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회
제57회 와룡이 시상구에서 문상하고 봉추가 뇌양현에서 사무를 처리한다
한편 주유 周瑜는 노기가 가슴 가득해 말 아래 떨어지니 좌우에서 급히 구해 배로 돌아간다. 병사가 전한다.
"현덕 玄德과 공명 孔明이 산 정상에서 음주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주유가 크게 노해 어금니를 악물고 이를 갈며 말한다.
"너희는 내가 서천을 취하지 못할 줄 알겠지만 내 맹세코 취하고 말겠다."
한창 원망하는 사이, 오후가 아우 손유를 파견했다고 한다. 주유가 영접해 들여 그 간의 사정을 모두 이야기 하자 손유가 말한다.
"내가 형의 명을 받들어 도독을 돕고자 왔소."
곧 명을 내려 병사들을 재촉해 앞으로 행군한다. 행렬이 파구에 이르자 상류에서 유봉과 관평이 군을 거느려 물길을 막는다고 한다. 주유가 더욱 노한다. 그런데 또다시 보고가 올라오니 공명이 사람을 보내 편지를 전한다는 것이다. 주유가 뜯어 보니 내용은 이렇다.
'한나라 군사 중랑장 제갈량이 동오 대도독 공근 선생 휘하에 글을 보내오. 시상에서 그대와 헤어지고 지금까지 그리 워하며 잊지 못하겠소. 듣건대 족하께서 서천을 취하고자 하시나 제 생각에 불가하오. 익주는 백성들은 굳세고 땅은 험하니 비록 유장이 어리석고 약하다 하나 족히 스스로 지킬 수 있소. 이제 병사들을 수고롭게 만들며 원정에 나서 만리 먼길을 가서 완전한 공을 이루려 하시지만 비록 오기 吳起 (고대의 명장)라 할지라도 그 책략을 정할 수 없고, 손무 孫武 (손자)도 그 뒷처리를 잘할 수 없을 것이오. 조조가 적벽에서 실리 失利 (패전)했으니 그 마음이 수유 須臾 (잠시)라도 복수를 잊겠소? 이제 족하께서 병력을 일으켜 원정에 나서 만약 조조가 그 빈틈을 타고 온다면 강남은 부추가루처럼 되고 마오. 제가 차마 좌시하지 못해 일부러 이렇게 고지하니 아무쪼록 살펴주시오."
주유가 읽고 나서 장탄식을 한번 하더니 좌우를 불러 종이와 붓을 가져오게 해 글을 써 오후에게 바치게 하고, 장수들을 모아 말한다.
"내가 진충보국 盡忠報國 (충성을 다해 국가에 보답함)하지 않으려는 게 아니나, 아무래도 천명(여기선 하늘이 정한 수명)이 이미 끊어진 듯하오. 그대들은 오후를 훌륭히 모셔 함께 대업을 이루시오."
말이 마쳐 혼절한다. 조금 있다 다시 깨어나 하늘을 우러러 길게 탄식한다.
"기왕에 주유를 내시고 어찌 제갈량을 내셨습니까?"
잇달아 몇차례 소리지르더니 죽는다. 나이 30 하고도 6세다. 뒷날 누군가 시를 지어 기렸다.
적벽에서 웅렬하게 싸워 역사에 남길 때, 젊고 목소리는 씩씩했네.
노래하며 그 우아한 뜻을 알고 술을 돌려 좋은 벗에게 사례하고,
일찍이 노숙에게 3천 곡 식량을 청하고 늘 십만대군을 거느렸네.
파구에서 목숨을 다하고 마니 문상하는 이들의 마음이 아프구나.
주유가 파구에서 죽어 염을 마친 채 아직 장례를 지내지 않는다. 장수들이 곧 그의 유서를 봉하여, 사람을 보내 손권에게 급보한다. 손권은 주유가 죽은 것을 듣고 목놓아 크게 운다. 그의 유서를 뜯어보니 그를 대신하도록 노숙을 천거한다. 글은 대략 이렇다.
"저는 평범한 인재이나, 특별히 은총을 입어, 병마를 거느리게 되었으니, 어찌 감히 고굉지력 股肱之力 (팔다리의 힘/ 보좌하는 능력)을 다해 보답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죽고 사는 것은 예측하지 못하고, 수단 修短 (길고 짧음)은 운명입니다. 제 못난 뜻을 펼치지 못 한 채 미천한 몸이 벌써 죽게 되니 남겨놓은 한이 어찌 극심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바야흐로 조조는 북쪽에 머물러 아직 강장 疆場 (싸움 터)이 조용하지 않고, 유비는 기우 寄寓 (빌붙어 지냄)하니 마치 호랑이를 기르는 것과 흡사합니다. 천하의 일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는 바로 조사 朝士 (조정의 관원)들이 간식 旰食 (일하느라 밥 먹을 시간이 없음)할 때요 지존께서도 굽어 근심할 시기입니다. 노숙은 충렬하고 일을 맡아도 소홀하지 않으니 가히 저의 임무를 대신할 만합니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그 말이 선하다'라고 하였습니다. 제 말씀을 굽어 살펴주신다면 저는 죽어도 불후 不朽 (사라지지 않음/ 몸은 죽어도 마음은 영원히 남음)할 것입니다!"
손권이 읽고 나서 통곡하며 말한다.
"공근은 왕좌지재 王佐之才 (재상이 되어 왕일 보필할 만한 인재)이거늘 이제 갑자기 단명해 죽으니 고 孤 (제후의 1인칭)가 누구에게 의지하리오? 그의 유서에서 특히 자경(노숙의 자)을 추천하니 고가 감히 따르지 않으랴!"
그날 바로 노숙을 도독으로 삼아 병마를 총통하도록 한다. 한편으로 주유의 영구를 가져와 장례를 치른다.
한편 공명은 형주 荊州에서 밤에 천문을 살피다 장성 將星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웃으며 말한다.
"주유가 죽었구나!"
새벽이 되자 현덕에게 아뢴다. 현덕이 사람을 시켜 탐지해보니 과연 죽었다. 현덕이 공명에게 묻는다.
"주유가 죽었는데 어찌해야겠소?"
"주유를 대신해 병력을 이끌 이는 틀림없이 노숙입니다. 제가 천상을 살피니 장성 將星들이 동쪽에 모여 있었습니다. 저는 마땅히 조상 弔喪하는 것을 핑계로 강동으로 한번 가서 주공을 보좌해드릴 어진 선비를 찾아보겠습니다."
"동오 장사들이 선생을 해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주유가 살아 있을 때도 저는 두려워하시 않았습니다. 이제 주유는 이미 죽고 없거늘 무엇을 걱정하겠습니까?"
이에 조운 趙雲과 더불어 5백 군을 이끌고 제례를 두루 갖춰 배를 타고 파구에 이르러 조상한다. 도중에, 손권이 이미 노숙을 도독으로 임명한데다 주유의 영구가 이미 시상으로 되돌아간 것을 전해들은 공명이 곧장 시상으로 가자 노숙이 예를 갖춰 영접한다. 주유의 부장 들 모두 공명을 죽이려 하나 조운이 검을 차고 따라다니자 감히 손 쓰지 못한다. 공명이 제물을 주유 영전에 놓게 하고 몸소 술을 따라 땅 바닥에 무릎 꿇어 제문을 읽는다.
"오호라! 공근! 불행히 요망 夭亡(요절)하셨구려. 목숨의 길고 짧음, 하늘에 달렸으나 사람이 어찌 상심치 않으리오? 제 마음 참으로 애 통하니 뇌주 酹酒 (술을 땅에 부어 신을 내림) 한잔을 바치오. 그대에게 넋이 있다면 제가 올리는 제사를 누리소서!
애석하도다! 그대는 젊어서 배우며 백부 伯符와 사귀었소. 의리를 받들어 재물을 멀리하고 집을 떠나 거처하였소.
애석하도다! 그대는 약관의 나이에 만리를 힘껏 날아오른 대붕과 같았소. 패업 霸業을 정립해 강남에 할거하였소.
애석하도다! 그대는 씩씩하고 굳세어 멀리 파구에 주둔하니 경승(유표)이 두려워하였고, 역적을 토벌해 근심을 없앴소.
애석하도다! 그대의 풍도(풍채와 태도)! 소교 小喬를 아름다운 배필로 맞이해, 한나라 신하의 사위가 되니 당조 當朝 (당대/ 지금의 천 자)에 부끄럽지 않았소.
애석하도다! 그대의 기개! 인질을 보내려 하자 간언해 저지하셨소. 처음에 날개가 꺾였으나 결국 능히 날개를 힘껏 펼치셨소.
애석하도다! 그대는 파양호에서 장간이 와서 설득하자 태연히 휘쇄 (물에 흔들어 깨끗이 씻음)하셨으니 그 아량과 높은 뜻이란!
애석하도다! 그대의 큰 재주! 문무에 걸친 주략 籌略(책략)! 화공으로써 적병을 격파했으니 강한 자를 눌러 약한 자를 위했소.
생각하노니, 그대는 당년(그해/ 당대)에 영웅의 자태를 떨치셨소.
통곡하노니, 그대는 조서 早逝(요절)해 땅에 쓰러져 피를 흘렸소. 충의로운 마음, 영녕 英靈 (영웅적인 영혼)의 기운을 가지셨소. 목 숨은 3기 紀 (1기는 12년)에 끝났으나 이름은 백세 百世 (백대)에 드리우리다. 슬프다! 그대와의 정이 간절하니 울적한 마음을 가슴에 묻어두고 제 간담 肝膽은 슬픔이 그치지 않소. 온 하늘이 컴컴하게 어둡고, 3군 모두 창연 愴然 (슬프고 가슴아픔)하오. 주공께서 슬프게 흐느끼고 벗들은 눈물 흘리오. 저도 재주 없는지라 그대로부터 꾀를 빌리고 지모를 구하여, 동오를 도와 조조를 막고, 한실을 도와 유씨 를 안정시켰소. 기각 掎角 (병력을 둘로 나눠 적병을 견제하거나 협공하는 것)으로써 서로 돕고, 수미 首尾가 짝을 이뤄 약존약망 若存 若亡 (있는 듯도하고 없는 듯도 함)하니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근심했겠소? 오호라! 공근! 삶과 죽음은 영원히 갈라지니 결코 바뀌지 않고 아득하게 사라져 가는구려! 영혼이 있다면 내 마음을 살펴주시오. 이로부터 천하에 다시는 지음 知音(자기를 알아주는 친구)이 없 겠소! 오호라! 슬프구나! 엎드려 바라오니 바친 제물을 향유하소서!"
공명이 제사를 마쳐 땅에 엎드려 크게 우는데 눈물이 샘솟는 듯하며 애통하기 그지없다. 장수들이 서로에게 말한다.
"사람들은 모조리 공근과 공명이 화목하지 못하다 말하지만 이제 그 제사 올리는 정성을 보건대 사람들 모두 틀린 말을 하였소."
노숙도 공명이 이토록 슬프고 애절한 것을 보고 역시 감상 感傷해 생각한다.
'공명이 이렇게 다정한 것을 보건대 공근이 속이 좁아 스스로 죽음을 불렀을 뿐이구나."
뒷날 누군가 시를 지어 기렸다.
와룡이 남양에서 깨어나지 않았는데 서성에 빛나는 별을 더하셨네
창천은 기왕에 공근을 내셨거늘 어지러운 세상에 하필 공명을 또 내셨을까?
노숙이 주연을 베풀어 공명을 환대한다. 주연을 마쳐 공명이 작별 인사한다. 막 배에 타려는데 강변에서 한 사람이 도포 차림에 대나무 갓을 쓰고, 검은 끈의 하얀 신을 신고, 한 손으로 공명을 꽉 붙잡고 크게 웃으며 말한다.
"그대가 주랑 周郎을 기사 氣死 (화가 치솟게 만들어 결국 죽게 함) 시키고도 도리어 문상을 와서 뻔한 거짓말을 하다니 동오에 사람이 없는 줄 아시오!"
공명이 급히 그 사람을 바라보니 바로 봉추 鳳雛 선생 방통 龐統이다. 공명 역시 크게 웃는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배에 올라 각각 심사 心事를 나눈다. 공명이 서찰 하나를 방통에게 건네며 부탁한다.
"내 생각에 손중모 孫仲謀(손권)는 아무래도 족하를 중용하지 않을 것이오. 조금이라도 여의치 않으시면 가히 형주로 오셔서 함께 현덕을 받드십시오. 그 분은 너그러우시고 후덕하시니 반드시 그대의 평소 배운 바를 저버리지 않으실 것이오."
방통이 윤허하고 헤어진다. 공명은 형주로 돌아간다.
한편 노숙은 주유의 영구를 무호 蕪湖까지 모셔오는데 손권이 맞이해 그 앞에서 울며 제사하고 명령해 고향에 후히 묻어주도록 한 다. 주유에게 2남 1녀가 있는데 장남은 순 循이고 차남은 윤 胤이다. 손권이 그들 모두를 두터이 돌봐준다. 노숙이 말한다.
"저는 녹록한 평범한 재목이지만 공근의 추천을 그릇되게 받아 참으로 맡은 직무를 감당하지 못하겠습니다. 바라건대 한 사람을 천거하 여 주공을 돕고자 합니다. 이 사람은 위로는 천문에 통달하고 아래로 지리에 밝습니다. 모략은 관중이나 악의보다 모자라지 않고, 추기 樞機 (사물의 관건)는 손자나 오자와 나란히 설 만합니다. 지난날 주공근 周公瑾도 그의 말을 많이 쓰고 공명 역시 그 지혜에 깊이 탄복 했습니다. 현재 강남에 있거늘 어찌 중용하시지 않겠습니까?"
손권이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그의 성명을 묻자 노숙이 말한다.
"그 사람은 양양 출신으로 방통 '사원'이고 도호는 봉추선생입니다."
"고도 명성을 들은 지 오래요. 이제 이렇게 됐으니 즉시 청해 만나게 하시오."
이에 노숙이 방통을 맞이해 들어가 손권을 만나게 해 인사를 마친다. 손권이 그 사람을 보니 눈썹이 짙고 들창코인데다 얼굴은 검고 수염은 짧아 그 형용이 괴이하니 마음 속으로 기쁘지 않다. 이에 묻는다.
"공은 평소 배우신 것으로 어떻게 주인을 위하시겠소?"
"이것저것 얽매이지 않고 임기응변하겠습니다."
"공의 재능과 학식을 공근과 비교하면 어떻소?"
방통이 웃으며 말한다.
"저의 재학은 공근보다 크면 컸지 그와 같지는 않습니다."
손권이 평소 주유를 가장 좋아한지라 방통이 그를 경시하는 것을 보고 마음 속으로 더욱 불쾌해 방통에게 말한다.
"공은 우선 물러가시오. 공을 쓸 때가 오면 부르리다."
방통이 크게 장탄식을 하고 나가자 노숙이 말한다.
"주공께서 어찌 방사원을 쓰지 않으십니까?"
"미친 선비를 쓴들 무엇이 이롭겠소?"
"적벽오병(격전) 당시에 이 사람이 연환책을 바쳐 첫째 가는 공을 세웠습니다. 주공께서 반드시 알아주셔야 합니다."
"그때는 조조가 스스로 선박에 못질을 한 것이지 반드시 그 사람의 공이라 할 수는 없소. 내 맹세코 그를 쓰지 않겠소."
노숙이 나가서 방통에게 말한다.
"제가 족하를 천거하지 않은 게 아니라, 오후께서 공을 쓰려 하시지 않소. 공께서 잠시 참고 기다리시오."
방통이 고개를 숙여 장탄식하며 아무 말이 없자 노숙이 말한다.
"공께서 동오에 머물 뜻이 없는 것은 아니오?"
방통이 답하지 않자 노숙이 말한다.
"공은 광제지재 匡濟之才 (세상을 구제할 재주)를 가지셨는데 어딜 간들 불리하겠소? 제 말에 사실대로 말씀해주시오. 어디로 가실 마 음이오?"
"조조에게 넘어가고 싶소."
"그것은 밝은 구슬을 어둠 속에 던지는 셈이오. 형주로 가서 유황숙에게 투신하시면 반드시 중용해주실 것이오."
"제 참뜻도 그렇소. 앞의 말은 농담일 뿐이오."
"제가 서찰을 작성해 추천하겠소. 공께서 현덕을 보필하시거든 반드시 손, 유 양가끼리 서로 공격하지 말고 함께 힘을 모아 조조를 격 파하게 만들어 주시오."
"그야말로 제 평소의 뜻이오."
이에 노숙의 서찰을 받아 곧장 형주로 현덕을 만나러 간다.
이때 공명은 4개 군을 둘러보느라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문지기가 보고하기를, 강동의 명사, 방통이 특별히 찾아왔다 한다. 현덕이 오래 전부터 방통의 명성을 들어 곧 불러들여 만난다. 방통이 현덕을 만나 장읍 長揖 (두손 모아 높이드는 것/ 보통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인사하는 방식)할 뿐 절하지 않는데 현덕이 보니 방통의 외모가 못난지라 마음 속이 역시 기쁘지 않아 방통에게 묻는다.
"족하께서 멀리 오시느라 힘이 드신 것이오?"
방통이 노숙의 서찰을 바로 꺼내지도 않고 아울러 공명의 추천도 밝히지 않은 채 다만 답한다.
"듣자니 황숙께서 어진 인재들을 불러 받아들이신다 하여, 일부러 찾아왔습니다."
"형, 초 지방이 겨우 평정돼 빈 관직이 전혀 없소. 여기서 동남쪽 수백 리에 뇌양현 耒陽縣이라는 고을이 있는데 마침 현재 縣宰 (현의 장 관) 자리가 비어 있으니 보잘 것 없으나마 공께서 맡아 주시기 바라오. 훗날 자리가 비면 마땅히 중용해드리겠소."
방통이 생각하니, 현덕이 자기를 어찌나 박대하는지 깨달아 자신의 재학으로써 그를 움직여 보고자 한다. 공명이 부재한 것을 보고 억지 를 부려 작별해 떠난다. 방통이 뇌양현에 도착한 뒤 정사를 돌보지 않고 종일 음주를 즐긴다. 일체의 재물 관련 소송도 아울러 처리하 지 않는다. 누군가 현덕에게 이를 보고하며 방통이 뇌양현의 사무를 전혀 돌보지 않는다 말한다. 현덕이 노해 말한다.
"수유 豎儒 (학식이 보잘 것 없는 선비) 따위가 어찌 감히 내 법도를 어지럽히냐!"
곧 장비를 불러 분부한다.
"종인들을 이끌고 형남 지방의 여러 현을 순시하라. 불공불법 不公不法을 저지른 자가 있거든 신문하라. 사무 처리가 밝지 못할까 두려 우니 손건과 동행하라."
장비가 그 언어를 받들어 손건과 더불어 뇌양현에 다다른다. 군, 민, 관리 모두 성곽을 나와 영접하지만 현령만 안 보인다. 장비가 묻는다 .
"현령은 어디 있는가?"
동료 同僚 (함께 일을 보는 관리)가 엎드려 아뢴다.
"방 현령께서 부임하신 이래 지금까지 곧 1백 일이 넘어가는데 현 안의 사무를 전혀 처리하지 않으시고 매일 음주해 아침부터 밤까지 만취해 있습니다. 오늘도 숙취가 깨지 않아 누워 안 일어나십니다."
장비가 크게 노해 체포하려 하자 손건이 말한다.
"방사원 龐士元은 고명하신 분이니 아직 함부로 할 수 없소. 우선 현문으로 가서 물어봅시다. 일 처리가 부당하면 그때 치죄해도 늦지 않 소."
장비가 이에 현청으로 들어가 대청 위에 자리잡고 앉아 현령을 오라 부른다. 방통이 의관을 제대로 안 갖춘 채 술에 취해 부축 받아 나온 다. 장비가 노해 말한다.
"내 형께서 너를 인물이라 여기셔 현재를 맡기셨거늘 너는 어찌 감히 현의 사무를 모조리 폐하냐?"
"장군께서 저더러 현의 무슨 사무를 폐하였다 말씀하시오?"
"네가 부임한 지 1백여 일인데 종일 만취해 있으니 어떻게 정사를 폐한 게 아니냐?"
"이까짓 백리짜리 작은 현에서 약간의 송사쯤이야 처리하는데 무엇이 어렵겠소? 장군 잠시 앉아 내가 발락 發落 (처리)하는 것을 기다 리시오."
이어서 공리(공무원)를 불러 1백여 일 동안 쌓인 공무를 모조리 가져오게 해 부단 剖斷 (사물의 시비곡직을 판단함)하니 관리들 모 두 바쁘게 안권 案卷 (문건/안건)을 가져와 대청 위에서 판결을 구한다. 피고인 등은 섬돌 아래 둥글게 무릎 꿇는다. 방통이 손으로는 비 판 批判 (판결)하고 입으로는 발락하며 귀로는 송사를 듣는데 시비곡직이 분명하고 털끝만치도 틀리지 않는지라 백성들 모두 머리를 조아려 절을 올린다. 반나절이 못 돼 1백여 일 사이의 사무를 모조리 처리하더니 붓을 땅에 내던지고 장비에게 말한다.
"제가 폐한 사무가 어디 있소? 조조, 손권도 내 손바닥 무늬 보듯하는데 이깟 작은 현이야 어찌 족히 개의하겠소!"
장비가 크게 놀라 자리에서 내려와 사죄한다.
"선생은 큰 재목이시거늘 못난 놈이 무례하였소. 내 마땅히 형장께 가서 극력 천거하겠소."
방통이 이에 노숙의 추천서를 내놓자 장비가 말한다.
"선생께서 당초 제 형을 만나실 때 어째서 내놓지 않으셨소?"
"만약 당시 바로 내왔으면 오로지 추천서에 의지해 찾아와 간알 干謁 (사사롭게 알현을 청함)하는 것 같았을 것이오."
장비가 고개 돌려 손건에게 말한다.
"공이 아니었으면 대현 大賢을 잃을 뻔했소."
마침내 방통에게 작별하고 형주로 되돌아가 현덕을 만나 방통의 재능을 두루 이야기한다. 현덕이 크게 놀라 말한다.
"대현을 박대하다니 나의 잘못이로다!"
장비가 노숙의 추천서를 바친다. 현덕이 뜯어서 살피니 대략 이렇다.
'방사원은 백리지재 百里之才 (백리의 작은 땅이나 다스릴 재목)가 아니오니 치중이나 별가의 임무를 맡겨야 비로소 그 기족 驥足 (빠 른 말의 다리/ 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펼칠 수 있습니다. 생김새만 보고서 그 학식을 저버려 다른 사람이 쓰게 되면 참으로 아까울까 두 렵습니다.'
현덕이 읽고 나서 탄식하고 있는데 마침 공명이 되돌아 왔다는 보고가 올라온다. 현덕이 맞이해 들여 인사를 마치자 공명이 먼저 묻는다 .
"방 군사깨서 요새 무양 無恙(병이나 근심이 없음)하시지 않습니까?"
"요새 뇌양현을 다스리게 했는데 술을 좋아해 사무를 폐하였습니다."
"사원은 백리지재가 아니니 그 흉중의 학식은 저보다 10배는 낫습니다. 제가 일찍이 추천서를 사원에게 주었었는데 주공께 전달하지 않 았습니까?"
"오늘에야 자경(노숙)의 서찰을 봤을 뿐 아직 선생의 글은 못 봤습니다."
"대현에게 작은 자리를 맡기면 왕왕 술에 빠져 사무를 보는 데 게으르게 됩니다."
"제 아우의 말이 아니었으면 자칫 대현을 잃을 뻔했습니다."
곧 즉시 장비를 뇌양현으로 보내 방통을 형주로 불러, 현덕이 섬돌 아래에서 죄를 청한다. 방통이 비로소 공명의 추천서를 꺼낸다. 현덕 이 그 글의 뜻을 살피니 봉추가 도착하는 날 즉시 중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덕이 기뻐하며 말한다.
"지난날 사마덕조 司馬德操가 말씀하시기를, 복룡, 봉추 두 사람 가운데 하나만 얻어도 가히 천하를 안정시킨다 하였습니다. 이제 두 사 람 모두 얻었으니 한실을 가히 중흥시키겠습니다."
곧 방통을 부군사 중랑장으로 삼아 공명과 더불어 방략 方略을 마련하고 군을 교련해 정벌을 대비하게 한다.
어느새 누군가 허창으로 가서 보고하기를, 유비가 제갈량과 방통을 모사로 삼아 군을 모으고 말을 사들이고 말먹이풀과 군량을 쌓고 있으니 조만간 병력을 일으켜 북쪽을 정벌할 것이라 한다. 조조가 듣고서 모사들을 불러 모아 남쪽 정벌을 상의하자 순유가 진언한다.
"주유가 얼마전 죽었으니 손권을 먼저 취하고 이어서 유비를 공격해야 합니다."
조조가 말한다.
"내가 멀리 정벌하러 가면 마등 馬騰이 허도 許都를 내습할까 두렵소. 지난번 적벽 당시에 군중에 와언 訛言 (헛소문)이 돌아 서량 西涼에서 침입할 것이라 전하였으니 이제 방비하지 않을 수 없소."
순유가 말한다.
"제 못난 소견으로는, 항조 降詔 (조서리를 내림)해 마등에게 정남장군의 직위를 더해 손권을 토벌하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사 京 師 (서울)로 유인해 먼저 이 사람을 제거하고 나서, 남쪽을 정벌한다면 아무 우환이 없게 됩니다."
조조가 크게 기뻐하며 그날 바로 사람을 보내 조서를 갖고 서량으로 가서 마등을 부르게 한다.
마등 '수성'은 한나라 복파장군 마원의 후예다. 부친은 마숙이고 자석이라 불렸으며 환제 시절에 천수란간의 현위가 되었다. 뒤에 관직을 잃고 농서로 흘러 들어가 강족들과 섞여 살며 강족 여자를 맞이해 마등을 낳았다. 마등은 신장이 8척이고 생김새가 우람하고 기이한데, 품성이 따뜻하고 어질어, 많은 사람들이 공경했다. 영제 말년에 많은 강인들이 반란을 일으키자 마등이 민병을 모집해 격파했다. 초평 중년에 이르러 도적을 토벌한 공으로 정서장군에 오르고 진서장군 한수와 의형제가 되었다.
그날 조서를 받고 맏아들 마초와 상의한다.
"나는 동승에게서 의대에 숨긴 밀조를 받은 이래, 유현덕과 더불어 역적을 토벌하고자 했으나 불행히 동승은 죽고 현덕은 거듭 패전했다. 나도 서량으로 피신해 아직까지 현덕과 협조할 수 없었다. 이제 듣자니 현덕은 이미 형주를 얻었다. 내가 마침 지난날의 뜻을 펼치고자 하는데 도리어 조조가 나를 부르니 이를 어찌해야겠냐?"
"조조가 천자의 명으로 부친을 부르니 이제 가지 않으시면 반드시 우리를 역적이라 몰아부칠 것입니다. 마땅히 조서를 보낸 것을 이용해 서울로 가서 틈을 노려 성사하면 지난날의 뜻을 펼칠 수 있습니다."
마등의 형의 아들 마대가 간언한다.
"조조의 속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우니 숙부께서 가신다면 그에게서 해를 입을까 두렵습니다."
마초가 말한다.
"제가 서량의 병력을 모조리 일으켜 부친을 따라 허창으로 돌입해 천하를 위해서 해로운 자를 제거한다면 불가할 것이 무엇이겠소?"
마등이 말한다.
"네가 직접 강족 병사들을 거느려 서량을 지키도록 하고, 다만 네 동생 마휴와 마철이 조카 마대와 더불어 나를 따라라. 조조는 네가 서량 에 있고 또한 한수가 돕는 것을 보면 참으로 감히 내게 해를 가하지 않을 것이다."
"부친께서 가신다면 절대 함부로 경사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마땅히 임기응변으로 그들의 동정을 살피셔야 합니다."
"내가 알아서 조처할 테니 너무 걱정할 것 없다."
이에 마등이 곧 서량 병사 5천을 거느려 먼저 마휴와 마철을 선봉으로 삼고 마대를 뒤에 남겨 접응하게 하며 줄줄이 허창으로 가더니 허창에서 2십 리 떨어진 곳에 군마를 주둔한다. 조조가 마등의 도착을 듣고 문하시랑 황규 黃奎를 불러 분부한다.
"현재 마등이 남쪽 정벌에 나서는데 내 그대를 행군참모로 임명할 테니, 먼저 마등 영채로 가서 병사들을 위로하고 마등에게 이렇게 전 하시오. '서량은 길이 멀어 군량 운반이 몹시 어려워 인마를 많이 데려갈 수 없소. 내가 대병 大兵을 더해 협동해 전진하게 하겠소.' 내 일 그로 하여금 성 안으로 들어와 면군 面君 (임금을 면담함)하게 하면 나는 바로 군량과 말먹이풀을 주겠소."
황규가 명령을 받들어 가서 마등을 만나니 마등이 술을 내어 대접한다. 황규가 제법 취하자 말한다.
"제 부친 황완께서 이각, 곽사의 난리 가운데 돌아가셔 일찍이 통한을 품었소. 뜻밖에 오늘날 또다시 기군지적 欺君之賊 (임금을 업신여 기는 역적)을 만날 줄이야!"
"누구를 기군지적이라 하시오?"
"기군하는 놈은 바로 조조요. 공께서 어찌 모르시고 내게 물으시오?"
마등은 이것이 조조가 시켜 염탐하는 것일까 두려워 급히 제지한다.
"사람들의 이목이 있으니 난언을 삼가시오."
황규가 꾸짖는다.
"공은 결국 의대의 밀조를 잊으셨소?"
그가 심사를 내뱉는 것을 보고 마등이 은밀히 이실직고하자 황규가 말한다.
"조조가 공을 성 안으로 불러 들여 면군하게 한다는데 아무래도 좋은 뜻은 아니오. 내일 병력을 성 아래 인솔해 오시오. 조조가 출성해 점군 點軍 (군대를 점검함)하기를 기다려 점군하는 자리에서 그를 참하면 대사를 이룰 수 있소."
두 사람이 상의를 마쳐 황규가 귀가하지만 한기 恨氣가 식지 않는다. 그 아내가 거듭 묻지만 황규는 말하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뜻밖에 그 첩 이춘향이 황규 아내의 동생 묘택과 사통하고 있었다. 묘택은 춘향을 차지하고 싶지만 아무 계책이 없었다. 황규가 분한 憤恨 (분개 하고 몹시 한스러워 함)하는 것을 본 그 첩이 곧 묘택에게 말한다.
"황 시랑께서 오늘 군정을 상의하고 돌아와 몹시 분한하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소?"
"네가 이런 말로 건드려 봐라. '사람들 모두 유황숙은 인덕이 있지만 조조는 간웅이라 말하는데 왜 그렇습니까?' 그래서 무슨 말을 하는 지 봐라."
이날밤 과연 황규가 춘향의 방으로 온다. 그 첩이 그렇게 건드리자 황규가 취한 김에 말한다.
"자네 같은 부인도 사악한 것과 옳은 것을 아시거늘 하물며 내가 모르겠는가? 내가 한스러워 하는 까닭은 조조를 죽이고자 해서네."
"그를 죽이시겠다면 어떻게 손을 쓰시겠습니까?"
"내 이미 마 장군과 약정해 내일 성 밖에서 점병할 때 죽일 것이네."
첩이 묘택에게 고하자 묘택이 조조에게 보고해 알린다. 조조가 곧 은밀히 조홍과 허저를 불러 이렇게 저렇게 하라 분부한다. 다시 하후 연과 서황에게도 이렇게 저렇게 하라 분부한다. 각자 명을 받들어 떠나고 한편으로 황규 일가의 노소(식구)를 체포한다.
이튿날 마등이 서량 병마들을 거느려 성에 장차 將次 (점차) 가까이 가자 앞쪽에 한 무리 홍기 紅旂 (붉은 깃발)가 보이는데 승상의 깃 발이 뚜렷하다. 마등이 조조 스스로 점군하러 온다 여겨, 말에 박차를 가해 앞으로 나간다. 그런데 호포 소리 한차례 울리더니 홍기가 갈라 지며 활과 쇠뇌가 일제히 발사된다. 한 장수가 앞장서니 바로 조홍이다. 마등이 급히 말머리를 돌리자 양쪽에서도 함성이 일어난다. 왼 쪽은 허저가 쇄도하고 오른쪽은 하후연이 쇄도하고 뒷쪽도 서황이 병력을 거느려 돌진해 서량 병마를 끊으니 곧 마등 부자 세 사람이 해심 垓心(포위된 중심)에 갇힌다.
사정이 불리하자 마등이 힘껏 돌격한다. 마철은 어느새 빗발치는 화살을 맞아 죽었다. 마휴가 마등을 수행해 좌충우돌하나 탈출하지 못 한다. 두 사람이 중상을 입고 타고 있던 말도 화살을 맞아 넘어지니 부자 두 사람 모두 사로잡힌다. 조조가 곧 황규를 마등 부자에게 끌고 와 나란히 포박한다. 황규가 크게 외친다.
"무죄!"
조조가 묘택과 대질시키자 마등이 크게 욕한다.
"수유 豎儒 (학식이 얕은 선비)가 내 대사를 그르쳤구나! 내가 나라를 위해 역적을 죽이지 못하다니 이것도 하늘의 뜻이겠다!"
조조가 명해 끌어내지만 마등은 입에서 욕을 멈추지 않는다. 그 아들 마휴 그리고 황규와 함께 살해된다. 뒷날 누군가 시를 지어 마등을 기렸다.
부자가 나란히 방렬하니 충성과 절개 한 집안에 뚜렷하구나
목숨 바쳐 국난을 헤치고자 죽음으로 성은에 보답하길 맹서하여
피를 마시며 다짐하던 말이나, 간웅을 주살하자던 의장을 남겼네
서량에서 세주를 받들었으니 복파장군 후손으로 부끄럽지 않구나
묘택이 조조에게 고한다.
"포상을 바라는 게 아니오라 다만 이춘향을 아내로 삼고자 할 따름이옵니다."
조조가 비웃으며 말한다.
"네가 한낱 부인 때문에 저부 姐夫 (자형/매형) 일가를 해쳤는데 이따위 의롭지 못한 놈을 무엇에 쓰겠냐!"
곧 묘택과 이춘향을 황규 일가의 노소와 함께 저잣거리에서 참한다. 이를 보고 탄식하지 않는 이 없다. 뒷날 누군가 시를 지어 기렸다.
묘택이 사사로이 충신을 해치지만 춘향을 얻지 못하고 도리고 제 몸이 상하네
간웅도 그를 용서하지 못하겠으니 사악한 놈이 스스로 못난 짓을 도모했구나
조조가 서량 병마들을 초안 招安 (투항을 권유함)하며 타일러 말한다.
"마등 부자가 모반했지 다른 사람들이 저지른 게 아니다."
한편으로 곳곳의 관문과 길목을 지키도록 분부해 마대를 달아나지 못하게 한다.
한편 마대는 스스로 1천 병력을 거느려 뒤에 있었다. 허창 성 밖에서 달아난 병사가 급히 돌아와 마대에게 보고해 알린다. 마대가 크게 놀라 별 수 없이 병마를 버리고 객상 客商으로 위장해 그날밤 도주해 은둔한다. 조조가 마등 등을 죽이고 남쪽 정벌을 결의한다. 그런데 누군가 알린다.
"유비가 군을 조련하고 기계를 수습해 서천을 취하려 합니다."
조조가 놀란다.
"만약 유비가 서천을 거둬 들이면 날개를 다는 셈이오. 장차 어떻게 이를 대처해야겠소?"
말을 미처 마치지 못해 섬돌 아래 한 사람이 진언한다.
"제가 계책이 하나 있사오니 유비, 손권으로 하여금 서로 달가워하지 않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강남, 서천 모두 승상께 들어올 것입니다."
서주 西州의 호걸이 방금 죽음을 당했는데 남국 南國의 영웅도 재앙을 만나겠구나.
계책을 바친 이가 누구인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에 풀리리다.
다음 회
"무릇 천리마 하루 천리를 가지만 느린 말도 열흘이면 역시 간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 則亦及之矣" (순자 荀子)
나관중 羅貫中이 쓰고 모종강 毛宗崗이 개수한 삼국연의 三國演義 원본을 한문-한글 대역 對譯으로 번역해봤습니다.
2009년부터 7년간 번역해 제 블로그에 올린 걸 홈페이지로 만들었습니다.
정만국(daramzu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