。只見一人打著令字旗,於馬前報說:「探得四路軍馬,一齊殺到:關 某從江陵殺來,張飛從秭歸殺 來,黃忠從公安殺來,魏延從彝陵小路殺來:四路正不知多少軍馬。喊聲遠近震動百餘里,皆言要捉周瑜。 」瑜馬上大叫一聲,箭鎗復裂,墬於馬下。正是: 一著棋高難對敵,幾番算定總成空。

*端的 /단적/ 과연, 도대체.
*一著棋高 /일저기고/ 바둑에서 상대를 제압하는 중요한 수. 능력이나 지모가 월등한 사람.
*幾番 /기번/ 몇 차례나. 여러 차례.

전선들이 빽빽히 강물 위에 늘어서 차례대로 전진한다. 점점 공안에 이르나 한척의 군선도 보이지 않고 아무도 멀리 영접하러 나 오지 않는다. 주유가 전선들을 재촉한다. 형주로부터 10여 리에 이르자 강물 위는 고요하고 드넓은데, 정찰병이 돌아와 보고한다.

"형주성 위에 양쪽으로 백기가 꽂혀 있는데,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주유가 의심하며 배들을 강기슭에 대게 하고, 스스로 강기슭을 올라 말을 타고 감녕, 서성, 정봉의 한 무리 군관을 거느려 친히 정예병 3천을 이끌고 형주를 향해 달려간다. 성문 아래 이르자 역시 아무 움직임이 없다. 주유가 말을 세워 병사들에게 명해 문을 열라 외친다 . 성 위에서 누구냐 묻자 동오 병사가 답한다.

"동오의 주도독께서 친히 여기 오셨소."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성 위에서 일제히 창칼이 솟아오른다. 망루 위에서 조운이 나와 말한다.

"도독께서 이렇게 행차하시다니, 도대체 무슨 까닭이오?"

"내가 그대 주인을 대신해 서천을 취하고자 하는데, 그대는 어찌 아직 알지 못하는가?"

"공명 군사께서 벌써 도독의 '가도멸괵'의 계책을 아는지라 이 조운을 여기 남기셨소. 우리 주공께서 말씀하시기를, '고 孤와 유장은 모두 한실의 종친이라 어찌 차마 의를 저버리고 서천을 취하리오? 만약 동오가 정말 촉을 취하겠다면 나는 마땅히 머리를 풀어헤치고 산으 로 들어가, 천하의 신의를 잃지 않겠다.'라고 하셨소."

주유가 듣고서, 말머리를 돌리려 한다. 그런데 한 사람이 '영 令' 자 깃발을 들고 와서 말 앞에서 보고한다.

"4로군이 일제히 몰려옵니다. 관모는 강릉에서, 장비는 자귀에서, 황충은 공안에서, 위연은 이릉에서 달려옵니다. 4로군이 정확히 얼마인지 모르겠습니다. 함성이 원근 1백여 리에 걸쳐 울리는데, 모두 주유를 잡겠다 합니다."

주유가 말 위에서 외마디를 크게 지르자 전창이 다시 터져 말 아래 추락한다. 이야말로,

고수를 만나 대적하기 어려우니, 여러 차례 꾀를 써도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네.

不知周瑜性命如何,且看下文解。

주유의 목숨이 어찌될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에 풀리리다.

다음 회

"무릇 천리마 하루 천리를 가지만 느린 말도 열흘이면 역시 간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 則亦及之矣" (순자 荀子)
나관중 羅貫中이 쓰고 모종강 毛宗崗이 개수한 삼국연의 三國演義 원본을 한문-한글 대역 對譯으로 번역해봤습니다.
2009년부터 7년간 번역해 제 블로그에 올린 걸 홈페이지로 만들었습니다.

정만국(daramzu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