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회
제89회 무향후가 네번째 계책을 쓰고 남만왕이 다섯번째 사로잡힌다
한편, 공명이 스스로 작은 수레를 타고, 수백 기를 이끌고 길을 정탐하러 온다. 앞에 강이 하나 흐르니, 이름해 서이하西洱河인데 물살 이 느리지만, 배나 뗏목이 전혀 없다. 공명이 나무를 베어 뗏목을 만들어 건너라 명하지만, 나무가 물에 닿자마자 죄다 가라앉는다. 공명 이 여개에게 물으니, 그가 말한다.
“듣기에, 서이하 상류에 산이 하나 솟아 있는데, 그곳에 대나무가 많아, 큰 것은 몇 아람입니다. 그것을 베어와서 물 위에 대나무 다리를 놓으면, 군마들을 건넬 수 있습니다.”
공명이 즉시 3만 명을 산으로 들여보내, 대나무 수십만 그루를 베어, 물을 따라 흘러보내 물길이 좁아지는 곳에 대나무 다리를 놓으니, 너비가 열 길이 넘는다. 이에 대군을 서이하 북쪽 물가에 보내 일(一)자 모양으로 영채를 세우니, 강물을 참호로 삼고 부교를 문으로 삼으며, 흙을 쌓아 성을 만든다. 남쪽 물가로 다리가 넘어가, 일(一)자로 큰 영채를 세 곳 세워 남만병들을 기다린다.
한편, 맹획은 남만병 수십만을 거느리고, 원한과 분노를 품고 달려온다. 서이하에 가까워지자, 맹획이 선두의 오랑캐 도패수刀牌手(칼과 방패를 든 병사) 수만을 이끌고, 곧바로 앞쪽 영채를 두드리며 싸움을 건다. 공명이 머리에 윤건綸巾(푸른 실을 두른 두건)을 쓰고, 몸에 학창鶴氅(학창의/ 하얀 베 옷)을 입고, 손에 우선羽扇(깃털 부채)를 들고, 네 필의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좌우 여러 장수의 호휘를 받 아 나온다. 공명이 보자니, 맹획은 몸에 무소 가죽 갑옷을 입고 머리에 주홍색 투구를 쓰고, 왼손에 방패를 들고 오른손에 칼을 잡고, 털 이 붉은 말을 타고, 입으로 욕을 퍼붓는다. 그 밑의 1만 남짓한 오랑캐 장정이 각자 칼과 방패를 들고 돌격한다. 공명이 급히 영을 내려 본채로 되돌아가, 사방을 굳게 잠그고 출전을 불허한다. 남만병 모두 옷을 벗고 벌거숭이로 영채 앞까지 와서 욕을 퍼붓는다. 장수들이 크게 노해 모두 몰려와, 공명에게 여쭌다.
“저희가 참으로 원하건대, 영채를 나가서 죽기로 한바탕 싸우겠습니다!”
공명이 불허한다. 장수들이 거듭 싸우려 하자, 공명이 제지하며 말한다.
“오랑캐 나라 사람들이 왕화王化(천자의 교화)를 받지 못해, 이제 이렇게 몰려와 미쳐 날뛰고 있으니, 맞아 싸울 수 없소. 일단 며칠 굳 게 지키며, 저들의 창궐猖獗이 조금 느슨해지기를 기다려, 내가 묘책을 내서 격파하겠소.”
이에 촉병들이 며칠을 굳게 지킨다.
공명이 높은 언덕 위에서 엿보니, 남만병들이 벌써 많이 해이해졌다. 이에 장수들을 불러모아 말한다.
“그대들이 감히 출전하지 않겠소?”
뭇 장수가 흔연히 출전하려 한다. 공명이 먼저, 조운과 위연을 안으로 불러들여 귀에 대고 낮은 소리로 ‘이렇게이렇게’ 하라고 분부한다. 두 사람이 계책을 받고 먼저 간다. 다시, 왕평과 마충을 안으로 불러들이니 계책을 받아 떠난다. 다시, 마대를 불러 분부한다.
“내 이제 여기 세 곳의 영채를 버리고, 북쪽 물가로 물러나겠소. 아군이 일단 물러나면, 그대는 곧 부교를 끊어, 하류로 옮겨, 거기서 조운 과 위연의 군마를 건네어, 그들이 도우러 오게 하시오.”
마대가 계책을 받고 떠난다. 다시, 장익을 불러 말한다.
“아군이 물러나거든, 영채 안에 등불을 많이 피우시오. 맹획이 알아차리고 틀림없이 추격할 테니, 그대는 그 뒤를 끊으시오.”
장익이 계책을 받고 물러간다. 공명이, 관색에게 수레를 호위하라 지시한다. 뭇 병사가 물러나며, 영채 안에 등불을 많이 피운다. 남만병들이 멀리서 바라보고도, 감히 쳐들어오지 못한다.
다음날 해 뜰 무렵, 맹획이 대규모 남만병을 이끌고, 촉나라 영채에 이르니, 세 곳의 커다란 영채에 아무 인마가 없고, 그 안에 군량 수레 수백 량을 버려두고 갔다. 맹우가 말한다.
“제갈량이 영채를 버리고 가다니, 아무래도 무슨 계략이 있지 않겠습니까?”
맹획이 말한다.
“내가 보기에, 제갈량이 치중(군수물자)을 버리고 간 것은 틀림없이 나라에 긴급한 일이 있어서다. 오나라가 침범했거나 아니면, 위나라 가 쳐들어 왔겠지. 그러므로 허장성세로 등불을 피워, 의병疑兵(가짜 병사)으로 삼고, 수레를 버리고 달아난 것이다. 어서 빨리 추격해 야지,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이에, 맹획이 스스로 선두 부대를 이끌고, 곧바로 서이하 물가에 이른다. 멀리 북쪽 물가를 바라보니, 영채 안에 기치가 예전처럼 나란하 고 운금雲錦(아름다운 무늬의 비단)처럼 찬란하다. 물가 가까운 일대에 또한 비단으로 성을 세운 듯하다. 남만병들이 순찰하고 모두 감 히 전진하지 못한다. 맹획이 맹우에게 말한다.
“이것은, 제갈량이 내가 추격하는 것이 두려워, 일부러 북쪽 물가에 잠시 머문 것이니, 이틀이 안 돼 달아나고 말 것이다.”
곧 남만병들을 물가에 주둔시킨다. 사람들을 산 위로 보내, 대나무를 베어다 뗏목을 만들어, 물을 건널 준비를 한다. 또한 용감히 싸울 병사들을 모조리 영채 앞쪽으로 옮긴다. 그러나, 촉병들이 벌써 자기 경내로 침입한 것을 모른다.
이날, 바람이 미친 듯이 크게 분다. 사방에서 불이 켜지고, 북소리 울리며, 촉병들이 쇄도한다. 남만병들과 오랑캐 사내들이 우왕좌왕 서 로 부딪히니, 맹획이 크게 놀라, 서둘러 자신의 종족 사내들을 이끌고 한 줄기 길을 뚫어, 이전 영채로 달아난다. 그런데 1군이 그 영채 안에서 튀어나오니 바로, 조운이다. 맹획이 황망히 서이하로 돌아가려고 산속 외진 곳으로 달아난다. 그런데 또다시 한 무리 군 사가 튀어나오니 바로, 마대다. 맹획이 겨우 패잔병 수십 명이 남은 채, 산골짜기로 도주한다. 남, 북, 서 세곳은 먼지구름이 일고, 불빛이 번쩍이니, 감히 전지하지 못하고, 오로지 동쪽으로 달아날 뿐이다.
산어귀를 돌자마자, 큰 숲 앞에서 종자 수십 명이 작은 수레 하나를 끌고 있다. 수레 위에 공명이 단정히 앉아, 껄껄 웃으며 말한다.
“만왕 맹획아! 하늘이 이토록 너를 버려, 내가 기다린지 오래다!”
맹획이 크게 노해 좌우를 돌아보며 말한다.
“내가 이놈의 속임수에 빠져, 세 차례나 모욕을 받았다! 이제 다행히 여기서 만났으니, 너희는 힘을 떨쳐 나아가, 사람과 수레를 모두 베 고 가루로 만들어라!”
남만 기병 몇몇이 맹렬히 돌진한다. 맹획이 앞장서 고함지르는 가운데, 큰 숲 앞까지 몰려가지만, 덜커덕 소리와 함께 구덩이를 밟아서 일제히 굴러떨어진다. 큰 숲 속에서, 위연이 돌아나와, 수백 군을 이끌고 와서, 하나하나 끌어내어 밧줄로 묶는다. 공명이 먼저 영채 안 에 도착해, 남만병들과 아울러 추장과 오랑캐 장정들을 타이르고, 항복을 권유한다. 죽고 다친 이들을 빼고, 나머지는 모조리 투항한다. 공명이 술과 고기로 먹이고, 좋은 말로 달래더니, 모조리 풀어주라 명한다. 남만병 모두 감격해 떠난다.
잠시 뒤, 장익이 맹우를 압송해 온다. 공명이 그를 깨우쳐준다.
“네 형이 어리석다면, 네가 당연히 간언했어야 했다. 나에게 네 번이나 잡히고도, 무슨 면목으로 또 보러 왔냐!”
맹우가 얼굴 가득 부끄러운 모습이다. 땅에 엎드려 목숨을 살려달라고 하니, 공명이 말한다.
“오늘 너를 죽이지는 않겠다. 우선 네 목숨을 살려줄 테니, 네 형을 깨우치거라."
무사들에게 명해 포박을 풀어, 맹우를 놓아준다. 맹우가 눈물흘리며, 절을 올리고 떠난다.
얼마 안 돼, 위연이 맹획을 압송해 온다. 공명이 크게 노해 말한다.
“너는 이번에도 내게 잡혔으니, 무슨 변명을 하겠냐!”
“내가 이번에도 속임수에 빠졌으니, 죽더라도 눈을 감지 못하겠소!”
공명이 무사들에게 소리쳐, 그를 끌어내어 베어버리라고 한다. 맹획이 두려운 기색이 전혀 없이, 공명을 돌아보며 말한다.
“나를 다시 풀어줘 돌아가게 한다면, 반드시 네 번 잡힌 한을 풀겠소!”
공명이 크게 웃으며 좌우 사람들에게 명하여, 그 포박을 풀게 하고 술을 내려, 진정시키고 군막 안에 같이 앉는다. 공명이 묻는다.
“내가 네 차례나 그대를 예우했거늘, 아직도 승복하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이오?”
“내 비록 왕화를 받지 못한 땅의 사람이지만, 승상께서 속임수를 쓸 줄은 몰랐소. 어떻게 기꺼이 승복하겠소?”
“내 다시 그대를 풀어줘 돌아가게 한다면, 다시 싸울 수 있겠소?”
“승상께서 다시 나를 붙잡는다면, 그때 마음을 다해 항복하고, 고을의 물자를 모조리 바쳐 병사들을 호궤하고, 맹세코 반란하지 않겠소.”
공명이 즉시 웃으며 그를 보내주니, 맹획이 기쁜 마음으로 절을 올려 사례하고 떠난다. 이에 여러 고을의 장정 수천 인을 모아서 남쪽으 로 쉬지않고 길을 재촉한다. 어느새 먼지 구름이 일어나며, 한 무리 병력이 이르니, 동생 맹우가 패잔병을 재정돈해서, 형과 함께 복수하 러 온 것이다. 형제 두 사람이 서로 껴안고 통곡하고, 앞서 일어난 일들을 애달프게 이야기한다. 맹우가 말한다.
“아군이 누차 패전하고, 촉군이 누차 이겨서, 막아내기 어렵습니다. 산속 으슥한 곳을 찾아가 숨어서, 나오지 않는 수밖에 없습니다. 촉 병이 더위를 이기지 못해, 자연히 물러갈 것입니다.”
맹획이 묻는다.
“어디로 피해야겠냐?”
“여기에서 서남쪽으로 한 고을이 있으니, 이름해 독룡동禿龍洞입니다. 동주는 타사대왕朵思大王인데 저와 몹시 교분이 두터우니 가볼 만합니다.”
이에, 맹획이 먼저 맹우를 독룡동으로 보내, 타사대왕을 만나게 한다. 맹우를 만난 타사가 황망히 병력을 이끌고 맞이하러 나오니, 맹획 이 고을로 들어가 예를 마치고, 앞서 일어난 일들을 하소연한다. 타사가 말한다.
“대왕은 마음을 놓으시오. 촉병이 이곳으로 온다면 그들을 사람 한 명, 말 한 마리 못 돌아가게 만들어, 제갈량과 더불어 모조리 이곳에 서 죽게 만들겠소!”
맹획이 크게 기뻐하며, 타사에게 계책을 물으니, 타사가 말한다.
“이 고을에 길이 두 갈래 있는데, 동북쪽으로 난 길은 바로 대왕께서 오신 길이니, 지세가 평탄하고 땅이 기름지고 물이 달고 좋아, 사람 과 말이 다닐 수 있소. 나무와 돌로써 보루를 쌓아, 고을 어귀를 가로막으면, 비록 백만대군이라도 나아가지 못하오. 서북쪽으로 난 길은 , 산과 고개가 험악한데 도로가 좁소. 그쪽에 좁은 길이 있기는 하지만, 독사와 전갈들이 우글거리오. 황혼 무렵이면 독기가 크게 피어올 라, 주욱 그렇다가 오시午時(정오 무렵 11시-1시)에야 비로소 거두어지고, 오로지 미시, 신시, 유시에만 왕래할 수 있소. 물도 마실 수 없으니, 인마들이 행군하기 어렵소.
이곳에 네 군데 독샘이 있소. 하나는 이름해 아천啞泉이니, 물맛이 달지만 마시면, 말을 하지 못하고, 열흘이 못 돼 죽고 마오. 둘은 이 름해 멸천滅泉이니 이 물은 온천 같지만, 사람이 목욕하면 피부가 문드러지고, 뼈가 드러나 죽고 마오. 셋은 이름해 흑천黑泉이니, 물이 말그스름하지만, 몸에 뿌리면 손발이 모두 검게 되면서, 죽고 마오. 넷은 이름해 유천柔泉이니, 그 물이 얼음 같은데, 사람이 마시 면, 따뜻한 것을 삼키지 못하고, 몸뚱이가 솜처럼 연약해져 죽고 마오. 이들 샘에는 벌레나 새도 없고, 오로지 한나라 복파장군이 온 적이 있으나, 그 후로 다시는 아무도 오지 못했소. 이제 동북쪽 큰 길에 보루를 쌓아 막고, 대왕께서 이곳에 은거하시면, 촉병들이 동쪽 길이 끊긴 것을 보고, 틀림없이 서쪽 길로 들어올 것이오. 그 길에 물이 없어, 이들 네 군데 샘물을 발견하면, 반드시 그 물을 마실 테니, 비록 백만대군이라도, 아무도 살아 돌아가지 못할 것이오. 어찌 창칼을 쓸 필요가 있겠소!”
맹획이 크게 기뻐하며 손을 이마에 얹고 말한다.
“오늘에야 용신容身(몸을 편히 둠)할 땅을 찾았소이다!”
그리고 북쪽을 가리키며 말한다.
“제아무리, 제갈량이 신기묘산을 가졌어도 써먹기 어렵겠구나! 네 군데 샘물이라면 패전의 원한을 갚을 수 있겠구나!”
이에, 맹획과 맹우가 하루종일, 타사대왕과 잔치를 벌인다.
한편, 맹획이 며칠째 출병하지 않자, 공명은 마침내 호령을 전하여, 대군을 서이하 건너 남쪽으로 진군시킨다. 이때가 마침 6월 불볕더위 라, 그 열기가 마치 불과 같다. 훗날 누군가 남쪽 지방의 고열苦熱(몹시 무더움)을 읊었다.
산택山澤(산천)이 타는 듯 마르고,
불빛이 태허太虛(하늘)를 뒤덮네.
하늘과 땅의 바깥은 모르겠지만,
더운 기운이 어찌 이보다 더하랴!
다시 누군가 시를 지었다.
적제赤帝(남쪽의 신)가 권병權柄(전제권력)을 잡으니, 먹구름도 감히 생기지 못하네.
구름이 찌는 듯하니 고고한 학도 헐떡이고, 바다가 뜨거우니 큰 자라도 놀라네.
시냇물가에 앉아 차마 떠나지 못하고, 대숲 속을 행군하며 마지못해 나오네.
그러나 어찌 변방의 병사들이 갑옷을 갈아입고 다시 장정長征을 떠나지 않으랴!
공명이 대군을 통령하여, 행군하고 있을 적에, 문득 초마(정찰병)가 급히 알린다.
“맹획이 독룡동 속으로 물러나 머물며, 출전하지 않고 그 어귀의 요로要路마다 보루를 쌓아 가로막고, 안에서 병사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 산은 험하고 고개는 높아, 전진할 수 없습니다.”
공명이 여개를 불러 물으니, 여개가 말한다.
“제가 일찍이 듣자니, 이 고을에 몇 갈래 길이 있지만, 참으로 상세한 것을 모릅니다.”
장완이 말한다.
“맹획이 네 번이나 잡혀, 이미 간담이 상했는데, 어찌 감히 다시 나오겠소? 하물며 지금 날씨가 불 같이 뜨거워, 군마들이 피로하고, 정벌 해도 이익이 없습니다. 군대를 거둬 나라로 돌아가는 것만 못합니다.”
공명이 말한다.
“그렇게 한다면 바로 맹획의 계책에 빠지는 것이오. 아군이 한번 물러나면, 그가 틀림없이 그 틈을 노려 추격할 것이오. 이제 이왕 여기 까지 왔는데, 어찌 되돌아갈 이유가 있겠소!”
마침내 왕평을 시켜 수백 군을 이끌고 선봉에 서게 하고, 얼마 전에 항복한 남만 병사를 길앞잡이로 삼아, 서북쪽 좁은 길을 찾아 들어 간다.
먼저 어느 샘에 이르러, 인마들이 모두 목이 말라, 앞다퉈 이 물을 마신다. 왕평이 이 길을 찾아낸 것을 공명에게 알리러 돌아간다. 대채( 큰 영채)에 이를 즈음, 모두 말을 하지 못하고, 오로지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킬 뿐이다. 공명이 크게 놀라며 그들이 중독된 것임을 알아, 곧 스스로 작은 수레를 타고, 몇십 명을 이끌고 살피러 가본다. 연못 하나가 물이 맑고, 바닥이 안 보이게 깊은데, 물의 기운이 늠름해, 군 사들이 감히 마시려 하지 않는다. 공명이 수레에서 내려, 높은 곳에 올라 바라보니, 사방이 높은 고개이고, 까막까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아, 마음 속으로 크게 의심한다.
그런데 멀고 먼 산등성이 위를 바라보니, 오래된 묘당이 하나 있다. 공명이 등나무와 칡을 붙잡으며 올라 당도하니, 돌로 쌓은 집 안에, 흙으로 빚은 어느 장군 상이 단정히 앉아 있다. 그 곁에 석비(비석)가 있으니, 바로 한나라 복파장군 마원의 묘당이다. 남만을 평정하러 이곳에 온 뒤에, 토인들이 묘당을 세워 제사를 지낸 것이다. 공명이 거듭 절을 올리며 말한다.
“제가 선제(유현덕) 폐하의 탁고지중(고아 유선을 맡긴 중대한 임무)을 받고, 이제 성지(천자의 교지)를 받들어, 남만을 평정하러 이곳 에 왔습니다. 먼저 남만이 평정되기를 기다려, 그 뒤 위나라를 정벌하고 오나라를 병탄해, 한나라 황실을 다시 안정시키려 합니다. 이 제 병사들이 지리를 알지 못해, 독이 든 물을 잘못 마셔, 말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존신尊神께 만번 바라옵건대, 본조(한나라 왕조)의 은의를 생각하시어, 통령현성通靈顯聖(신령과 서로 통해 신령이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냄)으로 3군을 도와주소서!”
기도를 마치고, 묘당을 나와 토인을 찾아 물어보려 한다. 은은히 건너편 산을 바라보니, 한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오는데, 그 모습이 몹시 기이하하다. 공명이 노인을 묘당으로 청해서, 인사를 마치고 돌 위에 마주 앉는다. 공명이 묻는다.
“장자丈者(어르신)의 고성高姓(‘성'의 높임말)은 어찌 되십니까?”
“이 늙은이도 대국(큰 나라) 승상의 높으신 명성을 들은지 오래인데, 다행히 만나뵙고 인사 드립니다. 오랑캐 나라에서 많은 이들이 승 상께서 목숨을 살려주신 은혜를 입어, 모두 은혜를 고맙게 여김이 얕지 않습니다.”
공명이 그 샘물이 어찌된 까닭인지 묻자, 노인이 답한다.
“병사들이 마신 물은, 바로‘아천'의 물인데, 마시면 말을 하기 어렵고, 며칠 안에 죽고 맙니다. 이 샘 말고도, 샘이 셋 더 있는데, 동남쪽의 샘은, 그 물이 지극히 차갑고. 사람이 마시면, 뜨거운 것을 삼키지 못하고, 몸뚱이가 연약해져 죽고 마니, 이름해 ‘유천’입니다. 정남쪽 에 있는 샘은, 사람이 그 물을 몸에 뿌리면, 손발이 모두 거멓게 변하며 죽고 마니, 이름해 ‘흑천'입니다. 서남쪽에 있는 샘은, 열탕처럼 끓는데, 사람이 목욕하면, 피부가 모두 벗겨지며 죽고 마니, 이름해 ‘멸천'입니다. 이곳에 이렇게 샘이 넷 있으니 독기가 쌓여 어떤 약 으로도 치료할 수 없습니다. 또한 독한 기운이 몹시 솟아올라, 오로지 미시, 신시, 유시 세 개 시에만 왕래할 수 있습니다. 다른 시간에는, 모두 독한 기운이 빼곡히 들이차니, 닿는 즉시 죽습니다.”
공명이 말한다.
“이렇다면 남만은 평정할 수 없게 됩니다. 남만을 평정하지 못하면, 어찌 오나라, 위나라를 병탄해 한실을 중흥하겠습니까? 선제의 탁고 지중托孤之重을 저버린다면, 살아도 죽은 것과 같습니다!”
“승상께서 걱정하시 마십시오. 이 늙은이가 가리키는 곳으로 가시면,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어르신께서 가지신 어떤 고견이라도, 아무쪼록 가르쳐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여기에서 정서쪽으로 몇 리 가면, 산골짜기가 하나 있는데, 안으로 들어가 2십 리를 가면, 만안계萬安溪라는 시냇물이 흐릅니다. 그 위 로 고사高士(속세를 초월해 은거하는 훌륭한 선비)가 한 분 계신데, 호號를 만안은자萬安隱者라고 합니다. 그 분은 그 골짜기를 나오지 않은지 수십 년입니다. 그의 초암草庵(풀 따위로 지붕을 인 암자) 뒤에 샘이 하나 있으니, 이름해 안락천安樂泉입니다. 사람이 중독되 더라도, 그 샘물을 길어서 마시면 즉시 낫습니다. 누구라도 개라疥癩(나병/ 문둥병)가 생기거나, 장기瘴氣(열대 습지의 풍토병)에 걸리 더라도, 만안계 안에서 목욕하면, 자연히 무사합니다. 아울러 암자 앞에 약초가 한가지 있으니, 이름해 해엽운향薤葉芸香이라 합니다. 사람이 그 잎을 입에 머금으면, 장기에 걸리지 않게 됩니다. 승상께서 어서 가서 구하시기 바랍니다.”
공명이 고개숙여 고마워하며 묻는다.
“어르신 덕분에 이렇게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됐으니, 감격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바라옵건대, 고성高姓을 알고 싶습니다.”
노인이 묘당으로 들어가며 말한다.
“저는 원래 이곳의 산신山神인데, 복파장군의 명을 받들어 일부러 알려 드리러 왔습니다.”
말을 마치고, 소리를 쳐서 묘당 뒤의 석벽을 열고 들어간다. 공명이 아! 놀라워 마지않으며, 거듭 묘당의 신에게 절을 올리고, 원래 왔던 길을 찾아 수레를 타고 대채로 되돌아온다.
다음날, 공명이 신향信香(신이나 부처 앞에 피우는 향)과 예물을 마련해, 왕평과 벙어리 병사들을 이끌고 밤낮없이, 산신이 알려준 거처 쪽으로 줄줄이 나아간다. 산골짜기 좁은 길로 접어들어, 약 2십 리 남짓 가자, 길게 자란 소나무와 큰 잣나무, 우거진 대나무와 기이한 꽃들이, 어느 장원을 둘러쌌다.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움막 몇 칸이 있는데, 좋은 향기가 코를 찌른다. 공명이 크게 기뻐하며, 장원으로 가서 문을 두들기니, 한 작은 아이가 나온다. 공명이 막 통성명하려는데 어느새 누군가 나타나니, 대나무 갓을 쓰고 짚신을 신고, 하얀 도 포에 검은 끈을 두른 차림으로, 눈은 파랗고 머리카락은 노랗다. 그가 흔쾌히 나와서 말한다.
“오신 분은 한나라 승상 아니십니까?”
공명이 웃으며 말한다.
“고사께서 어찌 아셨습니까?”
그 은자가 말한다.
“승상께서 큰 깃발을 휘날리며 남쪽을 정벌하신다고 들은지 오래인데, 어찌 모르겠습니까!”
곧 공명을 초당으로 불러들인다. 인사를 마치고 손님과 주인으로 나눠 자리잡는다. 공명이 고한다.
“저는 소열황제(유현덕)의 탁고지중을 받아, 이제 사군嗣君(뒤를 이은 왕)의 성지를 받들어, 대군을 이끌고 이곳에 와서, 남만을 복속시 켜 왕화王化(천자의 교화)로 돌아가게 만들고자 합니다. 뜻밖에 맹획이 고을 속에 숨어들고, 병사들이 ‘아천’의 물을 잘못 마셨습니다. 밤사이 은혜롭게도 복파장군께서 현성하셔서 말씀하시기를, 고사께서 계신 곳에 ‘약천’이 있는데, 그 물로 나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아무쪼록 불쌍히 여기시어, 그 신령스러운 물을 내려주시어, 병사들의 남은 목숨을 구해주십시오.”
“이 늙은이는 산과 들에 사는 쓸모없는 사람인데, 어찌 승상께서 힘들게 왕림하셨습니까? 그 샘은 바로 암자 뒤에 있습니다.”
물을 마시러 가라고 알려준다.
이에 동자가 왕평 등을 이끌고 벙어리 병사들과 함께 시냇가에 도착해 물을 길어 마시게 한다. 곧이어 더러운 침을 토해 내니 바로 말을 할 수 있다. 동자가 다시 병사들을 이끌고 ‘만안계’로 가서 목욕하게 한다. 은자가 암자 안에서 박자차柏子茶, 송화차鬆花菜를 내어 공명을 대접한다.
은자가 고한다.
“이곳 남만 고을에는 독사와 독전갈이 많고, 버들개지가 흩날려 시내와 샘물에 떨어지니 물을 마실 수 없습니다. 다만, 땅을 파서 샘물이 나오면, 비로소 물을 길어서 마실 수 있습니다.”
공명이 해엽운향薤葉芸香을 구하니 은자가 병사들에게 마음껏 채취하라고 한다.
“입에 한 잎씩 머금으면 자연히 장기瘴氣(열대의 전염병)가 침범하지 않습니다.”
공명이 고개숙여 은자의 성명을 묻자, 은자가 웃으며 말한다.
“저는 바로 맹획의 형 맹절입니다.”
공명이 악! 몹시 놀라는데 은자가 다시 말한다.
“승상은 의심하지 마십시오. 제가 한 말씀 드리게 해주십시오. 저희 부모님께서 세 사람을 낳으셨습니다. 맏이는 바로 이 늙은이 맹절이 고, 둘째가 맹획, 막내가 맹우입니다. 부모님 모두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둘째가 강악強惡해, 왕화(천자의 교화)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 다. 제가 여러 번 충고했으나 아우가 따르지 않기에, 저는 성명을 고쳐서 이곳에 은거했습니다. 이제 못난 아우가 반란을 일으키고, 또한 승상을 수고롭게 이 불모의 땅으로 깊이 들어오시게 만들어, 이렇게 수고를 끼쳤으니, 이 맹절은 만번 죽어 마땅합니다. 이러므로, 먼저 승상 앞에 죄를 청합니다.”
공명이 탄식한다.
“이제야 비로소 도척盜跖(춘추시대의 큰 도적)과 하혜下惠(도척의 동생으로 현인)의 옛이야기를 믿을 수 있겠습니다. 지금도 그런 일 이 있군요.”
곧 맹절에게 말한다.
“제가 천자께 상주를 올려, 공을 남만왕으로 세워도 좋겠습니까?”
“부귀공명을 싫어해, 이곳으로 도피했거늘, 어찌 다시 부귀를 탐할 마음이 있겠습니까!”
이에 공명이 비단과 황금을 마련해, 맹절에게 주지만, 맹절이 굳게 사양하며 받지 않는다. 공명이 감탄해 마지않으며,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간다. 훗날 누군가 시를 남겼다.
고사高士가 문을 닫고 조용히 머물던 곳,
무후武侯가 일찍이 여기에서 오랑캐들을 깨뜨렸네.
이제는 오래된 나무뿐, 사람이 살지 않고,
다만 차가운 안개만이 옛 산을 감도네.
공명이 대채 안으로 돌아와, 병사들을 시켜 땅을 파서 물을 얻게 한다. 아래로 스무 길 남짓 파들어가도, 한 방울의 물도 없다. 무릇 열 군 데를 넘게 팠지만, 모두가 그렇다. 군심軍心이 놀라고 당황한다. 공명이 한밤에 향을 불사르며 하늘에 고한다.
“신 ‘량’이 재주 없으나, 대한의 복福을 우러러 받들고, 천자의 명을 받아 남만을 평정하고자 하옵니다. 이제 도중에 마실 물이 없으니, 군 마들이 고갈枯渴에 시달립니다. 상천上天(하느님)께서 대한大漢을 끊지 않으실 것이라면, 어서 감천甘泉을 내려주소서! 대한의 기운氣 運(운명)이 이미 끝났다면, 신 ‘량’등은 바라옵건대 이곳에서 죽겠습니다!”
이날 밤 기도를 마치고, 해뜰 무렵 보니, 곳곳의 우물 가득 감천甘泉이다. 훗날 누군가 시를 지었다.
나라를 위해 남만을 평정할 큰 병력을 이끌고,
마음은 바른 도리에 머물고 천지신명과 함께하네.
한나라 경공이 우물에 기도하자 감천이 솟아올랐고,
제갈공명이 정성을 다하자 밤새 샘물이 솟아올랐네.
공명의 군마들이 감천을 얻은 뒤, 곧 편안히 좁은 길을 따라 독룡동 앞으로 들어가, 영채를 세운다. 남만 병사들이 탐지해, 맹획에게 와서 알린다.
“촉병들이 장역瘴疫(유행성 열병)에도 걸리지 않고, 물이 고갈되는 환란도 겪지 않았을 뿐더러, 모든 독샘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타사대왕이 듣고도 믿지 못해, 맹획과 더불어 높은 산으로 가서 바라본다. 그런데 촉병들이 편안히 무사하고, 크고 작은 통으로 수장水 漿(음료)을 운반해, 말에게 먹이고 밥을 짓는다. 타사가 이것을 보더니, 온몸의 털이 쭈삣 서서, 맹획을 돌아보며 말한다.
“이것은 신병神兵이오!”
맹획이 말한다.
“우리 형제 두 사람은 촉병과 한바탕 죽기로 싸워, 군전軍前(싸움터)에서 죽을지언정, 어찌 기꺼이 속수무책으로 오라를 받겠소!”
“대왕께서 패전하면, 내 처자식도 끝장이오. 마땅히 소와 말을 잡아, 동정洞丁(남만의 사내)들을 크게 호궤하고, 물불을 가리지 않고, 곧 장 촉나라 영채에 돌격해야 비로소 이길 수 있소.”
이에 남만 병사들을 크게 호궤한다. 막 길을 떠나려는데, 독룡동 뒤 약간 서쪽 은야동銀冶洞의 우두머리이자, 남만의 21개 동의 동주(동 의 우두머리) 중 하나인 양봉楊鋒이 3만 병력을 이끌고 싸움을 도우러 왔다고 한다. 맹획이 크게 기뻐하며 말한다.
“이웃의 병력도 나를 도우니, 반드시 이길 것이오!”
즉시 타사대왕과 더불어 독룡동을 나가, 영접한다. 양봉이 병력을 이끌고 들어와 말한다.
“내게 정병(정예 병력) 3만이 있고 모두 철갑을 입은데다 능히 산과 고개를 나는 듯이 넘으니, 촉병을 백만 명이라도 대적하고도 남습니 다. 또한 내게 아들이 다섯 있는데 모두 무예를 잘 갖추었습니다. 바라건대, 대왕을 돕고 싶습니다.”
양봉이 다섯 아들을 불러 인사 시키니, 모두가 몸이 표범이나 호랑이 같고, 위풍당당하다. 맹획이 크게 기뻐하며, 곧 연회를 베풀어 양봉 부자를 대접한다. 술이 거나해지자, 양봉이 말한다.
“군중에 자그나마 즐길 거리가 있습니다. 저를 따르는 병사 중에 칼과 방패로 춤을 잘 추는 여인들이 있는데, 이로써 한번 웃어볼 수 있 습니다.”
맹획이 흔쾌히 따른다.
잠시 뒤, 수십 명의 오랑캐 여인들이 모두 머리를 풀어헤치고 맨발로 장막 밖에서 춤추며 뛰어들어오니, 오랑캐들이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불러 어울린다. 양봉이 두 아들더러 술을 따르라 한다. 두 아들이 술잔을 들어 맹획과 맹우 앞으로 간다. 두 사람이 술잔을 받아, 막 술을 마시려는데, 양봉이 크게 소리 지르니, 두 아들이 재빨리 맹획과 맹우를 붙잡아 끌고 내려온다. 타사대왕이 이를 보고 달아나려는 것을 양봉이 벌써 붙잡았다. 오랑캐 여인들이 위에서 가로막으니 누가 감히 접근하겠는가? 맹획이 말한다.
“옛말에, 토끼가 죽으면 여우도 슬퍼하고, 짐승도 같은 무리의 불행을 슬퍼한다고 했소. 나와 그대는 모두 각 동의 주인이고, 지난날 아 무 원한도 없었는데, 무슨 까닭으로 나를 해치는 것이오?”
양봉이 말한다.
“제갈 승상께서 목숨을 살려주신 은혜에 우리 형제와 아들과 조카 모두 감격했지만, 보답할 길이 없었다. 이제 네가 반란하는데, 어찌 사 로잡아 바치지 않겠냐!”
이에 각 동의 남만병들이 모두 본향本鄉(자신들의 마을/ 고향)으로 달아나 되돌아간다. 양봉이 맹획, 맹우, 타사대왕을 공명의 영채로 압송해 온다. 공명이 불러들이니, 양봉 등이 아래에서 절을 올리며 말한다.
“저희 아들과 조카 모두 승상의 은덕을 입었기에, 맹획과 맹우 등을 사로잡아 바치옵니다.”
공명이 그에게 크게 상을 내리고, 맹획을 끌고 오게 한다. 공명이 웃으며 말한다.
“그대가 이번에는 심복하겠소?”
“그대가 잘해서가 아니라, 우리 고을 사람이 스스로 모질게 해쳐서, 이렇게 된 것이오. 죽일 테면 죽이시오! 그러나 복종하지는 못하겠소 !”
“그대는 우리를 마실 물이 없는 곳으로 꾀어, 아천, 멸천, 흑천, 유천 이렇게 독이 든 샘물로 해치려 했으나 우리 병사는 아무 탈이 없었으 니, 어찌 하늘의 뜻이 아니겠소? 그대가 어찌해 어리석게 고집을 부리오?”
“내게는 조상대대로 살아온 은갱산銀坑山이 있는데, 삼강三江이 험준하고 중관重關(험준하고 중요한 요새)이 견고하오. 그대가 그곳으 로 가서도 나를 잡는다면, 나는 마땅히 자자손손 마음을 다해 복종하겠소.”
“내 다시 그대를 돌아가게 풀어줄 테니, 병마들을 엄중히 정비해, 나와 더불어 승부를 겨뤄보시오. 그때 사로잡히고도, 그대가 복종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그대의 구족九族을 멸하겠소.”
좌우의 사람들에게 소리쳐, 맹획의 포박을 풀어주고 일으켜 세우게 한다. 맹획이 거듭 절을 올리고 떠난다. 공명이 또한 맹우와 타사대 왕 둘 다 포박을 풀어주고, 술과 밥을 내리며 안심시킨다. 두 사람이 송구스러워, 감히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다. 공명이 영을 내려, 말과 안장을 내어주어 돌아가게 한다.
험한 땅에 깊이 들옴도 쉬운 일이 아닌데,
다시 기발한 계책을 펼치니 어찌 우연이랴!
맹획이 병력을 정돈해 다시 오면, 승부가 어찌될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에 풀리리다.
다음 회
"무릇 천리마 하루 천리를 가지만 느린 말도 열흘이면 역시 간다 夫驥一日而千里, 駑馬十駕, 則亦及之矣" (순자 荀子)
나관중 羅貫中이 쓰고 모종강 毛宗崗이 개수한 삼국연의 三國演義 원본을 한문-한글 대역 對譯으로 번역해봤습니다.
2009년부터 7년간 번역해 제 블로그에 올린 걸 홈페이지로 만들었습니다.
정만국(daramzui@gmail.com)