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삼국지 原文三國志

앞 회

第九十八回 追漢軍王雙受誅 襲陳倉武侯取勝

제98회 왕쌍이 한군을 추격하다가 죽고 무후가 진창성을 습격하여 승리를 거둔다

卻說司馬懿奏曰:「臣嘗奏陛下,言孔明必出陳倉,故以郝昭守之。今果然矣。彼若從陳倉入寇運糧甚便。今幸有郝昭、王雙把守, 不敢從此路運糧,其餘小道,搬運艱難。臣算蜀兵行糧止有一月,利在急戰。我軍只宜久守。陛下可降詔,令曹真堅守諸路關隘,不要出 戰。不須一月,蜀兵自退。那時乘虛擊之。諸葛亮可擒也。」叡欣然曰:「卿既有先見之明,何不自引一軍以襲之?」懿曰:「臣非惜身重 命,實欲存下此兵,以防東吳陸遜耳。孫權不久必僭號稱尊,如稱尊號,恐陛下伐之,定先入寇也。臣故欲以兵待之。」

한편, 사마의가 아뢴다.

“신이 일찍이 폐하께 아뢰며 공명이 반드시 진창으로 나올 것이니 학소로 하여금 지키게 해야 한다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과연 그렇습니 다. 그가 진창을 점령해 침범하면 군량 수송이 심히 편합니다. 이제 다행히 학소와 왕쌍이 지켜 그가 감히 이 길로 식량을 운반하지 못하 고 나머지 샛길은 식량을 나르기 힘듭니다. 신이 헤어리건대 촉병은 가져온 식량이 겨우 한달치라 서둘러 싸워야 그들에게 유리합니다. 그러므로 아군은 오로지 지구전을 펼쳐야 합니다. 폐하께서 조서를 내리시어 조진으로 하여금 각처 애구( 요충지 )를 굳게 지키며 절대 나가 싸우지 말라 하십시오. 불과 한달이 안 돼 촉병은 스스로 물러갈 것입니다. 이때 빈틈을 노려 습격하면 제갈량을 잡을 수 있습니다. ”

조예가 기쁜 표정으로 말한다.

“경에게 선견지명이 있는데 어찌 스스로 1군을 이끌고 적병을 치지 않소?”

“제 몸을 아끼거나 목숨을 중시해서가 아니오라 참으로 이곳 병력을 보존해 동오의 육손을 막고자 할 뿐입니다. 손권은 머지않아 존호를 참칭할 것인데 존호를 참칭하면 폐하께서 정벌하실까 두려워 동오가 반드시 먼저 침범할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신이 병력을 보존해 대 비하는 것입니다.”

正言間,忽近臣奏曰:「曹都督奏報軍情。」懿曰:「陛下可即令人告戒曹真:凡追趕蜀兵,必須觀其虛實,不可深入重地,以中諸葛 亮之計。」叡即時下詔,遣太常卿韓暨持節告戒曹真:「切不可戰,務在謹守;只待蜀兵退去,方可擊之。」司馬懿送韓暨於城外,囑之 曰:「吾以此功讓與子丹,公見子丹,休言是吾所陳之意,只道天子降詔,教保守為上。追趕之人,切要仔細,勿遣性急氣躁者追之。」 暨辭去。

*仔細 /자세/ 조심. 세심.

이렇게 말하는데 갑자기 곁에서 모시는 신하가 아뢴다.

“조 도독께서 군정을 보고하였습니다.”

사마의가 말한다.

“폐하께서 즉시 사람을 보내 조진을 고계告戒해야 합니다. 촉병을 추격할 때마다 반드시 그 허실을 살펴야 하며 중지重地( 군사 거점 ) 에 들어가 제갈량의 계략에 빠져선 안 된다 하십시오.”

조예가 즉시 조서를 내려 태상경 한기에게 부절을 주며 조진에게 ‘절대 싸우지 말고 신중히 수비하는데 힘쓰고 오로지 촉병이 퇴각하기 를 기다려 공격하라'고 전하게 한다. 사마의가 성 밖에서 한기를 전송하며 부탁한다.

“내가 이번 공로를 자단( 조진 )에게 양보할 생각이오. 공께서 자단을 만나거든 절대 내가 간했다 말하지 말고 다만 천자께서 조서를 내 리시며 수비가 상책이라 하셨다 말하시오. 수행하는 사람도 반드시 세심한 이로 뽑고 절대 성급한 이로 수행하게 해선 안 되오.”

한기가 인사를 하고 간다.

卻說曹真正升帳議事,忽報天子遣太常卿韓暨持節至。真出寨接入;受詔已畢,退與郭淮、孫禮計議。淮笑曰:「此乃司馬仲達之見 也。」真曰:「此見若何?」淮曰:「此言深識諸葛亮用兵之法。久後能禦蜀兵者,必仲達也。」真曰:「倘蜀兵不退,又將如何?」淮曰 :「可密令人去教王雙,引兵於小路哨巡,彼自不敢運糧。待其糧盡兵退,乘勢追擊,可獲全勝。」

한편, 조진이 군막으로 나가서 군무를 의논하는데 갑자기 누군가 알리기를, 천자께서 태상경 한기에게 부절을 주어 보냈다 한다. 조진이 영채를 나가 맞이해 조서를 받아든 뒤 물러나 곽회, 손례와 토의하니 곽회가 웃으며 말한다.

“이것은 사마중달의 의견입니다.”

“이 의견이 어떻소?”

“이것은 제갈량의 용병을 잘 알고 하는 것입니다. 먼훗날 촉병을 막을 이는 틀림없이 사마중달입니다.”

“촉병이 물러가지 않으면 또 장차 어찌하겠소?”

“몰래 왕쌍에게 사람을 보내 병력을 이끌고 샛길을 순찰하라 지시하면 저들은 감히 군량을 운반하지 못합니다. 군량이 떨어져 병력이 물러가기를 기다려 그 틈을 노려 추격하면 완승을 거둘 수 있습니다.”

孫禮曰:「某去祁山虛裝做運糧兵,車上盡裝乾柴茅草,以硫黃燄硝灌之,卻教人虛報隴西運糧到。若蜀兵無糧,必然來搶。待入其 中,放火燒車,外以伏兵應之,可勝矣。」真喜曰:「此計大妙!」即令孫禮引兵依計而行。又遣人教王雙於小路巡哨,郭淮引兵提調箕 谷、街亭,令諸路軍馬把守險要。真又令張遼子張虎為先鋒,樂進子樂綝為副先鋒,同守頭營,不許出戰。

*提調 /제조/ 병력을 선발하고 지휘함.

손례가 말한다.

“제가 기산으로 가서 군량을 운반하는 병사로 가장해 수레마다 마른 장작과 모초( 띠 )를 쌓고 유황과 염초를 들이부은 뒤 사람을 시켜 농서에서 군량을 운반해 온다 떠들겠습니다. 촉병에게 군량이 없다면 반드시 빼앗으러 올 테니 그들이 들어오기를 기다려 수레에 불을 지르고 바깥에 복병을 두어 응한다면 이길 수 있습니다.”

조진이 기뻐하며 말한다.

“이 계책이 절묘하오!”

즉시 손례에게 병력을 이끌고 계책대로 행하라 한다. 또한 사람을 보내 왕쌍은 샛길을 순찰하고 곽회는 병력을 이끌고 기곡과 가정으 로 진군하도록 지시하며 각처의 군대로 하여금 험요( 험준한 요충지 )를 지키게 한다. 조진이 또한 장요의 아들 장호를 선봉으로 삼고 악진 의 아들 악림을 부선봉으로 삼아 함께 두영( 지휘부의 군영 )을 지키게 하며 나가서 싸우지는 못하게 한다.

卻說孔明在祁山寨中,每日令人挑戰,魏兵堅守不出。孔明喚姜維商議曰:「魏兵堅守不出,是料吾軍中無糧也。今陳倉轉運不通, 其餘小路盤涉艱難,吾算隨軍糧草,不敷一月用度,如之奈何?」

한편, 공명이 기산 영채에 머물며 날마다 사람을 시켜 도발하나 위병은 굳게 지킬 뿐 출전하지 않는다. 공명이 강유를 불러 상의한다.

“위병이 굳게 지키며 나오지 않으니 이는 아군에게 군량이 없다 여겨서요. 이제 진창으로 귀로가 열리지 않고 나머지 샛길로 운반하는 것도 곤란하오. 내가 계산하니 불과 한 달치뿐인데 어찌해야겠소?”

正躊躇間,忽報隴西魏軍運糧數千車於祁山之西,運糧官乃孫禮也。孔明曰:「其人如何?」有魏人告曰:「此人曾隨魏主出獵於大 石山。忽驚起一猛虎,直奔御前,孫禮下馬拔劍斬之。從此封為上將軍。乃曹真心腹人也」。孔明笑曰:「此是魏將料吾乏糧,故用此計 。車上裝載者,必是茅草引火之物。吾平生專用火攻,彼乃欲以此計誘我耶?彼若知吾軍去劫糧草,必來劫我寨矣。可將計就計而行。」 遂喚馬岱分付曰:「汝引三千軍逕到魏兵屯糧之所,不可入營,但於上風頭放火。若燒著車仗,魏兵必來圍吾寨。」又差馬忠、張嶷各引 五千兵在外圍住,內外夾攻。

*上風 /상풍/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
*車仗 /차장/ 수레와 병장기.

이렇게 주저하고 있는 순간, 누군가 보고하기를, 농서를 출발한 위병이 기산 서쪽으로 수레 수천 량에 군량을 싣고 오는데 지휘관은 손 례 라고 한다. 공명이 “그가 누구인가?” 라고 묻자 어느 위나라 사람이 고한다.

“그는 일찍이 위나라 임금을 따라 대석산에서 사냥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갑자기 사나운 범이 놀라서 뛰쳐나와 곧바로 임금 앞으로 달려 들자 손례가 말에서 뛰어내려 검을 뽑아 참했습니다. 이 때문에 상장군으로 봉했습니다. 조진의 심복입니다.”

공명이 웃으며 말한다.

“이것은 위나라 장수가 아군 식량이 궁핍하다고 계책을 쓰는 것이오. 수레에 실은 것은 모초 같은 인화물이 틀림없소. 내 평소 화공이 전 문인데 저들이 어찌 이런 계책으로 나를 유인하겠소? 우리가 군량을 빼앗으려 가면 도리어 저들은 우리 영채를 습격하러 올 것이오. 장 계취계( 적군의 계책을 역이용함 )해야겠소.”

곧 마대를 불러 분부한다.

“그대는 병사 3천을 거느리고 위병이 군량을 쌓은 곳으로 가시오. 영채로 들어가지 말고 바람을 등진 채 불을 지르시오. 수레와 병장기가 불붙으면 위병이 반드시 우리 영채를 습격하러 올 것이오.”

다시 마충과 장의에게 각각 병사 5천을 주어 바깥에서 포위해 안팎으로 협공하게 한다.

三人受計去了。又喚關興、張苞分付曰:「魏兵頭營接連四通之路。今晚若山西火起,魏兵必來截吾營。汝二人卻伏於魏寨左右。等 它出寨,汝二人便可劫之。」又喚吳班、吳懿分付曰:「汝二人各引一軍伏於營外。若魏兵到,可截其歸路。」
孔明分撥已畢,自在祁山上憑高而坐。魏兵探知蜀兵要來劫糧,慌忙報與孫禮。禮令人飛報曹真。真遣人去頭營分付張虎、樂綝:「 看今夜山西火起,蜀兵必來救應。可以出軍,如此如此。」二人受計,令人登樓專看火號。

세 사람이 계책을 받고 떠난다. 다시 관흥과 장포를 불러 분부한다.

“위병의 두영(지휘 본부)은 사방으로 길이 통하오. 오늘 저녁 기산 서쪽에서 불길이 치솟으면 위병이 반드시 우리 영채를 공격할 것이 오. 그대 두 사람은 위나라 영채 좌우에 매복해 그들이 영채를 나오면 공격하시오.”

다시 오반과 오의를 불러 분부한다.

“그대 두 사람은 각각 1군을 이끌고 영채 밖에 매복해 위병이 오거든 귀로를 끊으시오.”

공명이 분부를 마치고 스스로 기산 위 높은 곳에 자리잡고 앉는다. 위병은 촉병이 군량을 빼앗으러 오는 걸 탐지하고 황망히 손례에게 알린다. 손례가 조진에게 사람을 보내 급히 알린다. 조진이 두영으로 사람을 보내 장호와 악림에게 분부한다.

“오늘밤 기산 서쪽에서 불길이 치솟으면 반드시 촉병이 구원하러 올 것이오. 군대를 동원해 ‘이렇게저렇게’ 하시오.”

두 사람이 계책을 받고 사람을 시켜 망루에 올라 화호( 불을 피워 신호함 )를 살피게 한다.

卻說孫禮把軍伏於山西,只待蜀兵到。是夜二更馬岱引三千兵來,人皆銜枚,馬皆勒口。逕到山西,見許多車仗,重重疊疊,攢繞成 營,車仗虛插旌旗。正值西南風起,岱令軍士逕去營南放火,車仗盡著,光火沖天。
孫禮只道蜀兵到魏寨內放火號,急引兵一齊掩至。背後鼓角喧天,兩路兵殺來,乃是馬忠、張嶷把魏兵圍在核心。孫禮大驚。又聽得 魏軍中喊聲起,一彪軍從火光中殺來,乃是馬岱。內外夾攻,魏兵大敗。火緊風急,人馬亂竄,死者無數。孫禮引中傷軍,沖煙冒火而走 。

*正值 /정치/ 마침 ~ 만나다.

한편, 손례가 군을 이끌고 기산 서쪽에 매복해 촉병 오기만 기다린다. 이날밤 2경 마대가 병력 3천을 이끌고 오는데 사람은 모두 함매( 떠들지 못하게 입에 물리는 것 )를 물고 말은 모두 입에 재갈을 물린다. 곧장 기산 서쪽에 이르자 허다한 수레와 병장기가 중중첩첩( 겹 겹이 ) 둘러쌓여 군진을 이루고 수레에 각종 깃발이 공허히 꽂혀 있다. 때마침 서남쪽에서 바람이 불어오자 마대가 병사들에게 영채 남쪽으로 달려가 불지르게 하니 수레와 병장기가 모조리 불붙어 불꽃이 하늘을 찌른다.

손례는 촉병이 위나라 영채로 들어와서 불을 피워 신호하는 줄 여기고 서둘러 병력을 이끌고 습격하러 온다. 그런데 배후에서 북과 피리 소리 하늘을 울리며 양쪽에서 병사들이 몰려오는데 바로 마충과 장의의 병력이다. 이들이 위병을 에워싸니 손례가 크게 놀란다. 다시 위나 라 군중에서 함성이 일며 1군이 불빛 속에서 달려온다. 바로 마대의 군대다. 안팎으로 협공하니 위병이 대패한다. 불길이 맹렬 하고 바람이 거세니 사람과 말이 어지러이 달아나다 죽은 이가 무수하다. 손례가 상처투성이 군을 이끌고 연기를 뚫고 불길을 무릅쓰 며 달아난다.

卻說張虎在營中,望見火光沖天,大開寨門,與樂綝盡引人馬,殺奔蜀寨來,寨中不見一人;急收軍回時,吳班、吳懿兩路兵殺出, 斷其歸路。張、樂二將急衝出重圍,奔回本寨,只見土城之上,箭如飛蝗。原來卻被關興、張苞襲了營寨。魏兵大敗,皆投曹真寨來,方 欲入寨,只見一彪敗軍飛奔而來,乃是孫禮;遂同入寨見真,各言中計之事。

한편, 장호는 영채 안에 머물다 멀리 불빛이 하늘을 찌르자 영채 문을 활짝 열고 악림과 더불어 인마를 모조리 이끌고 촉나라 영채로 달 려오지만 영채 안에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이에 급히 군대를 거두어 돌아가려는데 오반과 오의가 양쪽에서 군을 이끌고 몰려나와 귀 로를 차단한다. 장, 악 두 장수가 황급히 두터운 포위를 뚫고 나와 본진으로 돌아오지만 토성土城 위에서 화살이 메뚜기 떼처럼 쏟아진 다. 알고보니 관흥과 장포가 영채를 벌써 습격했다. 위나라 군이 대패해 모두 조진의 영채로 달아나 들어가려는데 한 무리 패잔병 무리가 몰려온다. 바로 손례가 이끄는 군대다. 결국 함께 영채로 들어가 조진을 만나 제각기 계략에 빠진 것을 이야기한다.

真聽知,謹守大寨,更不出戰。蜀兵得勝,回見孔明。孔明密令人授計與魏延,一面教拔寨齊起。楊儀曰:「今已大勝,挫盡魏兵銳氣 ,何故反欲收兵?」孔明曰:「吾兵無糧,利在急戰。今彼堅守不出,吾受其病矣。彼今雖暫時兵敗,中原必有增益。若以輕騎襲吾糧道, 那時要歸不能。今乘魏軍兵敗,不敢正視蜀兵,便可出其不意,乘機退去。所憂者但魏延一軍,在陳倉道口拒住王雙,急不能脫身。吾已 令人授以密計殺王雙,使魏人不敢來追,只令後隊先行。」當夜孔明只留金鼓守在寨中打更。一夜兵已盡退,只落空營。

*拔寨 /발채/

조진이 이를 듣고 본진을 신중히 지키며 역시 출전하지 않는다. 촉병이 승리를 거두고 돌아가 공명을 만난다. 공명이 은밀히 사람을 보 내어 위연에게 계책을 주는 한편, 영채를 뜯어내고 모두 떠나라 지시한다. 양의가 말한다.

“이제 이미 대승을 거두어 위병의 예기를 모두 꺾었거늘 무슨 까닭으로 도리어 병력을 거둡니까?”

“아군은 군량이 없으니 싸움을 서둘러야 유리하오. 이제 저들이 굳게 지키며 출전하지 않아 내게 병이 생길 지경이오. 저들이 이제 잠시 패전했다지만 중원은 반드시 증강할 것이오. 저들이 경기( 경기병 )로써 양도( 식량 수송로 )를 습격하면 돌아가려 해도 불가능하오. 이 제 위병이 패전해 감히 촉병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니 출기불의( 적군이 예상하지 못하게 행동함 )해 이 틈에 퇴각해야겠소. 다만 걱 정은 다만 위연이 이끄는 1군이 진창 갈목에서 왕쌍을 막고 있어 급히 빠져나오기 어렵소. 내 이미 사람을 보내 왕쌍을 죽일 밀계( 비 밀 계책 )를 전해 위병이 감히 추격하지 못하게 만들고 후대( 후방 부대 )를 먼저 가게 하겠소. “

이날밤 공명이 북과 징을 영채에 남겨두어 타경打更( 징을 두드리며 야간 순찰을 도는 것 )하게 한다. 하룻밤 사이에 군대가 모두 퇴각하고 영채는 텅 빈다.

卻說曹真正在寨中憂悶,忽報左將軍張郃領兵到。郃下馬入帳謂真曰:「某奉聖旨,特來聽調。」真曰:「曾別仲達否?」郃曰:「仲 達分付云:『吾軍勝,蜀兵必不退;若吾軍敗,蜀兵必即去矣。』今吾軍失利,都督曾往哨探蜀兵消息否?」真曰:「未也。」於是即令人 往探之,果是虛營,只插著數十面旌旗,兵已去二日也。曹真懊悔莫及。

*失利 /실리/ 시련을 겪음. 상대방에게 패전함.

한편, 조진이 영채 안에 머물며 근심에 빠져 있는데 누군가 알리기를, 좌장군 장합이 병력을 이끌고 왔다 한다. 장합이 말에서 내려 군막 안으로 들어와 조진에게 말한다.

“제가 성지聖旨를 받들고 특별히 도독의 조견( 작전 배치 )을 들으러 왔소.”

“중달을 만나고 오지 않았소?”

“중달이 분부하기를, 아군이 승리하면 촉병은 절대 물러가지 않을 것이나 아군이 패전하면 촉병은 틀림없이 즉시 퇴각할 것이오, 라고 했소. 이제 아군이 패전했는데 도독께서 사람을 보내 촉병을 정탐하지 않으셨소?”

“아직이오.”

이에 즉시 사람을 보내 정탐하니 과연 영채가 텅 빈 채 다만 깃발 수십 개만 꽂혔는데 촉병이 떠난 지 이틀째다. 조진이 후회해 마지않 는다.

且說魏延受了密計,當夜二更拔寨,急回漢中。早有細作報知王雙,雙大驅軍馬,併力追趕,追到二十餘里,看看趕上,且魏延旗號 在前,大叫曰:「魏延休走!」蜀兵更不回頭。雙拍馬趕來。背後魏兵大叫曰:「城外寨中火起,恐中敵人奸計。」
雙勒馬急回時,只見一片火光沖天,慌令退兵。行到山坡左側,忽一騎馬從林中驟出,大叱曰:「魏延在此!」王雙大驚,措手不及, 被延一刀砍於馬下。魏兵疑有埋伏,四散逃走。延手下只有三十騎人馬,望漢中緩緩而行。後人有詩讚曰:

*併力 /병력/ 협력. 합력.

한편, 위연이 밀계를 받고 이날밤 2경 영채를 거두어 서둘러 한중으로 돌아간다. 재빨리 세작이 왕쌍에게 알리니 왕쌍이 군마를 크게 동 원해 전력을 다해 추격한다. 2십여 리를 추격해 점점 따라잡아 위연의 깃발이 앞에 보이자 왕쌍이 크게 외친다.

“위연아! 거기 서라!”

촉병이 그래도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왕쌍이 말을 몰아 뒤쫓는데 뒤에서 위병이 크게 외친다.

“성 밖 영채 안에서 불길이 치솟습니다. 적의 간계에 빠진 게 아닐까 두렵습니다.”

왕쌍이 말고삐를 당겨 급히 뒤돌아보니 한 줄기 불빛이 하늘을 찌르고 있어 황망히 병사들에게 후퇴를 명한다. 산비탈 왼쪽으로 가자 갑 자기 누군가 말을 몰아 숲 속에서 나오며 크게 외친다.

“위연이 여기 있다!”

왕쌍이 크게 놀라 미처 손 쓰지 못한 채 위연의 한 칼에 베여 말 아래 떨어진다. 위병이 매복을 두려워해 사방으로 흩어져 도주한다. 위연 이 수하에 겨우 3십여 기뿐이지만 한중으로 천천히 간다. 훗날 누군가 시를 지어 기렸다.

孔明妙算勝孫龐,
耿若長星照一方。
進退行兵神莫測,
陳倉道口斬王雙。

*孫龐 /손방/ 손빈과 방연. 일찍이 함께 병법을 배워, 방연은 위나라 혜왕의 장군이 됐으나 손빈의 재능을 시기해, 위나라로 유인한 뒤 모함해 다리를 자르는 형벌을 가했다. 훗날 손빈이 몰래 제나라로 돌아가, 제왕의 군사 참모가 되어, 계책을 써서 위나라 군대를 마릉에서 크게 무찔러, 방연은 자살했다.
*長星 /장성/ 혜성과 유사하게 빛줄기가 긴 별 이름. 거성. 큰 별.

공명의 묘책, 손빈과 방연 뛰어넘으니
장성*이 일방一方을 비추듯이 밝게 빛나네
진퇴와 용병, 귀신도 헤아리지 못하니
진창성 길목에서 왕쌍을 참하네

原來魏延受了孔明妙計,先教存下三十騎,伏於王雙營邊;只待王雙起兵趕時,卻去他營中放火;待他回營,出其不意,突出斬之。 魏延引兵斬了王雙,回到漢中見孔明,交割了人馬。孔明設宴大會,不在話下。

알고보니 위연이 공명에게서 묘계( 묘책 )를 받은 뒤 먼저 부하 3십 기에게 지시해 왕쌍 영채 주변에 매복하게 했다. 그들은 왕쌍이 병력을 일으켜 추격하기를 기다려 영채로 들어가 불 지르고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려 기습해 그를 참한 것이다. 위연이 병력을 이끌고 왕쌍을 참한 뒤 한중으로 돌아가 공명을 만나 인마를 인계한다. 공명이 연회를 크게 연 것은 말할 것도 없다.

且說張郃追蜀兵不上,回到寨中。忽有陳倉城郝昭差人申報,言王雙被斬。曹真聞之,傷心不已,因此憂成疾病;遂回洛陽,命郭淮 、孫禮、張郃守長安諸道。
卻說吳主孫權設朝,有細作人報知:「蜀諸葛承相出兵兩次,魏都督曹真兵損將亡。」於是群臣皆勸吳王興師伐魏,以圖中原,權猶 豫未決。張昭奏曰:「近聞武昌東山,鳳凰來儀;大江之中,黃龍屢現。主公德配唐虞,明並文、武,可即皇帝位,然後興兵。」多官皆應 曰:「子布之言是也。」遂選定夏四月丙寅日,築臺於武昌南郊。是日群臣請權登壇即皇帝位,改黃武八年為黃龍元年。

*不上 /불상/ ~만 못하다. ~에 비할 수 없다. ~할 사이가 없다. 도달하지 못하다. 미흡하다.

한편, 장합이 촉병을 더 이상 뒤쫓지 못하고 영채로 돌아온다. 그런데 진창성에서 학소가 사람을 보내 보고를 올려 왕쌍이 죽은 것을 알린다. 조진이 듣고 상심해 마지않는다. 이 때문에 근심하다가 병이 생겨 결국 낙양으로 돌아가고 곽회, 손례, 장합에게 장안으로 통하 는 여러 길목을 지키라 한다.

한편, 오나라 군주 손권이 조회를 여는데 어느 세작이 알린다.

“촉나라 제갈 승상이 두 차례 출병해 위나라 도독 조진이 병사와 장수를 잃으며 패전했습니다.”

이에 신하들 모두 오나라 임금에게 병력을 일으켜 위나라를 정벌해 중원을 도모하라 권하지만 손권이 머뭇거리며 결단하지 못한다. 장 소가 아뢴다.

“요새 듣자 하니 무창의 동산에 봉황이 와서 춤을 추고 대강에 황룡이 여러 차례 나타났다 합니다. 주공의 덕이 요임금에 견줄 만하고 주나라 문왕과 무왕처럼 밝으니 황제의 자리에 오르신 뒤 출병하십시오.”

많은 신하가 모두 호응한다.

“자포( 장소 )의 말씀이 옳습니다.”

마침내 여름 4월 병인일을 선정해 무창 남쪽 교외에 대를 쌓아올린다. 이날 신하들이 손권에게 단을 올라 황제에 즉위하라 청하고 황무 8년을 황룡 원년으로 개원하다.

諡父孫堅為武烈皇帝。母吳氏為武烈皇后。兄孫策為長沙桓王。立子孫登為皇太子。命諸葛瑾長子諸葛恪為太子左輔,張昭次子張休 為太子右弼。
恪字元遜,身長七尺,極聰明,善應對。權甚愛之。年六歲時,值東吳宴會,恪隨父在座。權見諸葛謹面長,乃令人牽一驢來,用粉筆 書其面曰:諸葛子瑜。眾皆大笑。恪趨至前,取粉筆書二字於其下曰:「諸葛子謹之驢。」滿座之人,無不驚訝。權大喜,遂將驢賜之。

아버지 손견에게 ’무열황제’의 시호를 올리고 어머니 오 씨는 ’무열황후’가 된다. 형 손책에게 ’장사환왕’의 시호를 올린다. 아들 손등을 황태자로 세우고 제갈근의 장남 제갈각을 ’태자좌보’( 태자를 보필하는 벼슬 )로, 장소의 차남 장휴를 ’태자우필' ( 태자를 보필하는 벼슬 )로 삼는다.

제갈각은 자를 ’원손’이라 하고 키가 7척인데 극히 총명하고 응대를 잘했다. 손권이 그를 몹시 아꼈다. 나이 6살이었을 때 동오의 연회 에 아버지를 따라가 앉았다. 손권이 제갈근의 얼굴이 긴 것을 보더니 사람을 시켜 나귀를 한 마리 끌고 와서 분필로 그 나귀 얼굴에 ’제 갈자유諸葛子瑜( 제갈근 )’라고 쓰니 모두 크게 웃었다. 제갈각이 종종걸음으로 앞으로 나와 분필을 취해 두 글자를 그 아래에 써서 ’제 갈자유지려諸葛子謹之驢( 제갈자유의 나귀 )’로 고치니 좌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입을 벌리고 놀라지 않는 이 없다. 손권이 크게 기 뻐하며 그 나귀를 그에게 하사했다.

又一日大宴官僚,權命恪把盞。巡至張昭面前,昭不飲曰:「此非養老之禮也。」權謂恪曰:「汝能強子布飲乎?」恪領命,乃謂昭曰 :「昔姜尚父年九十,秉旄仗鉞,未嘗言老。今臨陣之日,先生在後;飲酒之日,先生在前;何謂不養老也?」張昭無言可答,只得強飲。 權因此愛之,故命輔太子。張昭左佐吳王,位列三公之上,故以其子張休為太子右弼。又以顧雍為丞相,陸遜為上將軍,輔太子守武昌。

다시 어느 날, 큰 잔치를 열어 관료를 불러모아 손권이 제갈각더러 술잔을 돌리게 했다. 술잔을 돌리다 장소의 면전에 이르자 장소가 받 아 마시지 않으며 말했다.

“이것은 노인을 봉양하는 예절이 아니다.”

손권이 제갈각에세 말했다.

“자포( 장소 )에게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할 수 있겠냐?”

제갈각이 명을 받고 장소에게 말했다.

“예전에 강상부姜尚父( 강태공 )는 나이 9십에 이르서도 병모장월秉旄仗鉞( 군대의 깃발을 잡고 도끼를 휘두름/ 군대를 지휘함 )하며 그 때까지도 늙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에는 전쟁에 나설 때 선생先生( 여기서는 ‘원로'의 뜻 )을 후방에 모시고 음주할 때 앞에 모십니다. 이런데 어찌 노인을 봉양하지 않는다고 하겠습니까?”

장소가 대답할 말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신다. 손권이 이 때문에 더욱 아껴서 그더러 태자를 보좌케 했다. 장소가 오나라 왕을 가까 이 보좌하며 위열位列이 삼공三公( 신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직위 셋 )의 위에 자리한 까닭에 그 아들 장휴가 태자를 곁에서 보필하게 되 었다. 또한 고옹을 승상으로, 육손을 상장군으로 삼아 태자를 보좌해 무창을 지키게 한다.

權復還建業。群臣共議伐魏之策。張昭奏曰:「陛下初登寶位,為未可動兵。只宜修文偃武,增設學校,以安民心;緩緩圖也。」
權從其言,即令使命星夜入川,來見後主。禮畢,細奏其事。後主聞知,遂與群臣商議。眾議皆謂孫權僭越,宜絕其盟好。蔣琬曰:「 可令人問於丞相。」後主即遣使到漢中問孔明。孔明曰:「可令人齎禮物入吳作賀,乞遣陸遜興師伐魏。魏必令司馬懿拒之。懿若南拒東 吳,我再出祁山,長安可圖也。」後主依言,遂令太尉陳震,將名馬玉帶,金珠寶貝,入吳作賀。震至東吳,見了孫權,呈上國書。權大喜 ,設宴相待,打發回蜀。權召陸遜入,告以西蜀約會興伐魏之事。遜曰:「此乃孔明懼司馬懿之謀也。既與同謀,不得不從。今卻虛作起 兵之勢,遙與蜀兵為應。待孔明攻魏急,吾可乘虛取中原也。」即時下令教荊、襄各處都要訓練人馬,擇日興師。

*偃武 /언무/ 전쟁을 그침. 무기를 내려놓음.

손권이 다시 건업으로 돌아온다. 신하들이 함께 위나라를 정벌할 계책을 의논하니 장소가 아뢴다.

“폐하께서 이제 막 보위에 오르신지라 아직은 함부로 병력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다만 학문을 닦으며 무기를 내려놓고 학교를 증설해 민심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천천히 도모하소서.”

손권이 그 말을 따라 즉시 사자를 시켜 밤낮없이 서천으로 들어가 촉나라 후주를 만나게 한다. 사자가 예를 마치고 그 일을 자세히 아뢴 다. 후주가 이를 듣고 신하들과 더불어 상의한다. 다수 의견은 손권이 참월僭越( 참람/ 분수에 지나침/ 손권이 주제 넘게 보위에 오른 것을 말함 )했으니 맹호( 동맹 )를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완이 말한다.

“승상에게 사람을 보내 물어봅시다.”

후주가 즉시 사자를 한중으로 보내 공명에게 물으니 공명이 말한다.

“사람을 시켜 예물을 가지고 동오로 들어가 하례를 올리며 육손을 시켜 출병해 위나라를 치도록 요청해야 하오. 그러면 위나라는 반드시 사마의를 시켜 막을 것이오. 사마의가 남쪽에서 동오를 막으면 나는 다시 기산으로 나가서 장안을 도모할 수 있소.”

후주가 그 말을 따라 태위 진진을 시켜 명마와 옥대, 금은보화를 가지고 동오로 들어가 하례를 올리게 한다. 진진이 동오로 들어가 손권을 만나 국서를 바친다. 손권이 크게 기뻐하며 연회를 베풀어 대접하고 촉나라로 되돌려 보낸다. 손권이 육손을 불러들여 서촉과 약속해 위나라를 치기로 한 일을 알리니 육손이 말한다.

“이것은 공명이 사마의의 지모를 두려워해서입니다. 이미 함께 칠 것을 약속했으니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병력을 일으키는 모 양새만 보이면서 촉병이 움직이는 것을 관망해야 합니다. 공명이 위나라를 쳐서 위급에 빠뜨리면 우리가 그 틈을 노려 중원을 취할 수 있습니다.”

즉시 영을 내려 형주와 양양 각처에서 인마를 훈련하고 날을 골라 병력을 일으키겠다 한다.

卻說陳震回到漢中,報知孔明。孔明尚憂陳倉不可輕進,先令人去哨探。回報說:「陳倉城中郝昭病重。」孔明曰:「大事成矣。」遂 喚魏延、姜維分付曰:「汝二人領五千兵,星夜直奔陳倉城下;如見火起,併力攻城。」二人俱未深信,又來問曰:「何日可行?」孔明曰 :「三日都要完備;不須辭我,即便起行。」二人受計去了。又喚關興、張苞至,附耳低言,如此如此,二人各受密計而去。

한편, 진진이 한중으로 되돌아가 공명에게 알린다. 공명이 일찍이 진창으로 쉽게 진격할 수 없음을 걱정해 먼저 사람을 보내 정탐케 하 니 돌아와 보고한다.

“진창성 안의 학소가 중병이 들었습니다.”

공명이 말한다.

“대사가 성공하겠구나!”

곧 위연과 강유를 불러 분부한다.

“그대 두 사람은 병력 5천을 거느리고 한밤에 곧장 진창성 아래로 가서 불길이 치솟으면 힘을 합쳐 성을 치시오.”

두 사람 모두 아직 깊이 믿지 못해 다시 와서 묻는다.

“언제 실행합니까?”

“사흘 안에 모두 완비하시오. 내게 인사할 것 없이 완비되는 대로 즉시 떠나시오.”

두 사람이 계책을 받고 떠난다. 다시 관흥과 장포를 불러 귀에 대고 속삭이며 ‘이렇게저렇게’ 하라고 하니 두 사람이 제각기 밀계( 비밀 계책 )를 받고 떠난다.

且說郭淮聞郝昭病重,乃與張郃商議曰:「郝昭病重,你可速去替他。我自寫表申奏朝廷,別行定奪。」張郃引著三千兵,急來替郝 昭。
時郝昭病危,當夜正呻吟之間,忽報蜀兵到城下了。昭急令人上城把守。時各門上火起,城中大亂。昭聽知驚死。蜀兵一擁入城。

*定奪 /정탈/ 일의 가부를 결정함. 최종 결정을 내림.

한편, 곽회는 학소가 중병에 걸린 것을 듣고 장합과 상의한다.

“학소가 병이 깊으니 그대가 어서 가서 교대하시오. 나는 직접 표를 써서 조정에 알리고 따로 결정을 내리겠소.”

장합이 병력 3천을 이끌고 급히 학소와 교대하러 간다. 이때 학소가 병세가 위급해 이날 밤 신음하고 있는데 누군가 알리기를, 촉병이 성 아래 몰려왔다 한다. 학소가 서둘러 사람들을 시켜 성벽 위로 올라가 수비하게 한다. 이때 성문마다 불길이 치솟으니 성 안이 큰 혼란에 빠진다. 학소가 이를 듣고 놀라서 죽는다. 촉병이 떼지어 성으로 몰려든다.

卻說魏延、姜維引兵到陳倉城下看時,並不見一面旗號,又無打更之人。二人驚疑,不敢攻城。忽聽得一聲砲響,四面旗幟齊豎。只 見一人綸巾羽扇,鶴氅道袍,大叫曰:「汝二人來的遲了。」二人視之乃孔明也。

한편, 위연과 강유가 병력을 이끌고 진창성 아래 당도해 바라보니 깃발도 하나 없고 타경打更( 징을 두드리며 야간 순찰을 도는 것 )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두 사람이 놀라고 의심스러워 감히 성을 공격치 못한다. 그런데 한차례 포성이 울리며 사방에서 깃발들이 일제히 일어선다. 그런데 한 사람이 머리에 윤건을 쓰고 손에 우선( 깃털 부채 )을 들고 학창도포를 입은 채 크게 외친다.

“그대 두 사람이 늦었소!”

두 사람이 바라보니 바로 공명이다.

二人慌忙下馬,拜伏於地曰:「丞相真神計也!」孔明令放入城,謂二人曰:「吾打探得郝昭病重,吾令汝三日內領兵取城,此乃穩眾 人心也。吾卻令關興、張苞只推點軍,暗出漢中。吾即藏於軍中,星夜倍道逕到城下,使彼不能調兵。吾早有細作在城內放火,發喊相助 ,令魏兵驚疑不定。兵無主將,必自亂矣。吾因而取之,易如反掌。兵法云:『出其不意,攻其無備。』正謂此也。」
魏延、姜維拜伏。孔明憐郝昭之死,令彼妻小扶靈柩回魏,以表其忠。孔明謂魏延、姜維曰:「汝二人且莫卸甲,可引兵去襲散關。把 關之人,若知兵到,必然驚走。若稍遲便有魏兵至關,即難攻矣。」

*打探 /타심/ 알아보다. 조사하다.
*倍道 /배도/ 두 배의 속도로 뒤쫓음. 도리를 어김.

두 사람이 황망히 말에서 내려 절을 올리며 땅에 엎드려 말한다.

“승상! 참으로 귀신 같은 계책입니다!”

공명이 성으로 불러들여 두 사람에게 말한다.

“나는 학소가 중병에 걸린 것을 알고 그대들에게 사흘 안에 병력을 이끌고 성을 점령하라 명했지만 이것은 진창성 안의 사람들을 방심시 키기 위해서였소. 나는 관흥과 장포를 시켜 병사를 뽑아 몰래 한중으로 나가게 했소. 나는 곧 군중에 숨어서 한밤에 길을 재촉해 성 아래 로 달려가 저들에게 군대를 부릴 틈을 주지 않은 것이오. 내가 일찍이 성 안에 세작을 두어 불을 지르고 고함을 질러 돕게 하니 위병이 몹 시 놀라고 불안해 했소. 군대에 주장主將이 없으니 저절로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소. 내가 이 덕분에 취한 것이니 마치 손바닥 뒤집듯 이 쉬웠소. 병법에 이르기를, 예상치 못한 곳으로 나가고 준비하지 못한 곳을 공격하라, 했으니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오.”

위연과 강유가 탄복한다. 공명이 학소의 죽음을 가엾게 여겨 그 처자식을 시켜 영구를 모시고 위나라로 돌아가 그 충심을 기리게 한다. 공명이 위연과 강유에게 말한다.

“그대 두 사람은 갑옷을 벗지 말고 병력을 이끌고 산관을 습격하러 가시오. 그곳 관문을 지키는 이들은 병력이 몰려온 것을 알면 틀림없 이 놀라서 달아날 것이오. 조금이라도 늦으면 위병이 관문으로 올 것이니 공격하기 어려워지요.”

魏延、姜維受命,引兵逕到散關。把關之人,果然盡走。二人上關纔要卸甲,遙見關外塵頭大起,魏兵到來。二人相謂曰:「丞相神算 ,不可測度!」急登樓視之,乃魏將張郃也。二人乃分兵守住險道。張郃見蜀兵守住要道,遂令退軍。魏延隨後追殺一陣。魏兵死者無數 ,張郃乃大敗而去。

위연과 강유가 명을 받고 병력을 이끌고 산관으로 달려간다. 관문을 지키는 이들이 과연 모조리 달아난다. 두 사람이 관문 위로 올라가 갑옷을 벗으려는데 멀리 관문 밖으로 먼지구름이 크게 일며 위병이 몰려온다. 두 사람이 서로 말한다.

“승상의 신산神算은 측도測度할 수 없소!”

급히 망루를 올라 바라보니 위나라 장수 장합이다. 두 사람이 병력을 나눠, 험한 길을 나눠 지킨다. 장합은 촉병이 길목을 수비하는 것을 보고 급히 영을 내려 군대를 물린다. 위연이 뒤쫓아 한바탕 무찌르니 위병의 사망자가 무수하고 장합이 크게 져서 달아난다.

魏延回到關上,令人報知孔明。孔明先自領兵,出陳倉斜谷,取了建威。後面蜀兵陸續進發。後主又命大將陳式來助。孔明驅大兵復 出祁山。

위연이 관문 위로 되돌아가 사람을 시켜 공명에게 알린다. 공명이 먼저 직접 병력을 거느리고 진창의 야곡으로 나가서 건위建威를 취한다. 뒤에서 촉병이 줄줄이 출발한다. 후주가 다시 대장 진식에게 명해 도우러 오게 한다. 공명이 대군을 동원해 다시 기산으로 나간다.

安下營寨,孔明聚眾言曰:「吾二出祁山,未得其利;今又到此,吾料魏人必依舊戰之地,與吾相敵。彼意疑我取雍、郿二處,必以兵 拒守;吾觀武都、陰平與漢連接,若得此二郡,亦可分魏兵之勢。何人敢取之?」姜維曰:「某願往。」王平亦曰:「某亦願往。」孔明大 喜;遂令姜維引兵一萬取武都、王平引兵一萬取陰平。二人受計去了。

영채를 세운 뒤 공명이 사람들을 모아놓고 이야기한다.

“내가 두번이나 기산을 나와 아직 성공하지 못했소. 이제 다시 이곳까지 왔으나 내가 헤아려보건대 위나라 사람은 틀림없이 옛 싸움터에 의지해 아군에게 맞서려 할 것이오. 저들은 우리가 옹성과 미성 두 곳을 공격할까 의심해 병력을 동원해 막으려 할 것이 틀림없소. 내가 살펴보건대 무도와 음평은 한중과 붙어 있어 만약 이 두 곳을 얻으면 위나라 병력을 갈라놓을 수 있소. 누가 감히 점령하러 가겠소?”

강유가 말한다.

“제가 가겠습니다.”

왕평도 말한다.

“저도 가겠습니다.”

공명이 크게 기뻐하며 곧 강유에게 1만 병사를 거느리고 무도를 공격하게 하고, 왕평에게 1만을 거느리고 음평을 공격하게 한다. 두 사 람이 계책을 받고 떠난다.

再說張郃回到長安,見郭淮、孫禮說:「陳倉已失,郝昭已亡,散關亦被蜀兵佔了。今孔明復出祁山,分道進兵。」淮大驚曰:「若如 此,必取雍、郿矣!」乃留張郃守長安,令孫禮保雍城。淮自引兵星夜來郿城守禦,一面上表入洛陽告急。

한편, 장합은 장안으로 되돌아가 곽회와 손례를 만나 이야기한다.

“진창을 이미 잃고 학소도 이미 죽은데다 산관마저 촉병이 점령했소. 이제 공명이 다시 기산으로 나와 길을 나눠 진군하고 있소.”

곽회가 크게 놀라 말한다.

“이렇다면 틀림없이 옹성과 미성을 취할 것이오!”

이에 장합을 남겨 장안을 지키게 하고 손례에게 옹성을 지키라 명한다. 곽회 스스로 한밤에 미성으로 가서 방어하면서 표를 올려 낙양으 로 들어가 급히 고하게 한다.

卻說魏主曹叡設朝,近臣奏曰:「陳倉城已失,郝昭已亡,諸葛亮又出祁山,散關亦被蜀兵奪了。」叡大驚。忽又奏滿寵等有表,說: 「東吳孫權僭稱帝號,與蜀同盟,今遣陸遜在武昌訓練人馬,聽候調用。只在旦夕,必入寇矣。」

한편, 위나라 군주 조예가 조회를 열고 있는데 측근 신하가 아뢴다.

“진창성을 이미 잃고 학소도 이미 죽었습니다. 제갈량이 다시 기산으로 나오고 산관도 촉병이 빼앗았습니다.”

조예가 크게 놀라는데, 측근 신하는 만총 등이 표를 올렸다고 아뢰면서 이야기한다.

“동오의 손권이 제호( 황제 호칭 )를 참칭하고 촉과 동맹해 이제 육손을 무창으로 파견해 인마를 훈련하며 조용調用( 작전 배치 )을 기다 리고 있습니다. 조만간에 틀림없이 침범할 것입니다.”

叡聞知兩處危急,舉止失措,甚是驚慌。此時曹真病未痊,即召司馬懿商議。懿曰:「以臣愚意所料,東吳必不舉兵。」叡曰:「卿何 以知之?」懿曰:「孔明嘗思報猇亭之讎,非不欲吞吳也,只恐中原乘虛擊彼,故暫與東吳聯盟。陸遜亦知其意,故假作興兵之勢以應之 ,實是坐觀成敗耳。陛下不必防吳,只須防蜀」。叡曰:「卿真高見!」遂封懿為大都督,總攝隴西諸路軍馬,令近臣取曹真總兵將印來。 懿曰:「臣自去取之。」遂辭帝出朝,逕到曹真府下,先令人入府報知,懿方進見。

조예는 두 곳이 위급한 것을 듣고 허둥지둥하며 몹시 놀라고 당황한다. 이때 조진의 병이 아직 낫지 않아 즉시 사마의를 불러 상의한다. 사마의가 말한다.

“신의 못난 의견으로 헤아려보건대 동오는 틀림없이 거병舉兵하지 않을 것입니다.”

“경이 어떻게 아시오?”

“공명은 일찍이 효정猇亭( 유현덕이 육손에게 대패한 곳 )의 원수를 갚을 것을 생각해 지금도 결코 동오를 병탄할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닙 니다. 다만 중원( 중국의 중심 곧 위나라 )이 그 틈을 노려 공격할까 두려워 잠시 동오와 연맹한 것뿐입니다. 육손도 역시 그 속셈을 아는 까닭에 겉으로 병력을 일으키는 척하며 응하는 것이지 실은 성패成敗를 좌시할 뿐입니다. 폐하께서 동오를 방어할 필요 없이 오로지 촉을 방어해야 합니다.”

“경은 참으로 고견을 가졌구려!”

마침내 사마의를 대도독으로 봉해 농서의 제로( 각 방면 ) 군마를 총지휘하게 하고 근신( 측근 신하 )을 시켜 조진의 총병장인總兵將印 ( 병마를 총지휘함을 나타내는 도장 )을 가져오도록 한다. 사마의가 말한다.

“제가 직접 가서 가져오겠습니다.”

곧 황제에게 인사하고 조정을 나가 곧바로 조진의 부중으로 가서 먼저 사람을 시켜 부중으로 들어가 알리게 한 뒤에야 사마의가 만나러 들어간다.

問病畢,懿曰:「東吳、西蜀會合興兵入寇,今孔明又出祁山下寨,明公知之乎?」真驚訝曰:「吾家人知我病重,不令我知之。似此 國家危急,何不拜仲達為都督,以退蜀兵耶?」懿曰:「某才薄智淺,不稱其職。」真曰:「取印與仲達。」懿曰:「都督少慮。某願助一 臂之力,只不敢受此印也。」真躍起曰:「如仲達不領此任,中國危矣!吾當抱病見天子以保之!」懿曰:「天子已有恩命,但懿不敢受耳 。」真大喜曰:「仲達今領此任,可退蜀兵。」懿見真再三讓印,遂受之,辭了魏主,引兵往長安來與孔明決戰。正是:

병세를 물은 뒤 사마의가 말한다.

“동오와 서촉이 회합해 병력을 일으켜 침범하고 이제 공명이 다시 기산으로 나와 영채를 세운 것을 명공께서 아십니까?”

조진이 아! 놀라며 말한다.

“우리 집안 사람들이 내 병세가 위중한 것을 알고 내게 알리지 않은 모양이오. 이렇게 국가가 위급한데 어찌 중달을 도독으로 임명해 촉병을 물리치 않는단 말이오?”

“제가 재주 없고 지혜가 모자라 그런 직분을 감당치 못합니다.”

“내 대장인을 중달에게 주겠소.”

“도독께서 염려치 마십시오. 제가 한 팔의 힘이라도 보태겠으나 이 대장인은 감히 받을 수 없습니다.”

조진이 벌떡 일어나며 말한다.

“중달이 이 임무를 맡지 않으면 중국( 중원 곧 위나라 )이 위급해지오! 내가 병을 무릅쓰고 천자를 알현해 그대를 추천하겠소!”

“천자께서 이미 은명恩命( 임금이 내리는 승진이나 사면의 명령 )을 내리셨으나 다만 제가 감히 받지 못했을 따름���니다.”

조진이 크게 기뻐하며 말한다.

“중달이 이제 이 직무를 맡는다니 촉병을 물리칠 수 있겠소.”

사마의가 조진에게 두세 번 대장인을 사양하다가 결국 받은 뒤 위나라 군주에게 인사를 올리고 병력을 이끌고 장안으로 가서 공명과 결 전하고자 한다.

舊帥印為新帥取,
兩路兵惟一路來。

옛 장수의 대장인을 새 장수가 취하니
두 장수의 군대가 한데 뭉쳐 오는구나

未知勝負如何,且看下文分解。

다음 회

"무릇 천리마 하루 천리를 가지만 느린 말도 열흘이면 역시 간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 則亦及之矣" (순자 荀子)
나관중 羅貫中이 쓰고 모종강 毛宗崗이 개수한 삼국연의 三國演義 원본을 한문-한글 대역 對譯으로 번역해봤습니다.
2009년부터 7년간 번역해 제 블로그에 올린 걸 홈페이지로 만들었습니다.

정만국(daramzu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