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회
제105회 무후가 비단주머니에 계책을 예비하고 위나라 군주가 승로반을 떼어낸다
한편, 양의는 앞길을 어떤 병사들이 가로막는다는 보고를 듣고, 황망히 사람을 시켜 정탐하게 한다. 돌아와 보고하기를, 위연이 잔도棧 道( 절벽 측면에 나무로 만든 길 )를 불태워 끊고 군을 이끌고 길을 막고 있다고 한다. 양의가 크게 놀라 말한다.
“승상이 생전에 이 자가 먼 훗날 틀림없이 반역할 것이라고 예측하셨는데 누가 오늘 정말 이렇게 될 줄 알았겠소? 이제 우리의 귀로를 끊 었으니, 어찌해야겠소?”
비위가 말한다.
“이 자가 틀림없이 먼저 천자께 우리가 반란을 일으킨다고 무고하고 잔도를 불태워 우리의 귀로를 막은 것이오. 우리도 역시 천자께 위 연이 역심을 품은 것을 상주한 뒤 그를 도모해야겠소.”
강유가 말한다.
“이곳에 지름길이 하나 있소. 차산槎山이란 곳이 비록 기구하고 험준하지만 잔도의 뒷쪽으로 우회할 수 있소. 천자께 표를 써서 아뢰면서 인마를 차산의 지름길로 출발시켜야겠소.”
한편, 후주後主( 촉나라 2대 황제 유선 )는 성도에 머물면서, 먹고 자는 것이 불안하고, 행동거지가 불편하다. 그 뒤 꿈을 하나 꾸니 꿈 속 에서 성도의 금병산이 무너진다. 놀라서 깨어나서 앉은 채 아침까지 기다려, 문무관료를 조정으로 불러모아 원몽圓夢( 해몽 / 꿈풀이 )하 게 한다. 초주가 말한다.
“신이 어젯밤 천문을 우러러 관측했습니다.어느 별이 적색인데 날카로운 빛을 내며 동북쪽으로부터 서남쪽으로 떨어졌습니다. 승상에게 매우 흉한 일이 일어날 징조입니다. 이제 폐하께서 산이 무너지는 꿈을 꾸셨다니 참으로 이 징조와 맞습니다.”
후주가 더욱 놀라는데 이복이 왔다고 한다. 후주가 급히 불러들여 그에게 묻는다. 이복이 고개숙여 눈물흘리며 승상의 별세를 알리고 승 상이 임종하며 남긴 말을 자세히 고한다.
후주가 듣고 크게 곡하며 말한다.
“하늘이 나를 버리는구나!”
울다가 용상 위로 쓰러진다. 가까이 모시는 신하가 후궁으로 부축해 들어간다. 오 태후가 듣고 역시 목놓아 곡하기를 그치지 않는다. 많 은 관리가 애통해 하지 않는 이가 없고 백성들은 사람사람마다 눈물흘리며 운다. 후주가 날마다 비통해 조회를 열지 못한다. 그런데 위연이 표를 올려 양의가 반란을 일으킨다고 한다. 신하들이 크게 놀라 궁궐로 들어가 후주에게 아뢴다. 이때 오 태후도 궁중에 있다. 후 주가 신하들의 상주를 듣고 크게 놀라 근신( 가까이서 모시는 신하 )을 시켜 위연의 표를 읽게 한다. 그 내용이 대략 이렇다.
‘정서대장군 남정후 신 위연이 참으로 황공하오나 머리를 조아려 말씀 드립니다. 양의는 스스로 병권을 장악해 무리를 이끌고 반란을 일으키고 승상의 영구靈柩( 시체를 넣은 관 )를 빼앗아 적인들을 이끌고 입경하려 합니다. 신이 먼저 잔도를 불태워 끊고 병력으로써 수 어守禦( 수비 방어 )하고 있습니다. 삼가 이렇게 아룁니다.’
읽기를 마치고 후주가 말한다.
“위연은 용장이라서 족히 양의 등의 무리를 막을 수 있거늘 무슨 까닭으로 잔도를 불태운단 말이오?”
오 태후가 말한다.
“일찍이 선제께서 말씀하신 것을 들었는데, 공명이 위연의 뇌 뒤에 반골이 있는 것을 알고 매번 그를 참하려 하였으나 그 용기를 아껴 우 선 쓰는 것이라 했습니다. 이제 그가 양의 등이 반란을 일으킨다고 아뢰었으나 아직은 가볍게 믿을 수 없습니다. 양의는 문인文人( 학식 과 덕망이 있는 사람 )이라 승상이 장사의 지위를 내린 것니 틀림없이 믿고 쓸 만한 사람입니다. 오늘 만약 이렇게 한쪽의 말만 듣는다 면 양의 등은 틀림없이 위나라에 투항할 것입니다. 이런 일은 마땅히 심모원려해야지 성급해서는 안 됩니다.”
뭇 관리가 상의하고 있는데 장사 양의가 긴급히 올린 표가 당도했다고 한다. 근신이 표를 열어 읽는다.
‘장사長史 수군장군綏軍將軍(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퇴각 병력을 지휘하는 장군 ) 양의가 참으로 황공하옵게도 머리를 조아려 삼가 표를 올립니다. 승상이 임종하며 장차 대사를 신에게 위임했습니다. 옛 제도를 감히 변경하지 말라는 지시( 본래의 계획을 변경하지 말리는 지시 )에 따라, 저는 위연으로 하여금 후미를 엄호하게 하고 강유를 그 밑에 두었습니다. 이제 위연이 승상의 유언을 지키지 않고 스스 로 휘하 인마( 병력 / 군대 )를 이끌고 한중으로 먼저 들어가 불을 질러 잔도를 끊고 승상의 영구를 실은 수레를 빼앗으려 하며 불궤不軌 ( 반란 )을 모의합니다. 변란이 창졸倉卒하게 일어나서 삼가 급하게 장주章奏( 신하가 임금에게 글을 써서 올림 )해 아뢰옵니다.’
태후가 다 듣고 나서, 묻는다.
“경들의 소견은 어떻소?”
장완이 아뢴다.
“신의 우견으로 보자면, 양의는 사람됨이 비록 품성이 지나치게 급한데다가 용물容物( 기량이 커서 남들을 용서함 )하지 못하지만, 군 량을 준비하고 군기軍機( 군사 / 전쟁 )를 보좌하며 승상과 더불어 일을 처리한 적이 많았습니다. 이에 승상이 임종하며 대사를 위임했 으니, 그는 결코 배반할 사람이 아닙니다. 위연이 평소에 자신의 공을 믿고 높은 자리를 탐하니, 사람들 모두가 그를 경멸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유독 양의가 그를 가차 없이 대하니, 위연이 마음 속으로 원한을 품었습니다. 이제 양의가 병력을 총지휘하자 위연이 마음 속으 로 불복하고, 그런 까닭으로 잔도를 불태워 귀로를 차단한 것입니다. 게다가 양의를 무고하는 글을 올려, 그를 함정에 빠뜨리려 꾀한 것 입니다. 신이 바라옵건대 저희 온 집안의 양천良賤( 양민과 천민 곧 모든 사람 )을 걸고서라도 양의가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을 보증할 지언정 참으로 감히 위연을 보증하지는 않겠습니다.”
동윤도 아뢴다.
“위연이 공이 높은 것을 자부하며 늘 불평하는 마음을 품고 입 밖으로 원망어린 말을 내뱉곤 했습니다. 예전에 즉시 반란을 일으키지 못 한 것은 오로지 승상을 두려워했을 따름입니다. 이제 승상이 사망하자, 그 틈을 타고 반란하는 것이니 이러한 형세는 필연입니다. 만약 양의의 재간才幹이 기민하고 통달해 승상이 임용한 것이라면, 틀림없이 배반하지 않을 것입니다.”
후주가 말한다.
“위연이 정말 반역했다면 무슨 계책을 써서 막어야겠소?”
장완이 말한다.
“승상이 평소 그를 의심했으니 틀림없이 계책을 양의에게 남겼을 것입니다. 양의가 믿을 것도 없이 어찌 골짜기로 들어왔겠습니까? 위 연은 반드시 계책에 걸려들 것입니다. 폐하께서는 마음을 놓으소서.”
얼마 뒤 위연이 다시 표를 보내, 양의가 반역했다고 한다. 위연의 표를 읽는 사이에 양의가 다시 표를 보낸다. 두 사람이 잇달아 표를 갖춰, 제각기 시비를 가려 말한다. 그런데 비위가 왔다고 하니 후주가 불러들인다. 비위가 위연에게 반역의 뜻이 있다고 자세히 아뢰니 후주가 말한다.
“이렇다면 우선 동윤에게 부절( 황제의 신임장, 증표 )을 주어 해결하도록 가게 해서, 좋은 말로 그를 달래야겠소.”
동윤이 황제의 조서를 받들어 떠난다.
한편 위연은 잔도를 불살라 끊고, 남곡에 병력을 주둔해, 요충지를 장악하고, 스스로 계책이 성공했다고 여긴다. 그런데 뜻밖에도 양의 와 강유가 한밤에 병력을 이끌고 남곡의 뒤로 우회한다. 한중을 잃을까 두려워한 양의가 선봉장 하평더러 병사 3천을 이끌고 먼저 가게 한다. 양의가 강유 등과 함께 군을 이끌고 제갈공명의 관을 호송해 한중으로 간다.
한편, 하평은 군을 이끌고 지름길로 남곡의 뒤로 가서 병사들을 시켜 북을 두드리고 고함을 지르게 한다. 초마( 정찰 기병 )가 나는듯 이 위연에게 알리며, 양의가 선봉장 하평에게 명해 군을 이끌고 차산槎山의 지름길로 돌아서 싸움을 건다고 한다. 위연이 크게 노 해, 급히 갑옷을 차려입고 말을 타더니, 칼을 쥐고 군을 이끌고 맞서러 간다. 양쪽 진영이 대치하자, 하평이 말을 타고 나와서 크게 욕 한다.
“반적( 역적 ) 위연은 어디 있냐?”
위연도 욕한다.
“네놈이 양의를 도와 반역하면서 어찌 감히 나를 욕하냐!”
하평이 질타한다.
“승상께서 돌아가신지 얼마 안 돼, 그분의 골육이 아직 식지 않았거늘 네놈이 어찌 감히 반란을 일으키냐!”
이에 채찍을 들어 서천의 병사들을 가리키며 말한다.
“너희 병사들은 모두가 서천 사람이니 서천에 부모와 처자, 형제와 친구가 많을 것이다. 승상께서 살아 계실 때 너희를 박대하지 않으셨으니 이제 반적을 돕지 말고 마땅히 고향 집으로 돌아가 포상을 기다려야 할 것이니라.”
병사들이 이 말을 듣고, 크게 함성을 한바탕 지르며, 태반이 흩어져 달아난다. 위연이 크게 노해 칼을 휘두르며 말을 몰고 하평에게 달려 든다. 하평이 창을 꼬나쥐고 맞붙으러 나온다. 몇 번 부딪히지 않고, 하평이 못 이기는 척 달아나니 위연이 뒤쫓는다. 병사들이 활과 쇠 뇌를 일제히 쏘아대니 위연이 말머리를 돌려서 돌아간다. 그런데 병사들이 분분히 궤멸돼 흩어지는 것이 보이자, 위연이 더욱 노하여, 말을 몰고 뒤쫓아 몇 사람을 죽인다. 그러나 달아나는 것을 막지 못하고 다만 마대가 이끄는 3백 사람만 동요하지 않는다. 위연이 마대에 게 말한다.
“공께서 진심으로 나를 도우니, 일이 이뤄진 뒤 결코 은혜를 저버리지 않겠소.”
곧 마대와 더불어 하평을 추격한다. 하평이 군을 이끌고 급히 달아난다. 남은 병사들을 거둬들이고 위연이 마대와 상의한다.
“우리가 위나라로 가는 것이 어떻겠소?”
“장군의 말씀은 몹시 지혜롭지 못합니다. 대장부가 어쩌 스스로 패업을 도모하지 않은 채 함부로 남에게 무릎을 꿇겠습니까? 제가 보건 대, 장군께서 지혜와 용맹을 두루 갖춘지라 양천( 서천과 동천 곧 촉나라 )의 병사들이 누가 감히 맞서겠습니까? 내 맹세코 장군과 함께 할 것이니, 먼저 한중을 취하고 뒤따라 양천으로 진공하겠습니다.”
위연이 크게 기뻐하며, 곧 마대와 함께 군을 이끌고 남정을 점령하러 간다. 강유가 남정성 위에서 바라보니, 위연과 마대가 무력을 과 시하며 벌떼처럼 몰려온다. 강유가 급히 명령을 내려, 조교( 성을 둘러싼 해자 위로 걸치는 가동식 다리 )를 들어올리라고 한다. 위연과 마대 두 사람이 크게 외친다.
“어서 항복하라!”
강유가 사람을 보내 양의를 불러서 상의한다.
“위연이 용맹하고, 더욱이 마대가 도우니, 비록 저들의 병사가 적다 하더라도 무슨 수로 물리치겠소?”
“승상께서 임종하시며, 비단 주머니를 한 개 남기시며 부탁하시길, 만약 위연이 반란을 일으켜서 성벽 위에서 적병과 맞설 때 열어서 보 면 위연을 참할 계책이 있을 것이라 하셨소. 이제 꺼내서 봐야겠소.”
곧 비단 주머니를 꺼내서, 봉한 것을 뜯어서 읽으려는데, 겉에 이렇게 적혀 있다.
‘위연과 대적할 때까지 기다려서, 말 위에서 열어 보시오.’
강유가 크게 기뻐하며 말한다.
“승상께서 이미 경계하고 지시한대로 장사長史께서 보관하시오. 내가 먼저 군을 이끌고 성을 나가서 진세陣勢( 전투 대형 )를 벌일 테 니, 공께서 곧 나오시오.”
강유가 갑옷을 입고 말에 올라 창을 손에 쥔다. 병사 3천을 이끌고 성문을 열고 일제히 달려나가 북소리 크게 울리며 전투 대형을 벌인 다. 강유가 창을 꼬나쥐고 문기( 군영의 입구에 세우는 큰 깃발 ) 아래 말을 세워 멈추고 소리높여 크게 꾸짖는다.
“반적( 반란 역적 ) 위연아! 승상께서 너를 버리신 적이 없거늘 오늘 어찌 거리낌 없이 배반하냐?”
위연이 칼을 비껴들고 말을 세워 놓고 말한다.
“백약! 너와 상관 없으니, 어서 양의를 불러와라!”
양의가 문기 그늘 아래에서 비단주머니를 열어보니, 이렇게저렇게 하라고 적혀 있다. 양의가 크게 기뻐하며 홀로 말을 타고 나가서 군영 앞에서 말을 세운 뒤 손가락으로 위연을 가리키고 웃으며 말한다.
“승상께서 생전에 네가 먼훗날 반드시 배반할 것을 아시고 나더러 준비하라 지시하셨는데 이제 과연 그 말이 맞구나. 네가 감히 말 위에 서 연달아 세 번 ‘누가 감히 나를 죽이랴!’ 외치면 참으로 대장부가 맞을 것이다. 내 곧 한중의 성지城池( 성과 도시 )를 네게 줄 것이니라. ”
위연이 크게 웃으며 말한다.
“양의 이 필부 놈아! 잘 듣거라! 공명의 생전에 내가 그를 좀 두려워했다만, 이제 그가 죽었는데, 천하에서 누가 감히 나를 대적하겠냐? 세번 잇달아 외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3만번 외치는 것도 무엇이 어렵겠냐?”
곧 칼을 들고 말고삐를 잡은 채 말 위에서 크게 외친다.
“누가 감히 나를 죽이겠냐?”
한마디가 끝나기도 전에, 머리 뒤에서 한 사람이 큰 소리로 응답한다.
“내가 너를 죽이겠다!”
칼을 들었다가 내리치니 위연이 베여서 말 아래 나뒹군다. 뭇 사람이 깜짝 놀란다. 위연을 벤 사람은 바로 마대다. 원래, 공명이 임종할 때 마대에게 비밀 계책을 주며, 위연이 외칠 때를 기다려, 무방비한 상태를 노려서 그를 베라고 한 것이다. 그날 양의가 비단 주머니 속의 계책을 읽고나서, 이미 마대가 그쪽에 숨어 있는 것을 알고, 계책대로 행하니 과연 위연을 죽였다. 훗날 누군가 시를 지었다.
제갈량이 위연을 미리 알아보고
훗날 서천을 배반할 것을 알았네
비단주머니에 계책을 남긴 것을
사람들이 헤아리기 어려웠지만
마대가 바로 눈앞에서 공을 세웠구나
한편, 동윤이 미처 남정에 이르기에 앞서, 마대가 이미 위연을 죽이고 강유와 병력을 합친다. 양의가 표를 써서 한밤에 후주에게 아뢴다. 후주가 교지를 내리며 말한다.
“이미 위얀의 죄를 밝혔으나 전날의 공로를 생각해 관곽棺槨( 시체를 넣는 속널과 겉널 )을 하사할 테니 장례를 치르시오.”
양의 등이 공명의 영구를 성도로 옮기니, 후주가 문무관료를 이끌고 나온다. 모두 상복을 입은 채 성 밖 2십리까지 나와서 영접한다. 후 주가 목놓아 크게 곡한다. 위로는 공경대부에서 아로로는 산림의 백성, 남녀노소, 통곡하지 않는 이가 없고, 구슬픈 소리가 땅을 뒤흔든 다. 후주가 성 안으로 운구運柩하라고 명하여, 승상의 부중府中에 안치한다. 그 아들 제갈첨이 상복을 입고 장례를 치른다.
후주가 궁궐로 돌아오니 양의가 스스로 결박해 죄를 청한다. 후주가 근신( 가까이에서 모시는 신하 )을 시켜 그 결박을 풀게 하고 말한 다.
“만약 경이 승상의 유교遺教( 죽은 이가 남긴 가르침 / 임종하며 남긴 가르침 )를 따르지 않았더라면 승상의 영구는 언제 돌아오고 위연 은 어떻게 멸망시켰겠소. 대사大事가 보전된 것은 모두 경의 노력 덕이오.”
곧 양의에게 중군사中軍師의 직위를 더해준다. 마대도 역적을 토벌한 공로로 즉시 위연의 벼슬을 이어 받는다.
양의가 공명이 남긴 표를 바치니, 후주가 읽고나서 크게 곡하고, 교지를 내려 장지를 잘 골라 안장하도록 한다. 비위가 아뢴다.
“승상이 임종하며 명하기를 정군산에 안장하되 담을 쌓거나 벽돌을 쓰지 말고 일체의 제물도 쓰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후주가 이를 따른다. 이 해 시월의 길일을 골라 후주가 직접 영구를 정군산까지 따라가서 안장한다. 후주가 조서를 내려 제사하고, 충무 후忠武侯라는 시호를 내린다. 면양沔陽에 묘당을 지어, 사시四時( 사철 )에 제사를 지내게 한다. 훗날 두공부杜工部( 당나라 시인 두보 )가 시를 지었다.
승상의 사당을 어디서 찾을까
금관성 밖 잣나무 우거진 곳이네
계단을 덮은 푸른 풀 참으로 봄빛이고
나뭇잎 사이 꾀꼬리 아름답게 지저귀네
삼고초려로 천하의 계책을 간청하니
두 임금 모시며 나라를 개제開濟*한 늙은 신하의 충심
출사표 올리고 이기지 못한 채 먼저 세상을 뜨니
언제나 영웅들로 하여금 눈물로 소매 가득 적시게 하네
두공부의 다른 시도 있다.
제갈공명 큰 명성 우주에 드리우네
이제 종신宗臣*의 초상만 남았지만
고결한 기상에 저절로 숙연하구나
천하를 셋으로 나눠 갖는 계책 내놓으니
만고에 걸쳐 높은 하늘 날아오른 깃털 같구나
이윤과 여상 같은 분들과 백중지간伯仲之間이고
승리를 확정한 듯 지휘하니 소하와 조참도 빛을 잃네
운수가 다하니 한나라도 결국 부흥하기 어렵고
뜻은 굳건만 몸은 죽으니 군무軍務가 과로하구나
한편, 후주가 성도로 돌아오니, 근신이 아뢴다.
“변방에서 보고하기를, 동오가 전종에게 병사 수만을 이끌고 파구巴丘의 입구에 주둔하라 했다는데, 그 속셈을 아직 모르겠습니다.”
후주가 놀라서 말한다.
“승상이 세상을 뜨자마자, 동오가 맹약을 어기고 국경을 침범하니 어찌해야겠소?”
장완이 아뢴다.
“신이 보건대 왕평과 장의에게 병사 수만을 이끌고 영안에 주둔해 불측不測( 불의의 사태 / 의외 )을 방비하라고 해야 합니다. 또한 폐하 께서 사람을 동오로 보내 승상의 별세를 알리고 그 동정을 살피게 하십시오.”
후주가 말한다.
“아무래도 설변이 뛰어난 인물을 사자로 보내야겠소.”
이 말에 맞춰 한 사람이 나오며 말한다.
“미천한 신이 가겠습니다.”
뭇 사람이 바라보니 남양의 안중 출신의 종예 '덕염'이고 참군우중랑장이다. 후주가 크게 기뻐하며 즉시 종예에게 동오로 가서 공명의 별세를 알리고 동오의 허실을 정탐하라고 한다.
종예가 명령을 받고, 곧장 금릉으로 가서, 오나라 임금 손권을 만나러 들어간다. 인사를 마치고 보니 좌우의 사람들이 모두 소복을 입고 있다. 손권이 낯빛을 바꿔 말한다.
“오나라와 촉나라가 이미 한집안인데 경의 주군은 무슨 까닭으로 백제의 수비를 강화하는 것이오?”
종예가 말한다.
“신이 헤아리기에, 동쪽에서 파구의 병력을 증강하니 서쪽에서 백제의 수비를 강화하는 것은 모두 사세事勢에 따라 합당한 일입니다. 이런 것을 서로 물을 필요는 없습니다.”
손권이 웃으며 말한다.
“경은 등지보다 못하지 않구려.”
그러더니 종예에게 말한다.
“짐은 제갈 승상이 귀천歸天한 것을 듣고 매일 눈물흘리며 관료들에게 모두 상복을 입으라 했소. 짐은 위나라 사람들이 초상을 틈타서 촉나라를 공격할까 두려워, 파구의 수비 병력 1만을 늘려서 촉나라를 구원하려는 것이지 다른 뜻은 없소.”
종예가 고개숙여 사례하니 손권이 말한다.
“짐이 이미 동맹을 받아들였는데 어찌 의리를 배반할 리 있겠소?”
“저희 천자께서 승상이 얼마전에 별세하자 일부러 신을 보내 알리게 하셨습니다.”
손권이 곧 금비전金鈚箭( 화살의 일종 ) 하나를 가져와서 부러뜨리며 맹세한다.
“짐이 만약 지난날의 맹약을 어긴다면 자손들이 절멸할 것이오!”
또한 사자에게 향백香帛( 각종 제사용품을 지칭 )과 전의奠儀( 부의 / 조의금 )를 가지고 서천으로 들어가서 제사를 올리게 한다.
종예가 오나라 군주에게 작별 인사를 올리고 오나라 사자와 함께 성도로 돌아가 후주를 만나러 들어가 아뢴다.
“오나라 임금이 승상이 별세하자 역시 눈물을 흘리며 여러 신하에게 모두 상복을 입으라 했습니다. 파구에 병력을 증강한 것은 위나라 사람들이 이 틈을 타고 침입할까 우려해서이지, 다른 뜻은 없다고 합니다. 이제 화살을 꺾어 맹세했으니 동맹을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
후주가 크게 기뻐하며 종예를 크게 포상하고 오나라 사자를 잘 대접해 떠나보낸다. 곧 공명의 유언에 따라, 장완을 승상대장군, 녹상서 사錄尚書事로 임명하고, 비위를 상서령으로 임명해, 승상의 사무를 함께 처리하게 한다. 또한 오의를 거기장군으로 임명해 한중의 병력을 총독하게 하고, 강유를 ‘보한장군 평양후'로 임명해 각처의 인마를 총독하고 오의와 함께 한중으로 나가서 주둔해 위군을 막게 한다. 기타 장교들은 제각각 원래의 직위를 따른다.
양의는 스스로 장완보다 나이와 벼슬이 앞선다고 여겼으나 직위가 장완의 밑이 되었다. 게다가 자신의 공이 높다고 자부했는데 아직까 지 큰 포상이 없자 입으로 원망어린 말을 뱉으며 비위에게 말한다.
“지난날 승상께서 돌아가시자마자 내가 만약 전군을 이끌고 위나라에 투항했다면 이렇게 적막寂寞( 쓸쓸함 / 섭섭함 )한 대우는 받지 않았을 것이오!”
비위가 이 말을 모두 후주에게 은밀히 아뢰니, 후주가 크게 노하여, 곧 양의를 하옥하고 심문해서 처형하려 한다. 장완이 아뢴다.
“양의가 비록 죄를 지었으나, 일전日前에 승상을 수행하며 공로를 많이 세웠으니 아직은 함부로 참할 수 없습니다. 그를 폐해 서인으 로 만드는 것이 마땅합니다.”
후주가 이 말을 따라 곧 양의를 한중의 가군嘉郡으로 귀양을 보내고 평민으로 만든다. 양의가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자문自刎( 스스 로 목을 찌르거나 벰 )해 죽는다.
촉한蜀漢( 촉나라 ) 건흥 13년, 위나라 군주 조예의 청룡 3년, 오나라 군주 손권의 가화 4년, 삼국이 제각기 군대를 일으키지 않는다. 다 만, 위나라 군주는 사마의를 태위로 봉하여, 군마를 총독하고, 제변諸邊( 서울과 주변 성읍 )을 안정시키게 한다. 사마의가 사례를 올리 고 낙양으로 돌아간다. 위나라 군주가 허창에서 토목土木( 토목 사업 )을 크게 일으켜 궁전을 짓는다. 또한 낙양에 조양전朝陽殿, 태극전 太極殿을 짓고, 총장관總章觀을 세운다. 모두 높이가 열 길에 달한다. 또한 숭화전, 봉황루를 세우고 구룡지九龍池를 조성하며, 박사 마 균馬鈞을 시켜 건설을 감독하니, 지극히 화려하다. 조각을 새긴 들보와 화려한 마룻대, 푸른 기와와 황금색 벽돌로 꾸미니 태양처럼 빛 난다. 천하의 뛰어난 장인 3만여 명과 백성 3십만여 명을 뽑아서 밤낮없이 건축한다. 백성들이 지쳐서 원성이 끊이지 않는다.
조예가 다시 교지를 내려서 방림원芳林園에 토목 공사를 일으키라 하며, 공경公卿( 고위 관료 )들도 모두 그 안으로 흙과 수목을 져서 나르게 한다. 사도 동심董尋이 표를 올려 간절히 간한다.
‘건안建安( 한나라 헌제 시대. 서기 196-219년 ) 이래, 백성들이 싸움터에서 죽거나 온집안이 몰살당했습니다. 비록 살아남았더라도 고 아나 노약자들입니다. 만약 이제 궁전이 협소해 이를 광대하게 만들고 싶더라도 마땅히 시기를 맞춰서 농사를 방해하지 말아야 하거 늘, 하물며 아무 쓸모도 없는 것들을 짓겠습니까? 폐하께서 신하들을 존중하신 까닭에, 관면冠冕( 임금이나 신하들이 머리에 쓰던 모자 )을 머리에 쓰게 하고, 무늬가 아름다운 옷을 입게 하고, 화려한 수레를 타게 하여서, 그들을 소인( 평민 )들과 구별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들로 하여금 나무와 흙을 져 나르고 몸을 젖시고 발에 진흙을 묻히게 만들었습니다. 국가의 광영을 훼손하면서 아무 쓸모 없는 것들을 존숭하시니 참으로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공자께서 이르시길, 임금이 신하를 예를 갖춰서 부리면, 신하는 충성을 바쳐 임금을 섬긴다고 하셨습니다. 충성도 없고 예의도 없다면 국가가 어찌 존립하겠습니까? 신은 이런 말씀을 올리면 반드시 죽음을 맞을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소의 털 한 올과 같아서, 살아도 아무 쓸모가 없고, 죽어도 아무 손해가 없을 것입니다. 붓을 잡고 눈물흘리며, 마 음 속으로 세상에 이별을 고합니다. 신에게 아들이 여덟 있사온데, 신이 죽은 뒤에 폐하께 누가 될 것입니다. 몸이 떨려옴을 이기지 못하 며, 어명을 기다리겠습니다!’
조예가 표를 읽고나서 노해 말한다.
“동심이 죽는 것도 두렵지 않다는 것이냐!”
좌우의 사람들이 그를 처형하라고 주청하니 조예가 말한다.
“그는 평소 충의로운 사람이니 이제 일단 서인으로 폐하겠소. 또다시 이런 망언을 올리는 자는 참하겠소!”
이때 태자의 사인舍人( 권세가에서 일하는 가신 )들 가운데 장무 '언재'도 표를 올려 간절하게 간하니, 조예가 그를 처형하라고 명한다. 이날 조예가 마균을 불러 그에게 묻는다.
“짐이 높은 누대와 전각을 지어서, 신선과 더불어 왕래하며, 장생불로의 약을 구하고 싶소.”
마균이 아뢴다.
“ 한나라의 24 황제들 가운데 오로지 무제께서 가장 오래 향국享國( 나라를 다스림 )하고 수명이 매우 길었습니다. 그 까닭은 모두 하늘 의 해와 달의 정화精華의 기氣를 흡수해서입니다. 일찍이 장안의 궁중에 백량대柏梁臺를 짓고 대 위에 동인銅人( 구리 인형 ) 하나를 세 웠습니다. 그 손으로 승로반承露盤이라는 쟁반을 들게 하고, 3경( 자정 전후 )에 북두성이 내리는 항해沆瀣( 이슬 )를 받아 모아서 천장 天漿 혹은 감로甘露라고 불렀습니다. 이 물을 얻어서 미옥美玉( 아름다운 구슬 )을 갈아서 개어서, 조화調和( 여기서는 약품의 조제의 뜻 )해서 복용했습니다. 이로써 늙음을 되돌려 젊어질 수 있었습니다.”
조예가 크게 기뻐하며 말한다.
“그대는 인부들을 이끌고 한밤에라도 장안으로 가서 그 동인을 뜯어내서 방림원 안으로 옮겨 놓으시오.”
마균이 명령을 받고, 1만 명을 이끌고 장안으로 가서 그 주위에 목가木架( 나무로 만든 골조 / 공사장의 비계 )를 쌓게 하고 백량대를 올 라간다. 순식간에 5천 명이 밧줄을 연결해서 끌고 주위를 에워싸며 올라간다. 이 백량대의 높이는 스무 길이고, 구리 기둥의 둘레는 열 아람( 사람이 양팔을 벌린 길이 )에 이른다. 마균이 동인을 먼저 떼어내라고 지시한다. 많은 이들이 힘을 모아 동인을 떼어내서 오는데 동인의 눈에서 줄줄 눈물이 흐른다. 뭇 사람이 모두 크게 놀란다. 홀연히 백량대 주변에서 한바탕 광풍이 불고, 모래가 날고 돌이 구르는 것이 마치 소나기가 퍼붓는 듯하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듯이 커다란 소리가 울린다. 백량대가 기울어지고 기둥이 쓰러져 1 천 명이 넘게 깔려 죽는다. 마균이 동인과 황금쟁반을 가지고 낙양으로 돌아가 위나라 군주를 찾아가서 동인과 승로반을 헌상한다. 위 나라 군주가 묻는다.
“구리 기둥은 어디 있소?”
“기둥의 무게가 백만 근이라서 옮겨올 수 없었습니다.”
조예가 영을 내려, 구리 기둥을 때려부숴서 낙양으로 옮겨, 이를 녹여서 동인을 두 개 주조鑄造하고, 옹중翁仲이라 일컫고, 사마문 밖에 세우게 한다. 다시 구리로 용과 봉황을 주조하니, 용은 높이가 네 길, 봉황은 높이 세 길이 넘는다. 함께 궁전 앞에 세운다. 게다가 상림원 에 기이한 꽃과 나무를 심고, 진기한 금수( 새와 짐승 )를 기르게 한다. 소부少傅( 국왕을 보좌하는 벼슬 ) 양부楊阜가 표를 올려서 간한 다.
‘신이 듣자오니, 요임금은 초가에 살았으나 만국萬國( 천하 )이 평안했습니다. 우임금은 초라한 궁실에 살았으나 천하의 백성들이 생업을 즐겼습니다. 은나라와 주나라 시대에 이르러서야, 임금의 당堂이 간혹 ( 보통의 집들보다 )3 척이 더 높고, 넓이가 9 연筵( 대자리 / 대자리 한 개를 깔 수 있는 넓이 )에 이르렀을 뿐입니다. 옛날의 성왕들은 궁실을 높고 화려하게 지어서 백성의 재물과 힘을 피폐하게 한 적이 없었습니다. 걸왕이 옥돌로 궁실을 꾸미고 상아로 행랑을 꾸미고, 주왕이 경궁傾宮( 기울어질 듯이 우뚝 솟은 궁궐 )과 녹대鹿 臺를 짓더니, 마침내 사직을 상실했습니다. 초나라의 영왕이 장화章華( 장화대 )를 건축하더니 그 몸이 재앙을 입었습니다. 진시황이 아방궁을 짓자 재앙이 그 아들에게 미치고, 천하가 배반하여, 겨우 2세만에 멸망했습니다. 무릇 만민의 수고를 헤아리지 않은 채 이목 耳目을 따랐던 것일 따름이니, 이러고도 망하지 않는 이는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폐하께서 마땅히 요, 순, 우, 탕, 문, 무와 같은 성왕들을 본받으시고, 걸, 주, 진, 초와 같은 폭군들을 경계해야 하시거늘, 스스로 안일에 빠진 채 오로지 궁실을 장식한다면 반드시 멸망의 재앙을 입을 것입니다. 군주는 국가의 원수元首이고 신하들은 그 다리와 팔이라서 존망을 한몸처럼 함께하고 득실을 같이합니다. 신이 비록 우둔하고 겁이 많지만 감히 쟁신諍臣( 임금에게 바른 말로 간언을 올리는 신하 )의 의무를 잊겠습니까? 제 말씀이 적절하고 알맞지 않아 , 폐하를 감동시키기에 부족하옵니다. 삼가 관棺을 준비하고 목욕재계한 채 폐하께서 내리실 극형을 기다리겠습니다.’
이렇게 표를 올리지만 조예는 반성하지 않고 마균을 독촉해 높은 대臺를 건조해 동인과 승로반을 안치하라고 한다. 또한 교지를 내려서 널리 천하의 미녀를 선발해 방림원에 집어넣게 한다. 뭇 관리가 분분하게 표를 올려 간쟁하지만 조예는 모두 듣지 않는다. 한편, 조예의 황후 모 씨는 하내 사람이다. 일찍이 조예가 평원왕이던 시절, 몹시 서로 은애恩愛( 부부의 사랑 )하였다. 이윽고 황제의 자리에 오르고 황후로 책봉됐다. 그 뒤에 조예가 곽 부인을 총애해 모 황후는 총애를 잃었다. 곽 부인이 아름답고 총명하니 조예가 몹시 사랑해 매 일 쾌락을 찾아 한달이 넘도록 궁궐을 나오지 않는다. 이해 봄 3월에 방림원에 온갖 꽃이 다퉈서 피어나자 조예가 곽 부인과 함께 방림원을 찾아 즐기고 술을 마신다. 곽 부인이 말한다.
“어찌해 황후를 불러서 함께 즐기지 않으십니까?”
“그사람이 여기 있으면 한 방울도 마실 수 없소.”
곧 궁아宮娥( 궁녀 ) 들에게 일러서, 모 황후가 알지 못하도록 한다. 모 황후는 조예가 한달이 넘도록 정궁을 출입하지 않자, 이날 십여 명의 궁인을 이끌고 취화루翠花樓 위까지 았는데,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지므로, 묻는다.
“어디에서 음악을 연주하오?”
궁관宮官( 환관 / 궁녀 ) 한 사람이 아뢴다.
“성상께서 곽 부인과 더불어 어화원에서 꽃을 감상하며 술을 마시고 계십니다.”
모 황후가 이를 듣고 마음 속으로 번뇌해 궁으로 돌아가 휴식한다. 다음날 모 황후가 작은 수레를 타고 궁을 나와서 놀러 가다가 마침 행랑을 도는 사이에 조예와 마주쳐 웃으며 말한다.
“폐하께서 어제 북원에서 노시던데 그 즐거움이 결코 작지 않더군요!”
조예가 크게 노하여, 어제 시봉侍奉( 윗사람을 모시고 받듦 )했던 사람들을 잡아들여, 질타한다.
“어제 북원에서 놀 때, 짐이 좌우에게 모후가 알지 못하게 하라고 엄명을 내렸거늘, 어찌 또 누설됐냐!”
궁관에게 소리질러, 시봉했던 사람들을 모조리 처형하라고 명한다. 모 황후가 크게 놀라, 수레를 타고 궁궐로 돌아오니, 조예가 즉시 교 지를 내려 모 황후에게 사약을 내려 죽이고, 곽 부인을 황후로 세운다. 조정의 신하들이 아무도 감히 간언하지 못한다.
그런데 어느날, 유주자사 관구검毌丘儉이 표를 올려 보고하기를, 요동의 공손연이 반란을 일으켜 스스로 ‘연왕’이라 일컫고 연호를 ‘소 한 원년'으로 고치고 궁전을 짓고 관직을 만들고 군대를 일으켜 침범해 북방을 뒤흔다고 한다. 조예가 크게 놀라 즉시 문무관료를 불러 모아 군대를 일으켜 공손연을 물리칠 대책을 상의한다.
토목 공사로 중국을 괴롭히는데
국경 밖에서 군대를 일키는구나.
어떻게 막아낼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에 풀리리다.
다음 회
"무릇 천리마 하루 천리를 가지만 느린 말도 열흘이면 역시 간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 則亦及之矣" (순자 荀子)
나관중 羅貫中이 쓰고 모종강 毛宗崗이 개수한 삼국연의 三國演義 원본을 한문-한글 대역 對譯으로 번역해봤습니다.
2009년부터 7년간 번역해 제 블로그에 올린 걸 홈페이지로 만들었습니다.
정만국(daramzu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